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들머리 오른쪽 계단에는 4동의 텐트가 세워져 있다. 약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정부의 대대적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집중 강제 단속추방이 시작된 11월 15일부터 ‘강제추방 저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의 요구를 내걸고 농성단(이하 농성단) 투쟁을 시작하였다. 농성 14일차를 맞는 오늘(11월 28일)은 늘 시끌시끌 분주하던 명동성당의 농성장이 유난히 조용하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허가제)은 지난 7월31일 국회를 통과해 내년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률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극히 부분적인 합법화에 불과하며 특히 산업연수생제도와 마찬가지로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는 등 온전히 노동권을 보장하지 못한다. 특히,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12만 여명의 4년 이상 체류자의 경우 11월 15일까지 무조건 이 나라를 떠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제추방 하겠노라 정부는 말하고 있다. 11월 11일부터 현재까지 무려 5명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늘은 그들을 추모하며 1일 단식을 진행하는 날이다. 남한 사회 이 땅 위에서 일하고 있는 40만 이주노동자의 바램은 노동비자를 통해 합법적으로, 노동권을 보장받으며 노동하는 것이다. 명동성당의 농성단은 매일 오전 7시 반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농성단의 하루 일정은 다음과 같다. 아침 출정식과 식사, 약간의 휴식 후 10~12시 교육, 12~1시 명동 거리 선전전, 1~3시 식사 및 휴식, 3~4시 노래 교육, 4~6시 group activity(노래, 마임, 드라마, 그림), 6~7시 식사, 7~8시30분 저녁 집회 이후 텐트별 미팅 및 간담회를 진행하고 11시 잠자리에 든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민중의료연합과 약국노조(준)에서 진료를 오고 미용사 노조 조합원분들이 오셔서 일주일에 한 번 이주노동자들의 머리를 손질해 준다. 현재 농성단은 많이 안정된 상태로 투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렇게 투쟁을 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농성단의 공동 대표 샤말타파와 상황실장을 만나 이 투쟁의 의의와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농성단의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그 동안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결의를 들어보았다. PSSP 농성단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산업연수생제 폐지 !!! -노동허가 쟁취 !!! -이주노동자 노동3권 쟁취 !!! -사업장이동의 자유 확보 !!! -모든 이주노동자 석방 !!! 샤말 타파(평등노조 이주지부장, 농성단 공동대표, 네팔) 인터뷰 Q. 농성단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나요? A. 지금 이주노동자가 80명 정도,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국인을 포함하면 90명이 좀 넘습니다. 어려운 점이라면 감기 때문에 친구들이 아프기 시작한 것입니다. 빨리 난로 같은 것이 준비돼야 하는데 좀 걱정되요(현재는 텐트마다 난로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세수나 샤워를 해야 되는데 아직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는 것입니다. 샤워하고 싶다는 요구가 제일 크고 또 이주노동자 동지들에게 이전에 일하는 회사에서 돌아오라는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내년 6월까지 단속추방이 연기됐으니 괜찮다고 자꾸 전화가 오니까 많은 친구들이 고민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내부 교육과 토론 등을 통해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Q. 장기적인 투쟁인 만큼 대표로서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특별한 결의가 있다면? A. 저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대표자, 각 텐트 대표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단 저는 나름대로 아프지 않고 항상 친구들 앞에 있을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이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어떻게 문제를 함께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와 농성단 상황실장님이 함께 매일 아침을 먹고 텐트마다 방문해서 간단하게 회의나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Q. 이주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들머리 밖을 나가지 못하게 되어있는 만큼 하루하루 일정(프로그램)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프로그램 중에서 친구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아침과 저녁 집회는 항상 한 명씩 다 돌아가면서 발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이 발언을 미리 준비하고 또 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원래 12~1시까지는 선전전 시간이예요. 그제는 명동 사거리까지 전체대오가 나가서 선전전을 했어요. 근데 조금 걱정되는 것은 들머리 밖으로 나가면 단속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좀 되요. 그래도 거기까지 나가니까 친구들이 다들 좋아했습니다. 친구들은 밖에 나가고 싶어해요. 집회도 가고 싶고요. 하지만 우리는 여기 농성투쟁을 끝까지 지켜내야지만 나중에라도 우리가 연대하고 싶은 거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는 못 가고 몇 명씩 가고 있어요. Q. 시민들 반응이 좋은가요? A. 네! 왜냐면은 성당오시는 신도들도 조금씩이라도 음식이나 투쟁기금을 주고 가시고 ‘힘내세요’라고 말씀해 주세요. 여기 성당 쪽으로 지나갈 때 웃으면서 파이팅이라고 말해주시는 거 볼 때 맘이 많이 좋아요. 우리를 지지해주는 사람 많이 있구나. 그러니까 우리가 하는 일이 잘못된 것 아니고 올바른 거구나 느껴서 친구들 많이 좋아해요 Q. 농성 투쟁 준비는 언제부터 하셨나요? A. 오래 전부터 했죠. 지난 7월 31일에 정부가 고용허가제 발표하면서 3년 미만, 3년 이상 4년 미만, 4년 이상 이런 식으로 나눠서 정책을 실시할 거라는 얘기를 했잖아요. 그 때부터 진짜 단속추방이 실시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많이 됐어요. 회의할 때마다 집회할 때마다 그런 얘기했고, 바로 그 고용허가제 통과 이후부터 우리 농성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렇게도 안되면 단식 등 높은 수준의 투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그때부터 얘기됐어요. 구체적인 준비는 약 한달 전부터 했어요 Q. 강제추방 집중 단속(11월15일)을 앞두고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해고된 것으로 압니다. 그분들의 어려운 점을 소개해 주신다면? A. 첫 번째는 월급을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회사 기숙사에 사는 많은 친구들이 갈곳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남자보다 여성들이 많이 심각해요 여자들은 기숙사에서 나가라고 하면 어디 가겠어요? Q. 그런데 농성단에 여성이 3분밖에 없죠? A. 남자들도 적습니다. 지금 추방되어야 하는 이주노동자가 12만이잖아요. 그 중 여기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은 80여명, 전국적으로는 아마 1000명 정도. 이렇게 따지면 아직 이주노동자가 발전되지 못하고 우리가 노동자라서 투쟁해야 된다는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구요. 또 여성들이 더 그렇죠. 여성들의 경우 무서운 마음이 있고 또 아직은 동남아시아 쪽에서 사회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차별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3명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Q. 농성단이 이주노동자 중심의 투쟁을 기획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작년(농성)부터 됐었다고 생각해요. 전에는 우리가 상담소나 교회에 가서 임금체불 등에 대해 ‘도와주십시오’라고 했지만, 물론 아직도 그것도 더 많이 필요하죠, 이제는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가 농성조직하면서 그런 얘기했어요 제발 이번에는 반드시 이주노동자 중심으로 하자. 우리 목소리로 우리가 싸움 만들자. 그래야만 이주노동자도 더 좋아질 수 있다. 친구들도 그런 생각 가지고 있어요. 우리의 투쟁으로 만들자라는 거요. Q. 현재 무수히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숨어있거나 여전히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한마디. A. 많은 친구들이 어쩔 수 없이 숨어있고,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숨어있는 친구들에게 정말 우리가 언제까지 한국에서 단속될 때마다 숨고 도망가고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죽지말고 우리의 목소리로 우리의 투쟁으로 한국 정부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해야되는 것입니다. 왜냐면 이 투쟁은 나를 위한 투쟁 아니고 모든 이주노동자들 위한 것이니까요. 이제는 숨지말고 당당하게 나서서 우리와 함께 투쟁했으면 합니다 김 혁(민주노총 조직부장, 농성단 상황실장) 인터뷰 Q. 농성투쟁에 돌입하기까지의 과정과 배경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지난 7월 31일 고용허가제가 통과된 이후에 단속추방이라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이 문제를 민주노총 차원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이 논의되었고, 특히 민주노총 내부에 이주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기획단 회의를 구성해서 논의를 해왔습니다. 그 논의에서 일정하게 단속추방 고용허가제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어떤 틀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되었습니다. 민주노총 내에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책본부를 먼저 구성했어요. 이것이 상임집행위와 중앙집행위를 거쳐서 중앙위원회에서 결의가 되었고 대책본부의 핵심사업으로 단속추방 반대와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를 위한 농성투쟁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외국인노동자협의회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외노협 공대위) 등에 적극적으로 제안을 했어요. 외노협 공대위에서 이 투쟁을 받아들여서 농성단을 구성했고 지난 11월 15일 명동성당에 진입해서 농성투쟁단 발족식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약간의 견해차가 발생을 해서 외노협 공대위를 중심으로 한 농성단은 성공회 쪽으로 옮겨갔습니다. 지금 여기는 이주지부 및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네팔공동체 등이 남아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Q. 외노협 공대위분들이 분리되어 나가게 된 쟁점이 궁금합니다. A. 역사적으로 얽혀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것은 평등노조 이주지부와 외노협 공대위의 고용허가제를 둘러싼 요구안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런 갈등 자체를 조정하고 하나로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려고 했으나 실제로 농성투쟁단이 발족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간의 주장이 계속 있었던 것 같다. 발화점은 자격문제였는데 실행위 위원회(현재 농성단과 유비하자면 집행위원회)회의에서 실행위원 자격을 두고 문제제기가 되고 그 과정에서 사업방식 등 여러 문제가 비화되면서 외노협 공대위 쪽 분들이 성공회로 가게 되었습니다. Q. 작년 여름에도 이주지부가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는 이주지부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여러 단체들이 연대를 하고 명칭 자체가 민주노총 대책본부 산하 농성단입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올해 민주노총은 비정규실을 독자적으로 구성을 하고, 비정규 사업에 많은 비중을 두었습니다. 그 비정규사업 중의 하나로 이주노동자 사업도 기획이 되었고 비정규실의 주요한 핵심사업으로 이주노동자 운동을 설정을 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민주노총 자체의 싸움으로 이주노동자 싸움을 받아 안은 것이죠. 이것은 지금까지 민주노총이 조직된 노동조합 중심의 활동을 했다면 비정규․이주 등 불안전 노동자와 관련해서 실제로 조직되지 못한 그리고 가장 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핵심사업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이며 현실적으로 자기 내용을 밝힌 것이라고 생각이 합니다. 또한 역으로 얘기해서 이주노동자 문제가 이제 이주지부나 외노협 공대위만이 소화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사회적 문제가 되어있고 민주노총이 그것을 받아 안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는 거죠. Q. 농성단의 체계나 운영은 어떻게 되어있나요? A. 최고 의결기구는 총회가 있구요. 만약 이후에 정부와의 협상 등 중요한 사항들이 발생할 때 총회를 통해 방향을 이주노동자 스스로가 결정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러나 항상적으로 총회를 열 수 있는 구조가 아니예요. 그래서 총회에 준하는 집행위원회가 있습니다. 집행위원회는 이주노동자 10명당 1인 씩 선출하고 지원단체의 경우 상근 역량을 파견한 단체에 한해 1인씩 대표자격(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회진보연대, 한노정연, 미래연대)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1주 1회 회의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농성단 공동대표로 민주노총 홍준표 부위원장님과 이주지부 샤말동지가 선출되어 있습니다. 집행위는 의결기구 성격을 갖고 농성단 일정을 매일 집행하기 위해 상황실이 있습니다. 상황실 산하에 투쟁조직팀, 선전팀, 교육팀, 연대사업팀, 총무팀을 두고 있습니다. 그 외 여러 연대하는 단위들 연대로 배치해서 나가는 체계입니다. Q. 아무래도 투쟁이 장기화 될 것 같습니다. 전망이나 계획은? A. 민주노총이 이 투쟁을 자기 사업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민주노총 산하 평등노조 이주지부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영향력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아직 외노협 공대위 및 인권 단체들의 영향력이 높은 상태죠. 바로 이런 것들이 명동성당의 농성투쟁 자체가 전국적 집중 구심이 되지 못하고 분산되게 하는 요인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이 투쟁을 최대한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나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이후에 거점들간의 연대를 최대한 도모해야 할 것 같고 더 나아가서 방향성을 일치시키고, 투쟁수위를 높여나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정부와의 교섭같은 경우도 적극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농성투쟁은 장기적인 국면입니다. 오히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이주노동자) 내부에서 거점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들을 어떻게 모아서 공동행보를 할 수 있는가가 가장 관건일 것 같고 그 과정에서 투쟁수위도 조절해 가면서 긴호흡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하나(여성, 인도네시아) 인터뷰 Q. 현재 농성장에 여성노동자들은 몇 명이나요? A. 3명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사람이 2명이고, 네팔에서 온 사람이 1명입니다. 그 중 2명은 결혼을 해서 부부로 농성장에 참여하고 있고, 저는 혼자입니다. 그 여성들을 보면 부러워요 Q. 외롭지 않으세요? A. 외로워요. 외롭지만 그래도 우리가 여기 오기 전에 결의 가지고 왔잖아요. 힘들고 외로워도 같이 우리 약속했잖아요. 동지들과 서로 얘기하고 서로 변혁하고 우리 끝까지 투쟁하자고 했어요. 노동자로서의 권리 받을 때까지 우리 포기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계속 같이 있을 거예요 Q. 한국에는 언제 왔어요? A. 96년에 왔는데요. 3년 동안 산업연수생 했어요. 99년 1월에 돌아갔다가 99년 5월에 다시 한국에 연수생으로 왔어요. 2년 비자 받았는데 3년하고 싶어서 한국말 시험 보려 공부했는데 많이 어려웠어요. 그래도 합격했어요. 그래서 비자가 1년 연장됐어요. 그때 저는 어차피 3년 있으면 돌아가야 되쟎아요. 그래서 회사 나왔어요. 그때 불법체류자 됐어요. 2002년 5월 달부터 지금까지 불법체류자 신분이예요. Q. 산업연수생 때, 무슨 일을 했어요? A. 사철 스타킹 만드는데 연수생 월급 조금 줘요. 많이 일하면 월급 조금 많아요. 어차피 기본급이 작아서 잔업을 많이 해도 70만원 정도로 줬어요. Q. 이주지부 운동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A. 저는 2002년 5월 달에 연수생이었는데, 그 때 회사에서 나왔어요. 그때 통장 가지고 나왔어요. 통장에 돈 있잖아요. 그거 되찾아야 되는데 무섭고 걱정되고 불안하고 그랬어요. 어딜 갈 때 계속 뒤에 보고 누구 따라오나 보고 계속 그랬어요. 그때 고딜을 만났어요. 이주지부에서 아마 도와줄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게 했는데 거기 언니가 은행 가서 돈 찾아 주었어요. 그때는 한 두 번 집회에 갔지만, 심적으로는 같이 투쟁해야지 마음 없었어요. 2003년 1월부터 모임에 나가고, 조합원은 7월 달에 됐어요 Q. 근데, 여기 농성장에 왜 여자가 별로 없어요? A. 그 동안에도 집회에 나가도 여성이주노동자들은 별로 없었어요. 저는 집회 나가잖아요. 그러면 여자가 멀 그렇게 나가는 거야 그런 소리도 있구요. 여자들은 남자가 안 나가면 안가요. 남자가 가면 따라가고 저는 남자 친구 없어도 몰래 집회 갔다오고 해요. 남자친구는 이런 거 싫어해요 A. 힘든 점은 없어요? Q. 힘들지만 조금 재밌어요. 여자끼리 많이 있으면 말 좀 안 통해요. 여기도 남자끼리 싸우잖아요. 여자 숙소 따로 있고 이런 거는 좋아요. Q.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부탁해요? A. 우리는 똑같은 인간이잖아요. 우리는 불법체류자가 아니고 인간이예요. 그냥 한국인과 같은 노동자니까 함께 연대합시다. 우리 권리 얻을 때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쇼학(방글라데시) 인터뷰 Q. 자신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농성장에서 교육팀 팀장 맡고 있습니다. 능력은 없지만 동지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언제 한국에 왔고 이주지부 운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A. 95년에 왔고, 98년부터 불법체류자가 됐어요. 이주지부 운동은 2002년 8월부터 시작했어요 2002년 2월 달에 성수지역 멤버가 됐어요. 단속기간 되면서 안산지역 맡아서 조직화를 했어요. Q. 교육시간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좋잖아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동지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여러 나라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교육이 뭔지 몰랐던 것도 있고, 조합활동하고 있지만 교육을 많이 받아보지 못했어요. 또 종이와 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나의 경험도 누구한테 가르쳐주고 이런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동지들이 어떤 생각하고 있는지, 동지들이 어떤 식으로 우리 활동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지 그런 내용을 가지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하는 방식이라 좋고 재밌게 받아들이는 거 같아요 Q. 앞으로 계획은? A. 먼저 리더 교육이 있고 앞으로 여러 단체, 조합에서 활동가분 섭외해서 동지들에게 유니온(노동조합) 왜 해야하는지 강의할 거예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A. 나의 라이프 스토리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도 다시 떠올리고 되돌아보는 거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Q. 한국인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우리는 외국사람이지만 여기 한국에 와서 많은 고통과 많은 어려움 갖고 있고 그리고 이것이 우리 같이 진행하지 못하더라도 같이 어울리지 못하더라도 우리 시민들과 모든 분들한테 이런 문제를 갖고 있다 이런 거 알리기 위해서라도 투쟁을 통해 쟁취하는 거 뿐만 아니라 우리도 사람이다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려고 나섰습니다. 사실은 누구나 내가 도와준다 이렇게 얘기하면 어떤 도움받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불쌍한 해서 여기 온 거 아니라 우리 노동 운동 하러 온 이유도 우리도 떳떳한 사람이고 노동자다 나아가기 위해서 이렇게 운동하고 있고 우리도 도와주는 거 뿐 아니라 사람이니까 아픔이 잇고 이 아픔을 같이 나누고 느낄 수 있길 라티카(네팔) 인터뷰 Q. 언제 한국에 왔어요? A. 92년에 관광비자로 와서 불법체류했어요 Q. 한국에서 어려웠던 어떤 거에요? A. 월급 못 받은 경우도 많구요. 아파서 일 못한 것도 있어요 Q. 농성단에 여성이 3명밖에 없는데 그것 때문에 힘든 것은 없나요? A. 처음엔 그런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 안해요. 여기 뭐하러 왔어요 고생하러 왔는데 괜찮아요 Q. 교육팀 리더인데 힘든 것은 어떤 거에요? A. 친구들이 시간 안 맞추고, 말 안 들어서 힘들어요. 그래도 점점 맞춰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성당에 어떻게 결합하게 되었나요? A. 저는 이주지부 멤버는 아니구요. 한달 전에 샤말 만나서 많은 얘기 듣고 관심 가지게 됐어요. 네팔 공동체가 있어서 거기서 2년 일했어요. Q. 처음에 무섭지 않았나요? A. 조금 겁이 났어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오래되니까 지금 괜찮아요. 다른 지역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힘이 나요. Q. 투쟁이 길어질 수도 있는데요? A. 어차피 투쟁하러 왔으니 아무리 길어도 끝까지 같이 할거예요 Q. 정부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이렇게 자꾸 강제추방하면 우리 힘드니까 우리에게 자유를 줬으면 해요 Q. 한국인에게 한마디한다면? A. 우리 많이 사랑하고 좋아해 줬으면 해요
전제되어야 할 것! 11월 ‘노동기본권 탄압 중단과 이라크 파병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인권단체’들이 모여 <2003년 노동기본권 실태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국제인권 기준으로 본 노동기본권의 현 주소’라는 제목의 이번 보고서는 30여 개의 단체가 참여하여 결성된 노동기본권실태조사팀이 작성한 것이다. 연이은 노동자들의 죽음은 노동현실이 도대체 어떤 지경이기에 이렇게 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가 의문을 갖게 한다. 이 보고서는 바로 이 의문에 대답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현재의 노동자들이 죽음을 결심하게끔 된 노동현실을 인권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제시하려 한다. 인권단체들이 노동계를 지원하기 위해서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기보다 노동자들의 심각한 생존의 문제가 곧 인권의 문제이기에 이와 같은 조사보고서가 제출되었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이 더 이상 노동을 할 수도 없고, 노동에 대한 의욕도 상실한 채 죽음을 결행하는 것은 분명 심각한 인권상황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더욱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객관적 상황이 있다면 이는 사회적 타살일 것이므로 이런 상황을 인권단체들은 중대한 인권침해로 규정한 것이다. 인권의 측면에서 노동기본권은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중추적인 권리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시작해야 한다. 노동기본권이 보장된 위에서 사회보장권, 건강권, 교육권 등의 권리들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상식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인권조약들에서는 노동기본권에 대해 매우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조약의 당사국들이 지켜야할 의무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라고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유엔 경제․사회․문화권리위원회에서 2001년 우리나라 정부의 보고서를 심사하고 채택한 최종견해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 수 있다. 38. 위원회는 ‘비정규’노동자의 상황에 관한 자세한 정보가 3차 보고서에 포함되어야 함을 권고한다. 한편, 위원회는 한국정부가 비정규노동자의 지위를 재고하고 규약 하의 권리들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39. 위원회는 8조의 규정들이 모든 사람들이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참여할 권리, 자신들의 경제적 및 사회적 이해를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통해 단체교섭을 행할 권리, 뿐만 아니라 파업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을 한국정부에 상기시킨다. 위원회는 파업권을 행사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형사소추를 중지할 것을 한국정부에 촉구한다. 위원회는 교원 및 공무원들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참여할 권리, 단체교섭권, 파업권이 법과 실재 모두에서 보장되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3차 보고서에 포함되어야 한다. -유엔 경제․사회․문화권리위원회가 정부에 제기한 권고사항 중 국제인권기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노동기본권의 기본적인 사항조차 지키지 않는 조약 위반국이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한국이 경제수준에 비해 노동기본권의 보장 수준이 한없이 미약하다는 점을 질책하고 있다. ILO 또한 한국을 노동감시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러한 국제인권기준은 우리나라의 실정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국내의 인권기준이라는 것은 헌법적인 규정에도 불구하고 하위법률로 부정되기도 하고, 법원의 판결이라는 것도 자본측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상황에서 판례를 축적하고 있어 제대로 된 인권기준이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기본권 침해의 구체적 실태 손배․가압류가 노동기본권을 파괴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손배․가압류 문제다. 손배․가압류는 형식적으로는 사용자측에서 파업기간 동안의 손실액을 노동자들에게 부담하는 것인데, 실제 파업기간 동안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고 있는 데다가 대부분 노동자들이 파업 등을 이유로 해고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손배․가압류 문제는 헌법이나 노동관계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기본권은 물론 국제인권조약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권항목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반인권적 행태이다. 또한 국제적인 약속인 인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책무’ 원칙도 명백하게 위배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정부는 손배․가압류로 인한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정부가 인권침해가해자로 앞장서고 있다. 사례를 살펴보면, 동광주 병원 측은 조합원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보증인 47명의 부동산에 대해 14억 원 가압류를 신청한 상황이며, (주)효성의 경우, 집단 손배 290억원에 개인별로 많게는 190억원의 손배․가압류를 청구, 2001년부터의 총액은 무려 2조원이나 되는 천문학적 액수이다. 특히 공공부문에서의 손배․가압류가 증가하고 있는데 철도청 75억원, 발전회사 45억원, 예금보험공사 13억원이다. 정부와 사측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이를 악용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손배․가압류를 노조의 단체행동권 등 노동기본권을 제약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발전노조 파업기간 중 사측은 조기 복귀한 4백 명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가압류를 해제했고 건설운송노조는 가압류 해제를 미끼로 노조 탈퇴를 유도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일진아산지회의 사측은 노조간부 4명의 주택에 가압류를 신청했고, 조합원의 퇴직금, 월급 50% 가압류를 집행 중이다. 2001년 이후 사측은 장기 파업으로 인해 생활이 힘든 이들에게 노동조합을 탈퇴하면 퇴직금, 월급을 지급하고 주택가압류를 해제해 주겠다고 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가 늘어난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천문학적 액수의 손배․가압류 집행과 손배․가압류의 대상과 범위를 터무니없이 확대하는 것은 최소한의 생존권과 인간답게 살 권리마저 박탈하는 것이다. 결국 이런 문제는 빈곤의 가속화와 가족의 해체로 이어진다.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은 그저 ▲ 신원보증인 책임제한 ▲최저임금 가압류 대상제외 ▲조합비 일부 가압류 제외 등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노동3권이 지극히 제한적으로 보장되고 있고 사용주의 대항권을 강화하는 노동정책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정부의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 손배․가압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기본권을 완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 후에야 손배․가압류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손배․가압류 문제는 결국 정부의 ‘경제우선주의적’ 정책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이미 유엔사회권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사회권규약8조의 규정들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사회권위원회는 파업을 행사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형사소추를 중지할 것을 한국정부에 촉구했다. 이것은 인권의 내용으로 보장되고 있는 단체행동권 등을 제한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되고 있는 손배․가압류의 집행문제에 대해서도 유의미하게 적용될 수 있는 권고이다. 노무현 정부는 국제적으로 약속된 인권원칙을 지킬 책무가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노조를 파괴하는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부당노동행위 규정에 따르면, 부당노동행위는 크게 불이익취급, 반조합 계약, 단체교섭의 거부, 지배행위 개입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 불이익취급은 그야말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 전직, 감봉 등 노동자 개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고, 반조합 계약은 특정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을 것 또는 탈퇴할 것을 조건으로 고용계약을 하는 경우, 단체교섭 거부는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상을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행위 등을 말하고, 지배개입은 자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노동조합을 지배하기 위한 활동에서부터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행위까지를 모두 일컫는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2%에 머물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사실상 부당노동행위가 얼마나 발생되고 있는지는 파악하기조차 힘들다. 다만, 올해 매월 평균 비자발적 실업자들이 21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로 부당노동행위가 광범할 것이라 추정할 뿐이다. (주)신한은 자사에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 노동조합이 설립된 지 1주일만에 조합원을 지방 현장으로 발령을 내고 경리회계팀 조합원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여 사직서를 수리했다. 전산팀 조합원에게는 조합을 탈퇴하지 않으면 외주로 아웃소싱할 것이라는 협박을 하여 전산팀 조합원 전원을 조합에서 탈퇴시켰다. 파업 후 복귀한 조합원들을 조합원 자격여부를 문제삼으며 부당 전직 발령을 냈으며 정기승진 대상자인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승진에서 제외되었다.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사례로 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의 경우가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회피하였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단체교섭 당사자 질의회신을 냈고, 7월 24일 중앙노동위원회는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의 단체교섭당사자로서의 사용자는 근로복지공단이라고 회신했다. 이러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회신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교섭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이에 항의하며 노동부 앞 단식농성 등을 진행했던 이용석 광주전남본부장은 10월26일 분신자살을 시도, 31일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김주익 지회장이 자결한 한진중공업도 사용자 측이 일방적으로 단체교섭을 지연했다. 이 밖에도 사측이 전문 노조파괴자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의해 민주노조를 파괴하거나, 사용자의 개입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하는 경우도 있으며 나아가 용역깡패를 동원하여 노동조합을 파괴하거나 직장폐쇄, CCTV 설치, 인터넷 감시 및 차단, 생체인식-지문인식기 등의 수단마저 동원하여 노동자 감시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권력은 항상 사용자의 입장에 서 있다. 공권력의 현장투입은 여전하며 공권력을 대신하여 용역경비 등 사설단체에 의한 노동쟁의 파괴행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대전충남지역 산업건설노동조합의 경우, 2000년부터 건설산업의 지역노조가 약300여 개 현장에서 단체협상을 체결하고, 대전충남지역에서는 24개의 현장에서 단체협상을 체결한 바 있다. 대전중부경찰서는 2003년 9월16일 폭력행위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대전충남지역노조 전임자에게 출두명령서를 보내 단체협상 과정에서 부당한 강요를 하였다는 혐의를 씌워 충청노조 전임자 5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했다. 이런 상황은 전국의 산업건설노동조합에서 비슷하다. 경찰 측은 사측의 말만 듣고 정당한 단체협상에 의해 노조 전임자 전임비를 수령하였다는 주장을 묵살하며 심지어 도주의 위험이 없는 장애1급 산재노동자까지 구속했다. 보수언론에서는 이러한 사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기, 공갈, 갈취”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노동조합을 공격하였다. 오히려 이러한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은 곧 해고에 직면하는 일이기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설립 자체가 봉쇄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처럼 공공연하게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면서 노조창립 자체를 방해하고, 설립된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파괴하는 행위가 드러나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일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런 현실이 노동자들의 분신과 자결을 불러온 원인이 되었음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당한 차별과 노동권 박탈 문제가 사회적인 쟁점이 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노동부는 지난 9월 4일 발표한 이른바 ‘노사관계 개혁방향’이라는 보고서에는 ‘취약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 강화’라는 제목 아래 몇 가지의 비정규 대책안이 제시되어 있다. 이 ‘비정규 노동부안’은 비정규직의 무분별한 고용과 심각한 차별, 노동권으로부터의 배제라는 비정규 문제의 심각성에 비추어 볼 때 그 방안이 전반적으로 매우 미흡한 수준이며, 오히려 비정규직 사용을 부추기고 확대할 위험성이 높다. 이는 ‘비정규 노동부안’이 기본적으로 비정규 고용을 현실적인 고용형태로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 안은 물론 노무현 정부가 공약으로 내놓은 ‘비정규직 억제’와 ‘차별해소’라는 정책 방향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우선 비정규직의 다수를 차지하는 임시(계약)직 사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함에도 이를 위한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사유 제한은 빠져있고 이를 사후적인 기간(2년) 제한으로만 규제한다는 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년 주기로 반복적인 대량해고가 발생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결과적으로 기간제의 확대와 제도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견해다. 차별 관련해서도 핵심 사항인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명문화는 제외되어 있고 추상적인 차별금지원칙을 두는 정도만을 안은 제시하고 있으며, 실효성이 불분명한 차별시정기구 도입으로 문제를 해결한 듯 포장하고 있다. 불법파견 규제 방안은 파견업종에 대한 직접 고용 의제 조항 도입과 사용사업주의 처벌이 강화되어야 함에도 ‘단속강화’라는 모호한 대답으로 그 해결책을 회피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파견노동을 전면 허용하는 것에 다름 아닌 ‘네가티브 리스트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명시해 이 대책안은 아무런 소용이 없어지게 되었다.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서는 노사정위원회 논의를 핑계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나, 내심 기존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안의 하나로 제시된 ‘유사근로자의 단결활동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계약해지와 일부 근로조건상의 보호, 사회보험 적용, 쟁의권이 빠진 유사 단결권과 교섭권의 제한적 인정 등의 방안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근로감독강화와 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하여 명예근로감독관 제도를 도입하자는 요구는계속 거부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정부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노동기본권 실현을 위한 인권단체들의 요구 이와 같이 ‘2003년 노동기본권 실태보고서’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담아, 법으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사항과 법 자체가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역행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를 위해 모인 단체들은 이상의 지적된 문제점을 즉각 수정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민중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우선정책’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 보고서 그 자체로 모든 현실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거나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문제가 되는 노동운동탄압과 민중생존권의 위기상황에 대해 노무현 정권의 비민주성과 반노동자성을 이 보고서는 여지없이 폭로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을 더하면서 허울좋은 노무현 정권의 대책안이 다만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임을 드러내면서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주장하고 있다. 인권이란 체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도 지켜야할 최소한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할 최소한을 말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노동자들의 분신은 바로 이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을 요구하는 민중들의 부르짖음이며 이미 민중의 인권이 한계상황에 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엄중한 고발인 것이다. PSSP
“노동자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 지난 10월 17일 고 김주익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농성중이던 크레인에서 목을 맨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세원테크 이해남 지회장이 분신을 시도했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이해남 지회장은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지금 위독한 상황이다. 세원테크 노동자들은 지난 2001년, 잔업과 특근을 해도 한 달 90여만원이라는 지독한 저임금과 살인적인 노동조건을 강요하는 악질적인 세원자본에 맞서 노동조합을 건설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건설하자마자 시작된 세원 자본의 탄압은 상상을 초월했다. 구사대를 동원해 노조원들을 개처럼 두들겨 패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2002년 임금/단체 협약과정에서는 조합원 출입을 금지하는 바리케이트까지 쳤다. 바리케이트를 넘어 공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중 세원테크 이현중 조합원은 구사대에게 맞아 중상을 입었고 올해 8월 결국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이현중 동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책임은 커녕 농성을 하던 노조측에게 20억에 달하는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결국 악질적인 세원 자본은 가압류와 수배로 참담한 하루를 살 수 밖에 없는 노동자에게 죽음을 강요한 것이다. 김주익 열사의 말처럼 노동자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다. 김주익 열사 그리고 이해남 동지의 분신은 신자유주의 개혁의 끝을 보여준다 올해 초 배달호 열사의 분신으로 시작된 노동자들의 죽음은 올해 말까지 이어졌다. 배달호 열사는 사측의 악질적인 손배, 가압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지만 열 달이 지난 뒤 같은 이유로 김주익 동지마저 떠나 보냈다. 노무현 정권은 올해 초 배달호 열사의 죽음에 대해 사측이 불법적인 손배 가압류를 줄여야 한다는 말을 했지만 그건 단지 말뿐이었다. 그 말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정부는 철도노조에 대해 손배/가압류를 제기하는 파렴치한 짓 마저 서슴치 않았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는 개혁의 핵심으로 신노사관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노사관계가 대화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열 수 있다는 노무현의 말은 단지 헛소리일 뿐이다. 신자유주의 정책기조 아래서 노사관계가 평화적으로 될 수 있는 길은 없다. 비정규직으로, 손배/가압류로, 시대를 뒤로 돌린 듯한 구사대의 폭력으로 얼룩진 현장에 남은 건 노동자들의 분노 뿐이다. 이해남 동지의 분신 그리고 김주익 열사의 죽음은 지난 6년 동안 신자유주의 아래서 노동자들의 삶이 진정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준다. 신자유주의는 이제 광기에 찬 살인마로 변했다. 시시탐탐 노동자들의 목숨을 노린다. 악질적인 손배/가압류 즉각 철회하라 SK비자금이 수 천억원이고 정치권에게 넘겨진 돈이 100억이라고 한다. 억, 억 말은 쉽다. 하지만 그 작다는 1억이 어떤 돈인가 노동자의 피땀이고 목숨 값이다. 정치인들에게 하루 술값일지 모르겠지만 노동자에게는 목숨이다. 죽도록 일하고 손배/가압류로 한달 월급까지 고스란히 바쳐 생긴 돈이다. 그런 돈이 아무런 일도 없이 사라지고 정치인의 서랍에 자본가의 지갑에 들어간다. 노무현과 한나라당이 껌 값처럼 말하는 몇 백억 그 돈만 원래 주인인 노동자에게 돌아갔더라면 아니 그토록 쥐어짜지만 않았어도 그 귀한 목숨들이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치개혁, 개소리다. 아무리 개혁을 한다해도 신자유주의를 포기할리 없고 아무리 개혁을 해댄다 해도 노동자들 쥐어짜지 않을 리 없다. 노동자들 피를 쥐어짜야만 돌아가는, 노동자들 목숨 값으로 살찌우는 신자유주의가 있는 한 어림도 없다. 노무현과 개혁이던 보수 던 이름표만 다른 정치권은 최악으로 치닫는 민중들 삶의 위기를 자기들 사이의 싸움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니 처음부터 안중에도 없다. 노동자들에게는 죽음과 다를 바 없는 손배/가압류를 화투장 던지듯 쉽게 던질 뿐이다. 부당한 착취에 저항할 길은 파업밖에 없는 노동자가 파업조차 못하는 것이 무슨 개혁이란 말인가. 정부가 노동자도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면 악질적인 손배/가압류 부터 해결해야 한다. 영남지방에서 시작된 투쟁을 전국으로 확산시키자 자기들이 동원한 구사대가 노동자를 때려 죽여도 나 몰라라 하고 쥐꼬리만한 월급마저 가압류로 뺐어가는 세원자본은 단지 세원자본이 특별히 악독하기 때문은 아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등장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어차피 기업이 살길은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것 밖에 없다는 하나의 진실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배달호 열사의 죽음을 시작으로 부산에서 화물연대의 투쟁 그리고 한진 중공업 김주익 지부장이 죽음으로 피어 올린 투쟁의 불길은 이제 11월 노동자 대회를 기점으로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비리와 부패 그리고 자신들만의 진실을 강요하는 정권과 자본에게 고된 삶에서 피어난 세상을 움직이는 진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성난 민중의 칼로 이제 이 더러운 시대를 갈라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위한 투쟁을 시작하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피맺힌 절규 지난 일요일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의 이용석 동지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신하셨다. 현재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위독한 상황이다. 근로복지공단은 노동부 산하 기관으로 직원의 30% 이상인 천 여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며, 이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극심한 노동착취,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러한 현실에 맞서 노동자로서, 인간으로서 살기 위해 투쟁을 결의했고, 노조를 결성했다. 지난 4월 노조를 설립한 이후 총 11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공단은 교섭의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교섭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결국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는 10월 27일 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이미 이 땅 노동자들의 절반이 넘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그야말로 참혹하다. 계약직, 임시직, 일용직, 특수고용직 등 다양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3권은커녕 기본적인 생존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혹사당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도 다를 바가 없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건강을 버리며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잔업과 특근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 그렇게 해도 받을 수 있는 돈은 96만원밖에 안 되는 현실. 매 년 다시 맺어야 하는 고용 계약이 족쇄가 되어 강도 높은 착취와 부당한 사측의 행태에 굴복해야 하는 현실. 그럼에도 언제 짤릴지 몰라 고통받는 현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노동자들 스스로 일어나 노조를 설립했지만 기본적인 노조활동조차 보장되지 않고 오히려 온갖 회유와 협박 속에 탄압받아야 했던 현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은 비단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의 상황은 아니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의 오늘이고, 이용석 동지의 피맺힌 절규가 말하고자 했던 바이다.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라!”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현실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벌써 다섯 명의 노동자가 자신의 목숨을 던지며 자신의 비참한 현실에 저항하고 있다. 올해 초 두산중공업의 배달호 열사가 가혹한 손해배상가압류에 맞서 분신했으며, 지난 17일에는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김주익 동지가 손해배상가압류에 저항하며 35미터의 고공크레인에서 129일간 농성하다 자살했다. 세원테크의 이현중 열사는 노조를 탄압하는 구사대의 폭력에 목숨을 잃었고, 세원테크 사측은 이 죽음의 책임을 묻고자 투쟁하던 노조에 대한 지속적인 탄압과 집단해고 협박으로 이해남 동지의 분신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을 몰고 왔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며 항거하고자 했던 지금의 상황은 그 동안 진행되었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의 결과다. 김대중 정권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왔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노동자, 민중에게 비용과 고통을 전가하는 형태로 자본의 살 길을 찾는 과정이었다. 이미 명예퇴직, 조기퇴직, 정리해고 등 비자발적 사유로 실업자가 되는 사람들이 월평균 21만 8천여 명에 달하고, 법이 정한 최저임금 56만원 수준도 안 되는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는 전체 노동자의 60%에 육박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해고와 노동강도 강화, 비정규직 채용을 통한 비용절감과 주가상승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행태로 인해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궁지로 몰리고 있다. 김주익 열사의 죽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손해배상가압류 규모는 10월 20일 현재 45개 사업장 1천336억 원이다. 연이은 노동자들의 자살과 분신은 더 이상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는, 더 이상 내어줄 것도 없는 노동자들의 고되고 힘든 삶을 지속시키지 말라는 절박한 외침이다. 폭주를 멈추지 않는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성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사태의 엄중함을 알지 못한 채 또 다시 노동자들의 투쟁을 생명을 무기로 정부를 굴복시키려는 극단적인 행위로 몰아붙이고 있다.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항거에 대해 발표된 정부 담화문은 지금의 이러한 사태를 불러온 원인이 어디 있는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합리적이고 선진화된 노사관계’를 빠르게 정착시켜야 한다며, ‘노동계가 정부의 제도개선 노력과 성실한 대화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법파업 등 집단행동을 감행한다면 정부로서는 불가피하게 엄정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두고 있다. 이번 정부의 담화문은 현재 노동자들의 극한 상황과 투쟁에 대한 최소의 관심도 없이 착취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정부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외침에는 아랑곳없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을 더욱 쥐어짤 방안을 몰아붙이는 것이 노무현 정권의 노동정책이고, 노동자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현재 노동자들의 죽음은 사건이 발생한 몇몇 기업의 사주들이 특별히 더 악독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들도 체감하는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기업이 살아남는 방법은 노동자들을 더욱더 강도 높게 착취하는 것밖에 없다는 자본의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이 말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노동의 저항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자본에게 무한한 이윤추구의 자유를 부여하는 나라다. 이미 우리가 경제자유구역에서 본 것처럼, 초민족적 자본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모든 조건들을 갖춰주지만 노동자들에겐 최소한의 노동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조건이 기업하기 좋은 조건이다. 이것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파이를 키워봤자 노동자들에게 돌아올 것은 없다는 말이며, 오히려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벼랑 끝에 내몰린다는 말이다. 결국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이 땅 노동자들의 삶과 그에 죽음으로 항거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노무현 정권이 그리는 향후 이 나라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면일 뿐이다. 더구나 노무현 정권은 현재 남한 사회의 경제위기 극복과 외자유치의 유일한 걸림돌은 집단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강성노조라고 몰아붙이며 공세를 펴고 있다. ‘합리적이고 선진화된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이라는 것을 마련해놓고,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노조와 노동운동을 모두 집단 이기주의, 노동귀족이라고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합리화’와 ‘선진화’라는 그럴 듯한 말속에 숨어있는 것은 노동자들의 노동3권 박탈이고, 비정규직 확대이며, 노동착취 강화이다.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장치를 보장하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겠다는 발상 속에서 파견근로 대상업무를 대폭 확대하는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통과시키는 상황은 말 그대로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박탈하고, 더욱 강도 높은 노동으로 노동자들을 몰아넣겠다는 말이다. 게다가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정착시키고, 불법파업에 대한 손배가압류 청구권을 보장하고, 직장폐쇄요건과 대체근로조건을 완화하며,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을 규제하는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으로 죽음으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단결권, 집단행동권까지 파괴하려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할하고, 노동귀족이라는 호들갑으로 노동자 내부의 갈등을 조장하며, 비정규직의 문제가 정규직 때문이라고 몰아가면서 문제의 원인을 왜곡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과 기업들이 그렇게 강조하는 유연화된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정규직을 확대해야 한다. 따라서 애초에 노무현 정권이 약속한 ‘비정규직 차별 시정’은 비정규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양산되는 비정규직을 적절히 관리하고, 비정규직을 더욱 늘리며 노동자들의 삶 자체를 하향 평준화하는 방식으로 차별을 시정하겠다는 말이다.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싸워야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피맺힌 절규와 손배가압류에 탄압받던 노동자의 죽음은 어떤 특별한 노동자들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손배가압류는 점점 더 그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노조뿐만 아니라 조합원, 일반 직원, 그 가족, 친척까지 가압류를 적용하는 악랄한 방법으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통해 노동자들이 사용자의 횡포와 억압에 맞서 자신의 인간다운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최소한으로 가져야 할 단결권, 집단행동권과 같은 노동기본권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이다. 비정규직의 문제 또한 다르지 않다. 이제 이 땅 노동자들의 다른 이름은 곧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은 이 땅 모든 노동자의 불안하고 고단한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이미 모든 노동자들의 삶은 불안정한 조건 속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과 자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대립시키며, 둘 사이의 바닥을 향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정권이 제시하고 있는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는 방안은 모든 노동자들의 삶을 비정규직의 삶으로 만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정권의 정책과 방향을 단호히 거부하고, 우리의 투쟁으로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것만이 모든 노동자들의 승리이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버려 항거하는 비극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끝장내는 투쟁을 벌여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연대와 단결로 노무현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몫이다. PSSP
갈 대 2 -겨울, 금강에서 얼음장같은 침묵 속에서, 꺾여 무릎 끓을수록 아아! 이뻐라 더 깊이 박혀 할딱이는 뿌리, 우리들의 숨. 윤중호 [금강에서] 건설현장을 둘러싼 또 다른 이름들 건설현장이 있다. 도시에서 크고 작은 행사 개최가 결정되면 괜히 눈살을 찌푸리며 도시미관을 헤친다며 도시적 감수성(?)을 들먹이면서 늘 찬밥신세가 되어 어떻게 하면 외국인의 눈에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나 해당관청이 고심하는 곳, 그런 곳이 건설현장이다. 건설노동자들이 있다. 일명 ‘노가다’라며 수많은 직업 군을 들먹이다 결국 할 것이 없으면 ‘노가다라도 하지’라며 건설노동자조차도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인 냉소와 푸대접을 지극히 당연히 여기며, 주 5일제를 구가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주 5일은 고사하고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일요일 새벽녘에 일을 나온 현장에서 관리자들의 격앙된 목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이씨, 박씨’라는 호칭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대명사가 되어버린 건설노동자가 있다. 건설자본이 있다. 그룹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대기업이라면 어떻게 하던 건설업에 진출하고자 몸부림치며 갖은 떡값과 향응이 당연시되며 투자금액으로 수천-수백 억과 수백-수십 억의 이름 모를 검은 돈이 흘러들어가 대선과 총선이 되면 이중 장부를 손질하는 손길이 유난히 바빠지는 곳에 건설자본이 있다. 건설활동가(조직가)가 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높이 불렀던 노동운동진영에서 ‘빡센 현장, 투여한 만큼 조직화의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 곳’이라는 낙인 아닌 낙인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활동을 결의하는 활동가도 부담이 되어 한참이나 고민하지만, 새벽길을 달려 건설노동자들의 썩어 문드러진 가슴을 온 몸으로 껴안으며 건설현장을 낮은 자세로 응시하는 건설활동가(조직가)가 있다. 건설현장, 근로기준법은 없다? 수많은 건설자재로 무질서하게 널브러져 있는, 기본적인 산업재해 예방시설도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 건설노동자들에게 산재의 위험으로 연간 700여명이 사망하는 곳, 건설중간착취의 구조인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도급으로 건설노동자들은 당장에 죽음의 그림자가 눈앞에 어른거려도 일을 멈출 수는 없는 실정이다. 하루 일당도 돌아가지는 않는 도급으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일을 해도 늘 상습적인 임금체불에 시달린다. 저가낙찰제와 덤핑수주 그리고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터무니없는 공사금으로 인건비도 돌아가지 않는 자금으로 공사를 하다가 중간업자들은 임금을 가로채 도망을 가거나, 아니면 고의로 부도를 내고 잠적하는 것이 임금체불의 주된 원인이다. 임금체불이 되면 노동청 근로감독관들은 마치 앵무새처럼 도급(성과급)은 사업자로 본다고 하면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민사재판을 청구하거나, 소액심판을 청구하라고 떠들어댈 뿐이다. 하루 일당도 돌아가지 않는 도급에 목숨을 걸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해 온 건설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은 법은 없다. 노사간의 단체협상마저 건설현장은 협박갈취 지난 10월 2일 전후로 주요 중앙일간지들은 일제히 민주노총 산하 노조간부 ‘건설현장서 금품 갈취’류의 대동소이한 제목을 단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주요 골자는 ‘민주노총 산하 건설산업노조 간부들이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며 단체협약을 맺은 뒤 공사의 문제점 등을 들춰내 신고할 수도 있다며 노조 전임자 활동비 명목으로 공사 현장마다 돈을 뜯어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갈 갈취범이 백주 대낮에 활보하는 것을 차마 두 눈을 뜨고 보지 못하는 공안검찰에 의하여 지난 10월 2일 대전충청지역 건설노조 간부 6명과 그리고 8일에는 천안지역 건설노조 간부 2명이 구속되었다. 경찰 관계자는 “단체협약 대상도 아닌 공사현장에서 일반 사업장과 같은 노조를 결성하고 전임비를 챙기는 것은 명백한 갈취 행위”라고 밝혔다. 그들은 건설현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 말하고 있다.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활동하는 것이 불법이라며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건설자본과 공안세력이 건설현장을 침탈하기 시작하다! 3년 전 건설노동운동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이 있었다. 건설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노동기본법, 노동조합, 단체협약이라는 단어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혹은 펜대나 굴리는 사무직 노동자에게나 해당되는 소리라고 들었을 뿐, 건설현장은 여전히 노동조합의 무풍지대였다. 그러던 건설현장에서 2000년 10월 지난한 투쟁 끝에 경기도 일대에서 최초로 건설 노사간의 단체협약이 체결된 것이다. 건설노동자도 자신의 근로조건 개선 사안을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요구하고 쟁취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를 모범사례로 하여 3년이 지난 현재는 대부분의 대규모 건설현장에서는 건설노동조합과 현장과의 단체협약이 체결된 상태이다. 단체협약 내용은 노동조합이라면 가장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라 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기본권 준수, 노동조합 활동보장 그리고 복지후생이다. 이러한 활동의 성과로 건설노동조합은 건설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확보하고 건설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공안검찰들은 법에 명시된 노동자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하고 준수하라는 요구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는 우리 노동자들의 경고를 공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건설현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에 다름이 아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치 않는 것과 한편으로 공갈․갈취라는 이름으로 건설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조운동진영에 심대한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은 건설노동자운동과 민주노조운동 진영의 위상을 추락시키겠다는 것으로 공안검찰과 건설자본에게는 꽤 매력적인(?)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계산된 행동이요 탄압이다. 노무현정권 출범 후 대통령후보시절 내걸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보호입법을 제정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애초 약속은 헌신짝이 되어 버린 지 오래되었으며 노동부의 비정규노동관련 법안은 파견업종 확대/ 기간제 임시직 2년 허용/ 특수고용노동자성 인정 유보 등 노무현정권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확대하고 자본의 야만적인 시장의 논리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 게다가 공공연하게 대공장의 고임금으로 인하여 비정규직을 비롯한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시달린다, 노동시장이 아직 너무 경직되어 있어서 자본의 세계화를 위해서 갖기에 노동조합의 반대가 심한 것이 문제라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적당히 이용하면서 정규직 노동조합과 민주노조운동진영을 공격하고 있다. 즉, 노무현정권의 전체노동자에 대한 강경 대응이 공안․건설자본에게 호기로 작용하면서 정규직 노동조합을 공격하는 만큼 비정규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노무현정권의 정국운영과 상관없이 건설자본과 공안세력은 건설노조를 과감하게 전면적인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건설현장이다! 아직도 건설현장은 건설노동조합의 이름으로 건설현장을 바꾸어내기 위하여 열심히 조직하고 투쟁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건설현장은 70년대․80년대에 볼 수 있는 근로기준법, 법정 공휴일도 지켜지지 않는 채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권리조차도 누리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야 건설노동조합은 하나 하나씩 이를 쟁취해나가고자 싸우고 있다. 800백만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서 200만을 헤아리는 건설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이제 첫 걸음을 내딛으며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 건설노동자운동이다. 관리자에게 안전화 지급을 요구하는 것조차 너무도 부담스러웠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지금은 최소한 안전화를 지급하라는 요구는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참집에서 주면 주는 대로 먹을 수밖에 없었던 ‘개밥수준의 짬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다른 참집을 비교하며 참집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작지만 중요한 변화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 건설현장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제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조합의 역할과 과제는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건설자본은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의 구심으로선 건설노동자의 조직, 노동조합 활동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의 대표조직으로 건설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을 예비하는 건설노동조합을 건설자본은 날카로운 계급적 본능으로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단순히 노동조합 간부 8명의 구속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설자본이 건설현장의 주도권과 건설자본의 배불리기에 눈에 가시 같은 건설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단지 구속자 몇 몇을 석방하기 위한 투쟁으로 또는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이 사건을 3-4년 동안 내재되어 있었던 기업별 노사관행에 준거한 노동관계법의 공백이 일시에 폭발한 사건사고로 보는 시각은 더욱더 편협한 것이다. 분명 현재의 일련의 흐름은 공안을 외피로 하는 건설자본이 3-4년 동안의 건설지역노조의 성과를 일거에 무너뜨리면서 건설자본이 건설현장에서 그 동안 지역노조에 조금씩 양보하였던 현장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몸부림과 같은 것이다. ‘얼음장같은 침묵 속에서 꺾이던’ 건설노동자들이 ‘더 깊이 박혀 할딱거릴지라도’ 새롭게 움트기 시작하는 건설현장의 건설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간다운 삶에 대한 요구는 이제 더 이상 과거로 되돌릴 수 없다. 이제 건설노동자들은 낮은 목소리지만 부단히 싸우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낮게 엎드려있던 건설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과 무소불위 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건설자본의 길고 긴 싸움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때이다. 문제는 이제 건설현장이다! PS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