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4일 레디앙 칼럼]
미국 경찰, 군대로 다시 태어나다
- 미국 경찰의 군사화, 집 앞으로 온 전쟁
임필수 | 사회진보연대 반전팀
미국 경찰, 미군의 해외점령으로 연마한 군사기술과 장비를 적극적으로 도입 중
2014년 8월 9일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18세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에 사살된 후 항의 시위가 폭발했다. 그런데 시위 대응에 나선 경찰이 지뢰 방호 장갑차, 자동소총, 섬광 수류탄으로 무장한 모습이 TV 화면으로 전국으로 중계되어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마치 화면 속의 경찰은 전투 현장에 투입된 군인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그림]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항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
하지만 미국 경찰의 군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미 이전부터 미국 사회운동으로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다. 특히 2011~12년 ‘오큐파이’ 시위 당시, 경찰은 최루가스, 테이저건, 병력수송장갑차로 무장하여 평화시위 참여자를 진압했다. 미국 시민의 머리 속에는 여전히 도보순찰 경찰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었지만, 현장에서 목격된 경찰은 전선에 배치된 전투부대의 모습과 훨씬 더 가까운 것이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언제부터, 어떻게 미국 경찰이 바뀌게 되었나 의구심을 품었다.
나아가 미국 경찰은 군사 모델을 해외로 확산시키고 있다. 미국 경찰은 1960년대 시민권 운동의 시대를 거치며 폭동, 시위 진압 전술을 발전시켰는데, 그 후 미국 경찰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러한 전술과 장비를 해외로 이전시켰다. 마약 퇴치나 일반적인 경찰 훈련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그리고 미국은 최루가스탄과 같이 이른바 ‘군중통제탄’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펜실바니아 제임스타운의 <컴바인드 시스템>은 최루가스와 CS 가스와 같은 군용급의 군중통제탄을 제조한다. 아랍의 봄 당시, 바레인과 이집트의 평화시위자들은 자국 경찰이 미국이 제조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표했다.
특히 현재 미국 경찰은 미국 군대가 해외 군사점령 지역에서 연마한 기술과 장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경찰에 군사적 사고는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광범위한 사회적 불만과 대중 시위에 직면한 국가라면 미국 경찰의 새로운 사고방식, 그들의 기술과 장비를 입수하려고 간절히 바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글은 <미국시민자유연합> 매튜 하우드의 <미국 경찰의 군사화: 경찰에서 반군 진압군으로>를 바탕으로 미국 경찰의 군사화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그 결과 미국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SWAT 팀, 제이슨 웨크트코트 사살 사건
제이슨 웨스트코트는 두려웠다. 지난 가을 어느 날 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의 친구가 다른 공모자들과 함께 자신의 집에 침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웨스트코트의 권총과 TV를 훔칠 생각이었다. 페이스북 메시지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웨스트코트를 ‘불태울’ 작정이었다. 웨스트코트는 즉시 탐파베이 경찰에 연락했다.
[그림] <미국시민자유연합>이 발표한 보고서 <전쟁이 가정으로 오다: 미국 경찰의 과잉군사화>(2014.7.)의 표지.
<탐파 베이 타임스>에 따르면 웨스트코트의 연락을 받은 경찰은 그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주었다. “누구라도 이 집에 침입하면 총을 잡고 사살하라”는 것이었다.
5월 27일 오후 7시 30분쯤 침입자가 도착하자 웨스트코트는 경찰의 충고를 따라 총을 잡았지만 곧 죽고 말았다. 침입자들은 반자동 소총과 권총으로 29살의 모터사이클광 청년을 사살했다. 그는 세 발을 맞았다. 한 발은 팔에, 다른 두 발은 측면에.
하지만 침입자는 시시한 도둑이 아니었다. 그들은 탐파베이 경찰서 소속 경찰특공대(SWAT) 팀이었다. 그들은 웨스트코트와 그의 파트너가 마리화나 밀매자라는 혐의에 따라 수색영장을 집행 중이었다. 그들은 정보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는데, 경찰은 2월부터 5월까지 정보원이 웨스트코트의 집을 찾아가 네 번에 걸쳐 20~60달러어치 소량의 마리화나를 사도록 시켰다. 정보원은 자신이 웨스트코트의 집에서 권총 2정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탐파 베이 경찰은 수색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SWAT 팀을 배치했다. (하지만 웨스트코트가 죽은 후 동료와 이웃은 그가 단지 재미로 마리화나를 피고 친구에게 조금씩 파는 수준이지 전문적인 마약딜러는 아니라고 증언했다.)
결국 자신의 집을 총으로 지키라 말했던 경찰서가 그가 그렇게 행동하자 바로 그를 죽인 셈이 되었다. 그의 집을 수색할 결과, 2달러 값어치의 마리화나와 그가 움켜쥐고 있던 한 정의 합법적 권총을 발견했다.
이제 미국 경찰의 새 시대가 왔다. 경찰은 점점 더 자신이 적의 영토를 점령했고 미국 정부의 무기고로부터 지원을 받는 군인이라고 생각하며, 비폭력적 범죄마저도 압도적 무력과 잔인성에 직면한다.
당신의 집 앞에서 벌어지는 전쟁
경찰의 군사화라는 암은 오랜 시간 동안 전이되었다. 그 암은 1960년대에 첫 번째 경찰특공대(SWAT, Special Weapons and Tactics) 팀이 탄생한 후 점점 더 엄청나게 강력해졌다. 1960년대는 폭동, 소요와 (1966년 텍사스 대학교 시계탑에서 찰스 휘트먼의 총기 난사 사건과 같은) 무차별 폭력이 거칠게 어우러진 시대였고, SWAT 팀은 그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특히 SWAT 팀은 1960년대 중반 캘리포니아 딜라노 지역에서 농업노동자의 전투적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 발전되었다. 로스엔젤리스의 SWAT 팀은 1967년에 설치되었지만, 1969년 흑인 정치단체인 블랙 팬더와의 4시간에 걸친 총격전으로 전국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1975년에 이르자 SWAT 팀은 500개로 증가했고, 닉슨 대통령의 악명 높은 ‘마약과의 전쟁’을 계기로 군대의 기술과 전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SWAT 팀은 미국 경찰의 군사화를 보여주는 유일한 지표는 아니지만 가장 뚜렷한 지표다. SWAT 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그들의 준(準)군사적 전술은 경찰 활동의 폭력적 형태를 확산시켰다. 애초 SWAT 팀은 예외적 상황을 위해 고안되었으나, 최근에는 일상적으로 투입된다. SWAT라는 개념은 필라델피아와 로스엔젤리스 경찰서에서 창안되자마자 전국의 대도시 경찰 관리들에 의해 채택되었다. 하지만 처음에 SWAT는 총기난사 사건, 인질 사태, 대규모 소요와 같이 매우 특출한 위험 사태를 위해 보유하는 엘리트 경찰력이었다. 그러나 거의 50년이 지난 현재, 그것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래들리 발코의 <경찰 전사의 부상>(Rise of the Warrior Cop)에 따르면 1984년에 인구 25,000~30,000명 규모의 도시 중 26%가 SWAT 팀을 보유했다. 2005년 그 수는 80%로 치솟았고, 여전히 상승 중이다. 하지만 SWAT에 관한 통계치를 구하기는 매우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SWAT 팀의 숫자가 전국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찰의 현장 급습도 증가했다. 이스턴 켄터키 대학의 피트 크라스카 교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매년 약 50,000번의 현장 급습이 발생한다. 다시 말하면, 매일 거의 137번씩 SWAT 팀이 가정을 급습하여 거주자를 바닥에 눕히며, 지역사회를 공포에 몰아넣는다.
<미국시민자유연합>이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 <전쟁이 가정으로 오다>(War Comes Home)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2년 사이에 검토한 SWAT의 현장급습 중 거의 80%는 수색영장의 집행을 위한 것이었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보자. 단지 범죄 용의자라는 이유로 이처럼 폭력적인 가정 침입이 일상적으로 벌어져야 하나. 이제는 범죄 증거를 찾을 수 있다는 이유로 고도로 무장한 준군사 팀이 일상적으로 문을 부수고 집에 침입한다. 달리 말하면, 경찰서가 종종 상해와 재산피해를 초해하는 전술을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 첫 번째 옵션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현장급습의 60% 이상의 사례에서 SWAT 팀은 마약 수색을 근거로 문을 부수고 들어간다. 이는 인질을 구출하거나, 바리케이드를 돌파하거나, 총기난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용의자가 흑인 또는 라틴계인 것으로 이러한 일은 더 자주 발생한다. 그들의 경우, 집 문이 부서진 사례는 68%에 이르지만, 백인의 경우는 38%로 하락한다. 하지만 흑인, 백인, 라틴계 모두 거의 같은 비율로 마약을 이용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바다.
일상의 군사화
하지만 SWAT 작전과 관련된 군사적 심성과 장비가 이들 엘리트 부대에 한정된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그러한 요소는 점점 더 모든 형태의 경찰 활동에 침투하고 있다.
법무부 지역사회 경찰서비스 담당부서 정책분석가 칼 비켈은 미국 전역에서 경찰이 무장력과 공격성을 강조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 경찰 훈련이 군대 신병훈련을 모델로 하여 강한 압박을 가하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며, 소수의 경찰서만이 부드럽고 학구적인 분위기의 교육을 진행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 결과, 젊은 경찰들은 경찰 활동이 이웃을 안전하게 하도록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누군가를 쳐부수는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차에 붙은 표어, ‘보호하고 봉사하자’는 우리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찰 자신을 위한 것이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뉴포트 비치 경찰서, 뉴멕시코 홉스 경찰서의 경찰 채용 홍보 비디오를 보면 지역사회와 협력이라는 시각은 전혀 보이질 않고 군사화의 측면만 강조된다. 즉 청년을 유혹하는 방식으로 군대 스타일의 모험과 하이테크 장난감(무기)을 약속한다. 그러한 비디오를 보면 경찰활동이란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될 수 없고, 한밤중에 문을 부수고 쳐들어 가는 것이 될 뿐이다.
SWAT의 영향력은 그 이상 넘어선다. 순찰관이 전투복을 착용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보통 검은 색의 군복 모양 점프슈트는 경찰이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과의 소통을 어렵게 한다. 전투복을 입은 경찰은 시민이 다가가기 어렵고 아마도 더 공격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켈의 결론은 이렇다. “전쟁 지역에 배치된 미군에 관한 뉴스에 볼 수 있는 것처럼, 경찰이 군인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은 경찰이 도시 내부의 일부 지역을 점령한 군대처럼 보이게 할 것이다.”
경찰은 어디서 그처럼 놀라운 장난감을 얻고 있나?
미시간 주 새기노 카운티의 어느 청년들이 보안관서의 지뢰방호장갑차(MRAP)가 도로를 달리는 장면을 촬영한 아마추어 필름이 있다. 필름을 보면 마치 새로운 점령군이 거리를 순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림] 새기노 카운티의 지뢰방호장갑차 사진. 아마추어 필름은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다.
사실 새기노 카운티에 지뢰방호장갑차를 배치할 만한 사건은 없었다. 방탄 기능이 필요하거나, 최근 미국의 전쟁지역에서 반군이 길에 설치하는 급조폭발물(IEV) 방어 기능이 필요할 일이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보안관 윌리엄 페더스피엘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과대망상증을 실현하기 위해서 한 푼도 돈이 들지 않았다. 42만 5천 달러짜리 지뢰방호장갑차는 정부의 호의로 선물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1033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군수국(DLA)은 국방부 내부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 있는데, 군수국이 감독한 1033 프로그램은 미국 경찰의 과잉군사화를 초래한 핵심 조력자다. 1990년대 초반에 의회는 국방부가 중앙정부 소속, 주정부 소속, 지방정부 소속 경찰에 잉여 군수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승인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수행한다는 명분이었다. 1997년 의회는 국방수권법의 1033절에서 프로그램의 목적에 테러 대응을 포함시켰다. 의회는 450페이지짜리 법안 중에 단 한 페이지를 통해 현재의 전사 경찰을 위한 싹을 뿌렸다.
1033 프로그램을 통해 이전된 군사 하드웨어의 양은 매년 천문학적으로 증가했다. 1990년 국방부는 100만 달러 값어치의 장비를 미국의 법집행 부서에 주었다. 2013년에는 4.5억 달러로 증가했다. 군수국에 따르면, 총괄적으로 1033 프로그램은 43억 달러 이상 군수품을 주정부, 지방정부 소속 경찰에 이전했다.
최근 <미국시민자유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경찰서에 이전된 군사장비의 범위는 매우 충격적이다. 예를 들어 아칸소의 노스 리틀 록 경찰서는 34정의 자동, 반자동 소총, 무장할 수 있는 두 기의 로봇, 군용 헬멧, 맘바 전술차량을 받았다. 조지아의 귀넷 카운티는 57정의 반자동 소총를 받았다. 유타 고속도로 순찰국은 지뢰방호방탄차를 받았고, 유타 경찰은 1,230정의 소총과 4기의 유탄발사기를 받았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컬럼비아 경찰서는 658,000 달러 값어치의 지뢰방호방탄차량을 받았다. 컬럼비아 경찰서 소속 SWAT를 이끄는 E. M. 마쉬는 그와 유사한 500대의 차량이 법집행 조직들에 분배되었다고 말했다.
놀라운 사실은 경찰에 분배된 전쟁물자의 3분의 1이 완전히 새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국방부가 납세자의 세금으로 군사무기와 장비를 구입한 것은 단지 낭비였나? 또는 군수산업을 위한 것뿐이었나? 그 답이 무엇이든 간에, 국방부는 해외에서 반군 진압 전투를 위해 생산된 무기와 장비를 미국 거리를 순찰하는 경찰에게 적극적으로 이전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정가는 이를 건전한 정책으로 간주한다. 즉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필요했던 장비가 미국 일리노이드 드칼브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국토안보부와 법무부가 경찰을 무장시키고 있나?
앤드류 베커, G. W. 슐츠의 2011년 보고서에 따르면, 9/11 이후 경찰은 미국 내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을 감시하기 위해 국토안보부가 테러 대응이라는 명분으로 경찰을 설치한 보조금에서 340억 달러를 썼다.
예를 들어 노스 다코타의 파고 지역에서는 800만 달러가 지출되었다. 그 지역은 2005년 이후로 1년에 평균 2건 이하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제 모든 경찰반 차량이 공격용 소총으로 무장했다. 또한 케블러 헬멧, 약 25만 달러 상당의 무장트럭을 보유하게 되었다.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에서 1,500명의 도보 순찰 경찰은 국토안보부의 기금으로 AR-15 공격용 소총을 사용하는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경찰 군사화의 가장 놀라운 원천은 법무부다. 1988년 의회는 약물남용금지법안의 번 보조금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그것은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에 참여하는 주정부, 지방정부 경찰에 연방기금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다양한 마약 전담반들이 창출되었는데 중앙정부 예산은 잔뜩 받아 무기와 전술을 보강한 반면, 정부 감시는 거의 받지 않았다. 2011년 현재 585개의 마약 전담반이 번 보조금으로 운영되었다.
나아가, 법무부는 특정한 성과에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즉 경찰이 얼마나 체포했나, 얼마나 많은 액수의 마약을 압수했나, 얼마나 많은 수의 영장을 집행했나에 따라 법무부가 보조금을 분배했다. 그 결과 우리는 SWAT 장비로 무장한 마약 경찰반이 눈을 두리번거리며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더 많이 현장급습을 실행할수록, 더 많이 용의자를 체포할수록, 더 많이 마약을 압수할수록 더 많은 돈을 받는다. 그들은 선을 벗어나는 행위를 하더라도 책임성을 느끼지 않는다.
<미국시민자유연합>은 255개 법집행 기관에 SWAT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114개 기관은 거부했다. 거부한 이유는 다양했지만, 서류가 ‘업무상의 비밀’을 담고 있다거나 요청에 응하기 위한 비용 지출이 금지되어 있다는 이유도 포함되었다.
경찰이 된다는 것은 당신에게 전혀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인가
군사화된 경찰은 어떤 대가가 따르더라도 ‘경찰관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가정에 따라 운영되며, 이와 다르게 생각하는 개인, 집단을 멸시한다. 그 결과는 ‘우리 대 그들’이라는 심성이다.
5월 28일 오전 3시 무렵, 하버샴 카운티의 특수대응팀은 한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을 예고 없이 급습했다. 경찰관은 주택소유자의 아들로 50달러어치의 마약을 정보원에게 판매한 용의자를 찾고 있었으나, 그는 거기에 없었다. 미니밴, 장난감, 아기침대 등 아기가 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었지만, SWAT 경찰관은 집에 섬광탄을 던졌다. 섬광탄은 아기침대에 떨어졌고 19개월 아기 보우보우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
[그림] 섬광탄 투척으로 심각한 상해를 입은 소년 보우보우의 사진
경찰은 그것이 단지 실수였고, 아기가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보안관 조엘은 “악의적 행동이 수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우보우의 어머니에 따르면 보안관서는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와 유사하게, 탐파 베이 경찰서장 제인 캐스터는 웨스트코트의 죽음은 그의 잘못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녀는 “SWAT 팀은 안전한 방식으로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말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의 보고서는 미국 가정 중 거의 절반이 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즉 SWAT 팀을 활용하기 위해 언제나 써먹을 수 있는 변명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황무지에서의 목소리
경찰의 군사화는 뜻밖의 놀라운 일이 아니다. 뉴저지 뉴와크 전 경찰국장 허버트 윌리엄스, 뉴욕시 경찰서 전 감독관 패트릭 V. 머피는 그 사실을 25년 전부터 주장했다. 그들에 따르면 경찰은 ‘그 사회의 지표’다. 9/11 이후 미국에서 경찰력은 군인의 감성을 가득 채웠고, 마치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반군과 전투를 벌이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경찰의 군사화가 가속화되면서, 전직 또는 현직 경찰 관리 중에서 현재의 경향에 대한 반론의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 스포캔의 전직 수사관 마이크 페이건은 경찰이 전투복을 입고 다니는 것이 시민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유타주에서는 경찰이 예고 없이 현장급습을 단행하기 전에 상당한 근거를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솔트레이크시 경찰서장은 군사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우리는 군대가 아닙니다. 우리는 쳐들어오는 침략군처럼 보여서도 안 됩니다.” 로스엔젤리스 경찰서장 찰리 벡도 우리의 견해에 동의했다. “지방 정부의 법 집행기관과 미국 군대 사이의 선이 흐려져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전직 경찰과 법 집행기관의 관리는 소량의 마약을 수색한다는 명분으로 새벽 3시에 지뢰방호장갑차를 세워두고 AR-15 소총, 섬광탄으로 무장한 경찰관이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하지만 경찰의 군사화를 반대하는 사람은 아직 소수다.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 폭력적인 준군사조직 경찰의 현장급습으로 일주일에 거의 1,000개의 대문이 파괴될 것이다. 전쟁이란 일단 시작되면 억제되기가 힘든 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