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난 10월 7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해, 2019년까지 6년간 집권을 이어가게 되었다. 30여 개에 달하는 야당은 엔리케 카프릴레스 전 미란다 주지사를 통합후보로 내세웠으나, 54.6%대 44.7%라는 큰 표차로 패배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혁명이 승리했다”며 “21세기 민주적 사회주의를 향한 행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차베스 자신의 암 투병 과정에서 치러진 12월 16일 주지사, 주의회 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베네수엘라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압승을 거둠으로써, 차베스에 대한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확고한 지지가 재확인되었다. 제임스 페트라스는 ‘진보 진영’이라 불리는 라틴아메리카 7개 국가(볼리비아,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페루,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특징을 “자원채취 자본주의”(extractive capitalism)로 호명한다. 이 국가들의 중도 좌파 정권은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인민주의적 수사를 사용하지만 한편으로 농업-광업 수출에 의존하면서 초민족적 에너지 자본과 정부의 합작회사를 통해 실질적으로는 자본의 지배력 증대를 동반하는 성장정책을 추진했다고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운동과의 정치적 차이가 커져가고 있지만, 경제 발전과 공공지출을 통한 일정 수준의 분배와 인민주의적 정치는 중도 좌파 정권의 재집권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본다. (James Petras, “Extractive Capitalism and the Divisions in the Latin American Progressive Camp,” 2012.5.) 페트라스는 상대적으로 더 진보적 성격을 가진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라틴아메리카 ‘진보 진영’에 적용되는 일반적 평가를 일부 유보한다. 차베스의 대선 승리 직후인 10월 26일 페트라스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이 글에서도 베네수엘라가 가지고 있는 문제와 모순들을 지적하지만, 대체로 차베스 정부의 ‘사회주의 이행’을 긍정하면서 그의 성공을 위한 단기적·중장기적 과제들을 고루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페트라스가 취하는 차베스-베네수엘라에 대한 ‘(정세적인) 비판적 지지’ 입장에 앞서, 차베스-베네수엘라의 ‘볼리바리안 혁명’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구조적·객관적 제약과 주체적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자신의 권력과 ‘신자유주의 정책의 비가역성’이라는 신화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간섭과 초민족적 자본에 깊이 잠식되어있는 라틴아메리카 경제의 취약성은 베네수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차베스 정부는 의료제도, 교육, 토지개혁과 같은 광범위한 사회개혁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그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그것은 정치·경제 엘리트들의 재산, 특권, 부에 대한 보장을 통한 합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단적으로 석유로부터 얻는 지대가 없었으면 이러한 대기업과 빈곤층의 균형을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석유지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차베스를 포함한 역대 어느 정권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난제다. 베네수엘라는 고유가 시절, 새로운 성장기반 마련에 투자하지 않고 단순한 빈민구제 정책에 매몰되다, 유가 하락 시 전 산업이 함께 몰락하는 경험을 되풀이한 바 있다. 이러한 베네수엘라 경제의 특징적 경향을 페트라스는 ‘지대추구’(rentierism) 또는 ‘지대추구적 경제/사고방식(rentier economy/mentality)’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의 지대추구 행위란 국가가 법령이나 허가를 통해 생산요소에 대해 과대한 보수를 요구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지대추구 행위로 인해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오히려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자원의 저주’ 현상이 발생한다고 본다. 또한 차베스 지지 세력들은 이념적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국가 기구 내 입지를 점유하려는 지도자들의 기회주의적 속성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다. 따라서 개혁 과정이 차베스 개인의 지도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편향이 발생했다. 국가로부터 자율적인 노동조합이나 평의회·협동조합 운동이 성장하는 역동적 과정이 동반되지 않는 한, 차베스 대통령 개인에 의존하는 경향은 점차 심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은 베네수엘라의 근본적 변혁 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류주형, 「볼리바리안 혁명과 대안세계화 운동」, 『사회운동 63호』을 참고하라.) 원문은 다음과 같다. James Petras, “Beyond President Chavez Electoral Victory: Socialism in a Rentier State”, 2012.10. http://lahaine.org/petras/ * * * 차베스 대통령은 4선 재선에 성공했다. 80%에 달하는 높은 투표율, 22개 주 중 20개 주에서의 승리, 총 10%의 득표차는 차베스 정부가 향후 6년간 베네수엘라의 정치와 경제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에 대한 분명하고 결정적인 위임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차베스 정부가 직면한 기회와 제약을 이해하려면, 이 정부의 강점을 개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천연자원, 특히 석유자원에 기반을 둔 ‘지대 경제와 사회’에서의 ‘이행’이라는 문제에 내재한 복합적이고 곤란한 구조적 특징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차베스 정부의] 사회주의적 기획은 모순적인 외부적 환경에 직면해있다. 지역적·세계적 기구들(OPEC, MERCOSUR, UNASUR, PETROCARIBE, ALBA)을 통해 무역과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적 협력관계를 확대하는 고도로 세계화된 경제와 북미 제국주의 심장부로부터의 근접성으로 인한 정치적·군사적 위협이 그것이다. 차베스의 제도적 토대와 대외정책 구상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직간접적인 군사적 개입에 대해 (최소한 현 정세에서는) 실질적 ‘방화벽’으로 기능해 왔다. 하지만 국내적 측면, 특히 사회경제적·정치적 구조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차베스의 통치권을 뒤흔들고 전복하기 위해 차베스 정권의 구조적·정치적 취약성을 집요하게 공격해왔고 지금도 이를 지속하고 있다. 이렇듯 미국 제국주의가 ‘[체제] 내부로’ 자신의 전략을 ‘재조정’함에 따라 차베스 정부 역시 동일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것은 이미 이루어진 변화를 공고화하면서 사회주의적 조직화와 실천을 형성해나가는 것이다. 선거 이후의 반응 선거 승리 후 투쟁 지형은 미국 및 국내 반대파들과 그의 지지자들의 반응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백악관은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대선에 평화롭고 질서 있게 참여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다른 라틴아메리카 대통령들에게 교묘하게 반응했던 것과 달리 차베스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지는 않음으로써 외교적 적대관계가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백악관은 평화적 ‘선거’와 차베스 정부의 실질적 정책의 연관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베스 정부의 사회정책과 재분배정책에 대한 엄청난 지지를 감안한다면, 폭력적 소요와 반정부 시위는 단지 워싱턴의 대리인들을 고립시킬 뿐이라는 것이, 아울러 다가오는 2012년 12월 지방선거와 2013년 2월의 총선에서도 야권의 선거 전망을 어둡게 만들 뿐이라는 것이 (심지어 야당 지지자 다수에서도) 일반적인 견해였다. 낙선자 카프릴레스와 백악관은 선거 과정의 정당성과 공정성을 인정했다. 이것은 야당이 4개월 뒤의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수백만 달러를 야권지지 진영에 쏟아 붓고 있다. 특히 차베스 정부를 반대하는 수십 개의 야당들, 정파, 비정부기구, 노조, 자산소유자 단체들의 “단결”을 강제하는 데 자금을 활용하고 있다. 야권의 분열과 분할은 취약한 차베스 진영 공직자들을 축출하려는 것마저도 어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여당인 베네수엘라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이번 선거가 대통령에게 자신의 사회주의 의제를 추진할 ‘권한’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문제는 많은 지도자들, 대중 조직들, 지역 조직들, 관료들이 차베스의 사회경제적 의제에 관련한 ‘권한’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중요한 차이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사회주의적 이행”을 위해 이뤄져야 할 우선적 단계에 있어 중요한 차이들을 가지고 있다. 야권은 자신들의 제도적 권력 기반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미국 측 동맹세력들은 정치 체계 내 모든 개입지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야권은 자신들이 지배하는 민간 은행, 언론, 전략적인 경제 중심지에 대한 소유권과 관련한 어떤 변화에도 반대할 것이다. 그들은 공공 지출 예산을 절감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부 정책의 변화를 촉구할 것이다. 정부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 제정을 지지하고 차베스 정부 관료들에 대한 국정감사를 요구할 것이다. 신자유주의 야권은 공기업의 경영실패에 주목할 것이고, 만약 정부가 민간 부문의 협잡꾼들, 자금 세탁자들, 불법 외환거래 등을 규제한다면 정부의 “탄압”에 문제제기 할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자금 공급 조직인 소위 ‘비정부기구들’이 외국의 첩보원으로 취급되어 등록이 취소되고 해산된다면, 미국과 야권 모두 ‘민주주의’와 ‘자유’가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들은 야권에 자금을 제공하고 지원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위장 조직”이다. 이들은 야권에 조언자와 선거 전략가와 선동가들을 제공해주고, 훈련시켜주고 있다. 워싱턴은 파편화되고 분열된 야권이 세력을 규합하고 미국의 지침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자금을 제공한다. 미국의 최근 전략은 선거를 활용하고 있지만, 향후 더욱 폭력적인 권력행사를 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워싱턴은 지금은 쿠데타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10월 대선의 여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유효한 개입지점이 많이 있고, 강력한 언론과 상업·은행 제도가 존재하고, 정치 환경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은 차베스의 사회주의적 정책을 국회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차단하기 위해, 선거를 통해 의회 권력을 획득하고 확장하려고 한다. 만약 미국이 “탄핵” 절차를 날조하거나 국민투표를 요구할 만한 충분한 의회 권력을 획득한다면, 미국은 폭력적인 쿠데타로 전략을 전환 할 것이다. 야당은 차베스가 합헌적 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입헌주의적” 군부나 ‘국방군’[일반적인 국경 수비를 담당하는 육해공군 편제와 별도로 국내 치안을 주로 담당하는 부대]을 자신의 영향력하에 두기를 바라고 있다. 이것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온두라스와 파라과이의 대통령을 축출할 때 미 국무부가 선호했던 방식이다. 다시 말해 현재 워싱턴과 야권이 취하는 민주주의적 태도는 가까운 미래의 권위주의적 권력 장악과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사실 현 상황에서 선거 전술은 미래의 폭력적 정권 교체를 위한 필수적인 보완물이다. 선거 이후 차베스: 다수의 선택지들 차베스 대통령은 선거 이후 모순적인 두 가지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는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의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연설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자본가 엘리트를 포함하는 반대 세력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그것은 최근 대선과 다가올 총선이라는 뚜렷이 구분되는 두 가지 정치적 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사회주의적 입장이 최근 선거 승리를 통해 차베스가 가지게 된 강력한 권한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대화를 시도하는 입장은 다가오는 총선을 대비하는 것이다. 게다가 차베스는 내부적으로도 양방향의 압력을 받고 있다. 급진적 활동가들, 사회운동과 일부 정치인들은 정치적·경제적·이념적 견지에서 국유화의 심화를 주장한다. 그들은 금융, 농업, 통신, 석유관련 산업들과 같은 전략적 부문들이 지연되고 있는 경제의 다변화와 성장 가속화 계획을 재개하기 위한 정부의 새로운 수단이자 자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치적 측면에서 그들은 공적 소유가 신자유주의적 반대파들의 자금 기반을 약화시키고, 정부의 우익 진영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 경로를 차단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온건파’들은 합작투자를 통한 공공-민간 제휴가, 특히 야당이 주지사나 국회 의석 다수를 차지할 경우, “중간 계급”에 대한 차베스의 영향력을 공고화하고 확장할 것이며, 정부 간 협력의 확대를 위한 토양을 마련해 줄 것이라 주장한다. 차베스와 야권의 ‘대화’는 ‘생산적 자본가’ 부문, 즉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신용과 투자를 공급받는 특정 투자 대상과의 동맹에 대한 구상에 근거하고 있다고 ‘온건파’들은 주장한다. 또 이들은 이런 대화를 통해 양극화를 완화하고 오바마가 재임할 경우 미국과의 대화를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온건파’들은 고위 공무원, 주지사들, 장관들, 당 지도자들, 고위 자문위원들에 집중되어 있다. 그들 중 다수는 공무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급진파”와 “온건파” 모두가 직면한 더 큰 문제는 이중적인데, 하나는 정치적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인 문제다. 정치적으로는, [지방선거와 총선 등]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두 세력 모두 그동안 자신의 유력 선거구에서 효과적으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던 공직자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문제가 있다. 그들은 더 급진적 공약을 제시하거나, 또는 야권과 연합하는 방식을 통해서 공직에 남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경제적으로는 두 세력 모두 본질적으로 지대추구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역동적 경제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고질적이고 만연한 문제에 직면했다. 광범위한 사회정치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석유수출과 정부의 세입, 그리고 개인 소비를 증가시키기 위해 석유를 통한 소득에 의존하는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다. 어느 세력의 입장이 차베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까? 이는 그가 사회주의 의제를 실현하는 데 있어 어떤 과제를 우선시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그는 베네수엘라를 지대 경제로부터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생산적이고 다변화된 경제로 변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사회주의적 이행의 장애물과 기회 사회주의 혹은 새로운 자본주의 경제를 건설하는 것은 베네수엘라를 포함하는 그 어떤 지대 경제에서도 복잡하고 어려운 여정이다. 공공, 민간 기업의 경영자들은 혁신, 새로운 기술 투자, 시장 창출, 프로젝트의 적시 완성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다. 대신 그들은 공공조달계약, 정부 보조금, 국내시장에 대한 독점, 저금리로 쉽게 제공되는 공적 대출이나 보조금, 정치적 연줄을 위해 지대국가에 의존해왔다. 그 결과 혼합시장경제론자, 사회주의자, 신자유주의자들은 각자 상대를 비판하지만, 자신의 ‘경제발전 기관’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약점에 대해서는 눈 감고 있다. 민간부문 경영자들은 수십 년간 모험가적 기업가로 기능하는 것에 실패해 왔다. 그들은 금리 차와 환율 차이를 활용하고, 독점 이윤을 얻으며,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자신들의 경향을 마치 ‘시장의 마법’인양 혼동해왔다. 사실 차베스의 시대 이전 수십 년간, 그들은 소비재 수입, 국내외 부동산 투자, 비대하면서 낙후된 서비스 부문에 “투자”를 하기 위해 정부의 석유 지대 예산을 짜내왔다. 민간 부문 투자·혁신 부진이 차베스의 반기업적 태도의 결과라는 우파의 신자유주의적 주장은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는 것이다. 차베스 시절 이전부터 똑같은 지대추구적이고 반기업가적인 태도가 기업, 은행, 농업 엘리트들 사이에 존재했다. 지대추구적 태도는 깊은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근원을 가지고 있다. 예전부터 베네수엘라의 자본가들은 지대 국가에 맞서 싸우는 대신 적응해왔고, 서로 공모해서 더 쉽게,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한번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엉터리 ‘발전 계획’과 함께 석유를 통한 세입에 매달리고 있다. 우파 낙선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대선 기간에 사회 복지와 동시에 민간 자본가의 성장을 촉진시키겠다며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을 따르겠다는 주장을 했는데, 이 주장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 카프릴레스는 룰라가 빈민과 부유층 사이에서 자신의 제휴세력을 형성하기 위해 상파울루의 강력한 산업 자본가들의 후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반대로 카프릴레스는 경쟁력도 약하고 활기도 없는 지대추구 자본가들에게 의존해야 할 것이다. ‘지대추구주의’(rentierism)의 문제는 과거와 현재의 민간 자본가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유기업을 운영하는 고위 관리자들에게도 이런 태도가 명백히 나타난다. 그들의 생산과 혁신 실적은 중간 이하다. 국유기업은 생산성이 낮고,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며, (건설 공사는) 마감기간을 지키지 않거나 비용을 초과하기 일쑤고, 부실경영이 만연하다. 지대추구적 사고방식과 결합된, 공사 합작을 통한 ‘혼합경제’라는 차베스의 ‘온건한’ 모델을 어떻게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경제’로 나아가게 할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차베스는 지대추구 경제로부터 베네수엘라를 변모시키기에는 상당한 문제를 가진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자본주의가 ‘후견주의적’인 지대추구적 성격을 뿌리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것을 상정하는 이론적인 마르크스주의적 논문들은 타당성이 거의 없다. 21세기 베네수엘라 사회주의의 주요 관심사는 지대 “자본주의”로부터 효율적인 공적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를 포함하는 현대화된 생산적 경제로 이동하는 것이다. 전략적 목표로서 볼리바리안 혁명의 사회주의적 목적을 재확인하는 것은 시민 평의회(citizen council)의 권한 강화와 전문적으로 훈련된 “서비스 이용자들의” 감독위원회(oversight committees)를 통해 정부 부처와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유권자들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에 달려있다. 만연한 권력 남용, 부패, 비효율성, 근무 불이행으로 인해 만성적인 정치적 비용이 발생하고, 차베스 대통령이 약속했던 사회 진보를 위한 계획들이 조롱받고 있다. 주기적인 각료들의 ‘쇄신’과 민간인에서 군인으로의 교체는 기껏해야 임시방편일 뿐이고, 통제되지 않는 권력 하에서 지대추구적 문화와 사고방식은 금세 동일한 역기능적 행태로 다시 드러난다. 부정부패 공무원들을 제제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시민 감시가 영구적인 개선책이 될 수 있다. 실정은 중대한 정치적 결과를 낳는다. 야권 지지로 전향한 투표의 절반 이상이 이러한 문제의 결과일 것이다. 야권이 얻은 45% 득표율을 신자유주의로 되돌아가자는 요구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사실 그것은 재정을 잘못 운용하고, 적합하지 않은 당 측근을 기용하는 각료들에 대한 차베스 지지자들의 저항을 의미한다. 그것은 수백만 달러를 사용하고도 석유 산출량, 전력량, 식수 공급량을 적절히 유지하지 못한 장관들에 대한 항의이다. 무엇보다 차베스에 대한 반대표는 거리, 사적 공간, 공기관에서 발생하는 범죄들을 줄이는 것에 실패한 내무부, 국방부 장관에 대한 반응이었다. 시민 감독위원회의 선출은 ‘혁명 안의 혁명’을 상징한다. 그것은 차베스 구상의 일부를 실행하고 책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공공 서비스의 개선과 공적 인가 절차의 촉진과 같은 “미시적 수준”의 변화를 증가시키는 결과만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별로 중요하지도(실행되지도) 않고 단순히 공공부문에서 관료의 숫자만 뻥튀기할 뿐인 혁명적 제안보다는 분명히 더 개선된 것이다. 관료를 늘리는 것은 “서류절차(tramites)”(사인과 고무도장, 뇌물과 업무지연)만 늘릴 것이고, 이것은 반대표를 더 늘릴 것이다. 차베스와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의 위험은 미국의 대리인에 의한 체제위협 뿐만 아니라 빈민가 수준에서도 존재한다.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의 쇠퇴는 ‘붉은 옷을 입은’ 지방 공무원들의 수많은 일상적 부정행위에서부터 비롯된다. 공무원들은 자신의 청사가 청원인들의 행렬에 둘러싸여 있는 동안, 시민들의 요구를 쌓아둔 채로, 손톱이나 다듬고, (‛혁명’의 다음 단계냐 “급진적 전략에 대당하는 안정화”냐를 토론하면서) 두 시간의 점심을 즐기고 있다. 대통령의 책임 차베스 대통령은 놀라운 일을 했다. 80%의 투표율이 보여주듯, 베네수엘라의 시민 문화를 정치화했고 고취시켰다. 베네수엘라의 어떤 대통령도 (미국의 역사에서도) 이만큼 민족적 일체감을 만들지 못했다. 그는 용기와 성실함으로 국가를 방어했다. 그는 미국과 그 대리인이 헌정 질서를 흔들고 파괴하는 것에 대항하여 민주적 제도를 보존하고 발전시켰다. 차베스 대통령은 광범위한 사회복지망을 조성해, 수백만을 빈곤으로부터 구출하고 문맹을 제거하고 보편적인 공공무상의료체계를 제공했다. 차베스는 가난한 중미,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에 할인된 가격으로 석유를 공급하는 등, 중요한 국제 경제 구호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현재 그는 새로운 과제, 즉 복잡하고 어려운 맥락 속에 놓인 ‘혁명 속의 혁명’이라는 투쟁에 직면해 있다. 능동적인 노동자계급, 혁신적이고 기업가적인 관리계급, 책임있고 사회적으로 각성된 중간계급을 바탕으로 하는 생산적이고 참여적인 경제를 개발하는 데 지대 경제는 셀 수 없는 장애물을 가지고 있다. 다수의 베네수엘라 사회 계급들은 사회주의자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개인 소비와 공공 지출의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정치적 급진주의자들은 거리에서는 사회주의의 열렬한 옹호자이지만, 공직에 있을 때 그들의 행태는 전임 신자유주의자들과 더 닮아있다. 차베스는 한편으로는 전체 행정시스템을 개편하고 지대 경제를 변화시켜야 하며, 또다른 한편으로 앞으로 4개월 동안 치러질 지방정부, 국회의원 선거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단기적 계획을 위한 재정을 확보하고 실행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을 수행해야 한다. 개혁 캠페인을 위한 과제를 규정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상당한 정치적 비용을 수반할 것이다. (개인적, 지역적 연고를 포함한) 연고주의, 부패, 비효율성, 권위주의, 무능력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다음이 필요하다. (1) 시민 감독 위원회 (2) 지역 자치 위원회의 강화와 훈련 (3) 적절한 방식으로 행정부의 부정을 감사하기 위한 효율적인 사법 절차의 확립 (4) 석유산업과 연관된 베네수엘라 현지의 자원을 활용하는 생산 및 산업 프로젝트를 인식하고 설계하기 위한 기술적이고 기업가적인 기관을 설립하는 것 (5) 석유 관련 산업 형성(플라스틱, 화학, 비료 등) (6) 기타 생산적 경제 부문(농업, 전문서비스)과의 연결. 차베스의 정책적 개입은 공공 치안, 경제적 효율성, 노동자 참여와 같은 국내적 이슈를 더 우선해야 할 것이다. 그는 공공 지출을 생산적 활동과 관계 맺도록 하는 것, 지역에서 민중의 힘이 효율적 법집행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차베스는 감제고지라 할 수 있는 전략적 경제 부문, 특히 금융·은행 부문에 대한 통제력을 획득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부는 방대한 석유기반 신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차베스식 ‘볼리바리안 사회주의’의 사회적 기반은 ‘소비자 의식’에서 생산자 의식으로 이동해야 하고, 위로부터의 사회복지에서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연대와 생산성으로 이동해야 한다. 노동자 계급의 관리와 통제의 확대를 주장하는 오늘날의 일부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노동자 계급 내에 만연한 경제적 의식의 한계 ― 생산성과 독립적으로 임금과 정부 수당을 인상하고자 하는 욕망 ― 를 과소평가한다. 작업장 민주주의는 베네수엘라를 지대추구 경제에서 현대화된 생산적이고 다변화된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과업과 반드시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지대추구적 사고방식에 얽매인 노동자계급의 전투성이 궁극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적 이행에 주요한 장애물이 될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의 이해에 따르면 민중권력의 심화와 확장인 사회주의의 완수를 위해서는 국제, 국가수준의 거시 계획으로부터 엄격하게 규율과 지침을 강제할 권한을 지닌 노동자-시민의 감시 하에 관리되고 시행되는 다양한 미시 계획으로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고위 기술직에 대한 지명이 탈정치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인기 정치인이 반드시 최적의 경영자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이나 주지사에 당선되는 것에 도움이 되면, 10억 달러의 교통 체계를 건설하는 것이나 효율적인 고속도로 체계를 구성할 때 비용효과성은 고려되고 있지 않는 현실이다. 경제의 사회화는 야권의 전략적 재정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화는 공기업 혹은 은행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의 개선, 공공 일자리 확대를 위해 얼마나 기여했는가라는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가령, 식품 부문과 같이 경영이 부진한 공기업은 잘 통제되는 ‘실용적인’ 민간기업보다 사회주의 전략에 더욱 해를 끼칠 수 있다. 다시 말해, 레닌이 자신의 에세이 「더 적더라도, 더 낫게」 에서 지적한바 있듯이, 사회화는 국가가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혹은 능력을 개발시켜가는 과정에 있는) 정도만큼 진전되어가야 한다. 사회주의의 발전을 위한 (‛외부적’이거나 주변적 요소가 아닌) 필수적 요소는 개인 재산을 포함한 개인적 안전과 치안이다. 셀 수 없이 많은 돈이 매년 범죄로 인해 소실된다. 공포, 협박, 개인적 보안 조치, 이동과 시간의 제약, 이 모든 것이 비용을 발생시킨다.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의 보안 체계의 성과는 매우 불균등하다. 일반적으로 외부의 위협을 억제하고 민주적 제도를 보호하기 위한 국경 안보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으나, 거리 범죄, 갱단 전쟁, 화이트칼라의 범죄, 핵심 석유 전기 시설에 대한 태업 또는 태만에 대한 치안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유권자 집단을 지역 공동체에 기초한 방범순찰대(이는 도심지 범죄-전쟁에 대비해 훈련된 특수기동대의 지원과 보호를 받는다)의 전국적 네트워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쿠바의 정보 관련 자문가들은 정치적 테러리스트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지만, 최근 놀라운 속도의 범죄 급증은 도시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갱단 두목과 그들의 사업적 정치적 동맹자들, 자금 세탁자들에 대항하기 위한 막대한 정보 작전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다. 일자리, 학교, 복지제도는 증가하는 범죄의 소용돌이를 막는 데 충분치 못했다. 범죄는 사회적 결핍에서 자라날 뿐만 아니라 높은 소비수준의 지대 추구자와 같은 사고방식에서도 자라난다. 폭력과 경제적 자원의 강탈이 가장 빠른 사회적 계층 이동 수단인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이러한 현상을 낳고 있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노동자 계급들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만약 노동자 계급이 사회주의적 이행의 기반이라면, 정부가 법 집행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회주의를 방어하는 핵심이자, 중간계급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다. 거리의 범죄들은 고위 경찰, 사법 관료들을 포함하는 공공기관 내의 공범자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열렬한 차베스지지자”라고 주장하는 자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미국이 지원하는 대중매체들은 포괄적인 내부 치안 확대를 차베스 ‘권위주의’의 지표로 악용할 것이 분명하다. (최근까지 ‘무법적 범죄로 뒤덮인 카라카스’에 대해 큰소리로 항의해 온 야당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헌법적 절차 내에서 자신들의 시민들을 위해 도시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대단히 인기 있을 것이고 정치경제적으로 유용할 것이다. 결론을 대신한 마지막 언급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적 이행은 무수한 긍정적 자산과 그만큼의 장애물과 함께하는 ‘열려있는 과정’이다. 열정적이고 장기적 전망을 가지는 차베스 대통령의 리더십과 대중적 지지자, 헌신적 활동가들로 이뤄진 광범위한 그의 지지세력은 엄청난 강점이다. 한편으로 지배계급 내는 물론이거니와, 대중적으로도 일정 수준으로 침투해있는 지대추구 경제의 유산으로부터 기원하는 심각한 도전이 존재한다. 정부가 사회주의를 향해 갈수록 그 지도자들은 기업의 사회화의 기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게임의 규칙’, 다시 말해 어떤 기업과 경제 부문이 몰수당할 것인지, 얼마만큼의 수익이 허용될 것인지, 어떤 부문이 사회화 대상 혹은 합작 투자 대상이 될 것인지, 노동자 경영 기업 혹은 사적 소유 기업이 될 것인지를 정하기 위해서다. 기업의 사회화를 위한 기준 정치적 사보타주(태업): 투자를 철수하는 소유자들, 또는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의 투자를 거부하고 축장하는 소유자들, 또는 사회적 불만을 조장하고 공공정책을 무력화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가동률을 낮추는 소유자들. 사회적 갈등: 노동법을 준수하기를 거부하거나 노동조합과의 집단교섭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거나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하여 파업, 직장폐쇄를 유발하는 자본주의적 기업들. 이러한 기업들은 노동자, 소비자, 기술자들로 구성된 관리진에 의해 사회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념: 야권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미국의 위장 단체들과 협력하는 회사들. 경제적 목표를 넘는 정치적 목표를 추구하는 회사들은 사회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전략적 부문들: 은행, 금융, 무역과 같이 경제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부문이나 회사들은 사회화 될 필요가 있다. 공공 정책 생산자들이 경제적 잉여를 새로운 성장 부문들(사회적 전략 부문, 석유 관련 산업, 식품 제조업)의 형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혁신적인 중소규모 기업들은 사회화될 필요가 없다. 국가가 기업을 운영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상의 기준들이 [사회화] 가능한 부문을 빠짐없이 규정해 줄 수는 없으나 사회주의적 이행에 있어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기업을 망가뜨리는 무능하고 부적절한 관료들이나 노조 지도자들이 관리하는 식으로 기업이 사회화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주의는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최단기간 내에 국유화되는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능력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대안적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국가의 개입, 규제와 과세: 노동법을 준수하고 이윤이 공정히 분배되도록, 고용주들은 사회적 지출을 확대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노동자들에게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노동자를 기반으로 한 생산 위원회: 회사의 ‘회계장부를 감시’하고, 노동자들에게 집단 교섭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공공 민간 자본 간의 합작 투자: 공익이사, 노동자 이사에 대한 사회적으로 결정한 기준에 따르면서, 생산적인 자본가들의 마케팅 기술, 전문 기술의 장점을 이용하기 위해 의무적, 자발적 생산 목표를 통한 계획: 민간부문 중 특히 중소 규모의 기업들, 특히 필수 공익 서비스, 오락·여가 활동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사회화 되어선 안 된다. 국가가 [이러한 기업들을 국유화하여]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수천 개의 민간기업들을 폐쇄시켰던 쿠바의 재앙적인 1968년 정책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또한 제한된 시장(소비에트 블록) 내에서 상품 수출에 ‘특화’ 했던 쿠바의 1970년대 정책도 따라가선 안 된다. 베네수엘라는 제조업 부문에서 비판적인 계급의식을 지닌 노동자 계급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공적 부문에서 혁신적 기업가와 기술자들을 창출해야 한다. 베네수엘라는 커다란 기회와 함정을 동시에 제공하는 세계 시장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적 이행”이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관리다. 국가는 생산, 마케팅, 혁신, 금융, 회계에 있어 사회주의적 기준을 개발하고 적용하기 위한 관리·기술학교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한 학교는 소련시대의 매뉴얼뿐만 아니라,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미국의 교과서를 바탕으로 한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삼가야 할 것이다. 지대 추구 경제의 특수성에 마르크스주의를 비판적으로 응용한 교과서를 장려하고, 계획에 있어서 노동자의 참여와 혁신적 기업의 상대적 자율성을 포함하는 변혁적 지도력을 고무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큰 그림: 도전과 기회 지대추구 경제와 사회를 효율적이고 다변화된 사회주의 경제로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복잡하고, 장기적인 과정이다. 지대추구 경제는 지대 수입을 통한 과소비 문화를 가지고 있고, 금융, 부동산, “매판” 자본가들과 지나친 임금을 받는 탐욕스러운 관료 엘리트들로 둘러싸여 있다. 농업과 공업의 엘리트들은 생산이 아니라 지배적인 지대 부문으로부터 소득을 창출하면서 자신의 낙후된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대의 많은 부분을 대규모 공공 지출로 전환시켰고, 공공 지출을 정당화하고 확장하기 위한 정치적 체계와 이념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성공적인 정치적 투쟁을 수행했다. 그는 또한 지대를 생산하는 (석유와 같은) 핵심 부문을 통제했다. 그러나 금융, 은행, 부동산, 수입 부문의 이윤은 증가했고, 지대에 의존하는 경제부문의 기생적 성격은 존속, 번성하고 있다. 지대 생산과 연관된 생산적 기업을 새롭게 재편함으로써 경제를 다변화하는 것은 사회주의적 이행이라는 이름에 부합하는 중심적 과제이지만 아직 실체화되지 않았다. 현재 자원채취 부문을 제외한 부문의 노동자 계급은 규모에 있어서 매우 한정되어 있고, 그들의 전투성은 계급의식보다는 [개혁정책의 혜택을 향유하는] “소비자”의식과 더 관련이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대 추구와 주기적 선거 동원 그리고 협소한 요구를 관철하려는 전투적 파업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주의적 노동자계급을 형성하기 위해 노동자 계급의식을 진전시켜왔다. 현재 부르주아와 노동자 간의 계급투쟁은 지대에 대한 분배를 둘러싸고, 그리고 지대를 징수하는 국가 관료제 내의 지위를 둘러싸고 형성된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대생산 집단에 대한 통제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고, 십년 간 다수 시민을 선거 승리에 성공적으로 동원해왔다. 이제 이러한 정치, 경제, 외교에서의 정책적 성공을 생산적이고, 참여적인 사회주의적 정치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크고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도전이다. 이것은 당과 국가가 아래로부터 전면적으로 변혁되는 것을 필요로 한다. 베네수엘라는 기술, 마케팅, 혁신에 있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며, 쓸모없는 “당 충신들”과 시간만 보내고 있는 관료들에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붉거나’ ‘전문성을 갖추거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보다는 모두를 겸비한 간부를 육성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2012 세계 이주민의 날에 즈음하여 반인권, 인종차별 강화하는 한국 정부 규탄한다 140만명의 이주민이 한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이주민의 보편적 권리를 담고 있는 ‘UN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이 UN총회를 통과한 날을 기념하는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 이주민들의 역동적이고 활기찬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세계 이주민의 날에, 이주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제도적으로 인종차별을 강화하는 한국 정부를 규탄해야 하는 우리는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주민에 대한 정부의 공격이 노골화된 올 한해 동안 이주민들이 받은 고통은 형언할 수 없이 컸다. 1. 이주노동자들은 모든 노동자에게 주어진 권리인 노동3권이 부정되었고, 사업주의 고용의 권리만을 일방적으로 보장하는 고용허가제로 인해 고통받았다. 올해는 특히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제 사업장변경지침을 개정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더더욱 심화되었고, 그에 따라 이주노동자의 사업주에 대한 종속성이 강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있어서 목숨과도 같은 체류권을 위협하고, 더욱 유순한 노동력으로 이주노동자를 길들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은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침해하였다. 더욱이 단기순환정책의 한계로 인해 일부 이주노동자들에게는 9년 8개월의 장기체류를 허용하였다고는 하나, 장기체류를 하는 노동자가 보장받아야 하는 가족동반 등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않음에 따라 전대미문의 착취를 공식화하는 제도를 만들어 놓았다. 이주노동자는 흘린 땀의 가치와 노동의 권리를 아는 이 땅의 노동자,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노동자로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또한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 없는 단기순환정책은 반인권과 차별의 시작이다. 경제 도구는 필요하지만 더불어 살아갈 사람은 싫다는 한국사회의 시선과 가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이주노동자는 이미 이곳에 살고 있다. 이 사실을 부정하고, 한국사회 스스로의 필요와 정의도 부정하는 단기순환정책은 지금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 2. 올 한해 이주여성들의 안타까운 죽음도 잇따랐다. 지난 3월 7일, 강원도 정선에서 살고 있던 베트남 이주여성은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에게 살해당했다. 7월 2일에는 서울 강동구에서 중국계 이주여성이 평소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의 칼에 찔려 사망하였으며, 6월 30일에는 중국계 이주여성이 남편의 폭행으로 4일 동안 뇌사 상태로 있다가 7월 4일 사망하였다. 그리고 얼마 전인 11월 23일, 베트남 이주여성이 두 아이를 품에 안고 18층 베란다에서 투신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가지 못하는 현실은 이주여성들에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정책이 마련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우자의 동의하에서만 체류기간이 연장되고, 영주권과 귀화 여부 또한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하는 현실은 한국인 배우자에 종속되어 살아가야만 하는 족쇄를 이주여성들에게 채우고 있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결혼을 통해 이주해온 여성은 그들 자신으로부터 나타나는 존엄함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3.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살인적인 단속과 처우는 올해도 어김없이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지난 3월, 출입국관리사무소 동해출장소와 동해경찰서의 합동단속반이 동해시의 한 민박집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인근 모텔에 투숙하고 있던 미등록 이주노동자 3명이 해안가 방향으로 도주하다가 그 중 한 명이 다음 날 숨진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단속되어 화성외국인보호소로 이송된 몽골 이주노동자가 알콜 중독으로 인한 심장통증을 호소했지만 보호소측은 간단한 약처방만을 했을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그 결과 보호소 내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고인은 한국말로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치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보호소 직원은 조용히 하라며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12일 부산출입국 직원 9명이 급습한 부산 기장군 소재 공장 기숙사에서 인도네시아 미등록노동자가 단속을 피해 창문으로 달아나다 8미터 높이의 옹벽으로 추락하였다. 추락한 후 30여 분간 방치되어 있던 이 노동자는 의식불명 상태로 사경을 헤매다 결국 사망하고야 말았다. 실적만을 쫓아 자행되는 정부의 야만적인 인간사냥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란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올 한해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해 ‘잠재적 범죄자’라는 낙인찍기에 골몰했다. 정부는 자신들이 부여한 낙인에 근거하여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국사회의 안정을 위해서 인간사냥식 단속을 집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의 반인권적, 불법적 행위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일 뿐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자행되고 있는 인간사냥식 단속추방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4. 우리는 체류자격 소지여부를 떠나 이주아동의 교육권과 건강권, 체류권에 대한 차별적이고 불리한 조치들은 그 자체로 위법적 조항이며 즉시 폐지되고 수정되어야 한다고 호소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이러한 정당한 호소가 어떻게 무시되고 묵살되고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줬다. 지난 10월 5일, 고등학교 1학년인 17세의 김00이라는 몽골인 청소년이 미등록이라는 사실 때문에 강제추방 당했다. 이 소년은 한국인 청소년들과 몽골 청소년들 간의 다툼 때문에 통역도움을 주기 위한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 동행하였다가 경찰에 의해 미등록 체류자라는 이유로 서울출입국에 인계되었으며, 연행된 지 불과 4일째인 10월 5일에 추방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법무부는 미성년자인 아동을 부모나 부모에게서 위임을 받은 보호자에게 신병을 인계하지도 않았고, 소년은 보호자와의 면회나 통신도 쉽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화성보호소로 이송한 이후에는 만 17세 이상이라는 이유로 성인들과 한 방에 억류하였고, 소년을 추방할 때에도 성인 추방대상자들과 함께 손에 수갑을 채워 추방하였다. 소년은 화성보호소에서 두려움에 떨면서 식사도 제대로 못했고, 추방 당일에는 행동은 제한되고 물과 음식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추방당하여야 했다. 이러한 이주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에도 정부는 적법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발뺌을 하고 있을 뿐이다. 5. 정부는 또한 난민인정자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하였으나 첫 번째 난민인정은 2001년에야 이루어졌으며, 2012년 4월 기준으로 281명이 난민으로 인정되었다. 게다가 문제는 난민심사를 재량에 따른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해왔다는 점이며, 난민신청자들에 대해 체류기간을 연장받기 위한 방편으로 난민신청을 하고 있다는 편견이 결합되어 제대로 된 비호를 받지 못하는 난민신청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8월경에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난민심사 탈락자인 미얀마 소수민족 여성의 주소지로 단속을 나와 두 부부와 두 살배기 딸아이를 연행하여 강제출국 시키려 한 바가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난민신청을 한 후 인터뷰를 하러 국적과를 찾아간 이란 국적의 난민신청자는 인터뷰자리에서 미등록 체류자라는 이유로 연행되어 보호소에 수감되었다. 이처럼 정부는 인도적 사유로 인해 난민신청을 한 이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13년 7월부로 독립적인 난민법의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이러한 현재의 문제가 지속된다면 난민법이 시행된다고 해서 난민들의 상황과 처지가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6. 또한 정부는 현재 영주자격 전치주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영주자격 전치주의는 이주민의 귀화 신청을 하기 전에 그 전단계로 반드시 영주자격을 취득하고 일정 기간 한국에 거주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 외국인의 경우 5년의 거주기간 중 3년 이상을, 결혼이민자의 경우 3년 거주기간 중 1년 이상을 영주자격으로 거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주노동자와 난민은 영주자격 대상자격과 귀화신청대상에서 전면 배제되어 있다. 만일 이것의 시행이 현실화된다면 결혼이주 여성의 법적 지위는 더욱 불안해질 뿐 아니라, 이주노동자와 난민은 오랜 기간 한국에 체류하더라도 안정적인 체류권을 보장받을 수 없도록 될 것이다. 영주자격 전치주의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7. 더욱이 문제인 점은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시행되는 정부의 2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의 내용이다. 이주민의 인권보장과 관련된 내용은 차별금지기본법을 제정하겠다는 계획을 제외한다면 기초적인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내용만이 담겨져 있을 뿐이고, 대신하여 경제적 이득을 위한 외국관광객, 전문인력, 유학생 유치 등에 비중이 몰려 있다. 반면에 결혼이민자에 대한 통합을 강화하겠다며 영주자격전치주의, 이민귀화적격시험 등을 도입하여 한국사회 구성원의 자격을 까다롭게 요구하고, 미등록체류자에 대해서는 단속예고제를 도입하여 집중단속을 전개하는 한편, 광역단속시스템 및 기동단속팀 운영, 미등록체류자 은신 사업장에 대한 출입국공무원의 출입조사권을 법제화하는 등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지난 제1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에도 내용적으로 모자란 말 그대로 반인권과 인종차별을 강화하는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차별과 배제, 관리와 통제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는 제2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은 그 기초부터 뜯어고치거나 당장 폐기해야 마땅할 것이다. 우리는 반인권, 인종차별을 강화하는 정부를 규탄하며 2012년 세계이주민의 날을 맞아 이주민 인권의 의미에 대해 한국사회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대하여 줄 것을 촉구한다. 2012년 12월 13일 2012 세계 이주민의 날에 즈음한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변호사그룹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다함께, 대학생사람연대,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 아시아의창, 연구공간 수유+너머,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노동자의방송(MWTV),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지구인의정류장, 진보신당, 천주교의정부교구이주센터엑소더스(경기동부), 천주교인권위원회, 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11월 26-3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세계이주사회포럼에서 이주공동행동 등의 주최로 열린 워크샵 발표문 자료집 입니다.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작성한 정책제안 및 질의서입니다. 참고하세요
[레디앙 칼럼 2012년 11월 29일] 2013년, 미국과 이란에 ‘운명의 해’가 될 것인가? - 미국의 경제제재와 군사공격이 초래할 결과 임필수 | 사회진보연대 반전팀 2012년 11월 28일 AP통신은 이란이 핵폭탄 성능에 관한 컴퓨터 모의실험을 실시한 증거라며 관련 도표를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이 핵폭탄의 최대 폭발력은 50킬로톤 이상이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 도표에 대해 “폭발력이 너무 크다”며 “제조 과정을 이해하고자 고안한 실험 같다”고 말했다. 한편 11월 17일 영국 가디언지는 이란이 핵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내년 6월 중순 이스라엘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에 도달해, 양측 간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20% 농축 우라늄 240㎏를 보유하게 되는 것을 금지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란이 그 정도 양을 확보하면 고농축을 거쳐 곧바로 핵탄두 제조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9월 미국을 방문해 미국에 금지선 설정을 촉구했으나, 미국이 거부 입장을 밝히며 갈등을 빚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14일, 재선 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 이란이 교착상태를 해결할 시간이 있다”며 직접 대화의 가능성을 비쳤다. 하지만 2기를 맞은 오바마 정부에 이란은 최대 난제다. 혹자는 2013년이 미국의 이란 정책의 성패를 결정하는 ‘운명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란은 전례 없는 제재조치로 경제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이란 정권은 소비자물가가 2010년 봄부터 2012년 봄 사이에 40% 올랐다고 발표했으나, 최신 자료는 오히려 발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해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며 지역적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이 이미 유례 없는 제재 조치를 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페르시아만에서 긴장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학자협회(FAS)는 미국이 이란에 대해 제재와 군사공격을 포함하는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경우 세계경제가 치러야 할 막대한 비용에 대한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이란에 대한 제제, 군사공격, 기타 잠재적 조치들>, 2012년 11월). 시나리오별로 추산한 결론은 이렇다. 1. 이란에 대한 제재 압력을 강화할 경우: 640억 달러 2. 이란의 고립화, 페르시아만 봉쇄를 실행할 경우: 3,250억 달러 3. 외과적 타격을 가할 경우: 7,130억 달러 4. 광범위한 폭격을 가할 경우: 1조 2천억 달러 5. 전면적 침공을 할 경우: 1조 7천억 달러 6. 긴장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겨우: 600억 달러의 이익 하지만 이러한 수치 외에도 경제제재나 군사공격에 의한 인간적, 윤리적 손실은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과학자협회의 보고서는 어떤 ‘정치적 선입견도 없이’ 객관적 수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군사적 긴장고조에 따른 러시아의 무기수출 확대나 평화 분위기 조성에 따른 이란 핵발전 시설 투자는 세계 경제에 대한 플러스 요인 즉 ‘이익’으로 계산했다.) 미국의 경제제재나 군사공격, 또는 그와 연관된 여러 파급효과의 정치적, 윤리적 정당성의 문제는 우리가 별도로 검토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다만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미국이 고려하고 있는 시나리오에 따라 세계가 어떤 현실을 경험하게 될지 엿볼 수 있다. 미국의 이란 정책이 한반도에 함의하는 바도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아래에서는 보고서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한다. * * * 미국이 이란에 대해 취할 행동이 세계 경제에 끼칠 잠재적 영향은 무엇인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미국이 취해야 할 행동을 규명하는 연구는 매우 많으나, 놀랍게도 미국의 행동이 낳을 광범위한 결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미국과학자협회는 국가안보, 경제학, 에너지시장, 금융 부문에서 활동하는 9명의 주제전문가(SME)를 모아 그 문제를 조사했다. 이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최대한 객관성을 띠려고 노력했으나 주관성이 고유하게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둘째, 미국과 이란의 상호작용에는 심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셋째, 개인들 간 의견차이가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검증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1. 첫 번째 시나리오: 이란에 대한 압력의 강화 미국이 새로운 일련의 제재를 부과함으로써 이란에 대한 압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선택할 경우. 여기에는 이란 중앙은행과 사업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이란 은행들과 거래하는 모든 외국은행에 벌칙을 가하는 것이 포함된다. (현재는 석유 판매와 관련된 대규모 거래만 금지된다.) 이러한 제재는 석유 수입에 관한 보험 및 재보험 서비스 금지를 지속하며, 이란의 에너지 부문 전체를 세계경제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국무부는 제재 면제국이 이란 원유 구매를 지속적으로 감축한다는 조건 하에서 제한적 원유 수입을 보장할 것이다. 새로운 제재 조치들에서는 국제 대부를 제한함으로써 이란의 외환보유고 고갈을 가속화시키는 방안도 포함된다. [그림1] 압력 강화 - 3개월 간 소요되는 세계적 비용 추산 * 중간 값 평균 $63,944,409,821 * 관련 요인 자본도피 (이란)/ 세계적 군비태세 및 부대 보호 강화/ 대피 비용/ 미국 본토 안보, 반테러리즘 비용/ 수입·수출 중단/ 석유가격 상승/ 러시아 무기판매 증가(*플러스 요인)/ 인플레이션/ 보험 프리미엄 상승/ 투자자 신뢰도 하락/ 이란의 경제적 손실/ 군사비용(미국) 2. 두 번째 시나리오: 고립화와 페르시아만 봉쇄 이란 경제가 비틀거리지만 외교적 합의는 여전히 달성하기 어렵다. 미국은 이란 정권이 생존 모드로 돌입하는 것을 우려하여 ‘전면 차단’ 정책을 실행한다. 미국은 석유정제품, 천연가스, 에너지 설비 및 서비스 수출을 완전히 금지한다. 이란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금지된다. 공식적인 무역신용 보증이 금지되며 이란에 대한 국제 대부나 이란 채권에 대한 투자도 금지된다. 이란으로 가거나 이란에서 나오는 모든 해상운송에 관한 보험 및 재보험도 금지된다. 미국의 상당한 군사력이 이란 관련 해상운송을 봉쇄하기 위해 페르시아만에 배치되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 및 기타 생산품의 운송을 막는다. [그림2] 고립화와 페르시아만 봉쇄 - 3개월 간 소요되는 세계적 비용 추산 * 중간 값 평균 $325,369,730,268 * 관련 요인 (진한 색은 앞 시나리오에 없는 추가 요인) 해상봉쇄 실행/ 자본도피(이란)/ 자본도피(주변 지역)/ 자본손실/ 세계적 군비태세 및 부대 보호 강화/ 대피 비용/ 세계 여행 감소/ 이자비용 상승/ 미국 본토 안보, 반테러리즘 비용/ 인도주의적 지원/ 수입·수출 중단/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생계비용 상승(주변지역)/ 석유가격 상승/ 러시아무기판매 증가(*플러스 요인)/ 인플레이션/ 인프라 전환 비용/ 투자자 신뢰도 하락/ 이란의 경제 손실/ 군사비용(지역)/ 군사비용(미국)/ 지역적 분쟁 피해/ 지역적 경제 혼란/ 지역적 조업중단 3. 세 번째 시나리오: 외과적 타격 미국은 제한적 공습과 특수부대를 이용해 미국이 심각하게 우려하는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에 대해 ‘외과적 타격’을 가한다. 여기에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검토한 시설들이 포함되며, 비공개로 검토되어서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잠재적으로 우려하는 다른 장소들도 포함될 수 있다. 미국은 외과적 타격이 급속히 상승되거나 광범위한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임수 수행 과정에서 스텔스 기능, 속도, 정밀성에 초점을 맞추며, 반격을 당할 수 있는 이란 군사시설은 목표물로 설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국은 항공기와 특수부대원을 잃을 위험성을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이란 지도부가 ‘벌을 감수하고’, 어떤 유의미한 방식의 보복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다. [그림3] 외과적 타격 - 3개월 간 소요되는 세계적 비용 추산 * 중간 값 평균 $713,367,622,292 * 관련요인 (진한 색은 앞 시나리오에 없는 추가 요인) 해상봉쇄 실행/ 자본도피(이란)/ 자본도피(주변 지역)/ 자본손실/ 이란의 피해(비핵·민간시설)/ 이란의 피해(핵시설)/ 세계경제의 혼란/ 국방예산 자동몰수의 중단(*플러스 요인)/ 세계적 군비태세 및 부대 보호 강화/ 대피 비용/ 세계 여행 감소/ 이자비용 상승/ 미국 본토 안보, 반테러리즘 비용/ 인도주의적 지원/ 수입·수출 중단/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생계비용 상승(주변지역)/ 석유가격 상승/ 러시아무기판매 증가(*플러스 요인)/ 인플레이션/ 투자자 신뢰도 하락/ 이란의 경제 손실/ 이란 또는 대리세력의 공격/ 군사비용(지역)/ 군사비용(미국)/ 방사성 물질 영향 및 정화 비용/ 지역적 분쟁 피해/ 지역적 경제 혼란/ 지역적 조업중단/ 범지역적 정치 불안 4. 시나리오 4: 광범위한 폭격 미국 대통령은 외과적 타격이 불완전하며 제한적 타격만으로는 모든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이란이 반격을 가함으로써 더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할지 모른다고 두려워한다면 더욱 더 빈틈없는 군사임무를 선택할 수 있다. 미국은 우려하는 핵시설을 목표로 삼을 뿐만 아니라 이란의 방공시설, 레이더, 항공 지휘통제 시설, 그리고 이란의 직접적인 보복능력을 포함해 다른 군사시설을 목표로 삼아 이란의 보복능력에 제한을 가하는 더욱 야심찬 폭격을 결정할 수 있다. 이란의 직접적 보복능력에는 이란혁명방위군(IRGC)과 이란 해군, 육군, 공군의 주요 군사기지를 포함할 수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이란의 군사능력을 목표물로 공격함으로써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림4] 광범위한 폭격 - 3개월 간 소요되는 세계적 비용 추산 * 중간 값 평균 $1,082,717,808,750 * 관련요인 (진한 색은 앞 시나리오에 없는 추가 요인) 해상봉쇄 실행/ 자본도피(이란)/ 자본도피(주변 지역)/ 자본손실/ 이란의 피해(비핵·민간시설)/ 이란의 피해(핵시설)/ 세계경제의 혼란/ 세계적 군비태세 및 부대 보호 강화/ 대피 비용/ 금융 부문 전염/ 세계 전략물자 방출(*플러스 요인)/ 세계 여행 감소/ 이자비용 상승/ 미국 본토 안보, 반테러리즘 비용/ 인도주의적 지원/ 수입·수출 중단/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생계비용 상승(주변지역)/ 석유가격 상승/ 러시아무기판매 증가(*플러스 요인)/ 인플레이션/ 인프라 전환 비용/ 투자자 신뢰도 하락/ 이란의 경제 손실/ 이란 또는 대리세력의 공격/ 시장 붕괴/ 군사비용(지역)/ 군사비용(미국)/ 방사성 물질 영향 및 정화 비용/ 지역적 분쟁 피해/ 지역적 경제 혼란/ 지역적 불안정·내전/ 지역적 조업중단/ 무역 전쟁/ 미국 경제의 불안 5. 다섯 번째 시나리오: 전면적인 침공 미국은 이란을 침공하고 점령하여 무장해제 시키기로 결정한다. 그것은 위에서 언급한 모든 임무를 수행하며, 나아가 이란 정권을 무장해제시킴으로써 더욱 영구적인 해결책을 부과하기 위해 ‘올인’으로 가는 길이다. 그 임무의 목적이 명백히 정권교체는 아니더라도 미국은 이란이 인접국 이스라엘에 가하는 위협이나,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운송의 자유에 가하는 위협을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고 결정할 것이다. 그것은 해상봉쇄, 비행금지구역을 부과하며, 체계적으로 이란의 군사기지를 해체하며 그 시설들을 파괴한다. 대규모 지상군이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투입될 것이다. [그림5] 전면적 침공 - 3개월 간 소요되는 세계적 비용 추산 * 중간 값 평균: $1,724,232,463,393 * 관련요인 (진한 색은 앞 시나리오에 없는 추가 요인) 해상봉쇄 실행/ 자본도피(이란)/ 자본도피(주변 지역)/ 자본손실/ 이란의 피해(비핵·민간시설)/ 이란의 피해(핵시설)/ 세계경제의 혼란/ 세계적 군비태세 및 부대 보호 강화/ 대피 비용/ 금융 부문 전염/ 세계 경제의 환란/ 세계 전략물자 방출(*플러스 요인)/ 세계 여행 감소/ 이자비용 상승/ 미국 본토 안보, 반테러리즘 비용/ 인도주의적 지원/ 수입·수출 중단/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석유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인프라 전환 비용/ 투자자 신뢰도 하락/ 이란의 경제 손실/ 이란 또는 대리세력의 공격/ 시장 붕괴/ 시장 왜곡/ 군사비용(세계)/ 군사비용(미국)/ 방사성 물질 영향 및 정화 비용/ 지역적 분쟁 피해/ 지역적 경제 혼란/ 지역적 조업중단/ 범지역적 정치적 불안정/ 러시아 무기판매 증가(*플러스요인)/ 무역전쟁/ 미국 경제의 불안 6. 여섯 번째 시나리오: 단계적 축소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진정으로 양보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들을 일방적으로 취함으로써 이란과의 교착상태를 해소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실험할 수 있다. 미국은 여전히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대해 (180일 면제 대신에) 1년 면제를 보장하고, 이란국영석유회사와 그 자회사인 NICO와 거래하는 외국은행에 대한 제재를 일시 중단한다. 또한 미국은 (현재 걸프 지역에서 배치된 두 대의 항공모함 중 하나인) 존 C. 스테니스를 다른 지역에 배치하여 페르시아만의 군사력 배치 수준을 명목상 감축함으로써 이란이 핵 프로그래에 대해 양보를 하든 안 하든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두려워 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그림] 단계적 축소 - 3개월 간 소요되는 세계적 비용 추산 (음의 값은 비용상 이익을 뜻한다.) * 중간 값 평균 $57,163,613,100 * 관련요인 아시아 시장의 신장(플러스)/ 걸프협력회의(GCC) 은행업 신장(플러스)/ 지역 무역의 증가/ 핵발전산업 투자(플러스)/ 투자자 신뢰도 신장(플러스)/ 이란의 경제적 개선(플러스)/ 군사비용(지역) (플러스·마이너스)/ 석유가격 하락(플러스)/ 군사 하드웨어 소모의 감소(플러스)/ 지역적 밀수의 증가/ 이란 화폐가치 상승(플러스)/ 제재 완화(플러스) 결론 [그림] 시나리오 비교 - 3개월 간 소요되는 세계적 비용 추산 이러한 연구에는 여러 한계가 있지만 더욱 더 깊은 조사를 위한 유용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나온 데이터로부터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란에 대한 미국의 행동이 심각해질수록 예측 가능한 세계경제적 영향도 더 심각해진다. 전면적인 군사침공은 봉쇄나 제한적 폭격에 비해 더 큰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큰 비용이 들어갈 수많은 결과를 촉발할 수 있다. 나아가 미국의 행동이 심각해질수록, 그 잠재적 결과의 불확실성, 또한 그 경제적 영향의 불확실성도 증대한다. 예를 들자면 페르시아만 봉쇄에 따른 비용 추산의 최고 값과 최저 값은 수천억 달러의 차이가 나지만, 전면적 군사침공의 경우는 수조 달러의 차이가 나타난다. 둘째, 데이터는 어느 지점에서 어떤 비용이 급상승하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석유가격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추산은 페르시아만 봉쇄로부터 ‘외과적 타격’ 시나리오에서 물리적 행동이 개시될 때부터 급증한다. 이와 유사하게 광범위한 폭격이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 폭격보다 더 분명하다. <끝>
학살을 멈추기 위한 국제연대를 만들어가자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가자 지구 집권당인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1월 14일 가자 지역에 대대적인 폭격을 시작했다. 공습이 시작된 지 일주일만인 지난 20일 한때 휴전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스라엘의 거부로 무산됐다. 휴전 협상이 진행되던 20일 낮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공습은 이내 다시 시작되었다. 20일 가자 지구에 들어간 한국 한 언론의 특파원은 ‘전투기들의 굉음과 1시간 여 간격으로 들려오는 폭격음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보건부는 20일 현재 1,500차례 이상 공습으로 13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절반 가까이는 민간인이며,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라엘은 확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1%] 이스라엘의 ‘조직화된 테러’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공습은 조직화된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번 공습이 시작된 14일, 이스라엘은 미사일 공격으로 하마스의 군 최고지도자 아흐메드 알 자바리를 암살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 우리는 하마스와 테러 그룹에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미사일 공격이 알 자바리를 죽이려는 의도였음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이러한 표적 암살은 국제법은 물론 이스라엘 국내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습을 시작부터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등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노림수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한 자위적 행동이 아니라 명백히 이스라엘 국내 정치용이다.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나라들처럼 지난 8월 이스라엘에서도 물가폭등과 정부의 경제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9월 초에는 이스라엘 전역에서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가상승과 양극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4만 명이 총리 관저를 향해 가두행진을 벌였다. 날로 규모를 확대해가는 시위는 현 정부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지배 세력들은 지난 10월 15일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10월 예정되었던 총선을 1월에 치르기로 했다. 결국 이번 공습이 총선을 앞두고 국내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이 상당수 이스라엘의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진행되어왔다는 점(1955년, 1961년, 1981년, 1996년, 2009년) 역시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안보 불안을 자극해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것은 세계 어느 지배세력이나 매한가지다. 부수적 피해? 현재 가자 지역의 상황은 그동안 이스라엘이나 서방 세계가 주장하는 소위 ‘외과적 처방’(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이 얼마나 거짓된 선전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폭격은 군사시설과 비군사시설,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다. 18일에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쏜 미사일 두발이 민가에 떨어져 일가족 11명이 몰살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일에는 언론사 로고가 찍힌 차를 타고 이동 중이던 팔레스타인 언론인 3명이 이스라엘의 폭격에 숨졌다. 또한 이스라엘이 외국 언론사들이 입주해 있는 건물들도 거침없이 공격하고 있어 기자들이 그나마 지금까지 공습당하지 않은 병원에 모여 기사를 쓰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진다. 이스라엘은 이들이 하마스와 연계됐기 때문이라며 언론에 대한 표적 공습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결코 외과적 처방과 이에 따르는 부수적 피해가 아니라, 민간인을 포함하는 명백한 학살 행위다. 은폐된 진실 이번 상황을 전하는 일부 언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투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언뜻 현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하는 듯하지만, 이런 식의 접근은 마치 지금의 문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자만의 문제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렇게 마음 놓고 살육을 벌일 수 있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1910년대 이후 미국과 영국 등의 승인 아래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2차 대전 승전국들의 묵인 아래 팔레스타인을 억압했다. 미국과 서방 세계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이라는 존재를 활용해왔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이 ‘자위권 발동’이라면서 이스라엘을 노골적으로 옹호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확대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성명은 미국의 거부로 채택조차 되지 못했다. 한국과 이스라엘, 피에 젖은 무기 거래 지난 20일 KBS는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이라는 뉴스를 보도했다. 이번에 하마스의 로켓포를 공중 요격한 ‘아이언돔’이라는 이스라엘의 요격미사일 체계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초계함 4척을 도입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아이언돔 판매를 추진 중’이라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를 인용했다. 침략 전쟁에 조응하기 위해 해외 파병을 할 때에는 국제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던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학살 전쟁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에서 무기를 사들이려 한다. 이스라엘 군 당국이 선전하는 것처럼 이번 공습에서 아이언돔이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하면서 무기 광고를 한 것이고, 한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피에 젖은 무기를 사들이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은 결국 한국이 적극적으로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크게 고조시키는 미국의 MD 체계의 일환이라는 점을 우리는 누누이 확인한 바 있다. 학살 중단을 위한 연대행동에 나서자! 아무렇지 않게 학살과 전쟁 범죄를 자행하는 이스라엘과, 이를 지원하거나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서방 세계와 한국의 지배계급은 민중의 평화적 생존에는 관심이 없다. 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천인공노할 학살도 서슴치 않는다. 미국과 서방 세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군사력을 키워온 이스라엘이 안보 불안을 조성해 민중들을 현혹하고 학살을 자행해왔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에 저항하는 운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러한 지배계급의 술수를 분명하게 폭로하지 못한다면 한국에서도 안보불안을 빌미로 반복되는 지배계급의 탄압을 돌파할 수 없다. 이러한 야만과 학살 속에 벌어지는 피에 젖은 거래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 한반도의 긴장도 한층 고조될 수밖에 없다. 오는 11월 25일(일요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침공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염원하는 긴급 행동이 서울에서 준비되고 있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학살을 중단시키고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찾기 위한 행동이 지배계급의 야만적인 술책을 부수고 세계 민중들의 평화적 생존을 보장하는 길임을 인식하고 함께 행동하자.
외투기업과 경제민주화
신자유주의 긴축정책 반대! 전 세계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자 [%=사진1%] 고조되는 분위기 11월 14일 오늘, 유럽 전역에서 ‘긴축 정책 반대! 일자리와 연대를 위한 전 유럽 행동과 연대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연대 총파업이 전개된다. 이번 유럽 총파업은 포르투갈 최대 노총인 포르투갈 노동자총연맹(CGTP)의 제안으로 조직되었다. CGTP는 포르투갈 민중에 대한 “착취와 빈곤화”에 맞선 전국 총파업을 결정하고 유럽노총에 유럽 전역의 총파업 조직을 제안했다. 유럽노총이 제안에 응답한 후, 스페인 양대 노총의 공동총파업이 결정되고, 뒤이어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노총들이 합류했다. 영국, 벨기에, 독일,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체코, 루마니아, 그리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에서 총파업과 대규모 노동자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 최소 4개국 총파업, 전체 25개국에서 시위 및 다양한 행동이 벌어질 예정이다. 여기에 북미와 남미의 노총들의 연합체인 미주노총도 가세하여 연대행동을 선언했다.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긴축정책 2009년 10월에 시작된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유럽 위기의 신호탄이었다.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긴축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및 긴축정책은 남유럽 국채를 보유한 유럽 중심국의 은행 위기로의 전염을 막음으로써 중심국의 이해에 봉사하지만, 해고, 임금삭감, 사회보장 축소 등으로 주변국의 민중에게 막대한 고통을 전가한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8일에 또 한 번의 재정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었고, 11일에는 이에 따른 긴축예산안이 과반을 아슬아슬하게 넘기며 통과되었다. 내년과 내후년에 2012년 예산의 1/4에 해당하는 총 135억 유로의 정부지출을 줄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금을 비롯해 공공부문 임금 5~25% 삭감, 연료 등에 부과하는 세금 인상, 지역 의료보험료 인상을 하겠다고 한다. 지난 9월 통과된 스페인의 긴축안은 올 들어 이미 5번째였으며, 포르투갈에서도 정부지출은 13억 유로 줄이고, 세금은 43억 유로 늘리는 강도 높은 긴축안이 발표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2014년까지 공공부문 임금에서 260억 유로를 삭감할 계획이며 공공부문 노동자수는 10% 줄어들 예정이다. 이처럼 강도 높은 긴축으로 인해 사상 유래 없는 높은 실업률, 임금 삭감, 사회보장 축소가 지속되면서 유럽 민중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긴축은 소용없다’며 파업과 시위에 나섰다. 화약고 그리스 그리스는 총리조차 “그리스인 소득이 2년 동안 35% 상실됐다.”고 밝힐 정도로 노동자 민중의 처지가 최악이다. 그러나 정부는 구제금융을 계속 받기 위해 재정긴축을 밀어붙이고 있다. 긴축안은 세금 인상, 연금과 임금, 각종 사회보장 삭감과 같이 노동자민중의 희생을 강요한다. 그러나 이런 희생을 통해 받은 구제금융은 모두 트로이카(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에 진 금융 부채를 갚는데 쓰일 뿐이다. 이에 맞서 그리스 노동자 민중은 “그 빚은 우리가 진 게 아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빚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갚지 않을 것이다.” 라며 파업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경제위기 이후 그리스에서는 이미 스무 차례가 넘는 총파업이 벌어졌고, 11월 6-7일에도 의회에 상정된 긴축안에 맞서 48시간 총파업이 전개되었다. 그리스 양대노총은 14일 유럽 총파업에 이어 18일에도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스페인의 긴축정책 철회를 위한 투쟁은 ‘분노한 사람들’운동으로 대표된다. 이 운동은 2011년 5월 청년실업자 등이 수도 마드리드의 푸에라델솔(태양의 문) 광장에 집결해 실업과 빈부격차에 항의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임금삭감과 복지축소 등 긴축정책에 불만을 가진 시민이 여기에 합류해, ‘분노한 사람들’ 운동으로 발전했다. 지난 5월 ‘분노한 사람들’ 운동 1주년을 맞아 20만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현재까지 긴축반대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9월 27일 400억 유로의 긴축조치를 결정했는데, 이에 맞서 지난 10월 7일 56개 도시에서 수십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최근에는 경찰들도 긴축에 맞선 투쟁에 함께하겠다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오는 14일 스페인에서는 양대 노총인 노조연맹(CCOO)과 노동총동맹(UGT)이 전국 총파업을 벌인다. 이날 항공기만 해도 250편이 취소될 전망이다. 포르투갈에서는 9월 긴축 조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9월 15일 전국 40개 이상 도시에서 15만 명이 긴축에 반대해 거리 행진을 벌였다. 9월 22일에는 100만 명이 전국에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약탈은 이제 족하다”며 거리로 나섰고 대통령궁 앞에서는 약 2만 명이 밤샘 시위를 벌였다. 결국 100만의 투쟁에 정부가 무릎을 꿇었다. 9월 24일 포르투갈 정부는 민간기업 노동자의 임금삭감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한 차례의 공격을 막아낸 포르투갈 민중들 역시 투쟁의 파고를 높여가고 있다. 14일에는 공산주의 노동조합인 CGT와 포르투갈 최대 노총인 포르투갈 노동자총연맹(CGTP)이 총파업을 벌인다.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투쟁 투쟁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9월 28일 임금삭감과 구조조정에 맞선 공공부문의 총파업이 벌어졌고, 10월 5일에는 “은행이 아닌 교육을 구하라”며 전국의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일어났다. 좌파 노동조합(COBAS)과 함께 최대 노총인 이탈리아 노동총동맹(CGIL)이 14일 파업의사를 밝혔다. 유럽 중심국에서도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9월 29일 4만 명 이상이 전국에서 부자에 대한 과세를 통한 공정한 분배를 촉구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14일에는 대다수 노동조합과 사회단체들이 집회에 참여할 계획을 세웠고, 일부지역에서는 파업도 진행한다. 프랑스에서도 9월 30일 8만 명 규모의 시위가 열려 정부의 긴축과 세금인상조치를 반대했고, 14일에는 5개의 노동조합이 대중행동에 나선다. 25개 지역에서 대중 시위가 계획되어 있다. 학생들도 교육사유화에 맞서 교육파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신자유주의 긴축정책 반대! 전 세계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자 각국의 투쟁이 하나로 모이기 시작했다. 유럽노총은 “긴축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일자리와 사회보장 시스템을 파괴했다.”며 트로이카의 사죄와 긴축정책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긴축반대를 공통의 요구로 하는 연대파업은 유럽적 차원의 저항을 조직하여 트로이카에 맞서는 효과적인 전술이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저항하는 노동자민중들을 고무하며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의 노동운동, 사회운동도 유럽 민중들의 계급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여 국제적인 반신자유주의 물결에 동참하자. [%=박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