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노동조합에 더 많은 이주노동자 참여를 “사람이 사람이 아니예요. 너무 심해요. 우리가 동물이예요?” “이렇게 설날까지 와서 잡아가면 누가 맘놓고 쉬어요?” “우리는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왜 범죄자처럼 대해요?” - 설날 연휴 동대문 식당 단속 후 이주노동자들의 호소 이주민 현황 2009년 말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이주민 총 숫자는 1,168,477명으로 2008년 대비 0.8% 증가했다. 방문취업제 동포 306,283명을 포함하여 등록 이주노동자는 565,898명,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177,955명, 결혼이주민은 125,087명, 유학생은 80,985명으로 나타났다. <표1> 이주민 연도별 증감현황 (단위: 명) <표2> 국적별 및 체류자격별 이주민 현황 (2009년 12월말 현재, 단위: 명) <표3> 미등록 이주민 연도별 증감현황 (단위: 명) (표 생략. 첨부파일 참조) 위 자료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첫째,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유입 이주민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고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이주민 본국의 경제가 더욱 어려워서 계속적인 이주 압력이 존재한다는 것과 국내 중소영세 업체들의 인력난이 여전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둘째, 전체 117만여 명의 이주민 가운데 절대 다수인 74만여 명이 이주노동자이고 그 숫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주민 정책에서 이주노동자 정책이 중심에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셋째, 미등록 이주민 숫자가 노무현 정부 당시 23만 명에 육박했는데 현재 17만 8천 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2008년에 30,576명, 2009년에 29,043명을 강제출국시키는 등 강도 높은 단속추방 정책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정책전환이 없는 이상 이 문제는 계속 부각될 것이다. 이주노동자 정책 전망과 과제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공세에 대한 대응 경제위기 상황이 근본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올해에도 노동자들의 임금과 일자리,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경기 부양의 효과는 미미하고 실업률과 실업자 숫자는 최대에 달하고 있으며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가 늘어간다. 또한 노사관계 선진화와 노동유연화는 최소한의 안정성도 보장하지 않고 노동자를 쥐어짜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 생활수준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그 속에서 이주노동자의 상황 역시 악화될 것이다. 특히 노동자 사이의 분열을 확대시키기 위해서 정부와 자본은 이주노동자를 내국인 일자리 위협 집단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악선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작년에도 정부는 내국인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이주노동자 유입 쿼터를 3분의 1로 줄인 바 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를 내보낸 자리에 내국인을 고용하면 일시금 120만 원을 지급한다는 정책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이미 실패했다. 쿼터는 이미 작년 상반기에 소진되어 현장에서는 인력난으로 아우성이었고, 내국인 대체 일시금을 신청한 사업장이 있다는 소식도 없었다. 더욱이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5인 이상 사업체의 생산인력 부족률은 2008년 현재 2.71%이고 30인 이하 사업장은 4.02%로 2000년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올해 유입 쿼터는 작년보다는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정부는 건설현장 중국 동포 이주노동자들을 규제하기 위해 작년에 ‘건설업종 취업등록제’를 실시하여 취업 인정 증명서가 없는 이주노동자들을 퇴출시키려 하고 있다.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이들 가운데 5만여 명을 제조업이나 농축산업으로 돌리거나 강제출국시키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도 불을 보듯 뻔하고 이미 외국인력 없이 돌아가지 않는 건설현장이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인력부족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그리고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하여, 이주노동자 임금 부담이 크다며 최저임금제를 개악해서 이주노동자 임금을 삭감하려는 기도나, 숙식비 등을 월급에서 공제하려는 시도도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이주노동자운동 진영은 이러한 공세에 대해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며 정부와 자본의 논리를 비판하고 연대를 확장해야 할 것이다. 이주민에 대한 범죄자화 비판 청와대의 지시로 작년 10월부터 대검찰청은 법무부, 경찰청, 관세청, 국가정보원, 금융정보분석원 등으로 구성된 ‘외국인조직범죄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 산하에는 9개 지역본부도 있어서 일상적인 정보수집과 전담수사를 한다. 그러나 수사본부 설치 당시에는 외국인 조직폭력배 수십 개가 암약하고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지금까지 이렇다 할 보고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이주민 전체, 특히 미등록 이주민들이 마치 범죄자 집단인 것 같은 인식을 퍼뜨린 효과만이 전부인 듯하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 2월 15일 설날 연휴에 동대문의 한 네팔 식당에서 발생한 사건은 이러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경기도경찰청이 주도하고 인천공항출입국이 협조한 이 단속에서 경찰은 ‘불법도박, 폭력행위’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다는 빌미로 영장을 받아왔다. 그러나 현장에는 설날 모임을 하려던 사람들이 있었을 뿐이었다. 범죄행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출입국은 식당 내 모든 이들을 못 움직이게 하고 심지어 전화도 쓰지 못하게 하면서 신분증 검사를 해서 미록 이주민 10명을 단속했다. 경찰 스스로도 장소를 잘못짚었다고 나중에 시인할 정도로 엉뚱한 수색이었지만 이를 사과하기는커녕 비자가 없다는 이유로 범죄자처럼 이들을 체포하여 출입국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켜져야 할 절차와 규정이 무시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런 식이라면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을 빌미삼아 언제 어디라도 출동해서 미등록 이주민을 단속하게 될 것이다. 이주민 숫자의 증가에 따라 범죄가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이주민의 범죄를 따로 전담하는 기구까지 설치한다는 것은 인종차별적인 행위이다. 오히려 사회적인 차별과 냉대, 이주노동자에 대한 억압과 공정한 정책의 부재를 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공포분위기만 잔뜩 조성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이주노동자운동은 인종차별적인 범죄자화에 맞서 진보적이고 양심적인 사회세력과 연대하여 비열하고 야만적인 행위들을 폭로하고 규탄하는 행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지속적인 강제 단속추방 대응 이명박 정부 2년 동안 6만여 명을 강제추방해서 미등록 이주민을 17만 명 수준으로 줄였고 이러한 기조는 변화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이미 2008년에 발표한 외국인정책 5개년 계획에서 미등록 이주민을 향후 5년 내에 체류 외국인의 1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이래 지속적인 집중단속으로 현실화되었다(이러한 목표치는 주로 OECD 국가들에서 이정도 선에서 미등록 이주민을 관리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주민들의 숫자가 늘어나면 당연히 미등록 이주민 숫자도 늘어나기 때문에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많은 숫자를 계속 잡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비용과 갈등을 수반하는 이러한 강제단속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현장에서의 인권침해와 폭력은 근절될 수 없다. 더욱이 올해에는 건설업종 취업등록제로 인해 정부가 대대적으로 건설현장 단속을 예고하고 있어서 상반기에 이 문제가 또다시 커다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건설현장 이주노동자 쿼터를 절반 정도로 줄였는데 중국 동포 노동자들이 제조업이나 다른 분야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쫓고 쫓기는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건설이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동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기존의 집중단속도 계속될 것이므로 이래저래 1년 내내 강제단속과의 싸움이 이어질 것이다. 이주노동자운동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강제단속을 고발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출입국관리법 개악에 대한 대응 법무부가 추진 중인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데 매우 개악된 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2012년부터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지문정보와 얼굴정보를 채취한다. 외국인 관리와 범죄 수사에 효율적이라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이미 노무현 정부 당시 도입하려 했다가 인권침해 논란에 부딪혀 철회되었던 사안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공안 정책의 강화와 더불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전체 외국인들을 잠재적으로 범죄자로 보는 것이고, 특히 그 중에서도 아시아 출신 외국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또 다른 내용은 기존의 불법적 단속 관행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단속과 구금, 추방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해 이주민 인권운동 진영에서는 지속적으로 비구금화를 요구하였고 영장주의를 도입할 것을 촉구해 왔지만 법무부는 이를 도입하기는커녕 오히려 공장이나 주택, 이주민 거주 시설에 대한 무단진입을 합법화하고 있다. 또한 길거리에서도 별다른 절차 없이 아무나 정지시켜 신분검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인권침해 조항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이러한 반인권적인 출입국관리법 개악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 대응해야 할 것이다. 개정된 고용허가제의 문제점 비판과 대안 촉구 작년 하반기에 고용허가제법이 개정되었지만 개정 내용의 대부분이 사업주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서 문제가 많다. 첫째, 사업장 변경 문제이다. 개정된 법에서는 다음의 경우에 예외적으로 사업장 변경을 허용한다. ①사용자가 정당한 사유로 근로계약기간 중 근로계약을 해지하려고 하거나 근로계약이 만료된 후 갱신을 거절하려는 경우. ②휴업, 폐업, 그 밖에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③(기업의) 고용허가가 취소되거나 고용이 제한된 경우. ④사업장의 근로조건이 근로계약조건과 상이한 경우, 근로조건 위반 등 사용자의 부당한 처우 등으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⑤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이 가운데 사업장 변경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②항뿐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즉 회사가 쉬거나 문을 닫거나 이주노동자의 책임이 아닌 경우 사업장 변경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④항에서 규정하는 것도 사실은 이주노동자의 책임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임금체불이나 휴식시간 미부여, 폭행이나 성희롱 등은 이주노동자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②항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는 ④항의 ‘근로조건 위반’에도 해당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고용지원센터의 해석에 따라 어느 조항에 해당되는지 결정되는 것인가? 최근 들리는 얘기로는 노동부에서도 두 조항이 중복될 수 있다고 보고 노동관계법 위반은 ④항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사업장 변경 횟수에 포함되게 되는데, 이는 이주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많다. 둘째, 재고용 문제다. 전에는 3년이 끝나기 전에 고용주가 재고용을 신청하면 1개월 출국하여 본국에 다녀온 후 3년을 더 일할 수 있었다. 개정된 법에서는 출국 없이 2년을 더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즉 3년을 일해도 본국에 갔다 올 수도 없고 또 더 일할 수 있는 기간도 2년으로 줄어든 것이다. 셋째, 근로계약 기간을 3년 이하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1년 이하에서 계약을 맺었는데, 이제는 3년 이하가 됨으로써 고용주들 마음대로 계약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이주노동자의 선택권이 줄어든 것이다. 넷째, 사업장 변경 시 구직기간을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한 것이다. 1개월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이는 부족하다. 3개월 안에 직장을 다시 못 구하면 출국하거나 미등록 체류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법은 개정되었지만 그에 따른 현장의 문제 발생 여지는 크다. 우리는 이에 대해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대응하면서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근본적 대안을 촉구하는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조직화 노동조합 조직화 상황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이주노동자의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과 노동과 삶의 영역에서 권리 실현을 추구하는 운동으로서 이주노동자운동은 아직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70만 이주노동자 가운데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숫자나 이주노동자 활동가들 역시 많지 않다. 오래된 미등록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은 단속으로 인한 강제추방에 시달려 왔고, 새로운 고용허가제 노동자들은 아직 활동가로 본격적으로 단련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서도 조금씩 노동조합 조직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일찍부터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을 표방해 온 서울경인 이주노조나 대구 성서공단 노조를 제외하고 비교적 최근에 조직된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속노조나 일반노조의 사례는 단위 현장에서 내국인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고자 할 때 이주노동자를 제외하고는 파업의 효과나 교섭력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조직화를 시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내국인들은 이주노동자들과 소통의 기회를 가지고 연대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되었고 이주노동자 역시 노동조합이 고용안정과 노동조건 향상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위 사례 외에도 공공노조 시설환경 쪽에도 중국 동포 이주노동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민주노총은 ①이주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이주노동권 담당자 회의 강화, ②조직 내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변화 사업(조합원용 교육자료 제작 등), ③이주활동가 양성 사업(이주활동가 학교 등), ④송출국 노총과의 연대를 통한 지원 사업(활동가 파견, 입국 전 사전 교육 등), ⑤이주노동자를 위한 교육자료 제작 등의 사업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외에도 지역별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강화, 지역별 연대 확장 등 연대활동을 확대 강화하려는 노력도 계획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경우 이주노동자 조직화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계획을 세우고 있다. ①신규 사업장 조직 시 이주노동자의 비율이 높고 계급적 연대를 위해 이주노동자 조직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본방향은 ‘1사 1조직’ 사업에 이주노동자도 포함되도록 한다. ②이주노동자 조직사업지원을 위한 지원태세(예산, 통역)를 구축한다. ③이주노동자 조직화의 필요성을 위한 간부대상 교안과 이주조합원을 위한 교안을 제작한다. 이러한 노력은 과거보다 훨씬 진일보한 내용이고 특히 금속노조의 경우 사업계획과 이에 대한 예산 배정을 거의 처음으로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러한 흐름이 성과로 이어지고 그 성과에 기반하여 더욱 확대되면 내국인과 이주노동자가 연대하는 노조가 점점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주노조 서울경인 이주노조는 2005년 설립 이래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신분에 관계없이 전체 이주노동자를 위해 이주노동자 스스로 활동하는 노조지만 아직 설립신고를 못하고 있고 관련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또한 그동안 미등록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에 대한 표적단속과 이에 대한 대응투쟁을 지속해 오면서 노동조합 규모의 확대나 저변 확장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의 독자적인 노동조합으로서 일상적인 권익 옹호 활동, 국내 국제 연대활동, 노동운동 내에서의 인식 제고 등 전체 이주노동자를 대변하여 활발한 활동을 해 왔다. 특히 올해에는 더 많은 조합원 확대, 조합원과 활동가 교육에 중점을 두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과 협력을 강화하여 노동조합 조직화 흐름이 노동운동 내에서 더욱 커지도록 해야 하는 과제 또한 안고 있다. 이러한 과제는 이주노조뿐만 아니라 진보적인 사회운동, 노동운동 전체의 몫이기도 하다. 더 많은 노동조합에 더 많은 이주노동자 참여를 경제위기로 인해 전 세계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은 나쁘다. 북반구의 각국은 이주노동자를 규제하거나 쫓아내기 위한 조치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고 있다. 구조조정이나 해고의 1차 대상도 이주노동자가 된다. 이주노동자가 유입되는 아시아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국내 경제가 어려우면 가장 취약한 계층이 타격을 먼저 받듯이 세계 경제가 어려우면 가난한 나라들이 제일 큰 고통을 겪는다. 이주노동자들을 보내는 본국의 상황들이 그러하다. 일자리와 생계의 막막함은 고난을 겪더라도 이주의 길을 선택하게 만든다. 인간의 존엄이 더욱 침해당하는 시기에 이주노동자들의 비빌 언덕이 되고 발언의 통로가 되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 사회의 노동운동일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이 노동자를 조직하고 저항의 보루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 사회의 노동조합, 민주노총의 노동조합들이 이주노동자들에게 더 손을 내밀고 동등한 주체로서 연대하기를 요구한다. 2010년을 더 많은 노동조합에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참여하는 해로 만들어 나가자.
노동조합 개혁을 위한 동맹이 필요하다 김영훈 신임 집행부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공무원노조, 전교조, 철도노조에 대한 정권의 탄압이 더욱 드세고 금호타이어, 한진중공업에서는 대규모 정리해고가 시작되었다. 개악 노조법을 근거로 자본은 벌써부터 현장에서 단협 개악을 획책하고 있다. 총연맹 집행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가 한국 노동자운동의 처지다. 이제 모든 노조와 정파들이 총연맹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투쟁해야 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반복되는 선거 결과와 공허한 혁신론 그런데 정권과 자본에 맞선 투쟁과 더불어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또 있다. 바로 노동조합운동 혁신이다. 6기 임원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내외적인 혁신 요구가 많았다. 5기 지도부의 성폭력 사건과 이명박 정권과의 투쟁에서 바닥을 드러낸 총연맹의 지도력을 보면서 많은 활동가들이 이대로 총연맹을 두었다가는 정권과 자본에 맞선 싸움 이전에 민주노조 운동이 서서 말라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정작 선거에서 혁신의 모멘텀은 보기 힘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기권(무효)표가 많았고, 투표율이 낮았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 간 민주노총 운동을 책임졌던 세력이 예전과 비슷한 득표율로 다시 당선되었다. 정파적 이해를 감춘 통합후보론은 논점을 흐렸고, 총연맹 혁신과 관련한 실제 쟁점들은 제대로 제기조차 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선거 자체만 놓고 보면, 정파적 선호가 분명한 대의원 간접 선거라는 한계, 기존 집행부 세력 교체를 내세운 선본에 대한 신뢰 부족,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혁신안들, 총연맹 자체에 대한 낮은 기대 수준 등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구도가 비단 이 번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10년이 넘게 매번 선거 때마다 비슷한 패턴의 투표, 선거운동, 정파 공조가 반복되었고, 결과 역시 비슷했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선거 기획’만으로 진정성 있는 혁신 논의와 지도력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혁신과 투쟁을 내세운 지도부가 세워진 것은 특수한 정세 속에서만 가능했다. 선거결과는 민주노조 운동 내 뿌리를 밖은 사회적 합의주의, 실리주의 노선의 힘을 보여주며, 반대로 혁신을 주장하는 민주적 계급적 운동 진영의 대중적 허약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민주노조 운동의 올바른 지도력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토대가 필요하다. 노동조합 개혁을 위한 동맹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선거가 끝나고 6기 집행부가 출범한 지금, 이제 민주노조 운동의 올바른 지도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대적인 노동조합 개혁 운동이다. 정권과 자본을 대상으로 한 운동만이 아니라 노동조합 자체를 대상으로 한 운동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의 운동이 역동성을 잃어버리는 것에 비례하여 총연맹에 새로운 지도력을 만들어 낼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우리에게는 민주노조 운동의 새로운 지도력을 만들어 낼 자원이 필요하다. 노동조합은 자본에 맞서는 사회운동 조직임과 동시에 기본적으로 사용자와 임금, 노동조건을 교섭하는 제도적 기구이다. 이러한 이중성 때문에 노동조합은 운동의 주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용노조를 민주화하기 위한 1980년대 남한 민주노조운동, 기존 노조들의 정파적 분열과 권위적 현장 통제를 변화시키기 위해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진행된 이탈리아 공장 평의회 운동이 예이다. 상층 관료 중심으로 정치권 로비에만 매몰된 노조운동을 개혁하기 위한 1990년대 중반의 미국 국제서비스노조의 조직화 운동, 그리고 가장 최근 내부의 신자유주의 개혁 노선을 뿌리 뽑고 노동조합 운동을 사회주의 이행을 위한 중추적 기관으로 재정립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부터 남아공노총이 벌인 정풍 운동도 대표적 예라 할 것이다. 노조 개혁 운동은 기존 노조 운동의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지도력도 형성했다. 어용 노조 개혁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전노협의 지도력에 대해서는 굳이 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이탈리아 평의회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트렌틴 지도부, 미국 서비스노조 조직화 운동에서 만들어진 스턴 지도부와 승리를 위한 변화 노조 역시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지도력이다. 물론 남한 노동자운동에서 민주노총 건설 이후 노동조합 개혁과 관련한 흐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업별 노조 극복을 위한 산별노조 건설 운동, 총연맹 강화와 노조 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총연맹 직선제 규약 개정 운동, 민주노조의 계급 대표성 재구축을 위한 전략조직화사업 등 여러 수준에서 노조 개혁 운동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 운동들은 현재 정체되었거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 노조 모델에 대한 몰정세적 맹신, 조합원들의 상태와 동떨어진 상층 지도부만의 의지, 진정성이 빠진 채 당위적으로만 추진된 사업 방향 등 여러 원인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평가들 속에 빠진 한 가지 핵심 문제가 있다. 노동조합 변화를 이끌어 낼 자원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기계를 만들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설계도만이 아니라 기계를 만들 재료와 움직일 동력원이 있어야 하듯이 말이다. 지금까지 노동조합 개혁을 위한 운동들은 그럴싸한 모델을 제시하는 것에 비해 정작 그 운동을 시작하고 확대하기 위한 자원을 만드는 것에는 지나치게 소홀했다. 이러한 평가는 이번 총연맹 임원 선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지난 10년 간 집행부를 비판하며 새로운 혁신의 지도력을 주장한 세력은 정작 그 혁신에 필요한 동력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프로그램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개혁을 위한 최초의 동력은 우선 노동조합 운동의 변화를 바라는 세력들의 동맹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 존재하는 활동가 자원도 하나의 운동으로 모아내지 못하면서 ‘아래로부터, 대중으로부터’를 반복적으로 되뇌는 것은 불필요한 수사에 불과하다. 소금물에서 소금 결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크기 이상의 씨앗이 있어야 하듯이, 아래로부터의 혁신 운동이 있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활동가 운동이 있어야 한다. 현재 노동조합 운동 내 상황에서 최소 규모 이상의 씨앗을 특정 정파 혼자서 만들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남한 노동조합 개혁을 위한 운동은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초(超)정파적 운동(반(反)정파 운동이 아니다.)과 다양한 사회운동 활동가들의 동맹을 필요로 한다. 현재의 실리주의적 노동조합을 바꾸어 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고 정파의 경계를 넘어 활동가들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권, 평화, 여성 운동 등 다양한 사회운동의 자원들도 노동조합 개혁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노동조합은 남한에서 진보를 만들어 온 여러 사회운동의 자원을 받아들이기 위해 공장 밖으로 나가야 하고, 여러 사회운동 진영은 남한 민중운동의 가장 큰 기반인 노동조합을 사회운동 기관으로 바꾸어 내기 위해 노동조합으로 향해야 한다. 1970년대 이탈리아 평의회 운동은 청년들의 68혁명으로 분출한 자원을 초정파적 노조 개혁 운동으로 받아들였고, 1980년대 남한 민주노조 운동은 민주화 운동의 힘을 노조 민주화 운동의 동맹으로 삼았다. 1990년대 미국 서비스노조의 개혁 운동은 지역의 인종차별철폐운동, 여성운동, 소비자운동과 함께 조직화 동력을 만들었고, 2000년대 남아공노총의 개혁운동은 신자유주의 개혁에 반발하는 전선 내 모든 세력의 힘을 모았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2010년 노동조합 사수 투쟁을 노동조합 개혁 운동의 계기로 만들어 가자 이명박 정권의 거센 노조 탄압은 노동조합 운동을 뿌리 채 흔들고 있다.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공공부문 선진화 저지 투쟁, 조합원 자격 등을 문제 삼아 진행되고 있는 전교조, 공무원노조, 철도노조에 대한 탄압은 민주노조에게 사회운동을 포기하라는 정권의 메시지다. 열악한 노조 운동 조건 속에서 투쟁으로 쟁취한 노동조합 간부 숫자를 줄이고 나아가 사회운동 참여를 가로막으며, 초기업적 교섭과 복수노조를 원천봉쇄하는 개악 노조법은 노동조합 운동을 법적으로 사회운동으로부터 분리시키겠다는 정권의 강력한 의도를 담고 있다. 정권의 탄압 강도를 볼 때, 적당히 소극적 대응으로 위기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1979년 대처 정부가 추진한 노조 탄압과 노조법 개악을 노동당의 정권 재탈환과 일부 조항의 변경만으로 극복하려 했던 영국 노동운동이 결국 사회운동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노조 자체의 유지에도 실패했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반대로 산별노조 불법화, 3자 개입 금지, 노조설립제한 등을 내용으로 한 1980년대 신군부의 개악 노동법을 민주노조의 연대 투쟁, 반독재 선봉 투쟁으로 극복하며 성장한 전노협 운동의 경험 다시 떠올려야 한다. 우리는 이미 노조 탄압을 운동으로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10년 노조의 사회운동을 강화하기 위한 노동조합 개혁 운동은 정권의 노조 탄압에 맞서는 남한 노동자운동의 해법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하는 노동조합은 실리주의에 빠져 있는 현재의 노동조합이 아니라 민중과 함께 노동해방을 위해 투쟁하고 혁신하는 노동조합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운동을 다시 사회운동으로 개혁하는 것이 정권의 노조 탄압에 맞서는 최고의 투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노동조합 정파들, 사회운동 세력들의 동맹은 이 운동의 시작이다. 우리에게는 정권의 노조 탄압을 노조 개혁을 위한 기회로 만들 동맹이 필요하다. 특히 그동안 실리주의적 노조운동을 비판해 왔던 민주적 계급적 운동 진영이 이 동맹을 가장 먼저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응당 총연맹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정권과 맞서 싸우는 일에 한 치의 분열도 없어야 함은 굳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2010년, 사즉생 생즉사의 자세로 정권과 자본에 맞선 전투를 시작하자.
시작이 어려운 이유 오늘 3일째의 도전이 성공했다. 글을 쓸 시간이 없어 새벽에 일어나려고 시도한 것이 이틀 연속 실패하였는데, 오늘은 드디어 지부 사무실에 혼자 앉아 있다. 1년간의 외유(?)를 마치고 7년 동안 상근했던 사회진보연대로 돌아가지 않고, 과거 서울대병원 간병노동자 연대투쟁이 인연이 되어 작년 1월 공공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365일 투쟁 중이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정말 빡빡한 1년이 지날 때쯤 <사회운동>을 읽었는데, 참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어떤 ‘갈증’이기도 하고, 돌아볼 새 없이 산 1년에 대한 반성이기도 했다. 산별, 지역지부, 전략조직화 내가 지역지부에서 주로 맡고 있는 것은 중소병의원 전략조직화 사업이다. 대부분 5인 미만 사업장이라서 노동법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동네의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만나고 조직하는 일이다. 이 전략조직화 사업의 방향은 ‘지역조직화’인데, 사업장별 노동조합 활동을 극복하자는 지역중심의 산별운동을 실천하려는 시도다. 중소병의원 전략조직화 구역인 은평구만도 300개가 넘는 의원들이 있는데, 일하는 노동자도 이동이 많고, 의원 자체도 개ㆍ폐업이 잦아, 애초에 사업장 단위로 조직하기가 어렵다. 이런 이유에서 이전에는 누구도 의원노동자를 조직하지도, 조직할 생각도 못했다. 아침 8시 반, 지역지부 전임자들이 의원들이 문을 열 준비를 하는 시간에 매주 혹은 격주로 노동자의 일반적 권리와 의원노동자들의 모임을 알리는 선전물을 들고 은평구 280여 개의 의원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선전전을 진행한지도 만3년이 지났다. 아직껏 조직화 성과는 크지 않다. 조합원으로 가입한 수로 따지면, 지난 3년간 전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투여된 재정에 비례한 효율성으로 본다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역의 의원노동자들에게 의료연대 미조직센터인 병원노동자 ‘희망터’와 서울지역지부는 익숙한 이름이 되었고, 희망터는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할 곳이 되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년 1년 동안 의원노동자들을 만나오면서 느끼는 거리감은 내가 살고 있는 성남에서 은평구까지 두 시간의 장거리만큼이나 아직은 멀다.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노동조합에 대한 편견과 불신이 그런 거리감의 한 뼘을 차지할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운동이 해당 조합원들의 권리 확보에 머물러 있는 역사와 현실도 변명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러한 조건과 현실을 극복하고자 작년 중소병의원 전략조직화 사업이 설정한 과제가 지역운동과 노동자운동의 결합이었다. 서울시내 25개 구 중에서도 ‘은평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악랄한 노조탄압에 맞서 싸워온 청구성심병원 분회와 지역연대의 기반 때문이었다. 하지만 투쟁사업장을 지원했던 지역연대가 그 자체로 일상적인 노동조합의 조직화 사업의 기반이 되기는 어려웠다. 노동조합 활동이 지역운동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장시간 노동에 비해 평균 120만원을 넘지 못하는 저임금을 받으면서도 의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대다수가 가사와 육아를 전담해야 하는 여성노동자들이다. 그래서 출퇴근이 용이한 의원에 다니는 것이고, 은평구 의원노동자들 대부분이 은평구민이다. 이미 법으로 보장된 휴게시간을 요구하더라도, 24시간 풀가동 시스템에 익숙해져 밥 먹는 점심시간에도 의원을 가는 것이 당연한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권리보장을 쟁취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주민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통상적인 임단협이 불가능한 의원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될 지역운동을 꼭 해야 한다는 것이 작년 전략조직화 사업의 고민이었다. 그래서 ‘나만 잘살면 무슨 소용인교? 은평, 벼룩시장과 캠페인’을 시작했고, 11월에는 의료-건강권을 이슈로 한 ‘누구나 건강한 은평구 만들기 캠페인’을 제안, 시작하게 되었다. 어쨌든 시작은 했지만, 오늘 칼럼의 주제로 주어진 ‘노조법 개악’을 이제야 꺼내본다면, 아직은 갈 길이 멀고, 그만큼 재정과 사람이 투여되어야 할 사업이다. 유감에 유감 개인적으론 워낙 국회 앞 투쟁을 싫어한다. 국회 앞은 시민들을 만나는 공간이되지도 않고 통상 각종 개악법 통과 직전에야 하는 집회인지라, 무기력과 패배감을 준 기억이 많다. 작년엔 그마저도 한 차례의 농성투쟁만 있었을 뿐, 노조법이 통과되는 당일엔 집회도 취소되었다. 나 역시 TV에 나오는 걸그룹들의 쇼를 보던 중에, 아직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는 한 줄 뉴스를 보며 ‘당장 내일부터 전임자들 임금은 어찌 되는 거지?’하며 방관자적 유감을 표했을 뿐이다. 결국 어떤 법안인지 모르겠으나 날치기로 법 시행이 유예되었다는 소식에 한편으론 안도의 한숨을 쉰 게 나 뿐일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전임자 임금 대책을 산술적으로만 고민했던 나 자신이 더 유감이다. 또한 전임자 임금지급금지와 쌍으로 10년 넘게 시행이 유예된 ‘복수노조 허용’, 민주노조 건설을 위해 수십 년 외쳤던 복수노조 허용이 지금 민주노총의 각 조직에겐 어떤 의미의 요구일지 솔직하게 돌아보고 평가해볼 일이다. “내가 어용이 될까봐 그게 가장 두렵습니다.” 어느 노동조합 간부가 개악된 노조법에 따른 대응 토론을 하다가 한 말이다. 처음에 들었을 땐 너무 솔직하다 싶어 약간은 충격적이고 놀랐었는데, 계속해서 가슴에 남는 말이다. 현재 어용노조와 민주노조를 가르는 기준이 뭘까? 어용이라는 게 노동조합 대표가 조합원들의 의사에 반하여 노동조건을 양보하는 것이라면 그 말을 한 간부가 그런 대표는 아닌 듯 싶다. 오히려 그 간부의 두려움은 ‘조합원의 의사’에 충실할 때 어용이 되는 게 아니었을까. 비정규직의 확대와 고용의 불안정성이 증가할수록, 기존 조합원들의 요구와 활동이 자기 이해에 갇히기 쉽고, 사실 그조차 노동조합이 지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두려움이다. 많은 민주노총 사업장들에서 복수노조 허용은 곧 사측의 어용노조 건설의 현실화를 의미할 것이다. 만약 기존 조직된 노동조합들이 임단협의 성과를 중심으로 어용노조와 ‘경쟁’하고자 한다면 승패는 뻔하거나, 앞선 간부의 고백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어느새 노동조합의 집회에서조차 사라졌다는 ‘노동해방’의 정신을 노동조합이 실제 활동 속에서 다시 살리고, 세상을 바꾸는 운동에 주체적으로 나서는 정도(正道)가 민주노조의 정신일 것이다.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돈이 보인다? 개악된 노조법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막막해하거나 방어적이다. ‘설마’가 노조 잡는다고, 10년 이상의 유예는 준비기간이었거나 법안 폐지 투쟁 기간이었겠으나, 어쨌든 전임자임금지급금지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현실이 되었다. 노동조합의 일상적인 활동에서 전임자들이 하는 역할을 볼 때, 전임자의 축소는 현재 상황에선 노동조합 활동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전임자의 수와 전임자 임금을 유지하려면, 결국 전 조합원들의 결의에 따른 조합비 인상이 불가피하다. 전임자 임금이 기업별로 지급되었다면, 정규직,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등 다양한 고용형태의 조합원을 포괄하고 있는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는 ‘지역지부’ 차원의 전임자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몇 가지 예상될 수 있는 쟁점이 있다. 재정 지출의 50%를 차지하는 산별 및 상급단체 분담금이 논란이 되어, 산별회의론이 힘을 가질 수도 있다. 사실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교섭창구단일화 법안은 법제도적으로 노동조합을 기업별로 회귀시키고자 하는 노동조합 구조조정안과 다름없다. 내가 산별주의자(?)는 아니지만, 비정규-미조직 조직화를 위해서는 지역중심의 산별은 필요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현재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스스로 지키고 유지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어차피 헌신적인 전임자들의 활동이 있더라도 현장에서 활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죽어가는 것이니까. 비정규직, 투쟁도 어렵긴 마찬가지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서울대병원의 청소용역 노동자들인, 민들레분회는 한 달에 가까운 파업을 이어오고 있었다. 하청업체인 대덕프라임은 민들레분회가 복수노조라며 교섭의무를 회피했고, “산별노조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으니 교섭에 응하라”는 법원의 가처분 신청과 파업권을 얻기까지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5월말에 결성된 민들레 분회가 파업을 시작하자마자 업체변경 시기가 되었고, 결국 파업은 변경된 업체로 고용보장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2008년 10월 조직된 식당분회도 작년 단체협약을 어렵게 쟁취했지만, 업체가 변경되면서 단체협약도 사라졌다. 그래서 첫 출근 때, 서울대병원 분회 사무실에서 “사무실에서 재미 재미있는~전 재미예요”(사실은 이름이 정재미다)라며 반갑게 맞아준 식당분회장도 현장으로 돌아가 어렵게 활동하고 있다. 원청인 서울대병원은 각 하청, 임대 업체들 노동자들이 노조로 조직되자,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넘게 계약하던 하청, 임대사업 업체들을 바꾸고 있다. 이런 업체변경은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겐 고용불안이고, 어렵게 얻어낸 단체협약이 해지되는 것과 같다. 고용불안정이 노동조합 활동의 불안정과 직결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설혹 복수노조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교섭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어려운 마무리 결국 기관지 마감 꼴찌다. 변명 같지만, 이틀 연속 새벽 글쓰기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주시길. 금번 노조법 개악에 대한 현장의 대응방향은 단순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노조법 개악이 노동조합 구조조정을 목표로 했다면, 우리의 대응 역시 노동조합을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조정이면 되지 않을까. 처음 민주노조 건설의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 조합원 스스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 과거에 비하자면 노동조합 활동의 모든 조건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이제 누구도 초심으로 활동하지 않으려하는 것이 문제다. 만만치 않은 1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운 한 해였다. 지난 한 해 구호 속에 있었던 ‘지역운동과 노동자운동의 결합’, ‘비정규직 조직화와 주체화’ 등을 현실 활동에서 경험했다. 미조직, 비정규사업에 대한 서울지역지부의 노력은 내가 먼저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대단했다. 그런데 이런 노동조합 활동의 방향과 원칙이 전임활동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사실 장기적 계획과 실천을 필요로 하는 사업들, 어렵게 시작한 소중한 시도들이 앞으로 지속될지도 불확실하다. 작년 가장 소중한 경험은 성원개발분회와 민들레분회 파업에서 경험한 조합원들의 역동성이다. 나는 이걸 믿고 싶다. 그런 역동성을 끌어내는 노동조합 활동을 고민하는 것, 미조직, 비정규 조직화 사업을 담당자인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것이 나의 2010년 결의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전면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총단결! 총투쟁으로 파업투쟁 승리하자! 오늘(2월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가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사회진보연대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파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경제위기 하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구조조정으로 고통을 분담하자는 사측의 논리에 맞서 한진중공업의 모든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삶과 생존을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2003년 사측은 구조조정을 내세우며 김주익 지회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7년이 지난 2010년, 조선업계의 불황을 운운하며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30%(약 1000여명)을 해고하는 안을 통보했다. 사측이 주장하는 해고의 이유는 ▲조선업계의 불황 ▲낮은 국내조선소의 수익성 ▲영도조선소를 특수선, 고부가가치 조선소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측의 주장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무시한 행위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은 작년(2009년)해운업계의 부진으로 수주량이 대폭 줄었지만 연말을 기점으로 수주가 대폭 늘어났고 10년간 4천277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낸 흑자회사이다. 영도조선소의 노동자들의 땀으로 낳은 이익으로 한진중공업은 무너져가던 한진 건설을 살려냈고 필리핀 수빅에 대규모 조선소를 설립했다. 또한 ‘이윤실적이 좋은 우량선주 위주의 조업 물량을 수주해야’ 한다며 단 한척도 수주하지 않다가 선박 수주 부진 때문에 정리해고를 추진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2009년 수주 0건을 기록한 조남호 회장의 장남 조원국(선박수주 담당 국제담당)에게 경영능력 부족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회사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런 책임이 없는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것은 절대 답이 될 수 없다. 이미 사측은 회유와 협박으로 350여명의 노동자들을 희망퇴직 시켰다. 최근 필리핀 수빅공장으로 선박을 수주했으나 영도조선소에서 건조될 탱크선 3척을 벌크선으로 바꾸어 필리핀으로 빼돌렸다. 3월5일에는 352명을 정리해고 안을 노동부에 제출했다. 352명에서 모자라는 인원은 또 다시 정리해고 하겠다고 한다.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러한 처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해고를 하는 것은 반인륜적인 처사다. 조남호 회장의 08년 주식배당금이 120억 원 이라고 한다. 사측은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는데 신경 쓸 것이 아니라 120억 원의 배당금과 과거의 흑자를 이용해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사측의 노동자 죽이기를 부추기는 이명박 정권을 강력 규탄한다. 용산참사에서부터 화물연대 박종철 열사 투쟁과 쌍용자동차 투쟁, 전교조, 공무원노조 탄압 등 이명박 정부는 반노동경제정책을 내세우며 한진자본의 정리해고를 부추기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 죽이기에 나설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완전한 고용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는 반노동 친재벌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따라서 우리는 정부와 사측에 맞서 전면파업으로 돌입한 한진 중공업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의 엄호와 금속노조의 적극적인 투쟁이다. 이와 함께 정규직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사내하청노동자들과 함께 파업투쟁을 사수해야 한다. 물러서지 않는 결사항전의 자세로 정리해고 박살내고 정규, 비정규 노동자가 함께 살 수 있는 그 순간까지 힘 있는 파업투쟁에 나서자! - 재벌들만 배불리고 노동자에게 책임전가하는 한진자본 규탄한다! - 한진중공업 노동자 파업 정당하다 정리해고 박살내자! - 금속노조 단결투쟁! 민주노총 총력투쟁! 한진중공업 투쟁 승리하자! - 정규직, 비정규직 단결투쟁으로 정리해고 박살내자! 2010년 2월 26일 사회진보연대
2010년 첫 간이 보고서로 도요타 사태에 대한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목차 1. 도요타 리콜 사태 개요 2. 도요타 리콜 사태에 대한 의견들 3. 도요타 사태의 진실 4. 한국 노동자들에게 던지는 함의
2월 19일에 있는 천막토론회 발제문입니다. 참고삼아 올립니다. 목차 1. 경제위기 와중에 소리없이 사라진 노동자들 2. 자동차 기업의 세계적 이동과 고용 문제 3. 도요타 사태, 고장난건 가속페달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페달 4. 지엠 구조조정 전략과 지엠대우 5. 몰락한 전미자동차와 뒷통수 맞은 독일금속노조의 교훈
[성명서] 설 연휴에 자행된 경기도 경찰청의 불법적인 이주노동자 단속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15일 낮 12시 경 동대문에 있는 네팔 레스토랑에 경기도 경찰청 소속 경찰관과 출입국 직원들이 난입하여 현장에서 비자가 없던 네팔인 9명을 체포해갔다. 당시 식당에는 40여명의 네팔인들이 모여있었고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1시간 가량 식당에 감금되어 있었다. 경찰은 이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들 사이의 핸드폰 통화와 대화를 차단했고 네팔인 40여명을 구금시켰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좌파들의 모임으로 이념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규정에도 없는 이유를 들먹거리며 체포된 네팔인9명에 대한 면회도 금지시켰다. 이번 단속은 경기도 경찰청이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 것이다. 경기도 경찰청은 이번 단속이 언론을 통해 유포되자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거들먹거리며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려 하고 있다. 경찰은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요청에 따라 단속을 했다고 하지만 출입국관리소가 이를 부인하자 도박혐의자가 있다는 정보가 있어 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집행한 것 이라고 한다. 그러나 수색영장을 언제까지나 수색을 할 수 있는 영장이지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게다가 경찰은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한 권한이 없는데도 대낮부터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경기도경찰청은 출입국관리소 직원을 대동하고 체포당시 신분고지와 영장을 보여주었다고 하지만 현장에 있던 이주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듣지 못했고 경찰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이는 2009년 6월 법무부가 발표한 ‘출입국사범 단속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 즉 단속 시 제복착용, 증표제시, 방문이유 고지 등 의무사항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이러한 경찰의 만행은 법적절차 따위에 운운하지 않고 공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과 비난을 면치 못 할 것이다. 단속권한도 없는 경찰이 외국인 범죄 수사를 빌미삼아 대대적인 이주노동자 단속에 투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반드시 진상이 밝혀져야 하고 경찰의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 불법감금 불법단속 경기도경찰청 자폭하라! - 체포된 이주노동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단속을 중단하라! - 이주노동자 합법화하고 노동비자 쟁취하자! 2010년 2월 17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