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의 연합’은 노동자 민중 운동 자멸의 길이다 6.2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 동안 노동자민중운동의 공동 선거대응이 부재한 가운데, 이명박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소위 ‘5+4 협상’을 중심으로 선거대응 논의가 이루어졌다. (5+4 협상은 지방선거 공동승리를 위한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야5당의 협상테이블로 민주통합시민행동, 시민주권, 희망과대안, 2010연대 4개 시만단체가 입회했다.) 3월 16일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4당의 선거연대 잠정 합의가 있었으나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이를 거부하였다. 진보신당은 “민주당의 패권주의와 ‘묻지마 들러리 연대’로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최종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3월 30일 진보신당을 제외한 채로 ‘4+4 협상’이 다시 재개되었으나, 4월 20일에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방안’을 둘러싼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간의 이견으로 최종 결렬되었다. 하지만 중앙 차원에서의 최종 결렬에도 불구하고 ‘반MB연합’ 혹은 ‘야권연대’는 여전히 개별 후보 간 또는 당 대 당 협상을 통한 단일화와 지역별 자체 연대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도 원칙도 없는 반MB연합은 노동자민중운동 자멸의 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모두 진보대연합(진보대통합)을 중요 정치방침으로 확정했다. 민주노총 또한 현장 조합원들의 진보정당 통합에 대한 열망에 근거해 진보정치대통합을 요구했다. 하지만 ‘5+4 협상’이라는 반MB 선거연합은 실물화된 반면, 진보대연합은 실현 방식과 경로를 둘러싼 정치 공방 이외에 실질적인 통합의 흐름을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 사태가 이러한 데에는 민주노동당의 입장과 태도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다. 외형적으로는 진보신당에게 진보정당 통합에 대한 합의를 요구하면서도, 진보정당 간의 전면적인 선거연합에 무게를 두지 않고 민주당과의 선거연합 성사에 목을 매고 있다. 또한 한미FTA 반대, 노동3권 보장, 비정규직 사유제한 등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반대하는 쟁점을 사실상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이 불참선언을 한 상황에서도 ‘4+4 협상’을 통한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기초단체장 몇 석을 양보 받기 위해 반신자유주의 투쟁과 진보정당의 정체성마저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진보신당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의 행보를 비판하면서도, 현실적 조건을 근거로 5+4 협상에 함께 참여하여 이러한 흐름을 확대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진보대연합이라는 진보신당의 방침에 근거한다면 무원칙한 5+4 협상 참여가 아니라 노동자민중운동의 공동대응에 방점을 찍었어야 마땅했다. 이러한 무원칙한 태도와 행보로 인해 5+4 협상에서 자신의 이해(서울, 경기에서의 광역자치단체장 1곳의 양보)를 실현하지 못하자 협상 테이블에서 이탈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6.2 지방선거의 기본구도는 친이-친박 간 내분을 봉합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친노세력들이 주도하는 패권적인 반MB 간의 양강 체계로 잡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민주노동당은 몇몇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양보를 받아내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른바 ‘나눠 먹기식 반MB연합’, 반신자유주의를 명확히 하지 않는 ‘무원칙한 반MB연합’을 실행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현재와 같은 양강 구도 하에서 진보정당들의 이념과 노선, 정체성의 유실을 가져와 자신의 지지기반을 아래로부터 허무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던 시절과 달리 ‘진보야당’ 혹은 ‘야당교체론’ 식의 틈새전략을 유지할 경우, 진보정당은 민주당과 친노세력에 비해 진보야당이 얼마나 진보적인가를 어렵게 설명해야 하고, 결국에는 당선가능성과 야권단일화라는 넘기 힘든 벽에 번번이 가로막힐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앙 차원에서 반MB연합이 무산되었다고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반MB연합이 성사될 경우, 노동자민중운동 내부가 ‘민주당 지지’와 ‘진보신당 지지’로 나뉘는 웃지 못 할 상황으로 인해 노동조합을 비롯한 대중운동 내부의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구도를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6.2 지방선거 이후에는 진보정치 대통합은커녕 진보정치의 파괴적 분열과 노동자민중운동 내부의 정치적 냉소주의만 확대할 것이다. 민주노총 선거방침, ‘진보정당 통합’에 대한 의지의 과잉과 계획의 부재: ‘무원칙한 반MB연대’에 대한 모호한 태도 이런 상황에서 진보대통합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민주노총의 방침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3월 17일 5차 중앙집행위원회에 제출된 초안은 ‘반MB연대 단일후보 적극 지지, 당내 공식적인 의결기구를 거쳐 대중적으로 책임 있게 진보정당 간 대통합을 공식화한 진보정당 후보, 대통합을 공식화한 정당의 후보로서 진보정당 통합에 동의하고 실천한다는 후보서약서를 쓴 후보에 대한 지지’로 압축된다. 이는 민주노동당의 선거기조를 그대로 수용하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고수하는 안이었다. 하지만 이 방침이 통과되지는 않았다. 3월 24일 6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과된 안은 다음과 같다. “△민주노총은 6.2 지방선거에 한하여, 본 후보 등록 전까지 진보정당 통합(추진)을 대중적으로 책임 있게 공식화하는 정당의 후보 중 아래 요건에 충족되는 자를 민주노총 후보로 한다. (진보정당 통합과 큰 틀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동의하고 실천한다는 ‘후보서약서’를 쓴 자, 동일선거구 복수출마일 경우, 후보단일화 절차에 따라 선출되는 자) △지역본부 및 지역사회, 진보정당 등의 동의(합의)로 선출된 ‘반MB연대 단일후보’ 중에서 민주노총 후보(지지후보)와 배치되지 않고 민주노총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자에 대하여 지지, 연대한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첫째 진보정치 대통합에 대한 강력한 의지, 둘째 ‘반MB연대 단일후보’에 대한 지지로 요약된다. 전자와 관련해서 큰 틀에서 진보정당들의 단결을 확대하고 통합적인 흐름을 형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진보정당, 나아가 노동자민중운동ㆍ진보진영의 공동대응을 통해 전면적인 선거연합을 실현시키는 등 구체적인 실현 경로를 제시하지 않은 채 ‘세액공제’(재정지원)과 ‘민주노총의 공식지지’를 수단으로 한 ‘일방적 강제’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곧 후자의 방침과도 연동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후자의 방침은 진보정치 대통합을 주장하면서 노동자민중운동ㆍ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중심으로 명확한 정치방침을 마련하지 않고, 일정한 단서조항에도 불구하고 ‘반MB연대 단일후보’ 지지방침을 지역의 판단에 맡김으로서 지역의 정치적 조건에 따라 ‘무원칙한 반MB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많은 지역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민주노총의 모호하고 모순적인 정치방침은 스스로 표명하고 있는 진보정치 대통합 방침, ‘새로운 진보정당의 조합원으로 참여한다’는 10만 조합원 서명운동의 내용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역으로 확산되는 ‘무원칙한 반MB연대’와 진보진영의 갈등 민주노총의 ‘무원칙한 반MB연대’에 대한 모호한 태도와 민주노동당의 ‘4+4 협상’의 효과로 인해 전국의 각 지역에서 노동자민중운동의 단결과 연대는 실종된 채로 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무원칙한 ‘4+4 협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의미있는 흐름을 형성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난관에 봉착해 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서울시당과 서울시 노동조합들로 구성된 진보서울만들기 노동모임이 참여하고 있는 ‘진보진영 2010 지방선거 대응을 위한 서울 연석회의’가 구성되어 4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강호원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회공공성 위원장(민주노동당 소속, 노원4선거구 출마)과 허섭 전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 위원장(진보신당 소속, 노원6선거구 출마)을 진보진영의 공동 후보로 발표했다. ‘서울 연석회의’는 이후 공동의 선거강령에 합의하고 후보 단일화를 위한 노력을 통해 공동후보를 확대,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 이후 민주노동당 측이 합의문 내에 ‘이명박 정권 심판을 목표로 범야권 단일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를 추가하고, ‘대단결’이라는 용어를 ‘대통합’으로 바꾸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결국 19일 예정되었던 2차합의 발표는 연기되었다. 인천지역의 경우, 2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0 인천지방선거연대’와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인천시당은 4월 1일 정책연합, 선거연합,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인천지역 10개 기초단체장 후보 가운데 강화군 등 8곳은 민주당, 남동구와 동구는 민주노동당이 공천하기로 했고 시의원도 민주노동당 2명, 국민참여당 2명, 시민단체 1명을 각각 공천하기로 했다. 하지만 진보신당은 무원칙한 선거연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 인천시당 김교흥, 한광원 등 지역위원장과 250여 명의 당원이 중앙당을 항의 방문해 밀실에서 야합으로 이뤄진 자리 나눠먹기 연합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중앙당 차원에서 진보신당이 ‘5+4 협상’을 탈퇴했지만 진보신당 부산시당은 협상을 계속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5+4 협상’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부산시당과 부산지역 4개 시민단체가 참가해 왔다. 이들은 부산시장 경선을 하기로 하고 TV토론을 포함 여론조사를 하는 것으로 잠정합의를 봤다. 또한 구청장 후보 7명과 시의원 후보 9명의 야권 단일후보를 내기로 합의하고, 19일 공동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진보신당 부산시당은 15일 선대위 회의에서 가치연대와 대안연대 등 당론에 배치된다는 이유로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광주지역의 경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광주시당 등 광주지역 야4당은 민주당과 대등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선거연합 논의를 진행했으나 무산됐다.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최근 벌어진 4인 선거구 분할이나 ‘진흙탕 경선’에서 드러났듯이 민주당의 일당독점과 안하무인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치회담을 통해 진보대연합을 실현할 수 있는 문제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일당독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하고 싶다”며 반민주당 선거연합을 위해 민주노동당 장원섭 광주시장 예비후보에게 정치회담을 제안했으나 민주노동당에서 특별한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 텃밭이기도 한 광주 전남 지역은 ‘4+4 협상’의 합의문제로 민주당 내부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4+4 협상’에서 광주 서구와 전남 순천 지역을 민주당이 양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 김영진 의원(광주 서구 을)이 광주 서구청장 연합공천 방침에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울산의 경우,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협상이 깨지자 진보신당 울산시당도 역시 선거연합틀을 깨고 나왔다. 민주노동당, 민주당, 국민참여당은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위원장을 단일후보로 확정한 상태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3당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결렬위기에 몰렸던 양당의 선거연대 협상은 4월 16일 양 당 위원장 간의 대화의지 표명으로 성사되었으나 후보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또 한 번 좌초되었다. 민주노동당은 ‘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주장하고 있고 진보신당은 ‘정치협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지역의 경우,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김진표를 예비후보로 점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예비후보가 서울에서 경기로 지역을 바꾸면서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진보정당 심상정 후보와의 연대가 상대화된 가운데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와 긴밀하게 협조하며 민주당을 압박해 왔으나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간의 경선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인해 이들 간의 단일화 시도는 결렬되었다. 충남지역은 지난해 12월 ‘2010년 지방선거 공동대응을 위한 충남지역 진보진영 연석회의’가 구성되어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공동선거대책수립을 목표로 협의에 나섰지만, ‘4+4 협상’ 전환 이후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에서 입장판단을 미루고 있다. 대전의 경우도 민주노총 지역본부를 매개로 3자 테이블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나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다. 강원지역의 경우, 민주노동당이 진보진영 도지사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요구하여 민주노총 강원본부, 민주노동당 강원도당, 진보신당 강원도당의 3자 테이블이 결렬되었다. 한편 충북지역은 3월 18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대의원대회에서 민노당, 진보신당, 사회당의 후보단일화 방침을 통과시켰고 후보가 겹치지 않아 단일화 과정은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대중운동ㆍ대중투쟁과 괴리된 선거 대응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위기의 부담은 대량해고, 임금억제, 노동강도 강화 등으로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전가되었다. 한국이 금융위기에서 가장 일찍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실질임금은 아직 위기 이전 수준에 미달하고 고용불안은 여전히 심각하다. 두바이 월드의 채무상환유예, 그리스 등 남유럽의 위기는 이번 경제위기로부터의 완전한 탈출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노동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며 위기 이전 수준의 노동조건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위기에 따른 이명박 정부의 고용위기에 대한 ‘전략’은 노동유연화와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 늘리기, 정규직 공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또한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또한 광폭하게 진행되고 있다. ‘법과 원칙’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배제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고 13년간 유예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창구단일화 법안 통과는 노조활동을 심각하게 제약할 것이다. 단위 노동조합은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힘 있게 대응하지 못하고 투쟁 보다는 양보교섭이 속출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민주노총 또한 초유의 노조탄압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지도부가 적극적인 투쟁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채 산별노조의 투쟁에 기대어 시기집중 투쟁을 조정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당초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복지를 내세웠던 지방자치제도의 현실 또한 암울하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핵심 산업, 핵심 도시의 육성과 농업포기 정책으로 인한 지역별, 계층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정부는 열악한 지역상황을 돌보지 않고 지역의 노동권과 보편복지에 대한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각 지방정부들은 외부 자본을 유치하고 지역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서, 지역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자본에 대한 특혜 부여와 과도한 규제완화 조치를 앞 다투어 실시할 수밖에 없으며, 투기적인 대규모 부동산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열악한 지역의 현실이 바로 선거 때마다 발호하는 지역발전주의의 토대이며, 경제자유구역이나 각종 특구의 이름으로 노동권의 사각지대를 확대하는 배경이다. 이렇듯 노동자민중운동의 주체적 조건은 매우 엄혹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들의 선거 전략과 정책은 민중운동의 현실적 쟁점과 심각하게 괴리되어 있다. 현재 지자체 선거의 쟁점과 주요 공약은 세종시와 4대강 사업 같은 지역개발정책에 대한 찬반이나 ‘전면 무상급식이냐 부자급식이냐’와 같은 논란들을 제외하면, 일자리 창출과 복지확대로 대체로 수렴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보정당을 불문하고 선거의 쟁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정당들이 내걸은 선거슬로건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역발전과 일꾼론, 명품교육(무상급식을 포함한) 등으로 획일화되어 있고, 진보정당들조차도 당면한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과 결합하여 선거이슈를 제기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노동자민중운동ㆍ진보운동의 토대는 대중운동과 대중투쟁이다. 진보정당들은 당선 가능성을 중심으로 노동자민중운동의 현실쟁점과 괴리된 ‘정책대안’을 제시하기보다 대중운동의 주체역량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일관된 계획을 가져야 한다. 누가 뭐래도 민주노동당의 모태는 민주노총이었고, 노동조합운동이 무력화된 조건에서 진보정당의 미래가 있을 수 없다. 현재 민주노총은 많은 내적 한계와 혁신과제들을 안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운동의 한계는 공동의 노력과 단결투쟁을 통해 극복해야할 문제이지, 진보정당의 뿌리이자 근거지인 노동조합과 거리두기를 통해 마치 남의 일인냥 회피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이명박 정권의 강력한 공세 속에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노동자 민중이 투쟁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투쟁을 확대하고 엄호하기 위한 정책과 이슈를 제기해야 한다. 노동자 시민의 고용과 임금, 생존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으로 단결해야 함을 적극적으로 알려내야 한다. 지배계급들이 득표를 위해 제기하는 선거이슈와는 다르게 노동자민중운동ㆍ진보운동은 현재 노조탄압 분쇄와 노동기본권 보장, 최저임금 현실화 등 대중운동ㆍ대중투쟁의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하며, 현재 지자체의 현실을 폭로하고 지역의 보편적 복지와 노동권 보장을 위한 중앙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요구해야 한다. 이명박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맞서는 또 다른 전선, 교육감 선거 이번 6.2 지방선거는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다. 노동자민중운동ㆍ진보진영은 서울을 필두로 하여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전남, 전북, 경남, 경북, 광주, 부산, 대구, 울산 등에서 민주진보 후보를 출마시켜 교육감 선거에 대응하고 있다. 12명의 민주진보 후보들 중 8명이 전교조 출신 후보이고 4명이 교수 출신이다. 이번 선거는 상대적으로 보수후보가 난립하고 보수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민주진보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중동과 보수 세력은 교육감 선거 직선제를 폐지하라는 공세를 퍼붓고 있다. 또한 경찰이 좌파 교육감 후보진영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우파 교육감 후보진영의 선거준비를 지원하기 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지시한 문서가 발견되면서 정권 차원의 직접적인 개입이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은 ‘전교조 없는 학교’, ‘교원평가 전면시행’ 등 반전교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시국선언교사 탄압, 단체협상 시정명령, 조합원 명단 공개 등 전교조에 대한 정권 차원의 전면적인 탄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교육감 선거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노동자민중운동ㆍ진보진영이 초기부터 지자체 선거와 결합하여 전교조의 대중투쟁과 긴밀히 연계하여 선거 구도를 형성하지 못한 한계가 존재하지만, 선거 공간에서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일제고사 등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대한 사회적 쟁점을 여론화한다면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대중투쟁에 유리한 지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정당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으나 직접적인 정당 개입을 금지하고 있는 교육감 선거는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 선거와는 다르게 노동자민중운동ㆍ진보진영의 주도권이 상대적으로 반영되어 ‘반MB연대’가 다른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180여 노동, 시민, 사회단체가 참여한 ‘2010 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ㆍ교육위원 후보 범시민추대위원회’를 구성하여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였다. 민주당과의 반MB연대는 곧 바로 당선 가능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초기부터 민주당의 개입을 둘러싸고 시민운동진영과 진보운동진영 간에 팽팽한 갈등이 형성되었다. 진보진영의 경우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교육감 선거에 대한 후보 개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전교조 탄압과 교원평가를 포함한 주요한 쟁점에 원칙 있게 대응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고자 움직였으나, 시민운동의 경우 당선 가능성을 중심으로 민주당과의 폭넓은 공감대를 고려한 행보를 지속했다. 단일화 방식(시민공천단, 운영위원 단체 투표, 여론조사의 비율), 단일화 일정(조기 단일화와 4월말 단일화)을 둘러싸고 끊임없는 갈등과 논란이 지속되었다. 그런 와중에 3월 18일 곽노현 후보(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박명기 후보(서울교육대학교 교수, 서울시 교육위원), 이삼열 후보(숭실대학교 교수,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이부영 후보(전교조 합법 초대위원장, 서울시 교육위원), 최홍이 후보(전교조 해직교사, 서울시 교육위원)가 후보등록을 하였다. 그러나 결국 어렵사리 도달한 공동논의와 합의에도 불구하고 당초부터 개인적 출세욕이 강하여 운동진영의 불신을 받았던 박명기 후보가 범시민추대위원회의 경선 룰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중도에 이탈했고, 선거 막바지에 민주당의 일부 세력과 일부 시민운동과의 교감 속에 출마했던 이삼열 후보 또한 투표 당일 이탈했다. 이들은 예비후보를 사퇴하지 않고 본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4월 14일, 시민공천단 투표 30%, 운영위원 단체투표 20%, 여론조사 50%를 반영하여 교수, 노동, 인권, 장애운동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곽노현 후보가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로 선출되었다. 단일화 경선에 승복한다는 서약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탈한 박명기 후보, 이삼열 후보가 아직까지 범시민추대위원회의 단일화 과정을 왜곡선전하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인 결합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부를 정비해 곧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현 경기도 교육감인 김상곤 후보를 포함해서 몇몇 지역에서 당선을 목표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중투쟁과 선거의 결합, 노동자민중운동의 공동대응으로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강화하자. 노동자정치세력화 방침에 의해 건설되었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분당한 이후,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진보정치에 대한 반응은 대단히 냉소적이다. 이번 6.2 지자체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숫자도 2006년 5.31 지방선거에 비해 현격히 줄었다. 현재와 같은 구도로 6.2 지방선거가 치러진다면 도대체 현장에서 어떻게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노동조합 간부들의 호소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민주노동당의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대한 당 내외부의 비판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친 민주노동당 성향으로 분류되는 노동자조직인 혁신네트워크는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을 통합의 대상으로 설정했으면서도 진보진영 패권 다툼 때문에, 반MB연대도 가치와 정책 중심으로 견인하지 못하고, 민주당 중심의 반MB연대에 분할해체 되고 있다”, “이는 빈대 잡으려다 초간삼간 다 태우는 소탐대실”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조차 민주노동당의 진보신당 배제와 민주당 중심의 반MB연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의 경기도 지역 당원협의회의 토론에서조차 진보정당들의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고 진보신당의 후보와 반MB연대 단일후보로 민주당의 후보가 경선할 경우, 그래도 진보신당을 찍겠다는 비율이 1/2, 기권하겠다는 비율이 1/2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기준도 원칙도 없이 진행되는 반MB연대가 미치는 현실적 효과다. 민주당과의 연합, 시민단체 상층과의 정치협상에 의존하는 반MB연대는 그 효과조차 불투명하다. 노동자민중운동의 반MB연대는 반신자유주의라는 명확한 기조와 노동자민중운동의 단결과 투쟁에 기초할 때 그 온전한 의미를 살릴 수 있다. 중앙 차원에서 ‘4+4 협상’이 무산되었으나 여전히 지역 별로 무원칙한 반MB연대가 시도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모호한 정치방침에 기대어 사태를 방치하지 말고 노동자민중운동ㆍ진보진영의 단결을 바탕으로 노동자민중운동 내부의 분열을 축소하고 주체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독자 후보를 내세워 노동자정치세력화라는 전략적 가치를 사수했다. 이명박 정권의 노동탄압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지만 노동자민중운동의 주체적 역량으로 돌파해야 한다. 반MB연대 단일후보라는 모호한 선거방침에 기대어 지자체 선거에서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대중투쟁과 지자체 선거, 교육감 선거를 통일적으로 사고하고, 노동자민중운동의 역량을 모아 적극적인 대중투쟁을 통해 현 정세를 돌파해야 한다. 4말 5초로 예정되어 있는 건설, 화물, 철도, 금속 등의 투쟁과 전교조, 공무원노조의 투쟁을 연결, 확대하고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축소와 통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의 실태조사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4월 28일 총력투쟁을 계기로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를 박차고 나와 적극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지금이라도 각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진보정당과 제 노동,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하는 노동자민중운동의 공동선거 기구를 건설하고 민주노총의 투쟁과 긴밀히 결합시키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민주주의 압살, 노동탄압에 맞서 노동권-생존권 요구를 중심으로 사회적 쟁점을 확산하고, 노동권-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금융화ㆍ투기화 되고 있는 사회구조를 바꾸어내기 위한 대중적 요구를 적극 제기하여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야 한다. 광범위한 현장 순회를 통해 현장노동자들이 주체로 나서는 대중투쟁과 선거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재벌 대기업들의 비용 전가 메커니즘을 보여준 2009년 경제 위기 이번 경제 위기가 보여준 한국 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대기업(주로 재벌 그룹의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국민 경제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경제위기 여파로 한국경제는 2008년 4/4분기부터 2009년 2/4분기까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취업자 수 역시 2008년 7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010년 3월까지도 경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의 제조 대기업들은 반대로 사상 유례 없는 이익을 기록했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2009년 당기순이익이 9조 6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74% 증가했고, 현대차 역시 당기순이익이 2조 9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104% 상승했다. 이들 대기업들이 경제 위기 와중에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원인은 환율효과로 인한 수출 증가,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경제 위기를 명분으로 진행한 과감한 비용 절감 운동이 주요했다. 단적인 예로 현대차는 2009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1% 가량 감소했지만, 오히려 과감한 비용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매출액에서 생산 비용과 판매 및 관리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돈)은 19%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상장 제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주로 재벌 그룹의 계열사인 이들 기업들의 2009년 매출액은 0.1%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비율이 1%라면 100원 판매를 했을 때 이윤이 1원이라는 것)은 전년보다 0.2% 포인트 증가하며,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이들 기업들이 여러 방법으로 생산과 판매에 필요한 비용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제조 대기업들의 비용 절감이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비용을 외부로 전가하면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국민경제 차원에서는 대기업들의 수익성 향상이 부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중소 하청납품업체에 대한 비용전가를 들 수 있다. 대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신축적 납품 물량 조절을 통해 매출 감소로 인한 제고 비용을 납품하청업체에게 떠넘기는 것은 물론, 단가 인하, 결제기간 연장, 부당대금감액 등을 강요했다. 자동차 중소 부품 업체의 생산지수는 대기업들이 제고 조절에 나선 2008년 하반기부터 크게 감소하기 시작해 2009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월 최고 48%까지 감소했다. 또한 산업연구원이 지난 2009년 6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납품업체들의 20.6%가 부당발주취소를 경험했고, 15%내외의 업체들이 지연이자 미지급, 인수 지연, 대금 부당 감액 등을 경험했다. 대기업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비용 전가는 중소기업의 수익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 감소로 이어진다. 자동차 기업의 예를 보자. 단위생산물 당 노동비용을 나타내는 단위노동비용을 보면 자동차 관련 제조업 기업들은 단위노동비용을 2009년 3/4분기는 전년 동기에 비해 30.4%, 4/4분기에는 20.3% 줄였다. 2009년 완성차 업체들의 노동비용이 지엠대우를 제외하고 모두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 삭감분 대부분은 부품하청업체들에게서 발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완성차 업체의 경우 지엠대우를 제외하면, 현대자동차의 노동비용은 전년에 비해 3천 4백억 원, 기아차 7백억 원, 르노삼성 2백억 원 늘어났다. 경제 위기는 기회? 국민경제 착취형 재벌과 제조업 노동자 제조업 노동자 중 30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76%이며, 재벌 계열사가 아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비중은 90% 이상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재벌 대기업들의 비용 전가로 인한 피해는 제조업 노동자 대부분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실 경제위기는 과거에도 재벌 대기업에게는 위기가 아니라 도약의 기회였다. 두 자리 수 경제성장을 계속해오다 성장률이 5%대까지 떨어져 경제위기론이 팽배하던 1992년, 중소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2% 하락하는 위기에 내몰렸지만, 이 와중에도 대기업들은 16%에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1998년 경제위기와 극복 과정은 더욱 극적이었다. 재벌들의 무리한 해외차입이 외환 위기의 중요한 이유였지만, 대우, 한보 등 일부 재벌들을 제외하면, 1998년 외환위기는 재벌들에게 정부 돈으로 부채를 털어내는 기회였다. 1998년 위기 이후 대기업들의 매출 규모는 세 배, 이익 규모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리고 2009년 위기 과정에서 이들은 다시 한번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재벌들에게 기회였던 경제위기는 다수 노동자에게 더 많은 착취를 구조적으로 감내하게 하는 경제적 재앙이었다. 특히 중소 제조업 노동자들에게 그러했는데, 위기 때마다 재벌 대기업들의 비용을 흡수하는 완충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300인 이상 제조업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 총액에 비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 총액은 1993년 73% 수준이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2001년 65%까지 하락했다. 그리고 세계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2008년 1/4분기 대기업 노동자에 대한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 비율은 68% 수준으로 2001년에 비해 개선되었으나 경제 위기 이후인 2009년 4/4분기 다시 64% 수준으로 하락했다. 대기업들은 자기 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는 약간의 타협을 통한 포섭을 도모했지만, 기업 외부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수탈을 감행했다. 중소 제조업 노동자에 대한 수탈은 공간적으로 보면 산업단지(공단)를 통해 이뤄졌다. 생산 집적을 통해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의 산업단지는 실상 재벌 대기업들의 하청 배후지 역할을 한다. 완성차 기업들의 배후지인 남동, 울산, 창원 등의 산업단지들, 전자 대기업의 배후지인 구미, 시화, 반월, 구로 등의 산업단지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산업단지들은 대부분 법정 최저임금에 약간의 수당이 더해지는 정도로 임금 수준이 통제된다. 예를 들면 통계청에서 조사한 2006년 중소규모 사업장의 평균 월 임금 총액은 212만 원인데,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조사한 산업단지 내 월 평균 임금은 남동 127만 원, 반월 131만 원, 시화 119만 원, 구미 177만 원에 불과하다. 국가산업단지 중 통계청 평균 임금 이상을 받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제조 산별을 지향하는 금속노조의 자기 모순 한편 금속노조의 조건은 한국 제조업 산업 구조와 비대칭적이다. 제조업 노동자는 300인 미만 사업장과 이상 사업장에 7:3 정도로 분포되어 있는데 반해 금속노조 조합원의 비율은 역으로 1:9 이다. 제조업 수직 구조의 정점에 있는 완성차 조합원이 전체의 65%에 달하고 노조 사업의 방향 설정 및 투쟁 민감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의원 비율도 완성차 조합원이 61%를 차지한다. 노조 조직률 역시 제조업 노동자 전체의 4%대에 불과하여 절대적으로 낮다. 특히 완성차 업체의 배후지에 존재한 공단에 대한 조직률이 매우 낮은데, 한 예로 광주 기아 공장 근처에 있는 대불산업단지의 조직률은 0.4%에 불과하다. 이러한 조직 조건으로 인해 금속노조는 산업 내 평등을 위한 투쟁보다 기업 내 타협을 구조적으로 선호한다. 2006년 완성차 노조를 포함한 15만 금속노조가 출범했지만, 대의원대회 결의에도 불과하고 조합 내 65%를 차지하는 완성차 지부들이 기업 지부 이름으로 기업노조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 중 하나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이들 완성차 노조가 산별노조 차원의 통제를 받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산업 내 임금격차 축소, 주간연속2교대제 등의 노동 과정 변화, 산업 차원의 공동 의제를 교섭하기 위한 중앙교섭 쟁취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도 이들 기업 지부들이 자신의 과제로 진정성있게 투쟁한 적은 없었다. 2007~2009년까지 현대 기아 지엠대우 등의 중앙교섭 참가를 추진했지만, 이들 기업 지부가 실상 얻어낸 것은 기약 없는 참가 확약서에 불과했고 올해 중소사업장 노조의 사활이 걸린 노조법 개악 등에 맞서 결의한 4월 총력투쟁(총파업)에도 이들 완성차 노조들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화한 세계 정세, 더 이상 봉합 불가능한 금속노조의 문제점들 문제는 앞으로 제조 산별을 지향하는 금속노조가 지금처럼 내부 문제를 봉합하며 그럭저럭 버틸 여지가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다. 바로 경제 상황 때문이다. 2009년 세계 경제 위기는 2010년 들어 다소 완화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2009년 위기의 원인이었던 통제 불가능한 금융 자본과 자산 시장 거품을 통한 부채 소비, 달러 발권 이익을 통해 유지되던 미국의 무역수지 재정수지 적자, 생산 기술 혁신을 대체한 노동 수탈형 비용 절감 운동 등이 전혀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고 있는 신흥 시장에서의 소비 증가는 이들 국가들의 자산 시장 거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진행 중이고, 중국 인도 등에서 등장한 새로운 저임금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가 세계 주요 제조업 기업들의 이윤을 떠받쳤다. 금융 자본과 산업 자본은 지난 2년간 미래의 노동자 수입과 복지를 담보로 쏟아 부은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구제 금융으로 자신들의 부실 자산을 털어냈다. 자산 시장 거품, 정부 재정 적자를 통한 수입 보전, 기술 혁신 없는 노동 수탈형 비용 절감 운동이 형태와 장소만 달리 하여 이전과 똑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하반기와 같은 추락이 아니더라도 장기간의 저성장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00년대의 고성장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인데, 금융 시장의 투기성 신용 확장으로 인해 실제 균형보다 높은 수준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근거다. 예를 들면 각종 파생금융상품을 통해 은행이 가계에 대출을 제공하고, 가계는 수익률이 보장된 부동산에 투자를 하면 가계는 아무런 생산 활동을 하지 않고서도 대출금리와 부동산 수익률 격차만큼 소비를 즐길 수 있다. 소비가 이렇게 늘면, 생산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 소비는 가상의 부동산 가치를 근거로 하고 있는 만큼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가계는 파산하고 소비는 급감한다. 2000년 내내 이런 과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예전과 같은 자산 시장 가격 상승이 불가능하다면, 예전 수준의 소비-생산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경제 회복은 이전 수준의 성장이 아니라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금속노조의 성장은 2000년대 세계 거품 성장과 함께 이루어졌다. 2001년 3만 금속노조 출범, 2005년 중앙교섭 성사와 사용자단체 구성, 2006년 완성차 노조를 포함한 15만 금속노조 출범까지 금속노조는 부족하게나마 조직적 성장을 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은 큰 틀에서 보자면 세계 거품 성장을 덕에 가능했던 한국 제조업의 활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조 대기업들이 연 10~30%에 달하는 수출 증가를 달성했는데, 수출 증가에 힘입어 2002년부터 경제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연 5~20% 성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매출 증가는 파업으로 인한 손해 비용도 높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교섭력 향상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물론 매출 증가로 인한 부의 분배는 매우 불균등했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에서 9%까지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매년 감소하여 2002년 5.3%에서 2007년 4.5%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 제조업 노동자의 임금 격차도 크게 상승하여 중소기업 노동자의 대기업 노동자에 대한 임금 비율은 2002년에 비해 2007년 6% 포인트 더 벌어졌다. 2009년 경제위기에서 확인했듯이 장기간의 저성장과 위기가 반복된다면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수탈, 금속노조 내 대기업, 중소기업 조합원 간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다. 지불 능력이 있는 대기업 노조는 임금조건 방어를 위해 더욱 기업 내 타협에 목을 맬 것이고, 지불 능력이 약화된 자본과 대기업들의 각종 비용 삭감 압박에 맞서 싸워야 하는 중소기업 노조는 더욱 힘겨운 투쟁으로 내몰릴 것이다. 옷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듯, 금속노조라는 옷이 단결의 고리가 없어진 조합원들을 묶어 세울 수는 없다. 2010년 이후 경제 상황은 금속노조의 문제점을 임계치 너머로 밀어 붙일 것이다. 조직 설계에서 투쟁 의제로 조직 발전 논의를 바꿔야 한다. 2009년 기업지부 해산 실패와 쌍용차 파업 투쟁 패배, 그리고 완성차 업체 참가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2010년 4.28 총파업은 금속노조의 위기가 위험 수위에 올라섰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조직 위기는 노조 간부들에게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속노조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기업 지부 대의원들 중 46%에 달하는 숫자가 기업별노조가 더 좋았다고 대답했다. 대기업 노조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금속노조에 대해 중소제조업 간부들 역시 차라리 4만 금속노조가 나았다는 체념도 심심치 않게 이야기된다. 기업별 종업원 의식을 넘어 계급적 노동자 단결을 위해 만든 금속노조가 오히려 상호간의 불신만 만들어 내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금속노조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은 완성차 기업들과 중소납품업체 기업들을 한 곳에 모아 공동의 산업 의제를 다루겠다는 중앙교섭 성사 투쟁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현재 보다시피, 중앙교섭은 2003년부터 중소사업장 2만 조합원의 교섭으로 그쳐있고, 완성차 지부들은 여전히 진정성있는 투쟁으로 자본가들을 중앙교섭 장소로 끌고 오겠다는 결의가 부족한 상태다. 이러한 이유로 6기 금속노조 집행부는 2009년 말부터 조직발전특위를 꾸려 조직, 교섭, 교육, 재정체계를 재정비하고 조직 발전의 새로운 경로를 마련하겠다고 결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의 상황은 예전에 제기된 논점을 되풀이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직체계의 경우 완성차 기업 지부의 지역 지부 편제 문제가 해답없이 공전되고 있고, 교섭 체계 역시 완성차 기업들의 중앙교섭 참가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산별 정신에 걸맞은 교섭 체계를 어떻게 다시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가 반복되고 있다. 사실 위의 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답이 있을 수는 없다. 조직 체계도, 교섭 체계도 초정세적인 이상적 모델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직, 교섭은 자본의 상황과 노동자의 주체적 상황이 반영되는 정세적 결과물이지, 순논리적 과정만으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조직 체계와 교섭 체계에 대한 설계는 2010년 이후 한국 자본주의 변화, 노동자운동의 객관적 상태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예측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정세를 논의의 중심에 둔다면 첫 번째 고려 사항은 장기간의 저성장 가능성과 재벌 대기업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 수탈 구조일 것이다. 당연히 금속노조가 지금까지 추진해왔고, 일부에서 여전히 주장하고 있는 유럽식 조직, 협약 모델들은 잠시 접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황금기에 성립한 모델이 현재 정세에 적합할 수는 없다. 1990년대 초 경제 위기 기간 독일에서 유행한 고용-생산성-임금감축 협약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 세계화 방식의 거품 성장 등락 속에서 일시적으로 가능했고, 국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수탈 구조가 덜 했던 독일 산업구조에서 가능했던 협약이 한국 산업구조에서 작동할 리 없다. 저성장 시대의 금속노조는 현대기아 재벌과 금속노조 양자 간의 대결 구도에 대해 고민을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현대기아 기업과 현대기아 노조의 싸움이 아니라 산별 금속노조와 현대기아 자본과의 싸움을 사회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저성장 시대의 노동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직적 산업 구조에서 금속 노동자 단결을 강화하기 위한 투쟁의 중심에 현대기아 자본이 있다. 성장의 열매는 자신에게 귀속시키고, 하락의 고통은 중소제조업 노동자에게 전가하며, 조그만 실리의 분배로 완성차 노동자들을 포섭하는 현대기아 자본에 대한 싸움은 단순한 한 기업에 대한 투쟁이 아니다. 특히 앞으로 많은 고통 전가가 예상되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 근절, 자동차 산업 내 노동소득분배율 상향 조정을 위한 사회적 기금 조성, 모비스, 위아, 동희오토 등 무노조 공장에서 노무관리정책 변화, 사내하청노동자의 정규직화 등 지금까지 노조 내에서 이야기되었던 여러 의제들이 있다. 이러한 의제들을 공허한 정책 선전 수준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완성차지부, 지역지부의 부품업체지회, 금속노조 중앙이 함께 실천적으로 책임지는 투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저성장 국면에서의 손실을 현대기아 자본 스스로가 지게하고, 이 과정 속에서 완성차 정규직 노동자와 중소사업장 노동자로 분열되어 있는 금속노조의 단결력을 높여내는 것이다. 현대기아의 문제를 현대기아 기업지부가 전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방치하지 않고 금속노조 차원의 대응을 조직하는 것이 형식적 중앙교섭보다 오히려 내용 있는 산업 차원의 교섭, 투쟁이다. 이러한 투쟁은 현재 조직발전특위에서 진행 중인 논의의 중심 축을 상층의 조직 교섭 설계가 아니라 명쾌한 투쟁 의제의 개발과 조합원에 대한 동의 지반 확대 방안으로 바꿔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과 교섭은 투쟁의 수준에 달려있기 때문에 자본과의 실천적 대결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공공운수노조 건설 준비위원회 중심으로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 분쇄하자 2010년 4월 17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공공운수노조 건설 준비위원회 출범 및 2010년 투쟁 선포식’이 열렸다. (가)공공운수노조 건설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2007년부터 추진되어 온 공공운수부문의 통합 산별노조 건설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일종의 ‘우회로’ 혹은 ‘낮은 단계’의 경로로 제시된 것이다. 준비위는 그간 산업노조가 축적해 온 산별노조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고 강화·발전시켜 공공운수노조(가) 건설의 토대를 구축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 민주노조의 근간을 흔드는 이명박 정권의 공공기관 선진화 공세 속에서 공공부문 민주노조운동의 전략적 대안을 절실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공공노조, 운수노조, 공공운수연맹 대의원대회에서 준비위(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난한 논의과정과 이견으로 인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으며, 현장에서부터 조직된 결의가 모아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권은 공공부문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2010년, 공공부문 노동자운동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또한 그 만큼 위기를 반전시켜 새로운 국면을 열어갈 책임을 부여 받고 있다. 공공운수 산별노조운동의 가치를 재점검하고 공공부문 민주노조 운동을 재건할 것인가, 이명박 정권의 탄압에 맞서 무너져 버릴 것인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로 지혜를 모아 조직력-투쟁력을 복원하고, 공공부문 민주노조 운동의 대안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전면적 공격, 이명박 정권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 IMF이후 지난 10여 년 동안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었다. 공기업 2만 8천여 명, 출연위탁기관 1만 3천여 명 인원감축을 시작으로 사유화, 통폐합, 자회사매각 등이 이루어졌다. 이명박 정권의 선진화 프로젝트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연장선에 있을 뿐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도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공격했다. 공공기관에 대해 ‘방만한 경영’ ‘도덕적 해이’를 부각시키는 마녀사냥으로 경제위기 책임을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시도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공공부문에 대한 대중적 분노를 자극하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강화하고 공공부문 예산삭감으로 재정적자를 대체하려 하고 공공부문 사유화를 통해 국내 독점 재벌과 초국적 자본의 이윤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그리스 재정위기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총파업에서 볼 수 있듯, 정부는 금융위기는 국가재정을 통해, 국가재정 위기는 재정긴축을 통해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특히 그 과정에서 공공부문 노동자에 대한 공격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2008년 7월 공기업 선진화 추진 원칙을 발표하고, 2008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6차에 걸친 1기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쏟아냈다. 2009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2기 공공기관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 선진화는 ‘보수, 직급과 조직, 사업구조’의 3대 거품을 제거하여 ‘신의 직장’ 논란을 불러온 방만 경영을 견제하고, 임금구조(과도한 임금, 연공서열 호봉제)를 개편한다는 게 목표다. 단협 개악, 연봉제, 경영평가 등을 통해 임금삭감, 인원감축, 경쟁을 심화시키고 노조무력화를 통해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경영평가, 기관장평가 공공기관에 대한 총체적인 공세는 경영평가라는 강력한 통제기제를 통해 이루어진다. 경영효율화는 물론 노사관계 선진화 추진도 호봉승급분(2009년도 예산지침 1.7%, 2010년도 예산지침 1.6%)을 제외한 임금 동결, 복리후생 축소를 내용으로 하는 예산지침도 모두 경영평가를 통해 공공기관에 강제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 성적이 나쁘면 과감하게 중도 해임시킨다는 것인데, 실제 2009년 4명의 기관장 해임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평가기준을 보면 객관성과 공정성을 찾을 수 없고, 노동조합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임을 알 수 있다. 기관장이 해임된 기관 중 하나인 영화진흥위원회의 경우 △정원감축을 완료하지 않았고 △노동조합 전임직원이 많으며 △징계위원회에 노동조합이 참가하고 △청년인턴제도 시행 미흡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 등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한국투자공사 기관장은 ‘우수’평가를 받았다. 또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장 인사 상황을 보면 해당분야에 어떤 지식과 전문성도 갖고 있지 않은 이들이 낙하산 인사로 자리를 꿰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까지 철도노조를 악랄하게 탄압하고 있는 철도공사 사장 허준영은 잘 알려진 바대로 전 경찰청장이었고, 안택수 전 의원이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정형근 전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과거 현대 인맥이었던 주강수가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인사 발령되었다. 결국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기관장 평가는 기관 설립에 대한 고유 목적보다 정권의 정책방향 또는 권력핵심과 얼마나 코드를 잘 맞추느냐가 높은 점수를 얻는 기준이 되고 있다. 또한 경영평가는 인력감축, 임금반납, 노사관계 등 공공기관 3대 선진화 과제에 대한 충성경쟁을 유도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이런 식의 경영평가제도가 강화 될수록 공공기관들은 경영평가제도가 요구하는 가치와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공서비스를 통해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리보다 개별공공기관의 이윤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다. 단협 개악·해지 경영평가, 기관장 평가에서 드러나듯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은 노동조합 무력화를 위한 기제다. 특히 단협 개악·해지는 신종노조탄압수단으로 불릴 만큼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2009년 하반기는 노동연구원, 철도, 발전, 가스 등 공공부문 노조에 대한 단체협약 전면개악 및 해지가 줄을 이었다. 철도, 발전, 국민연금 등 임단협을 맞이한 거의 모든 공공기관에서 사측은 단협 개악 요구안을 내놓았다. 노동연구원은 단협 해지가 실제로 자행된 데 이어 직장폐쇄까지 단행해 노조는 이에 맞서 85일간 파업투쟁을 벌였다. 사측의 개악 요구안은 일부 사업장별 특성을 반영하긴 했지만, 대부분 동일한 내용으로 정부의 일관된 지침에 따라 작성되었다. 조합원 범위 축소, 노조 활동 범위 제한, 전임 활동 제한, 노조의 경영 인사권 참여 제한, 단체교섭 대상 제한 등 노조 활동 전반의 축소와 약화를 요구했으며, 개악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단협 해지를 통보함으로써 노조탄압 공세를 강화했다. 2009년 단협이 해지 된 후 6개월이 지나면서 2010년 상하반기, 많은 사업장에 단체협약 해지가 예고되고 있다. 노조법 제32조의 단서조항에 의하면, 노사 어느 일방이 단체협약을 해지하고자 할 때에는 6개월 전에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기존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 조항은 1998년 정리해고법과 함께 만들어진 조항으로 ‘교섭의 장기화 예방’을 위해 제정되었지만, 그러나 현재는 ‘노동조합 탄압’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즉, 회사 측이 단체협약 개악을 요구하고 노조에서 이에 응하지 않을 때,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해지 통보함으로써 노조는 무단협 상태가 되고 있다. 단협 해지가 공공기관에서 줄줄이 시작되어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전체 사업장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중이다. 2010년에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국민연금공단은 3월 13일 단협 유효기관이 만료되자 15일부로 단협 해지를 통고했다. 이에 공공노조 사회연대연금지부(국민연금공단)는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공공부문 선진화는 정리해고, 인원 감축 등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공공기관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졌다. 당초 2010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던 정원 감축은 선진화 방침 조기 이행이라는 정부 지침에 따라 사업장별로 2009-2010년 내 추진 완료를 목표로 강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특정 하위 직군에만 집중하여 300여 명을 조기 감축하도록 하였고, 결국 강제적인 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을 거쳐 2009년 말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공공운수노조 건설 준비위원회 공식 출범 이런 상황에서 출범한 준비위는 공공기관 선진화 공세에 총력 대응하는 투쟁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공공부문 노동운동 진영은 적절한 투쟁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특히 이명박 정권에 의해 조장되는 공공부문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흐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만들어내지 못함으로써 연맹이나 산업노조 모두 조직축소 위기에 직면해 왔다. 통합 산별 노조 건설 방침을 확인하고 건설 준비를 위한 조직체계를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준비위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진행된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통합 산별노조는 지난 2007년 연맹 산하에 공공노조와 운수노조가 출범하면서 함께 추진됐다. 그러나 이후 통합 산별노조 건설 시도가 좌초되거나 지연되면서 많은 진통을 겪어왔다. 공공노조와 운수노조는 모두 강령과 규약에 ‘통합 산별노조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체제’로 규정해, 원래 계획대로라면 2009년 5월1일 공공운수 통합 산별노조가 출범했어야 했다. 하지만 2008년 운수노조 대의원대회에서 통합 산별 안건이 성원부족으로 처리되지 못해 통합이 무산되고, 이후 통합 산별노조 건설이 지연되면서 비정상적인 ‘과도기적 조직형태’가 장기간 지속되었다. 2009년 5월 선출된 연맹 집행부는 조직합병을 통한 통합 산별노조 추진 실패를 인정하고, 준비위를 구성하되 통합 산별노조 건설 시기는 추후 준비위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제까지의 과정은, 일단 (구 공공연맹의) 조직을 유지,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공노조와 운수노조라는 두 개의 산별노조를 건설한 후 상층결의를 통한 공공노조, 운수노조의 조직통합과 이를 통한 기업별노조의 산별노조로의 전환촉진이라는 방식이었다. 산별노조의 성과를 유지, 확대하기 위해 다시 조직통합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과정에 대한 엄밀한 평가가 병행되어야한다. 두 개의 산별노조를 건설한 것은 타당했는지, 이 두 조직의 통합을 중심으로 이후 산별노조건설 사업을 진행한 것은 타당했는지, 상층 의결단위 결정을 중심으로 산별노조 통합을 추진한 것은 적절했는지 등 쟁점에 대한 평가를 통해 앞으로 공공운수노조 건설의 올바른 방향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통합 산별 노조 건설에 대한 여러 입장이 개진되었다. 첫째, 통합 산별노조 건설을 재추진하자는 입장인데, 빠른 시일 내 통합 산별노조 출범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둘째, 통합 산별노조 건설을 실패로 규정하고 기업별노조로 회귀해 연맹을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물론 이같은 입장은 민주노조가 초기업단위의 연대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퇴행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밖에도 셋째, 산업노조 독자 생존론으로 산업노조가 연맹을 벗어나 민주노총에 직가입 하자는 입장과 넷째, 업종노조(소산별 노조)를 중심으로 재편하고 연맹을 업종노조의 연합체로 설계하는 입장도 있었다. 공공노조의 경우, 공공기관(전국단위 기업지부), 단위 기업지부, 초업종 지역지부 간의 조건과 입장의 차이로 인해 내부적 조직재편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통합 산별노조 건설이 불투명할 경우, 과도조직으로서의 공공노조 또한 존립의 위기에 처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공공노조는 산별교섭과 관련해서도 한축으로는 공공기관(전국네트워크 대사업장)의 대정부 교섭이 관건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교섭거부라는 장벽에 막혀 공동투쟁을 통한 돌파가 어려운 조건에 처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지부의 경우, 규모의 영세성과 집단교섭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업장 교섭에 대부분의 활동력이 투여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이명박 정권의 공공부문 선진화 계획에 맞서 공동투쟁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 지역지부의 경우, 조직화 과정에서부터 집단교섭을 염두에 두고 조직하거나 현장의 교섭역량을 키워내는 등 다각도로 과다한 교섭의 문제를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 차원의 논의를 거쳐 2010년 초, 공공노조, 운수노조, 공공운수 연맹 대의원대회를 통해 준비위 출범이 결의되었다. 꽤 오랜 시간 논의되고 지체되었던 통합 산별 계획이 한 단계 고비를 넘기고, 산별노조 운동의 현 단계 의미와 가치를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특히 준비위 결성이 합의된 조직발전 전망에 따른 것이었다기보다는 미봉책으로 추진되었다는 점, 여전히 공공부문과 운수부문이 통합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중적 합의가 부재하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의원대회에서도 치밀한 토론이 이루지지 않고 안건이 통과되었기 때문에 이후 준비위가 운영되는 과정에서 실천이 담보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상층에서는 지난한 논의과정에서 쌓여온 피로도가 있지만, 반면 지역-지부에서는 복잡한 체계에 대한 논의지형과 잠복된 쟁점을 다 소화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준비위는 이러한 주체적인 조건을 극복하고 공공부문의 통합 산별노조를 건설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워나가야 한다. 공공운수노조 건설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공노조와 운수노조, 연맹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난 몇 년간의 산별노조 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많은 한계가 있지만,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장을 넘은 연대를 강화하고, 미조직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해왔던 산별노조의 성과가 확대될 수 없다면 조직통합의 의미는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 노동자 운동의 과제 결론으로 공공부문 노동자 운동의 과제를 정리해보자. 첫째, 이명박 정권의 ‘공공기관 선진화’에 맞서, 조직력·투쟁력을 복원하고, 현장에서부터 투쟁전선을 구축하자. 지배계급과 보수언론의 악의적인 왜곡을 뛰어넘어 공공기관 선진화를 박살내기 위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이는 아래로부터, 현장과 지역을 복원하는 속에서만이 가능하다. 현장의 투쟁력 조직력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지침이나 선언이 아닌 현장, 지역 활동가들의 조직적 활동이 담보되어야 한다. 둘째, 공공기관 민주노조 운동을 재건하고, 대안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노조, 운수노조, 공공운수연맹의 위기는 한국노동운동의 위기라는 조건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민주노조의 계급대표성과 투쟁력을 복원하고, 노동자의 단결된 투쟁으로 전국적 투쟁전선을 구축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민주노조를 재건할 방안들을 토론하고 투쟁해야 한다. 특히 노동운동의 전반적인 수세적 상황에서 방어적 실리주의를 벗어나기 위한 공공부문 노동자운동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경제위기 시기, 지배계급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선제적 양보를 강요하고 악의적 마녀사냥을 전면화하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자운동은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마녀사냥의 부당성을 전면 폭로하고, 공공부문 노동자운동 스스로도 더 이상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대응을 넘어 대안적이고 공세적인 운동 지향을 밝혀 나아가야 한다. 셋째, 공공운수 노조 건설 준비위원회로 단결하고 ‘아래로부터’ 통합 산별노조 건설 추진을 모색하자. 준비위는 공공부문 노동자운동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할 조직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산별노조운동이 조직 형식에 집중해왔던 것을 반성적으로 평가하고, 운동의 내용을 만들어 발전적 전망과 이념을 구축해야 한다. 지난 공공운수부문 산별운동에 대한 평가와 발전방향, 공공운수노조 건설의 이행경로, 투쟁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토론을 강화하고 실질적으로 통합 산별노조를 건설해내기 위한 힘을 추동하자. 이 과정에서 산업노조의 성과를 유지 계승하고 미전환 노조와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를 위해 현장투쟁의 지역연대가 강화되어야 하는데, 지역조직 운동을 총연맹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전개해나갈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 시기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은 민주노조운동의 존립을 건 싸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4-5월 철도, 화물, 연금, 건설노조의 투쟁이 준비되고는 있으나 총자본의 공세에 맞선 공동투쟁을 만들기에는 힘에 부친다. 공공부문 노동운동은 민주노조 운동의 중요한 계기마다 중요한 대중적 투쟁들을 만들어 왔다. 이명박 정권의 기만적인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맞서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준비위를 중심으로 싸워나가야 할 때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선언 “누군가에게 밥은 삶의 기쁨이고 또 누군가에게 ‘밥’은 ‘서러움’입니다. 그녀들의 서러운 한 끼 밥 뒤에는 살인적인 저임금,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가 존재합니다.” 지난 3월 3일, 신촌에서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1차 거리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이후 4월 16일에는 여의도역에서 2차 캠페인을, 26일에는 서울대학병원 안에서 3차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은 한 끼의 밥조차 따뜻하게 챙겨먹을 수 없는 청소, 간병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폭로하고 이들의 박탈당한 권리를 알리는 대중 캠페인이다. 캠페인단은 언론기고, 거리선전, 영상제작, 증언대회를 통해 대중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캠페인은 지난 2009년 10월부터 공공노조의 전략조직화사업의 구상으로 시작되었다. 대학교에서 일하는 청소용역 노동자들에 대한 지역별 현장조직화 사업에 사회 단체들이 참여하여 캠페인단을 구성하였다. (캠페인단의 블로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blog.naver.com/babrose)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한 끼의 밥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여건에 처한 수많은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암담한 현실은 사회적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밥 한 끼의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 중 캠페인단이 우선 주목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청소, 간병노동자들이다. 이들의 노동현실을 살펴보자. 찬밥을 강요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유령 청소노동자: 살인적인 저임금과 고용불안 대학건물, 관공서 등 빌딩이라면 어디든 청소하는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1,600만 명이 조금 넘는 전체 임금노동자 중 청소노동자는 377,927명으로 2.3%를 차지한다. 이처럼 많은 숫자의 노동자들은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온종일 건물을 쓸고 닦고 광을 내지만, 이들의 존재는 가려져 있다. 단순히 ‘청소 아줌마’로 분류되는 이들은 81% 이상이 여성이고 , 이 중 41%가 60세 이상의 고령이다. 마치 유령처럼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는 이들. 그러므로 이들이 겪고 있는 극단적인 저임금과 비상식적인 노동환경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74.3만 원으로 법정 최저임금 787,930원에 못 미친다. 대부분이 임시직, 일용직으로 고용되어 있는 비정규직이다. 청소노동자 중 상용직은 28.8%, 임시직은 49.6%, 일용직은 21.6%다. 그러나 상용직이라 하더라도 계약기간이 존재하는 경우는 23.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계약기간을 설정한 계약직이던지, 아니면 계약기간을 설정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그만 두라면 그만 둬야하는 임시직이고 그 비율은 76. 4%에 달한다. 이처럼 극단적인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형태는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식사와 휴게공간으로 이어진다. 청소노동자들은 대부분 오전과 점심 하루 2회 1~2시간 휴게시간을 갖는데 이 시간조차 온전한 식사 및 휴식시간이 되지 못한다. 밥 먹는 시간도 ‘대기 상태’로 분류되어 ‘건물 청결’에 있어 도발 사고가 난다던가, 더러운 오물이 쏟아졌다던가 하면 어김없이 달려가야 하는 것이다. 휴게 및 식사시간은 비 근무시간이므로 임금계산에 산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업체에서는 근무와 관련된 조회나 교육을 휴게시간에 하거나, 이 시간대에 개인 업무를 보는 것이 적발될 경우 업무평가에 반영해 여름휴가비를 차등 지급하는 식으로 노동자들을 옥죄는 행위를 일삼아 왔다. 전체 청소용역노동자들 중 회사로부터 식비를 지급받는 노동자는 41.1%인 반면, 어떤 방식의 식사지원도 전혀 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43. 2%에 이른다. 식사비 지원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은 새벽부터 오후 4시까지 힘든 노동을 버티기 위해 하루 두 끼의 도시락을 직접 싸와야 한다. 용역업체가 식사비를 지원하더라도 점심 한 끼를 구내식당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식권 지원이거나 1인당 쌀 10킬로그램 제공이다. (이 정도면 매우 후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현금지원을 받고 있으나 금액이 불충분하여 노동자들이 추가 부담을 하여 쌀과 부식을 구입해 밥을 지어 먹는다. 휴게 시설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청소노동자들이 휴게, 수면, 식사를 할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우는 58%에 불과하고 별도시설은 아니나 간이시설을 만들어 휴게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장이 34.2%이며, 7.8%는 아예 별도의 휴게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고 있다. 휴게시설의 규모와 요건에 관한 표준화된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업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성신여대의 경우, 과학관에 휴게실을 만들었는데 남자화장실 변기 위에 판자만 깔아 놓았다. 심지어 배수구를 막지 않아 아무리 환기를 시켜도 악취가 가시지 않는다. 식대 역시 따로 지급되지 않아 도시락을 싸오지만 전자제품 사용마저 금하고 있어 대부분 찬밥으로 끼니를 때울 수 밖에 없다. 국이나 찌개라도 데워먹으려 하면 강의실에 냄새가 올라 간다고 다그치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찬 밥을 씹어 삼킬 수밖에 없다. 고려대학 병원의 경우, 휴게 공간이 너무 비좁아 창고로 사용하는 비트실(전기 설비나 각종 배관이 지나가는 장소)에서 잠시 몸을 쉬거나 식사를 해결했는데, 병원측에서 석면가루를 이유로 사용을 금지했다. 간병노동자: 비공식 노동, 특수고용 비정규직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간병 인력에 대한 전국규모의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집계는 없다. 다만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2005년 말 기준으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449개소를 통해 파악한 1일 활동 간병인수는 총 3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간병도우미, 노인복지시설에서 일하는 간병노동자, 대기 중인 간병노동자, 가사서비스의 일부로 취급되어 간병노동을 제공하는 간병노동자를 고려하면 훨씬 더 큰 규모의 간병 인력이 존재할 것이다. 간병인의 업무는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이지만 사적영역, 비공식 영역으로 취급되었다. 의료법을 비롯해 관련 법령 어디에도 간병에 대한 정의가 없으며 건강보험 수가에서도 제외되어 환자들의 개인 부담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노동부는 2001년 간병인을 ‘가사사용인’으로 분류했으며(2001년 행정해석), 특수고용에도 해당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008년 7월 1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됨에 따라 간병노동자 일부가 65세 이상의 등급판정을 받은 노인을 수발하는 ‘요양보호사’라는 공식 노동으로 전환되기도 하였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2010년부터 간병비를 비급여 항목으로 포함시키고 공동간병 제도를 활성화하여 2011년부터 간병 서비스를 급여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간병노동이 공식노동으로 전환되어 병원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병원 내 간병서비스를 비급여 대상에 포함시켜 사적 거래가 아닌 ‘병원을 통한 공식적 서비스’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보호자 없는 병원’사업이 시범시행중이다. 비공식 부문에 있던 간병을 공식화시킨다는 것은 간병인과 환자들에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추진 안은 건강보험 급여화보다는 민간의료보험을 통해 개인별 선택에 중점을 두고 있어 많은 우려와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일대일 간병의 경우, 간병 노동자는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류된다. 1일 24시간 또는 12시간제로 간병하고 있으며 임금은 24시간 간병시 5만원~7만원, 12시간 간병 시 3만원~3만 5천원으로 1일 8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시급 2,080~2,917원으로 2008년 최저임금(시급, 3,77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악한 저임금이다. 또한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아서 사회보험도 적용되지 않으며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을 비롯해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유료소개소 대부분은 알선료를 법정 한도액인 3만원을 초과하여 받거나 교육비나 가운비 항목으로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 간병노동자에게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식사시간이 없다. 환자의 식사를 보조하고 잠깐 짬을 내서 식사를 해야 하는데 이 역시 간병인에게 협조적인 환자를 만날 경우에만 허용된다. 물론 환자가 허락하더라도 병동의 간호사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야 가능한 일이다. 대학병원 중 간병인에게도 직원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경우가 있으나 식당까지 가는 시간과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부담스러운 간병 노동자는 환자 병실 근처 아무데서나 급하게 식사를 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간병인들은 일주일에 하루를 쉬며, 이 때 6일치의 밥을 한꺼번에 만들어와 냉동실에 얼려놓는다. 냉동밥은 배선실의 전자렌지에 해동하여 먹는데 환자의 상태가 안 좋은 상황에서는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기에 이 마저도 챙겨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로부터 잠시 떨어져 쉴 수 있는 간병인들의 공간은 병원 어디에도 없다. 간병노동자는 환자의 가장 세밀하고 필수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위계질서와 의료체계 속에서 가장 ‘비전문적인’ 인력으로 취급당한다. 업무의 정해진 매뉴얼과 규정이 없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는 어떠한 허드렛일도 요구할 수 있으며, 의사나 간호사의 지시와 판단에 의해서 업무의 범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언제나 ‘눈 밖에 나지 않게’ 촉각을 세워야 한다. 환자를 간병하는 노동자에게 위생과 생리적인 문제 해결은 매우 중요하다. 화장실과 세면실, 탈의실, 휴게실과 의자, 깨끗한 식수,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 간단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나 공터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병원은 간병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필수적 시설의 제공의무를 기피하고 있다.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간선언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이외에도 청소, 간병 노동자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제대로 먹고 쉬지 못하는 문제이다. 이들이 일하는 장소가 원청 사업장이기 때문에 식사와 휴게공간도 사업장 내에서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원청 사업주가 협조하지 않으면 용역회사 차원에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파견법에 의하면 사용사업주도 파견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시 일부조항에 대해서는 사용자로 간주된다. 파견법 21조에는 파견근로자에 대해 사용사업주의 사업내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종근로자와 비교하여 부당하게 차별적 처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되어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할 때도 사용사업주를 사용자로 간주하고 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직접 지휘명령을 하고 있고 자신의 사업장에서 노무제공이 이뤄지고 있으며, 제공된 노무로 인한 이익을 취하는 사용사업주가 노무제공 장소 및 지휘 명령과 관련된 사용자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용역의 경우 계약 외형상 지휘명령권한을 원청이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지휘명령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노무제공 장소가 자신의 사업장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최소한의 노동조건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청소용역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관련해서 원청 사업주는 자신의 사업장 내의 식당, 휴게 공간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원청이 청소노동자 1인당 일정면적의 휴게공간을 갖추도록 표준화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다. 3월부터 시작된 캠페인을 통해 화장실에 밥을 먹는 청소노동자의 현실이 이슈가 되자 몇몇 대학들은 청소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하여 휴게실을 개선하고 있다. 남자화장실을 휴게시설로 사용했던 성신여대에서는 건물에 새로운 휴게공간을 만들었고, 고려대 병원 역시 휴게실 확장공사를 진행 중이다. 고령의 여성노동자들이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먼지 날리는 찬 시멘트 바닥에 앉아야 하는 현실은 대중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가려져 있었던 노동자의 삶에 대한 공감과 지지의 목소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자칫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시혜와 동정을 호소하는 이벤트로 이해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들의 열악한 생활을 규정하는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고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 간병 노동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자신이 처해있는 사회 구조의 문제를 발언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을 선포하는 것에 있다. 이제 청소, 간병노동자들은 스스로 ‘유령’이 아닌 ‘인간’임을 선언하고, 자신이 수행하는 노동의 필요성과 가치를 사회적으로 알리는 운동의 주체로 일어서야 한다. 그리고 함께 힘을 모아 단결하고 연대할 때, 거대한 현실의 구조를 바꾸어 낼 수 있다는 노동자의 긍지를 인식하고 경험해나갈 것이다. 노동조합의 연대와 전략조직화 공공노조는 총연맹 미조직 특위와 함께 산하 정규직 사업장에 <청소·미화 노동자 식사 및 휴게실 현황 실태조사 요청서>를 배포하고 사업장 내 청소노동자의 현황(노동조건, 임금, 식사 및 휴게공간 등)을 파악하고 있다. 대중적인 캠페인과 함께 개별학교와 병원에서 원청 사용자에게 간접고용,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식권지급과 휴게 공간 확보를 요구하고 관련한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노조의 투쟁을 병행하고자 함이다. 공공노조는 <2010년 교섭방침 및 투쟁방침>에서 ‘따뜻한 밥 한 끼 의 권리’ 운동 요구안을 통과시켜 이를 전사업장에 요구안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각 노동현장에서조차 가려져 있었던 청소 노동자들의 존재를 정규직 노동조합이 인식하고 이들의 요구를 함께 제기함으로서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연대투쟁을 만들어가자는 의미이다. 각 노조마다 현안투쟁을 전개하고 단협을 성사시키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이 간접,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해 관심과 연대를 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흐름이 될 것이다. 한편 청소, 간병 노동자 등 광범위한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화하는 과정으로서 캠페인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청소노동자의 93.8%가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없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미화노동자는 4,849명으로 전체 청소노동자의 1.3%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청소노동자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노조나 다른 조직을 통해 제기할 수 있는 경로를 찾지 못한다. 또한 많은 노동자가 자신을 노동자라고 규정하지 않고 있다.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있으나 자신이 가입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62. 6%나 된다. 청소노동의 의미와 가치가 폄하되고 있는 현실에서 수많은 청소노동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토로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의 조직화 사업의 한 경로로서 캠페인 사업이 자리 매김 되어야 할 것이다. 5.29 청소노동자들의 행진, “여기 우리가 있다!” 캠페인단은 5월 29일, <“여기 우리가 있다!” 청소 노동자들의 빵과 장미 행진>을 조직하고 있다. 6월 최저임금 투쟁을 앞두고, 조직되어 있는 청소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수십만의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모으는 자리다. 가려져 있던 그녀들의 존재를 사회적으로 드러내고,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를 제기하는 힘찬 행진을 만들고자 한다. 사회진보연대는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다. 5월 29일 청소노동자의 행진을 조직하고 선전하는 흐름에 서울의 각 지역이 다양한 활동을 계획할 것을 제안한다. 5월 10일부터 예정되어 있는 <차별없는 서울 대행진> 동안 각 지역별로 실천을 계획해 볼 수 있다. 또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을 6월 최저임금 투쟁의 시기에 대중적으로 펼치면서 전체 노동자운동의 관심과 연대를 호소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고용확대 전략 지난 3월 고용률은 57.8%로 전년 동기대비 0.1% 포인트 하락했다. 2월 고용률이 56.6%로 전년 동기대비 0.4% 포인트 하락한 것에 비하면 나아졌지만, (계절요인을 감안했을 때 고용률은 각각 58.3%, 58.5%다) 2002년 고용률이 60%였고, 1997년 이전 고용률이 61%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고용위기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지난 4월 12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로 0.6%포인트 상향 조정할 만큼 경기회복 전망이 낙관적인 것에 비하면 고용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셈이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고용 없는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명박 정권은 “국가고용전략회의”를 통한 고용창출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명박 정권은 서민들의 낮은 경기회복 체감도를 높이고, 현재 회복추세인 경기상황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2010년부터 기조를 고용유지가 아니라 고용창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고용전략회의는 이처럼 일자리 창출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이를 집행하기 위한, 대통령이 직접 주관하고 관련 행정부처장을 소집하는 국가기구다. 국가고용전략회의는 고용률을 경제정책의 핵심지표로 삼아 이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방안들을 강구한다. 더 나아가 기획재정부는 고용정책의 대상을 실업자에서 취업애로계층(실업자 + 취업의사나 취업능력이 있는 사람 + 추가적인 취업희망자)으로 확대하여 실업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할 것을 공언하고 있다. 2010년 고용회복을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하락추세인 고용률을 역전시켜 0.1%포인트 높여야 하는데, 국가고용전략회의는 이를 위해 일자리 25만개를 창출할 방안을 제시한다. (민간부문 일자리가 급격히 늘어날 수는 없으므로) 희망근로프로젝트, 보금자리주택,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정부재정사업을 중심으로 고용여건을 보완하고,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지원센터와 민간고용중개기관의 역할을 확대하자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취업장려수당 인턴제 도입 등을 통해 근로의욕을 높이고, (상시)고용인원을 늘리는 중소기업에게는 세액을 공제하여 구인유인을 확대하고, 공공기관은 단시간근로자 고용을 가능케 하도록 하여 고용형태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편 국가고용전략회의는 중장기적 고용 회복을 위해 매년 0.1%포인트 고용률 상승, 10년 내 고용률 60% 달성을 정책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한국사회고용의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는데, 첫째, 경제의 고용창출력을 제고하기 위해 산업정책 및 재정 세제 지원제도를 고용 친화적으로 개편하고, 임금근로자의 90%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의 성장토대를 강화한다. 둘째, (고용창출 여지가 큰 의료 교육 등) 서비스 산업을 선진화하고, 사회서비스 등 유망서비스 산업의 시장형성을 촉진한다. 셋째, 인력수급 전망 및 (구인과 구직간의) 미스매치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인력양성 방안을 확대한다. 넷째, 유연근로제 단시간근로 등 근로형태를 다양화하고, 임금피크제 및 직무 성과급 확산 등 임금유연화를 추진하여 노동시장을 효율화한다는 계획을 제출하였다. 국가고용전략회의가 2010년 25만개 일자리 창출방안을 제안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를 비판했던 것은, 정부가 처음에는 경제성장률 5% 성장과 그에 따른 20만개 일자리 증대를 목표로 하다가, 고용률을 0.1% 포인트 높이겠다며 ‘25만 명 +α ’ 일자리 창출로 고용목표를 수정했기 때문이다. (국가고용전략회의 스스로 밝혔듯이) 이를 위해서는 정부재정지출로 공공부문에서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증대시키는 방안 밖에 없는데, 정작 일자리 관련 예산(고용창출, 고용유지, 고용촉진, 교육훈련 등)은 3조 3천억 원 가량 삭감되었다. 더구나 희망근로 등 재정일자리 사업을 조기에 시작해서 6월 이전에 집행을 완료하겠다고 한 점, 국가고용전략회의의 존재 자체가 이명박 정부의 고용의지를 상징한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지자체 선거를 앞둔 선거용 책략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단기적인 정부재정지출에 의존하는 일자리 창출방안은 그 자체로 임시적인 조치일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감세와 대규모 국책사업 등 재정 제약 상황에 종속된 한계적인 방안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3월부터 6월까지는 희망근로, 6월부터 11월까지는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 9월부터 12월까지는 주민공동체 사업 등 몇 개월 단위로 재원에 따라 일자리가 바뀌는 형태로 계획이 수립되었다. 하지만 지난 2월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유연근무제 확산방안이 발표되고,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2010 고용회복 프로젝트」에 따라 일자리 창출 관련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고용전략회의가 단지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 기구만은 아니다. 말 그대로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시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용전략을 구상하고 이를 집행하는 기구인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저임금 노동의 정당화와 파견노동의 확산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것이 정부가 임금노동자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고용을 더욱 늘리겠다고 한 점이다. 여기에는 ‘청년 실업자가 31만 명인데 중소기업 인력부족은 16만 명’과 같은 노동시장 수급불균형문제를 해결하면 고용문제가 일정정도 해소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따라서 구인 구직을 전국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망과 같은 기본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용중개기관에 대한 민간위탁을 확대하여 구인과 구직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 기준(사업주 제시임금이 평균임금보다 낮고, 2주 동안 모집인원의 3배수 이상이 알선했던 일자리)을 완화하여 모집기간 1주, 150만 원 이하의 일자리는 무조건 중개가 가능하게 하였다. 또 공공―민간 고용중개기관 사이에 전산네트워크 등을 구축하는 비용을 지원하고, DB에 등록된 구직자를 DB에 등록된 일자리에 취업시켰을 때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교육훈련까지 일관하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으로 고용중개기관 민간위탁을 확대하도록 하였다. 또한 (장기실업자의 신규고용촉진장려금 지원 대상 요건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하긴 하였지만) 취업애로계층이 이 시스템을 통해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 취업장려수당(1개월 경과 시 30만원, 6개월 경과 시 50만원, 12개월 경과 시 100만원)을 1년간 본인에게 지원하고, 중소기업 청년인턴 사업을 3만 명으로 확대하는 등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방안과 상시고용인원을 전년도보다 증가시킨 중소기업에 대하여 1인당 300만원의 세액을 공제하는 식으로 구인유인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였다. 고용알선업무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안정적인 내부노동시장과 부족한 외부노동시장, 즉 (움직이지 않는 경직된) 비경제활동인구를 노동시장으로 유인할 때 그나마 효과가 있다.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는 국면에서 임시 일용직을 확대할 때 고용확대의 의미가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취업애로계층의 대다수는 (경제위기로 인해 고용의 불안전성이 높아지는 이유로 인해)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는 노동자고, 이들을 상대로 하는 취업알선이 전문화되고 확대된다고 한들 고용상태가 개선될 리가 없다. 더구나 중소기업 ‘빈 일자리’가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일자리라는 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의도가 다른 곳에 있는 것이다. 고용지원서비스를 민간위탁하는 것은 직업소개와 직업훈련도 연계하고, 정부재정지원과 함께 전문화 대형화를 유도하여 직업소개업의 사적이윤을 보장해준다는 문제점 말고도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오늘날 직업소개소들이 음으로 양으로 파견 용역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많은 직업소개소들이 알선하는 업종과 영역이 세분화되어 있고, 실제로 구직을 필요로 하는 중소 제조업의 구인 구직 정보를 불법파견 하도급 업체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용지원서비스를 민간위탁해서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파견 허용 문제를 우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 제조업 파견 허용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최근 노동부와 각종 국책연구소들에서 제조업 파견의 필요성을 흘리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방안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직접적인 효과보다는 저임금 일자리를 일반화함과 동시에 파견 용역 업무의 확대를 꾀하면서, 저임금에 노동3권을 보장하지 않아도 되는 일자리를 확산하는 방책에 불과하다. 단시간근로 일자리와 변형근로제의 확산 고용유지가 아니라 고용창출을 위한 핵심적 방안으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단시간근로와 유연근로와 같은 근로형태의 다양화다. 2009년 12월, 진동섭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상황 등을 봐선 정규직 풀타임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유연근무제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정책 구체화를 위해 부처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 바 있다. 물론 그 자리에서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비춰 우리나라의 단시간 근무 비중은 매우 낮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방안은 2차 국가고용전략회의 때 “유연근무제 확산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소수가 장시간 근로하는 관행(획일적인 전일제 중심의 고용관행)으로 인해 유연근무확대에 한계가 있고, 그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제기배경 중 하나다. 더구나 이와 같은 관행은 여성의 취업률을 급감시키기 때문에 여성의 낮은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단시간근로와 같은 유연근무제의 도입이 유용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당연히 전체 고용률을 제고하는 데 빠른 길이기도 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 먼저 유연근무제를 실시할 수 있는 선도모델을 발굴 확산해야 한다는 점을 국가고용전략회의는 강조하고 있다. 단시간(시간제) 근무 형태를 확대하기 위해 직무를 공유하고, 전일제에서 시간제 근무로 전환할 것을 독려하며, 시간제 근무인력 충원을 꾀하고 있다. 심지어는 공공기관 인력수급의 핵심인 정원관리 방식마저 인원수 외에 총 근로시간으로도 관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노동부 콜센터, (시간 연장) 보육시설처럼 업무분할이 가능한 직무에서에서 신규 고용을 할 때 단시간 근로자를 채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민간부문에서도 단시간 근로가 확산될 수 있도록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웠다. 의료기관, 유통 서비스업과 같은 업종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상용직으로 단시간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늘어나는 고용인원에 대해 (40만원 한도 내에서 신규 단시간 근로자 임금의 50%를 1년간 지원하는 등) 소요비용 일부를 지원하겠다고 한다. 더 나아가 ‘민간부문 확산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 가정 양립형 단시간 근로 모델을 확산하는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도확산 특별팀을 구성하였다. 지자체, 경제인단체, 기업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이를 운영하면서, 단시간 근로 적합 직종을 발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과 보건 의료 등 여성노동자들이 많고, 업무집중으로 인해 노동력 공급이 탄력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업종에서 단시간 근로자를 채용하고 확산할 수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많은 정책조언자들이 단시간근로를 확산하는 데 있어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보호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고용창출방안에는 이를 강구하는 것도 포함되었다. 단시간근로자 차별시정 등 근로조건을 보호하고, 단시간근로자 사회보험가입 요건을 월 60시간 이상으로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세운 것이다. 또한 유연근로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2010년 내에 이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주요한 내용은 첫째, 정부지원 및 규제제도에 있어 상시근로자수 산정기준을 고용시간을 고려한 종업원 수(예컨대 20시간 이하 노동자는 0.5명)로 개선하는 것, 둘째,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현행 3개월에서 6개월 내지는 1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등이 있다. 즉 변형근로제의 확대도입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단시간 근로와 같은 유연한 근로형태가 (통계수치로서의) 고용률을 개선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이것이 실제 노동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이다. 첫째, 무엇보다도 시간당 임금이 현격히 낮은 상황에서 단시간 근로 노동자가, 해당 가구가 충분한 소득을 얻을 리 없다. 단시간 노동자와 장시간 노동자의 공존 속에서 노동자들은 부족한 소득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노동시간을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고, 이는 또다시 시간급을 낮추는 파괴적인 경쟁양상으로 이어진다. 시간급은 낮아지고 노동자들은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문제는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동시간의 신축화, 유연근로는 무엇보다도 노동자의 집단성, 노동조합으로의 단결가능성을 해친다. 출퇴근 시간이 각각 개별 노동자들마다 다르고, 노동자들의 사적인 일상이 일―가정(여가/취업준비)을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으로 채워지는 사이, 노동조합의 존재는 잊히기 마련이다. 노동조합이 형해화되고, 노동권을 유지하고 쟁취하기 위한 기구이자 민주주의의 공간으로서, 공동체로서의 노동조합의 위상은 더더욱 하락하게 된다. 반면 단시간 근로는 일체의 빈틈의 노동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주는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어 더 많은 이윤을 얻게 된다. 단시간 근로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집단은 오로지 사용자인 자본가들뿐이다. 노조탄압은 유연안정성의 전제 국가고용전략회의가 내세운 방안들은 과거 노무현 정권 아래에서도 여러 정책 자문 집단들이 네덜란드 모델이라느니, 덴마크 모델이라느니 하며 논의해왔던 것이기도 하다. 저성장시대 유연안정성의 제고만이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주장으로 말이다. 이 같은 유연안정성 확립의 전제가 무엇인지를 국가고용전략회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자. 국가고용전략회의는 일자리가 확대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고용구조의 이중구조를 지목하고 있다. 고용구조의 이중구조란 대공장 정규직 근로자가 단체협약에 의해 과보호되고 있는 반면, 하청 중소기업 근로자는 어떠한 보호도 없어 노동조건이 점점 더 열악해져, (근로빈곤층이 양산될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여 노동시장이 구조적으로 왜곡된다는 주장이다. 즉 노동자들이 풀타임의 정규직 일자리를 선호하지, 단시간 근로와 같은 유연한 형태의 일자리를 외면한다는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이 아니라) 이것이 지금 현재 고용률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국가고용전략회의는 2009년 일자리 나누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고용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일자리 나누기를 유도했는데 기업들이 (그리고 노동조합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근무형태 다양화’보다는 ‘임금조정형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본래의 목적이 퇴색했다는 주장이다. 물론 2009년 상당수 노동조합들이 임금조정형태를 선호했던 것은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존재가 ‘근무형태를 다양화’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인 것은 사실이다.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최소의 목적이 일자리를 지키고 노동자의 임금을 방어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입장에서, 불황기 저성장시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일자리 창출(정확히는 통계상의 고용률 제고)은 필수적인데, 대공장 노동조합의 존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와 고용안정도의 차이는 (불안전한 일자리 확산을 통한) 고용확대의 걸림돌이자 시정대상일 수밖에 없다. 현 정권이 공공부문을 필두로 단체협약을 해지해가면서 대기업 노동조합 탄압에 전례 없이 집중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노동시장의 구조적 왜곡을 시정하는 것은 중장기적 계획이다. 이렇게 보면 이명박 정권은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순치하는 것을 중장기적 대응방안으로 간주하고 있는 셈이다. 좀 더 정확히 규정하자. 국가가 단기근로를 확산시키는 데 있어 제도적 장벽으로 지목한 것은 일상적인 해고가 어렵다는 것이고, 이는 강한 노동조합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대기업 노조 뿐만 아니라 화물연대나 건설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이 처럼 강한 노동조합이 불안전한 일자리 확산의 최대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일자리 창출 방안이 기만적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