민주노총인천본부 공항노동상담소/공공운수노조 영종특별지부 인터뷰
사회운동포커스에서는 코로나19사태로 촉발된 항공산업의 급격한 고용위기의 상황과 그 원인들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를 발간했습니다.
<코로나19의 직격탄, 공항·항공산업 다시 예전처럼 날 수 있을까?>
마지막 순서로 최일선에서 고용위기의 실상을 알리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만나 지난 몇 달간의 상황과 노동조합의 요구, 그리고 앞으로의 고민들을 들어보았습니다. 5월 22일, 영종도에 있는 공항상담소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내몰린 영종지역 공항항공산업 노동자 문제에 맞서 공동활동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인천본부 공항노동법률상담소 민현기 노무사, 공공운수노조 영종특별지부 한재영 조직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가 미조직 노동자, 저소득층, 특정 업종에서부터 불평등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공항이 피해가 심각한데, 구체적인 상담사례와 그 과정에서 들었던 고민들이 궁금하다.
한재영 조직국장(이하 한) :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시작한 것이 2월 정도인데 그 때부터 상담이 많이 오기 시작했다.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겠다. 1) 2월~3월 초 강제연차, 강제 무급휴직을 강요한 시기가 있었다. 2) 3월~4월에는 무급휴직이랑 권고사직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고 고용조정이 많이 되었다. 3) 최근에는 정부 지원에 해당되는지 묻는 문의가 많다.
위기를 맞는 순서도 직종마다 달랐는데 첫 번째로는 비행기 정비가 제일 먼저 타격을 입었다. 넙디[영종도에 있는 청년층 밀집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러 기다리고 있거나 임시로 정비를 하고 있던 젊은 친구들이 먼저 정리되었고, 그 다음에 면세점, 호텔 등이었고 이어서 항공사 지상조업에서 고용조정이 발생했다. 지금은 다 같이 생계지원금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1%]
민현기 노무사(이하 민) : 공항 지역의 경우 우리나라가 진정이 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다 생각을 했었다. 3월 중순 되면서 신천지 유행은 잠잠해졌지만, 유럽,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불안한 예감이 맞아들어 갔다. “무급휴직이나 권고사직 중에 선택을 해라.”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사용자에게 있음에도 선택권을 준다는 미명 하에 노동자들에게 차악이냐 최악이냐의 선택을 강요했다. 3월에는 코로나 관련 상담이 하루에 3-4건이었는데 4월로 넘어오면서 일주일에 3-4건으로 줄었다. 아무래도 고용조정이 많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한 :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을 얼마나 신뢰하느냐, 위기시기에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기존에 인천공항에서 홍보를 열심히 했고 계속 사업을 했다. ‘그래도 민주노총은 어려운 사람들이랑 뭔가 하는 데구나.’ 인천공항에서는 이런 인식이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상담들이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민주노총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회사가 아니라 여기에 한 번 걸어봐야겠다’까지 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로 상담 오셨던 분들이 대부분 회사의 확약서를,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받아들이고 권고사직에 응하는 거라고 본다.
항공산업의 다단계 하청 구조가 위기를 키웠다.
[%=사진2%]
민 : 저희가 승객으로 비행기를 탈 때는 몰랐던 분야가 생각보다 많다. 예를 들면, 우리가 만나는 분들은 티케팅 하는 승무원분들, 보안검색 해주시는 노동자분들, 면세점에 있는 노동자분들이다. 어떻게 보면 서비스직들만 만나는데, 짐을 수화물 처리해주시는 노동자분들이 계시고 탑승하는 비행기를 계류장에서 활주로로 유도, 견인해주시는 지상조업사 분들도 계시고 비행기를 타기 전에 기내 청소해주시는 분들, 케이터링[기내식]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인천공항공사에 직고용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다단계 파견, 하청, 용역업체를 통해서 들어와 있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그런 내재된 위험이 드러났고, 제일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는 하청 업체부터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사실 정부에서 이런 부분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 동안은 이렇게 해도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고용관계의 불합리성이 표면화되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사실 지금 벌어지는 양상으로 봐서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 항공사 구조를 보면 항공사, 지상조업하는 자회사, 그 밑의 하청업체들 이렇게 3단계로 구분이 되는데 인력파견업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지상조업사의 규모를 늘린다던지, 항공사가 직접 책임을 지는 부분을 만든다던지. 그러나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은 이 구조가 얼마나 자기들의 생존에 중요한지 체감했기 때문에 하청구조를 바꿔내는 대책에 대한 기업들의 저항이나 회피는 점점 더 강력해 질 것 같다. 이런 부분은 큰 틀의 산업, 고용 구조 전반에 대한 거시적인 요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고용보호제도 관련해서 노조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한 : 인천의 경우에 기존에 인천공항지역지부나 공항항만운송본부, 민주노총인천본부 공항상담소에서 미조직 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점이 유효했다. 또한, 민주노총인천본부가 인천시와 정례협의를 했던 채널이 있었던 것이 중요했다.
정부가 추진했던 무급휴직자 생계지원 정책은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을 타겟으로 하여 50인 미만으로 설정되었는데, 공항에 있는 인력파견업체는 대부분 300명 이상업체이기 때문에 파견노동자들은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인천본부가 인천시와 협의를 통해서 제도를 특수하게 바꿨다. 아마 18개 광역단체들 중에 유일한 사례일 것이다.
고용유지지원금 역시 정규직 사업장을 모델로 해서 설계가 된 것이기 때문에 여러 사업장에 사람을 파견하는 하청업체는 모델이 아니었다. 한 달 동안 퇴사나 입사가 있으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파견업체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않고 인천공항에 파견한 노동자들을 정리했다. 노조에서 문제제기해서 인력파견업체는 예외로 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의 경우 국민의 고용을 보장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안과 시행령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90% 고용보장을 하겠다는 방침이 나왔다. 하지만 지상조업사, 하청 인력파견업체 등 하청업체 고용안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 와중에 금호아시아나재단 자회사인 KO는 회사가 고용유지를 위한 자기부담금을 거부하며 정리해고가 일어나고 있다.
민 :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이스타 항공, 아시아나, 대한항공 등 이름 있는 여객항공 산업들만 지원대상으로 했다가 점점 확대되어서 이제 지상조업사들도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해당된다. 노동조합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한 성과다.
[%=사진3%]
한 : 물론 한계가 있는데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경우 사각지대가 많다. 면세점, 상업시설, 호텔 등 다양한 곳에 하청업체가 있는데, 면세점에 판매로 파견 나온 사람들은 지원대상이 아니다. 위기가 제일 밑에서부터 올라오는데 지원대책은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형국이다. 그러니까 그 사이에 밑에서는 이미 일자리가 정리된 상황이다. 게다가 지금 엄청나게 정부지원들이 쏟아지는데 기간산업안정기금에 명시한 부분을 제외하면 고용보장의 전제가 없다. 예를 들면, 인천공항에서 국민세금으로 5천 억원 정도의 사용료를 유예, 감면해줬는데 고용유지의 의무는 반영이 안 되었다.
영종특별지부의 문제의식과 건설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민 : 3월 한 달 동안 많은 노동자분들이 권고사직과 무급휴직이라는 갈림길에 있었다. 그 갈림길에서 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운데 기존의 노동조합은 업종별로 조직대상이 나눠져 있었고 특히 상담이 많이 왔던 면세점 등 서비스업종 노동자들의 경우는 조직력이 약했다. 오히려 업종에 상관없이 공항지역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을 한꺼번에 묶을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문제의식에서 특별지부도 출범하게 된 거 아닐까 생각한다.
한 : 공공운수노조는 지금까지 인천공항에서 꾸준하게 전략조직사업을 진행해왔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정세에 맞춰 당장 고용불안위기를 호소하는 하청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조직하는 역할, 작게는 민주노총에 좋은 기억이라도 남길 수 있는 씨앗을 심기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했다. 사업장에서 과반수를 점하고 임단협을 통해서 근로조건 안정과 고용보장을 하는 기존방식으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턱을 최대한 낮추고 모든 직종을 받을 수 있는 조직을 기존 인천공항전략조직사업단(2016~현재), 항공운수전략조직사업단(2018~현재)이 인적, 물적 자원을 모아 만들었다. 영종‘특별’지부라고 했던 것은 위기 기간에 한시적으로 유지한다는 뜻도 있다. 위기 이후에도 조직이 살아있다면 공공운수노조가 아니라 다른 산별로 조직을 이관하는 것까지 감안하고 있다. 영종특별지부에서는 임단협을 하게 되면 ‘고용안정을 보장한다.’ 딱 한 개의 조항만 가지고 할 계획이다. 이 아이디어는 영세한 어린이집에서 고용유지 딱 한 조항만 가지고 원포인트 교섭을 했던 공공운수노조 보육전략조직사업단에서 차용했다. 또한 금속노조 인천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에서 위법 사업장 신고가 들어오면 같이 쳐들어가서 선전전도 하고 파견업체 가서 돈도 받아주고 했던 활동도 참고했다.
[%=사진4%]
영종특별지부의 구체적인 활동, 요구안의 내용과 진척사항이 궁금하다.
한 : 첫 번째는 위법 사업장에 대한 대응, 두 번째로는 신속한 법률지원과 상담. 실시간 카톡방을 만들어서 상담을 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정부에서 나오는 고용보호대책이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에 대한 캠페인을 하고 있다. 정부 대책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언론사업을 진행한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구를 내걸고 서명운동을 했다. 다음 주에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하고 전달하고자 한다.
한시적 해고금지! 중구 고용위기지역 지정! 고용안정대책의 사각지대 해소!
한시적 해고금지는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으로 가능하다. 21대 국회가 개원하게 된다면 민주노총 차원에서 법제정 운동, 투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최대한 아래로 흘러갈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이번에 협력사도 포함을 시켜서 1조 원을 배정했다. 어느 수준까지 한계기업에 지원할지,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보장까지 어떻게 가게 할지 등을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 개입해서 해야 하는데 노동계의 몫이 없다는 난점이 있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고용위기지원금 상향, 실업급여 지원기간이 연장되고 재취업 프로그램 지원이 강화될 수 있다. 모든 업종과 하청을 포괄할 수 있도록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라는 건데 정부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겠다는 방향인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특별고용지원업종을 늘려가는 방식으로도 대응을 하고 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에 노동부에서 난색을 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천을 해주면 모든 지역에서 요구가 쏟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대한 촉구를 하긴 해야겠지만 안됐을 시에 모든 직종을 포괄할 수 있는 지원 대책에 대해서 플랜B(다른 계획)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용안정대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각 지원 대책 별로 세부적으로 가다듬어야 하고 노조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을 하청업체까지 포괄하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부가 평시에 다단계 하청구조를 방치해 뒀기 때문에 하청업체까지 포함시켰을 때 어떤 효과가 날지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래서 위기가 왔을 때도 여기는 힘이 없는 곳이고 소리소문 없이 쉽게 짤리니까 일단은 버텨보자 이런 심산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영종특별지부는 간접고용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이 위기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노조의 국지적인 대응 체계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차원에서 공항항공산업에 대해 어떤 비전과 요구안, 논의 틀을 만들거냐의 문제이다. 이런 부분들이 있을 때 영종특별지부의 활동이 실질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고 훨씬 더 많은 효과를 낼 거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점은 공항항공산업에서 교섭력을 가진 상층의 노동자들과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동자들이 양대노총에 분산되어 조직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교섭구조가 교섭력 있는 노동자들 대상으로만 열리기 쉽다. 이런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민 : 원래는 휴업수당을 지급해야하는 사용자의 의무를 노동자의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막고 있는 상황이다. 집단 진정을 통해 휴업수당을 받자는 활동도 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휴업수당을 받아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다음에 또 다른 위기가 올 때를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 작년에 공항지역에 오고 나서 처음 들었던 말이, 공항 하청업체 사장들 사이에서는 ‘공항법’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노동법을 무시하고 최저임금 위반, 당연하게 52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시키고 수당도 안주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집단 진정 등 이번 기회를 통해서 평상시에도 근기법이 지켜지는 영종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이 있다.
한 : 영종특별지부 활동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대책들을 인천공항 노동자들에 상황에 맞게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 안내해주는 활동이다. 정부지원 대책이 엄청 복잡하게 많고 신청절차도 까다롭다. 정부 대책이 일주일에 1-2개씩 나오고 있고 담당자에게 물어봐도 “자세한 내용은 일주일 후에 발표될 거다, 우리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다. 노동자들은 혼란이나 어려움을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있다. 본인이 적용되는 대책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을 거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서 사람들을 모아보자는 고민이 있다.
경제위기 시기 노동조합의 역할이 막중하다. 앞으로의 과제와 고민을 듣고 싶다.
민 : 지금까지 장기적인 고민까지는 어려웠고 ‘이 위기를 빨리 헤쳐 나가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 집중을 했던 지난 2-3개월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쉬웠던 건 파도가 지나쳤을 때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게 정부 정책이든 노조의 조직력이든 공항상담소이든 노동자들이 차악이냐 최악이냐의 선택지를 강요받았을 때 선택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사회안전망 같은 제3의 길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3년 전 이맘때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왔는데, 실제로 대통령이 했던 약속, 공약들이 제대로 지켜졌냐 했을 때 한계가 많았다. 어떤 이유든지 간에 회사를 쪼개면 쪼갤수록 노동자들의 조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근로조건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다단계 하청 구조 때문에 위기가 제일 아래서부터 폭발했는데, 이번 위기를 계기로 이러한 구조를 바꿔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한 : 몇 달을 두고 본다면 큰 위기와 작은 기회가 있을 것 같다. 큰 위기는 이미 공급과잉이 심각한 저가항공사에서 올 것이다. 대량해고사태가 있을 때 노동조합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작은 기회는 조만간 항공수요가 조금씩 올라갈 텐데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에 복귀했을 때 두 번 당하지 않기 위해서, 노조가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더불어서 지역 차원의 연대를 잘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종도에 민주노총 조합원만 해도 많다. 조합원들의 경우 고용위기에 대한 온도차가 있다. 이번 기회에 미조직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의식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중장기적인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더불어 상인회, 부동산연합회 등 고용안정을 바라는 지역의 단체들이 있는데 어떻게 사업적으로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든다.
공항 안에서 근로기준법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서 결판이 나는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사측은 이 위기를 근기법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한 번 넘어갔기 때문에, 두 번 세 번은 훨씬 쉬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보호 조치인 근기법을 공항에 적용될 수 있게 민주노총이 중요한 역할을 해서 영종도에 있는 노동자들, 주민들에게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가고 신뢰받을 수 있는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공항의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은 어떤 존재이고 싶은가.
한 : 방파제이고 싶다. 위기를 가장 앞에서 막아내는 그런 존재,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다.
민 : 등대이고 싶다. 접근성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영종도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분소가 생겨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한다. 공항에서 근기법이 형해화되고 있는 시기에 중요한 요구다. 고용노동청분소가 생기기 전까지는 공항상담소가 영종도에서 근기법을 잘 지키는지 감시할 수 있는 등대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