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하마스의 테러리즘과 같은 극단적 폭력은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지지하는 전 세계 좌파의 목소리-미국, 유럽
“세계 한 구석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당신들은 그것이 자국의 정부나 비즈니스 엘리트들의 활동에 대한 반응이라고 단정 짓는다. 당신들로부터 우리(포스트 소비에트 좌파)는 나토와 미국에 대해 모든 것을 배웠지만, 이 지식은 이제 거의 쓸모가 없다. 미국은 이 보드게임의 판을 그렸을지 몰라도 이제 다른 플레이어들이 조각을 움직이고 붉은색 마커로 자신의 윤곽을 추가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설명은 구식이다. 나는 작년(2021년)에 고조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갈등에 대해 좌파가 쓴 글과 말을 모두 읽었다. 이 의견들은 대부분 끔찍할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고, 주류의 설명보다 훨씬 더 심각했으며 (결국 일어난 침공에 대한) 예측력은 제로였다. 나는 서방 좌파의 관점을 비난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것의 한계를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구체적 상황에 대한 분석을 날것의(관성적이고 원론적인) 정치적 입장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 <‘US-plaining’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서방 좌파에게: 당신들의 잘못과 우리의 잘못에 대해>, 볼로디미르 아르티유크, COMMONS, 2022.3.1.
“러시아를 미국에 비해 더 작은 악처럼 보이기 위해 그들은 인위적으로 라틴아메리카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어필한다. 사실 그들에게 미국은 러시아보다 더 큰 악이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이 무력분쟁의 피해자이자 저항의 주체인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왜 러시아를 서방 국가들보다 더 악하다고 인식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 푸틴의 신식민주의적 선전을 비추고 감상적이고 문화적으로 상대화된 ‘남반구’의 그늘에 숨는 것은 푸틴의 좌파가 처한 윤리적-정치적 파국을 심화시킬 뿐이다. 반세계화와 반제국주의에 대해 고민해 온 기존 좌파의 대부분은 이런 담론에 빠져 있다. ... 그들은 푸틴의 승리와 그것이 우크라이나인과 다른 동유럽 사람들에게 의미하는 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이보다 더 비열한 입장은 상상하기 어렵다. <세상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푸틴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더 쉬울까?>, 조세페 코코, COMMONS, 2022.11.23.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문제는 나토의 확장이 아니라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에 의한 확장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크림반도와 돈바스 등의 분쟁지역의 미해결 상태로 인해 강하게 억제되어 왔다. 요컨대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의 팽창 보다는 포스트 소비에트 공간에서 러시아의 부활주의적 목표, 더 넓게는 강대국으로서의 지위, 즉 다극화된 세계의 양대 극단의 하나로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표다. 설령 나토가 지금 당장 해체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서방 좌파의 일반적인 나토 비판을 이해하고 대부분을 공유하지만, 현재의 전쟁이 새로운 비판을 불러일으킬 적절한 시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국주의 확장이라는 지진 속에서 세계 좌파의 입장은?>, 비톨드 바실레츠키, COMMONS, 2022.9.6.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재확인 하고 나토, 유럽연합, 글로벌 사우스의 모든 지원을 재확인 하는 것은 이제 분파적 세계화 사이클에서 다른 세계로의 가능성을 계속 타오르게 하기 위한 기본적인 국제적 과제다. 다른 세계는 우크라이나의 들판과 도시에서 ‘푸틴의 좌파’가 승인한 끔찍한 잔학행위에도 불구하고 이미 출현하고 있다. <세상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푸틴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더 쉬울까?>, 조세페 코코, COMMONS, 2022.11.23.
전쟁을 반대하는가, 아니면 미국을 반대하는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비판은 많은 경우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전쟁의 근본적 원인을 나토의 확장과 유로마이단의 결과로 인한 친서방적 방향 전환으로 지적하는 좌파의 분석은 우크라이나의 주체성을 절대적인 수준으로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이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러시아의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반면, 벨라루스에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무시한다. 우크라이나에 나토의 미사일 기지가 있다는 가설은 그런 전망이 막연함에도 문제이며,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격, 공습, 지상공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국주의 확장이라는 지진 속에서 세계 좌파의 입장은?>, 위톨드 와실레키, COMMONS, 2022.9.6.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데 동의하는 협상은 긍정적인 진전이자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입니다. 그러나 “공동묘지 평화” 즉 동결된 분쟁으로 이어지는 협상은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의미하며 푸틴의 일시적인 승리가 아니라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푸틴에게 완전한 백지위임이 되어 매우 위험한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룰라의 평화 계획과 극우에 맞서는 세계적인 투쟁: 브라질 사회주의자 이스라엘 두트라와의 인터뷰>, 페데리코 푸엔테스, COMMONS, 2023.6.16.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이제 서방 무기뿐 아니라 손에 넣을 수 있는 모든 무기에 의존하고 있다. 이것이 전쟁의 현실이다. 한때 아나키스트와 공산주의자들이 프랑스와 대영제국, 그리고 스탈린의 소련에 무기를 요청했던 스페인 내전이 떠오른다. 아나키스트들은 스탈린이 동맹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무기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에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나치는 영국, 프랑스, 소련 세 제국에 의해 패배했다. 세 제국이 완벽하지 않았다고 해서 나치에 대한 연합군의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쟁 상황에 직접 처하지 않은 사람들은 전쟁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 대해 공감해야 한다. 전쟁은 매우 더럽고 복잡하며 전쟁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이 항상 이상을 가질 수는 없다. 이상이 있더라도 우선순위가 있기에 이상을 제쳐두어야 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전력의 불균형 속에서 약소국들은 침략에 저항해야 할 때 결국 나토(미국과 서방), 중국, 러시아 등 외국 세력에 의존해야 한다. 대만이라면 러시아와 중국에서 무기를 구입할 수 없지만 미국에서는 구입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이 아윱: 푸틴 정권의 몰락은 아사드와 이란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알리야 리아셰바, COMMONS, 2023.17.18
“우리는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크라이나가 이 무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너무 주저하고 수갑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비판한다. 이는 사회주의자로서는 드문 입장이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 내전 당시 미국 사회주의자들은 파시즘과 싸우는 스페인 공화주의자들에게 무기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사회주의자들은 나치와 싸우기 위해 소련에 무기를 보내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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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포럼 중 가장 중요한 토론 중 하나는 '좌파의 파시즘 사상'에 대한 두 차례의 시리즈였다. 극우 사상(심지어 파시스트 사상까지 포함)이 어떻게 그리고 왜 사회주의 운동에 침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논의였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사회주의 운동과 '좌파' 전반의 대다수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고, 적어도 변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배신으로부터 사회주의를 되찾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우리 이름에 '사회주의자'를 포함시키기로 분명히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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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만약 우리가 사회주의자로서, 그리고 노동계급 활동가로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이 대규모 공격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노동자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의미에서 자기 자신만 생각하라. 자신의 월급만 생각하라.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더 광범위한 문제는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여성이나 유색인종, 성소수자에 대한 억압은 모든 노동자가 반대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런 태도로는 노동계급 강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진정한 사회주의 운동을 건설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연대 구축 : 세 가지 관점>, 존 레이먼(우크라이나 사회주의 연대 캠페인 공동 의장), POSLE, 2023.08.01.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합법적이고 합법적이며 필수 불가결합니다. 그것은 국가의 멸종을 막았으며 앞으로 외교적 해결책을 시행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더욱이 푸틴의 야망에 강력하게 맞서지 않는 것은 미래의 국제 협력과 글로벌 안정에 매우 위험 할 것입니다. ... 푸틴의 전반적인 목표는 늦어도 2022년 초부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가 전쟁을 추구하는 동기는 러시아의 국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신제국주의 확장과 권력 강화입니다. ... 장기적으로 볼 때 푸틴의 야망을 파괴하는 것은 유럽,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그것이 과거의 공격적인 방법으로 돌아갈 위협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는 긴밀한 국제 협력을 가능하게 하고 더 나은 기후 보호, 군비 통제, 공정한 개발 정책과 같은 훨씬 더 중요한 이슈로 성공적으로 복귀하기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 승패의 관점에서 말하기보다는 다음 공식으로 목표를 요약하는 것이 유용 합니다: 러시아는 승리해서는 안 되고 우크라이나는 패배해서는 안 됩니다. 이 공식은 양적, 질적 측면에서 어떤 무기 공급이 필요한지, 즉 무엇이 충분하고 무엇이 덜 바람직한지 결정할 때 균형을 잡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평가가 신중하게 조정된 무기 공급이 평화 협정을 추구하는 데 필수적인 수단이라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현재로서는 다른 어떤 옵션도 유망해 보이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서양 무기: 확전 또는 종전으로 가는 길?>, ≪유럽과 우크라이나 전쟁 – 러시아의 침략에서 새로운 동유럽 정책까지≫, 유럽 진보 연구재단(FEPS), 2023.
“러시아의 민족주의적 반독재 정권이 유럽의 많은 우익 단체의 지지를 받아 우크라이나를 '비나치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홀로코스트 희생자, 반파시즘, 그리고 제3제국과의 전쟁에서 소련 국민들이 지불한 희생에 대한 깊은 모욕이다. 합법적인 자기방어를 위한 적절한 무기를 모든 가능한 출처에서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전투를 요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민의 저항을 침략자의 침략과 동일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우리는 푸틴의 공격적인 행동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투쟁에 최대한의 연대와 물질적, 정신적 지원을 요청한다. 우리는 수년간의 투옥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 국민들, 우크라이나의 형제자매들과 계속 싸우기를 거부하는 러시아 군인들과의 연대를 촉구한다. 우크라이나 민중과의 연대를 위한 지역적 노력과 더불어, 우리는 베트남 해방 투쟁과 이라크 제국주의 침략에 반대하는 투쟁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연대하는 세계 저항의 날을 선포할 것을 제안한다.” <침략에 맞서 승리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저항 운동과 함께>, ENSU, COMMONS, 2022.06.06.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나는 유럽이 이 한 걸음을 내딛을 준비가 되어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유럽과 미국에 기반을 둔 다양한 좌파 세력과 사상가들 사이에서는 상황을 위에서 바라보고 우크라이나 좌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여기 핀란드에서는 이런 문제에 매우 민감하며,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옹호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정치에는 복사해서 붙여넣기 할 수 있는 전략이 없다.>, 미아 하글룬드(좌파동맹 부대표, 북유럽 녹색좌파 사무총장), POSLE, 2022.09.14.
“지난 2월 24일, 러시아는 주권 국가이자 독립 국가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이고 부당한 군사 침략을 감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 핀란드, 체코, 루마니아, 폴란드, 덴마크의 진보 정당들은 우리가 지지하는 모든 가치를 무시하는 이 침략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우리는 강자가 약자에게 무력으로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질서에 단호히 반대하며, 이것이 모스크바의 침략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자유롭게 살고, 지도자를 선택하고, 스스로를 통치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전적으로 그들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존엄과 주권을 위한 투쟁에 자부심과 결의를 가지고 연대를 표명합니다. 이러한 연대가 공허한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 도발적인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에 저항하고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각국 정부와 유럽연합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좌파의 연대>(원제: European left solidarity with Ukraine), razem, 22.03.28
“우리는 좌파, 특히 서방의 '평화' 운동에 내재된 거짓에 맞서 싸웠다. 우리는 수십 년간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실망스러울 정도로 무지하거나 무시하기로 선택한 우리 지역(동유럽) 상황의 복잡성을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연대 구축 : 세 가지 관점>, 조피아 말리스(razem 국제사무소), 2023.08.01.
“앞으로 스웨덴 좌파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시간이 지나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의 권위주의적 제국주의와 우크라이나 독립 사이의 싸움이 우리 시대의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 무엇보다도 스웨덴 좌파가 최근까지 러시아 선전에 의해 선전된 반제국주의와 유사 반파시즘에 취약하게 만들었던 이념적 안일함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희망적인 신호가 있습니다. ... 세계 문제를 저속한 진영 논리로 환원 할 수 없다는 것, 제국주의 지배가 없는 세상을 위해 진정으로 싸우는 사람들에게 푸틴의 러시아는 동맹이 아니며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투쟁이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자동으로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스웨덴 좌파의 관점>, 볼로디야 바그너(저널리스트), POSLE, 2022.08.09.
“스페인 공화국에 대한 무기 지원을 포함하여 파시스트와 제국주의 침략의 피해자와 연대해 온 TUC의 자랑스러운 역사속에서 노동조합원으로서 우리는 본질적으로 반제국주의적이며, 우리의 임무는 모든 기회에 제국주의와 독재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의 승리가 전 세계 반동적 권위주의 정치의 성공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계속 부정하는 한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우크라이나와의 연대>, 2023년 영국노총(TUC) 대의원대회 결의안
“제국주의 폭력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 사회주의의 핵심이라고 나는 항상 믿어왔다. 내가 10대 때 처음으로 정치적 행동에 나서게 된 계기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이었다.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지지하는 것은 당시 베트남의 저항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지지하는 것과 모순되지 않는다. ... 많은 그룹이 스스로를 '반제국주의자'라고 부르며 크렘린을 더 작은 악으로 간주하고 우크라이나를 서방 열강의 도구로 간주하고 있다. 또는 '평화주의자'를 자처하며 러시아군의 철수 없이 평화협상을 요구하며 전쟁의 책임이 나토에 있다는 크렘린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연대 구축 : 세 가지 관점>, 조피아 말리스(razem 국제사무소), 2023.08.01.
“좌파는 영원불멸의 것으로 받아들여온 낡은 전략을 재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크라이나 국민 스스로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한 후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다시 말해, 지정학적 갈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존재하지만,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푸틴의 침략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이익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낡은 괴물을 추방하기 위해>, 파울 나겔,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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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연합을 맺거나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의 주요 결과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는 우리 자신의 관점을 구축하기 위한 타협할 수 없는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살아온 (상대적으로)"편안한" 영역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정치적 문제, 즉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이 용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합니다. 좌파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운동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국가의 극복'을 실제로 상상한다면 어떻게 상상할 수 있으며, 민중의 자결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요? 현재 글로벌 시나리오에서 제국주의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무엇이며, 글로벌 무대에서 공동의 안보 아키텍처를 어떻게 구상할 수 있을까요? 아래로부터의 '좌파 외교 정책'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탈리아의 가장 저명한 좌파 사상가인 산드로 메자 드라(Sandro Mezzadra)와 토니 네그리(Toni Negri)는 이 전쟁의 구체적인 의미를 깊이 분석하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세계 전쟁 체제"에 대한 투쟁을 촉구하면서 "서구 내부의 단층선"을 열어야한다고 말하는 기사를 썼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오히려 좌파 내부, 더 구체적으로 이탈리아 좌파와 그 무너진 정체성 내부에 "단층선"을 여는 것일 수 있습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혹은 이탈리아 좌파의 정체성 붕괴>), 엘리자베타 미첼린(사회 운동가, 자코뱅 이탈리아 매거진 편집자), POSLE, 2022.09.21.
바이든 행정부는 세계정세를 국제적 표준을 둘러싼 국가자본주의와 민간자본주의 그리고 자유민주정과 권위독재정의 경쟁으로 특징지으면서, 전략적 경쟁을 경제·안보·가치를 포함하는 장기간의 체제 경쟁으로 한층 심화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시기 훼손되었던 규칙 기반의 다자적 질서와 동맹 질서를 복원하면서 양국의 경쟁은 양자적 차원을 넘어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되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시진핑 집권 3기를 공식화한 20차 당대회에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현대화 노선을 변함없이 이어갈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행보를 볼 때, ‘전략적 경쟁’은 적어도 2020년대에 지속해서 세계정세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회운동은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정세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할 것인가 깊이 숙고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먼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강화와 그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전략적 경쟁의 형성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재정립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략적 경쟁의 특징을 짚고, 그에 대응하는 중국의 쌍순환 전략의 내용을 정리해본다. 마지막으로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이른바 ‘반도체 전쟁’의 경과를 살펴보고 전략적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갖는 의미를 짚어본다.1. 미중관계의 결정적 변곡점, 2008년 세계금융위기
1) ‘국진민퇴’와 ‘군민융합’: 중국 국가자본주의의 강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오늘날 중국의 경제체제를 가장 잘 설명하는 용어가 국가자본주의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중국을 국가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는 특징으로 ▲ 경제에서 민간과 공공 부문이 6:4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 ▲ 금융자산의 85~90%가 국유기구에 의해 통제된다는 점, ▲ 국가와 당이 국유기업을 직접 통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민간부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 경제에 있어 정부의 큰 역할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합의가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나아가 중국공산당이 중국 경제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는 기존의 역할을 넘어 구체적인 정책까지 집행하고 감독하는 경향에 주목해, 중국의 경제체제를 ‘당-국가 자본주의’로 규정하는 관점도 있다. 이러한 관점은 특히 중국 국가자본과 당 조직이 민간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막대한 권한을 행사하는 이른바 ‘대조타’(大操舵, Grand Steerage)에 주목한다. 이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국가자본이 국유자산관리공사와 산업인도기금을 통해 민간기업 지분에 대규모로 참여하고 있고, 민간기업과 외국인 투자기업 내에 당 조직 설립을 강제하고 있다. 베리 노튼에 따르면, 산업인도기금의 규모는 2018년 1.34조 달러로 중국 GDP의 10%에 이른다. 또한 2018년 현재 민간기업의 48%가 공산당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진민퇴’(國進民退)로도 일컫는 이러한 중국 당-국가 자본주의의 출현 또는 국가 자본주의의 강화는 세계금융위기를 전후로 후진타오 주석 집권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본래 후진타오 정부는 경제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균형발전과 질적성장을 이루겠다는 경제정책 기조를 내세웠으나,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4조 위안에 이르는 재정지출과 함께 무제한적인 유동성 공급을 시행했다. 또한 국유기업과 국유은행을 동원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중국은 2009년 GDP의 33.4%에 달하는 국유기업 주도의 고정자본투자를 통해 2010년 10.8%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금융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잉투자가 극대화되었고, 국유기업의 수익성 하락과 부채율 상승이라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또한 이 시기 대부분의 투자가 거대한 인프라 건설 사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이때부터 대규모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경제의 투자 의존성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 급등과 불평등 증대라는 사회문제 역시 심화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생산량이나 생산요소 투입을 늘려 급속한 성장을 끌어내는 방식이, 이제는 중국 경제가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에 진입하는 것을 가속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술혁신과 제도개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하면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2013년 집권한 시진핑 주석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유자본(주로 에너지, 건설 부문)의 해외진출 전략으로서 ‘일대일로’와, 첨단산업 중심의 기술적 도약을 위한 전략으로서 ‘중국제조2025’ 계획을 추진했다. 먼저 ‘일대일로’ 전략은 중국의 막대한 외환준비금과 대규모 과잉자본을 활용해 중국 경제를 지지할 세계적 공급망을 확립하는 한편,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를 하나의 모형으로 확립하고 세계화하려는 시도를 상징한다. 일대일로 전략에 따라, 중국의 국유기업은 국가와 당의 지침을 받아서 주로 부채가 누적된 주변부 국가를 목표로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해외 영업을 수행하고 있다. 2022년 12월 현재 80개의 중앙정부 국유기업이 138개 국가 및 지역에서 4700개 이상의 일대일로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제조2025’ 계획은 중국의 제조업을 노동·자원집약형 산업에서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도약시키려는 산업고도화 전략이다. 이를 위해 ▲ 정부 주도의 R&D 프로그램과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활성화, ▲ 반도체, AI,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 등 보조금 확대, ▲ 해외투자 진출과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 노하우와 브랜드 획득을 장려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한 이후 2018년에 갱신된 ‘중국제조2025’ 계획은 13차 5개년 규획(2016~2020)과 14차 5개년 규획(2021~2025)의 일부로서 2049년까지 3단계에 걸쳐서 핵심기술에서 세계적인 지배력을 획득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과거의 산업정책과 달리, ‘중국제조2025’ 계획은 산업·기술·생산물의 우선순위에 대한 포괄적이고 세부적인 설명이 제시되었고, ‘자급목표’라는 형태로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의 점유율 목표가 제시되었다. 또한 ‘군민융합’(军民融合)이라는 표어에서 드러나듯 군사 부문과 민간 부문의 혁신 역량을 통합함으로써 군사용 기술이 상업용 기술 개발로 파생될 수 있도록 하고, 역으로 상업 기술을 활용하여 첨단기술 기반의 군사 능력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산업과 안보가 결합되고, 국가자본과 당이 주도하여 민간자본도 참여시킨 대규모 국가기금이 투자에 활용되면서 당-국가-민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제조2025’ 계획은 ‘강군몽’(强軍夢)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집권과 함께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제시했고, 2015년부터는 그 핵심으로 ‘강군몽’을 강조하며 군사 현대화를 추진했다. 이는 ‘적극적 방어전략’으로서 반(反)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고도화와 첨단무기를 바탕으로 한 국지전쟁 전략을 골자로 하는데, 여기에는 첨단반도체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2019년 말까지 약 1.5조 달러 규모의 정부 주도 산업발전기금이 파운드리 기업인 SMIC와 같은 전략부문에 투입되었다. 2) 중국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의 인식 변화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은 미국과의 극심한 무역갈등을 초래했는데,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중국의 불공정한 기술이전 문제였다. 예를 들어 중국의 산업 스파이가 직접 기술을 탈취하거나 외국 기업 직원에게 뇌물을 제공해 영업 비밀을 도용하고, 외국 기업을 인수합병 해 기술을 이전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중국에 외국기업이 투자할 때 중국 기업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강제하고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관행도 문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지식재산권 문제로 중국 법인을 상대로 한 미국 기업의 소송이 급증하였고, 미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중국제조2025’ 계획이 발표된 이후, 미국은 이 계획이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선 중국 국가안보 전략의 핵심이라고 인식하고 중국의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먼저 미국 반도체 기업을 인수하려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시도에 여러 번 제동이 걸렸다. 2015년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반대로 실패한 일이 대표적 사례다. 2016년에는 오바마 행정부가 처음으로 중국의 통신 장비회사 ZTE에 대한 수출 규제조치를 발동하였다. 이러한 규제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본격화되었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 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더해, 매년 증가하는 대중 무역적자가 미국 제조업의 쇠퇴와 일자리 축소 그리고 그에 따른 여러 사회적 문제의 주요 원인이라는 인식이 확산하였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빠르게 증가했고, 이러한 추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2000년과 2017년을 비교하면,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820억 달러에서 3357억 달러로 네 배 증가했고, 전체적자 대비 중국의 비중이 22%에서 60.8%로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은 이렇게 대중 무역불균형이 심화한 원인으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즉 중국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유지와 발전에 필요한 비용과 역할을 분담하지 않고 그 혜택만을 일방적으로 편취한 결과 무역불균형이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018년 3월 발표한 국별 무역장벽보고서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으로 ▲ 중국의 기술이전 요구, ▲ 지적재산권 보호 미비, ▲ 중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투자 제한 등 차별적 대우, ▲ 중국 정부의 부가세 환급정책과 보조금 지원 등 비관세장벽을 명시했다. 미국 정부는 이후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지적할 때마다 이러한 항목을 반복해서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의 기술이전과 ‘중국제조2025’ 계획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도 명시했다.
유럽연합 역시 중국이 국가자본주의 체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하는 기술이전을 더 이상 순수한 경제적 상호 이득의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이중용도(dual use)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규정한 입법을 채택했고, 2019년 3월 역내 외국인직접투자 심사를 강화했다. 또한 유럽연합은 2019년 전략전망(Strategic Outlook)에서 중국에 대한 외교노선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유럽은 여전히 중국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경제적·체제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또한 중국이 글로벌 행위자이자 선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에 더 큰 책임감과 호혜성을 보이고 개방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유럽연합은 중국의 국가자본주의에 따른 비시장적 관행을 시정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과 행보를 같이 하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2016년 유럽연합이 WTO에서 중국에 시장경제지위(MES) 부여를 거절한 것이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할 당시, 가입 의정서 15조는 “중국기업이 시장경제 조건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반덤핑 절차에서 중국을 비시장경제로 취급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 규정은 15년이 지나면 만료되는 것이었지만, 2016년 12월 유럽연합과 미국은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부여를 거부하면서 그 근거로 각각 ‘시장왜곡’과 ‘시장지향조건’을 들었다.
이후 2018년 5월 미국, 유럽연합, 일본은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 부여와 관련해 산업보조금 규칙의 개정, 기술이전 정책과 관행에 대한 공동성명, 그리고 시장경제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7개 조건을 담은 ‘시장지향조건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은 중국을 시장경제로 인정할 수 없는 중대한 이유 중 하나로 국유기업의 시장 장악을 명시했고, 중국 공공기구와 국유기업 그리고 정부의 시장 왜곡 행위 개선을 위해 공동 대응할 것을 밝혔다. 시장경제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7개 조건에는 기업의 자유로운 가격결정권, 투자결정권, 요소(자본, 노동, 기술 및 기타 요소) 가격의 시장 결정, 기업의 자율적 자본 배분 결정, 독립적 회계 등 국제기준에 부합한 회계, 기업법·파산법·사유재산법 준수, 기업의 의사결정에 있어 정부의 간섭이 없을 것이 포함되었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연합은 2021년 9월 무역과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고 중국의 비시장적·비민주적 행위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출범했다. TTC 공동성명은 민주주의 가치를 증진하는 방향에서 글로벌 차원의 기술과 무역 영역에서 협력하고 ‘비시장경제’의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정책으로부터 기업과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그러면서 6대 협력 분야로 ▲ 국가 안보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 심사, ▲ 이중 용도 분야 수출 규제, ▲ 인공지능 기술 남용 대응, ▲ 반도체 공급사슬 재조정, ▲ 비시장적인 무역 왜곡 정책 대응, ▲ 민간기업을 포함하는 모든 이해당사자 참여를 제시했다. 부속서와 10대 실무그룹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민군융합 정책을 통한 기술 획득 전략을 경계하며, 인공지능이 사회 감시 체제 작동에 남용되는 것에 반대하고, 비시장경제가 기술이전 강요와 지식재산 절도·국유기업 우대·강제노동 정책 등을 추구하는 것에 대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TTC가 직간접적으로 중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3) 소결
그러나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식 경제모델에 대한 회의가 확산하는 동시에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중국이 국가자본주의 성장 전략을 ‘중국몽’으로 일반화하고 중국식 경제모델로 부각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경제적 긴장이 고조되었다. 중국의 변화는 국유자본의 팽창적 해외진출 전략으로서 일대일로와 상위 가치사슬로 도약하고 강군몽을 이루기 위한 군민융합을 내세운 중국제조2025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났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을 비롯한 자유주의 국가에 중국이 자유무역 질서에 깊이 편입되어 있으면서도 이를 악용해 배타적인 민족적 이익을 강화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확산시켰다. 또한 중국이 점차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보다는 중국식 국가자본주의와 권위주의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국제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응하는 국내적 조치와 국제적 공조로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특히 미중 무역불균형을 포함한 세계적 무역불균형이 부각되면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무역흑자가 미국 제조업의 위기와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러한 인식은 경제민족주의를 앞세운 인민주의와 탈세계화 요구를 등에 업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이는 하나의 주요한 배경이 되었다.2. ‘무역분쟁’에서 ‘전략적 경쟁’으로
1)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분쟁
이러한 대중국 전략의 전환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부터 본격화되었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2017」은 지역 차원의 전략 중 첫째로 ‘인도-태평양 지역’을 다루면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미국의 국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미국 의회가 국방수권법에서 중국에 관한 포괄적인 전략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 데 부응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이 2020년 5월 발표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은 미국과 중국이 경제·가치·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경쟁 상태’에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2020년 국방수권법 역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에 예산을 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의회가 초당적 합의를 도출한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효과적인 경쟁전략을 채택하지 못하고 중국과의 무역분쟁에 몰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근거로 무역법 301조에 따라 2018년 7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전체 대중 수입 중 약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품목, 3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 역시 추가관세 조치로 맞대응함으로써 본격적인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무역적자는 금융세계화와 달러 환류메커니즘이라는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것이기에, 무역적자 감축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단기적이고 협소한 시도였다. 게다가 그 수단으로 활용한 관세전쟁은 미국의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오히려 해를 가할 뿐 실제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효과도 분명하지 않았다. 2018년 무역분쟁 이후 양국의 무역에서 상대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했고, 특히 미국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2017년 21.9%에서 2022년 상반기 17.3%로 하락했다. 그렇지만 미국의 대중국 전체 무역 규모와 무역적자 규모는 2019년과 2020년 감소했다가 2021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여 2022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트럼프의 무역분쟁은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면서, 그간 미국이 강조해 온 ‘규칙에 기반한 세계질서’라는 원칙을 스스로 파괴했다. 나아가 2017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부과한 관세와 무역법 201조에 따라 산업보호를 이유로 태양광과 세탁기에 발동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연합과 같은 전통적 동맹국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또한 WTO 상소기구를 사실상 기능정지 상태로 만들고 본래 미국이 주도했던 TPP에서 탈퇴하는 등 다자적 국제협력의 기반을 무너뜨렸다.2)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적 경쟁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적 경쟁 구상에는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대유행이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대유행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전략적 경쟁을 한층 심화했다. 먼저 미중갈등의 성격을 무역분쟁에서 체제경쟁으로 확고히 바꿔놓았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국내적으로도 큰 피해를 보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하고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하며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라는 원칙을 스스로 저버리고 지구적 문제에 대응하는 데 명백한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강력한 봉쇄정책인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빠르게 코로나 종식에 성공했다고 선언하는 한편, 이를 자국 체제의 우월성으로 내세웠다.
코로나19 대유행은 또한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국가안보상의 과제로 부각했다. 대유행 초기에는 일부 국가가 다자적 협력보다는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용품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보호주의적 움직임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의료공급망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러한 우려는 이후 백신 개발과 보급을 둘러싸고 반복되었다. 2020년 하반기에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는데, 특히 미국은 차량용 반도체의 병목 현상이 심화하여 완성차 생산에 큰 지장이 생기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의 피해를 절감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민간자본주의의 중추가 되는 중산층을 복원하고,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동대응을 수행하며, 중국에 대한 세계적·지역적 대응을 강화하는 다양한 대내외적 정책을 종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인식은 백악관이 2021년 3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잠정지침 「미국의 우위/장점을 쇄신하자」에 집약되어 있다. 잠정지침은 세계의 안보 상황이 자유주의·민주정과 권위주의·독재정이라는 정치이념과 체제 경쟁이라는 특징을 보이며, 따라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중심으로 동지적인 동맹국·협력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잠정지침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세계적 의제의 등장으로 인해 국가안보전략에서 대내정책과 대외정책의 구별과 국가안보·경제안보·보건안보·환경안보와 같은 전통적 구별이 무의미해지고 있으므로 이를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과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양자간 무역분쟁을 넘어서 체제와 가치 그리고 종합적인 안보를 둘러싼 경쟁으로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하려 한다. 즉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시 정립된 전략적 경쟁은 국제적 표준을 둘러싼 국가자본주의와 민간자본주의 그리고 자유민주정과 권위독재정의 경쟁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대응, 일대일로로 대표되는 ‘중국특색의 개발협력’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적인 기반시설 구축계획, 5G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과 관련된 국제적 표준을 설정하는 문제가 포함된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국내외 공급망의 구조적 취약성이 미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글로벌 스탠더드 재건의 핵심으로 (중국이 아닌)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공급망의 구축’(Supply America)를 강조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 공급망’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4대 핵심품목(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등 핵심광물, 의약품)과 6대 주요 산업(국방, 보건, ICT, 에너지, 운송, 농업)의 공급망을 점검하고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범정부적으로 도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4대 핵심 품목에 대한 공급망 취약점과 대응방안이 포함된 100일 공급망 검토보고서가 작성되었다.
공급망 강화를 위한 대응방안의 핵심은 대내정책과 대외정책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국내로 생산시설을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투자 지원을 통해 전략 부문의 미국 내 제조 역량을 중장기적으로 재건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에 따라 2022년 반도체 및 첨단기술 생태계 육성에 총 2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칩과 과학법’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문의 보조금 정책이 포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입법했다. 한편 두 법안에는 공통으로 보조금 지급 조건에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규정이 포함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에 반도체 시설을 건립하여 보조금을 받으면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에 따라 10년간 중국 같은 우려 국가에 반도체 시설을 투자하는 데 제한을 받게 되며,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해외의 우려 국가에서 추출, 제조, 재활용된 광물이 배터리에 일정 비율 이하로만 들어가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동맹국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정책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과 체제와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협력국과의 다자간 협력이 대외정책의 핵심 과제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에서 구체적으로 가시화된 계획 중 하나가 바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라고 할 수 있다.
IPEF는 2021년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 제안한 이후, 2022년 5월 23일 공식 출범하여 현재 미국을 비롯해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7개국(브루나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과 피지가 참여하고 있다. IPEF는 시장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기존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나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의 경제통합은 아니면서도, 행정협정이라는 형태로 무역, 공급망, 인프라 및 청정에너지와 탈탄소화, 조세와 반부패를 망라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일정하게 구속력 있는 합의와 약속을 맺는 경제협력체를 표방한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역시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난해 IPEF가 공식 출범한 이후 올해 5월 27일 공급망 협정이 네 개 부문 중 가장 먼저 타결되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공급망 협정의 핵심 내용으로는 ▲ 공급망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간 공조기구인 ‘위기대응네트워크’ 구축, ▲ 평상시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불필요한 조치를 자제하는 한편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투자 확대와 공동 연구개발 노력을 위한 ‘공급망 위원회’ 설치, ▲ 공급망 안정화에 필수적인 숙련 노동자 육성과 노동권 개선 노력을 위한 ‘노사정 자문기구’ 구성이 담겼다.
바이든 행정부는 나머지 무역, 청정경제, 공정경제 부문의 협정도 마무리하여, 올해 11월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IPEF 최종 타결을 발표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12월 반권위주의, 부패 척결, 인권 증진을 의제로 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의 안보협의체인 쿼드와 같은 다자협력의 틀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중 경쟁은 양국의 무역분쟁을 넘어, 첨단기술, 공급망, 기반시설 투자와 같은 주제를 포함하는 지역 차원의 체제 경쟁적 성격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3) 쌍순환: 전략적 경쟁에 대한 중국의 대응
쌍순환 전략은 대내적으로 내수를 키우고 활성화해 국내경제(국내대순환)를 최대한 발전시키고, 대외적으로 수출과 개혁개방을 지속하며 세계경제와의 선순환(국내·국제 순환)을 상호 촉진한다는 새로운 발전전략이다. 즉, 미중 갈등의 심화와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거대한 내수시장을 활용하여 자체적으로 선순환할 수 있는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국내대순환의 측면에서는 핵심 원천기술을 자주화하고,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공급망을 강화하며, 소비와 투자를 촉진해 내수를 활성화할 것을 강조했다. 국내·국제 순환과 관련해서는 핵심 부품과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을 추구하는 한편 대내외 무역 규범을 일체화할 것을 강조했다.
그런데 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계의 소비역량 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강한 중국 가계의 저축성향을 약화할 필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총저축률은 세계 평균보다 약 20%p 높은 46%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가계저축률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세계 평균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렇게 중국 가계의 저축성향이 강한 이유로는 사회안전망 부족과 큰 소득 격차가 지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사회보장제도를 정비하고 소득 불평등을 개선해야 하지만,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정치적 안정을 우선순위에 두고 관련한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2021년 제시된 ‘공동부유’ 전략 역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소득재분배를 강화하는 정책이라기보다는, 알리바바와 같은 민간 빅테크 플랫폼 기업을 불평등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이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국유기업이 주도하는 첨단산업 육성에 보조를 맞추도록 하려는 구상에 가깝다.
결국 쌍순환의 내수 확대 노력은 가계 저축률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다시 투자 확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부동산 부채와 과잉투자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세계금융위기 이후처럼 대규모 기반시설과 부동산 건설투자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기술적 자립자강을 위한 첨단산업의 기술혁신과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산업의 기술혁신과 관련해서 중국 정부는 2021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비를 전년대비 10.6% 늘리고, 반도체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기금인 ‘국가반도체산업투자기금’(国家集成电路产业投资基金, 빅펀드)을 조성했다. 14차 5개년 규획은 특히 반도체를 국가안보의 핵심 영역으로 규정하고, 그중에서도 반도체 설계(EDA), 소재, 첨단메모리와 차세대 전력 반도체(SiC, GaN)의 발전을 강조했다. 기반시설 확충과 관련해서는 2020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7대 신형 기반시설에 대해 2025년까지 총 10조 위안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신형 기반시설은 디지털 전환과 신산업에 중심인데, 세부적으로 4개의 정보통신망(5G 기지국, 산업 인터넷, 데이터센터, 인공지능)과 2개의 에너지망(특고압 송전설비, 전기차 충전시설) 그리고 고속철도 교통망으로 구성된다.
시진핑의 세 번째 집권을 확정한 자리이기도 했던 2022년 10월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도, 중국공산당은 쌍순환 전략을 재차 강조한 가운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현대화를 위한 전략 중 하나로 과학기술과 교육을 강조하는 ‘과교흥국’ 전략을 별도의 장으로 내세웠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당 중앙이 과학기술 작업에 대해 통일적으로 영도할 수 있도록 신형거국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다. 거국체제란 정부가 국가의 자원을 모아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체제를 의미하는데, 현재 중국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 즉 ‘조임목’(choke point)에 해당하는 관건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2023년 3월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중국 정부는 ‘발전과 안보의 균형’을 강조하며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기술 자립, 공급망 안정, 신형거국체제 구축 등 경제안보 전략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웠다.4) 소결
중국의 쌍순환 전략은 미국의 전략적 경쟁에 맞서 대내적으로 첨단산업과 전략산업 분야의 자립자강을 추구하고 이에 적합한 기반시설을 확충하면서 자체적인 공급안전망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은 대외적으로 국내대순환과 국제순환의 상호 촉진이라는 측면에서 주변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중국의 제도와 규정을 국제규범에 맞추어가는 방향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시진핑과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계속해서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현대화와 다른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현대화를 강조하고 국가자본주의에 기초한 내적 체제 공고화에 힘쓰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중국의 전략이 규칙에 기반을 둔 ‘제2의 개혁개방’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국내공급망의 자급화에 집중하며 이른바 ‘홍색공급망’의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반도체로 대표되는 첨단기술 영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3. 전략적 경쟁의 최근 쟁점: ‘반도체 전쟁’
1) 미국의 대중 반도체 산업 제재
또 하나 좀 더 중요한 이유는 반도체가 거의 모든 현대 산업과 군사 체계에 필요한 대표적인 이중용도 품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 상이한 가치와 체제를 추구한다는 사실은 해당 기술을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체제경쟁이라는 성격을 더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은 경제·안보 복합체(nexus)로 묘사되기도 한다. 앞서 살펴본 대로 중국이 반도체 국산화율을 제고하고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상위로 진입하며 강군몽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으로 ‘중국제조2025’을 제시한 이후, 이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 위험을 줄이기 위한 일련의 경제안보 정책이 다각도로 제출되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말기 중국 ZTE의 통신장비 수입을 규제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수출통제와 투자제한 조치를 강화해왔다. 미국에서 중국산 통신장비에 대한 우려는 미중 관계가 악화되기 이전부터 비교적 일찍 제기되었다. 미 의회는 2012년 중국산 통신장비의 안보 위협을 지적하면서 정부 조달에서 중국산 장비를 배제할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2018년 8월에는 초당적인 지지 하에 정부 기관의 중국산 통신장비 조달을 금지하는 국방수권법을 제정했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군민융합을 명시적으로 비판하며 2019년 화웨이를 수출통제리스트에 올렸고, 이어 2020년에는 두 차례에 걸친 제재를 통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산업 제재는 점차 첨단반도체 기술을 표적으로 하여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 하는 방식으로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와 D램 제조 기업인 푸젠진화를 수출통제리스트에 올리고 첨단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수출을 규제했다. 또한 2018년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최첨단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중국 기업에 판매할 수 있도록 네덜란드 정부가 허가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네덜란드 정부와 협상을 벌였고 이후 네덜란드 정부가 ASML의 대중 수출 면허를 갱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2021년 4월 출범 이후 발표한 첫 수출통제리스트에 중국의 슈퍼컴퓨터 회사 7개를 포함한 데 이어, 2022년 10월에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에 첨단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AI와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먼저 미국 기업이 특정 수준 이상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첨단반도체 제조 장비를 판매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특히 중국 내 생산시설을 중국 기업이 소유한 경우 ‘거부 추정 원칙’을 적용해 수출이 사실상 금지되었다.
올해 초에는 일본과 네덜란드가 이 수출통제 조치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세부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본은 니콘과 도쿄 일렉트론이 7월부터 23종의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고, 네덜란드는 ASML이 생산하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 승인 요구조건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6월 말에 밝혔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에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37.2%에 달하는 한편 노광장비가 중국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라는 점에서, 일본과 네덜란드의 수출통제 조치는 중국의 첨단반도체 자립화 시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능 AI와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칩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에는 화웨이에 부과되었던 제재와 마찬가지로 ‘해외직접생산규칙’이 적용되어, 미국의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 제3국 기업이 만든 칩 역시 수출을 금지하도록 했다. 미 상무부는 중국이 첨단반도체, AI, 슈퍼컴퓨터 기술을 대량살상무기와 첨단무기 시스템을 생산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데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미국이 반도체와 관련해 개별 기업이 아닌 특정 기술을 기준으로 중국을 겨냥해 고강도의 수출통제 조치를 부과한 것은 이 10월 수출통제 조치가 처음이다. CSIS는 이 조치가 두 가지 측면에서 이전의 대중국 무역·기술 정책과 완전히 다르다고 분석했다. 첫째, 새로운 정책은 최종 사용자와 관련이 있는지와 관계없이 중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둘째, 이전의 정책이 중국의 기술 진보를 허용하되 속도를 제한하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정책은 중국이 특정 수준 이상의 최첨단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제한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한 중국의 첨단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조치도 강화했다. 2021년 6월에는 중국의 군 관련 반도체 기업에 대해 직·간접 주식투자 금지를 발표했고, 올해 8월에는 ‘우려 국가의 특정 국가안보 기술·제품에 대한 미국 투자 대응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이 조치에 따르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미국 자본이 우려 대상 국가로 지정된 중국·홍콩·마카오의 첨단반도체, 양자 정보 기술, AI 시스템 3개 분야에 투자할 때 재무부의 허가를 받도록 해 사실상 투자가 금지된다. 2)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전략
중국 정부는 2014년 ‘국가 집적회로 산업 발전 추진 강요’에서 처음으로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2015년 ‘중국제조2025’ 계획에서 2030년까지 반도체 국산화율을 7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14년 200억 달러 규모의 1기 국가반도체산업투자기금(빅펀드)을 설립했다. 빅펀드는 지방정부, 금융기관, 민간기업과 국유기업이 참여하는 한편, 기존의 보조금과 결합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방향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1기 빅펀드는 반도체 제조 능력 확대에 중점을 두고 23개 기업의 70개 프로젝트에 투자되었다. 분야별로 보면 제조 67%, 설계 17%, 후공정 10%, 장비 및 소재가 6%를 차지했다.
이후 군민융합을 내세운 ‘중국제조2025’에 대한 각국의 우려가 커지는 한편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촉발되어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전략은 한층 더 국가안보적 성격을 강화했다. 2019년 설립된 2기 빅펀드는 자금 규모가 훨씬 더 커졌을 뿐만 아니라, 1기에서는 없었던 통신, AI 반도체, 차세대 전력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나아가 중국은 해당 분야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19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중국식 나스닥이라고 할 수 있는 ‘커촹반’(科創板)을 개설했다. 커창봔은 중국의 주요 기술기업이 홍콩이나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관행을 끊고자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추진된 정보기술 주식 전문 거래소다. 커촹반은 상장 절차와 규정을 간소화한 주식발행 등록제로 운영되어 반도체 기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중요 통로로 성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앞서 살펴본 대로 2021년 14차 5개년 규획에서 종합되었다. 14차 5개년 규획은 반도체 분야를 국가안보의 핵심 분야이자 전략육성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중국의 약점이 되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고순도 소재, 주요 제조장비와 기술, 첨단메모리 기술,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할 것을 명시했다. 또한 쌍순환 전략의 일환으로 자국의 거대한 반도체 소비시장을 활용해 독자적인 반도체 산업생태계와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방향 역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 7월 중국 정부가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에 대해 상무부 허가 없이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담은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이 조치는 일차적으로는 최근 확대된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의 첨단산업 공급망 내재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갈륨은 최근 중국이 육성하는 차세대 반도체 중 하나인 질화갈륨(GaN) 반도체의 핵심 재료로, 전 세계 매장량 가운데 중국이 80~85%를 점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분야는 기존의 실리콘 기반 반도체에 비해 고급 노광장비가 필요하지 않으며, 5G와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중국 내수시장에서 향후 많은 수요가 존재할 것이므로 중국 정부는 관련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중국은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제재가 집중되고 있는 첨단반도체 영역에서 장기적인 국가 전략으로 반도체 설계, 제조 장비, 소재에 대한 자체적인 기술 역량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또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중국이 경쟁력을 갖춘 중저위 분야를 발판 삼아 독자적인 반도체 공급망과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다. 3) 소결
이에 대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전략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전략에 비대칭적인 조건에서 수립되었고 점차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수세적인 대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통해 일부 소재와 장비 그리고 범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자급률을 높이고는 있지만, 첨단반도체를 포함하는 자체적인 산업생태계와 공급망을 온전히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칭화유니그룹의 파산에서 볼 수 있듯, 국가 주도 투자에 의존하며 수익성 하락과 부채위기가 나타나는 중국 경제의 한계가 반도체 굴기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자본시장과 기술 규범의 분리가 강화될수록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는 혁신의 한계가 두드러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적당히 작동하는 반도체와 인공지능에 기반하여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과 분리된 채 작동하는 권위주의적 체계’에 머무를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 역시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반도체 전쟁’이 기술과 군사안보 경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와 체제를 지향하는 기술규범과 제도를 형성할 것인가를 둘러싼 체제경쟁의 성격을 포함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기술이 경제, 군사, 사회 전반이 작동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면서, 이를 조직하는 원리와 제도 역시 중요해진 것이다. 중국의 인터넷 관리·통제 제도인 ‘만리방화벽’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감시 시스템이 권위주의적 디지털 기술 모델로 확산하면서 우려와 비판이 증대하는 가운데, 그러한 모델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첨단반도체 기술에 중국이 접근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4. 결론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미중 무역불균형을 강조하며, 2018년부터 무역분쟁이라는 형태로 양국 간의 대결을 폭발시켰다.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양국의 대결은 무역분쟁을 넘어 정치·경제·보건의료를 아우르는 전략적 경쟁의 성격으로 심화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자유주의·민주정과 권위주의·독재정의 대결로 특징짓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내세우며 동맹국·협력국과의 다자적인 규칙 기반 질서 재정립과 공급망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공산당을 중심으로 권력을 더욱 집중하는 한편 경제에서도 국가와 당의 역할을 심화하고 쌍순환 전략으로 대표되는 중국 특색의 현대화와 자립자강의 길을 내세우고 있다.
이렇게 본격화된 미중 전략적 경쟁의 성격이 무엇인가에 대해 그간 많은 분석이 제기되어왔다. 과거 미국과 소련의 냉전처럼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중국을 비롯한 반서방 진영이 뚜렷하게 분리되는 ‘신냉전’으로 보는 견해나, 도전자 국가로 부상한 중국과 기존 패권 국가인 미국 간의 헤게모니 경쟁으로 보는 견해가 대표적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은 국제적 표준을 둘러싸고 어떤 자본주의이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를 둘러싼 경쟁이라는 점에서 과거 냉전 시기와 마찬가지로 체제 경쟁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략적 경쟁은 세계 경제가 긴밀히 상호 연결된 가운데, 특히 중국이 세계 경제에 깊이 통합된 가운데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인적 교류가 막힌 봉쇄정책을 기본으로 했던 과거의 냉전과는 다르다. 최근 경제와 안보 결합의 최전선에 놓인 이른바 ‘반도체 전쟁’에서 첨단반도체 산업의 일부 영역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의 수출통제와 공급망 분리 조치가 비교적 두드러지고 있지만, 이 역시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탈동조화(decoupling)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의 성격을 탈동조화가 아닌 ‘위험억제’(de-risking)로 명확히 규정했다. 즉 “탈동조화가 아닌 위험억제와 다변화에 기초하여 경제 복원력과 경제안보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조율”하기로 합의하고 공급망 분야에서 과도한 중국 의존을 줄여나가는 동시에, “중국과 솔직하게 관여하고 우려를 직접 표명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가운데 중국과 건설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구축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국가자본주의와 권위주의가 강화되면서 중국이 미국의 경제·가치·안보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비하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 시기 침식되었던 자유주의적인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복원하고 재편하려 하고 있다. 이 점에서 전략적 경쟁은 분명히 관여정책의 완전한 폐기나 봉쇄정책으로의 복귀를 지향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관여정책이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새롭게 창출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은 진정한 의미에서 헤게모니 경쟁이라고 보기 어렵다. 헤게모니는 단순히 힘에 의한 패권이 아니라 제도적, 문화적 지도력을 바탕으로 동의를 끌어냄으로써 유지되는 지배 질서를 의미한다. 세계금융위기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미국 헤게모니가 쇠퇴하는 가운데, 중국 특색의 현대화와 신형대국관계를 내세우는 중국은 그러한 의미의 헤게모니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중국몽의 실현을 추구하면서 ‘중국제조2025’ 계획에서 드러나듯 다양한 비시장적 수단을 활용해 첨단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부국과 강병을 연계하고 있고, 일대일로 계획에서 드러나듯 대외지원을 필요로 하는 주변국을 목표로 해외에서 기반시설과 공급망을 확충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중국은 국제질서에서 규칙 기반의 다자주의적 질서를 존중하기보다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양자적 관계를 확대하며 자국의 패권적 지도력을 강화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한편, 어떤 국가가 새롭게 헤게모니 국가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대안적이고 안정적인 축적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모델이 대안적 체제가 될 수 있는지 역시 의심스럽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부상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동시에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었다. 이는 중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대규모 저임금 노동력 투입과 자본 투입에 의한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었다. 이에 중국은 민간부문에 대한 당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국유부문이 장악하고 있는 핵심 경제부문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대규모 투자를 앞세운 일부 국유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의 거대한 부채 문제와 국유기업의 낮은 생산성 문제가 잠재적 위험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잠재적 위험은 최근 부동산 부문의 부채위기와 민간 투자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면서 중국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전반적인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부동산 부문의 부채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거치며 중국의 저축률이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민간 소비와 투자가 상당히 저조하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중국은 민간 부문의 활력이 떨어질수록 정부의 재정 투입과 국유부문의 투자에 의존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수익성 악화와 부채위기 심화로 대표되는 중국 경제의 모순을 더욱 응축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국가자본주의와 권위주의를 강화해 온 중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정치적·군사적 위협을 증대할 뿐만 아니라, 장기 저성장에 빠진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을 심화하고 위기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안정적이고 개방된 시장과 같은 세계적 공공재(public goods)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자적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민족주의에 기반한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공공악(public bads)을 제공하면서 ‘G 마이너스 2’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남겼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다자적 동맹질서를 복원해 중국에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한층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계속해서 ‘제2의 개혁개방’보다는 당 지도부로 권력을 집중하며 중국 특색의 현대화와 자립자강 노선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세계적 위기에 대한 공조와 협력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를 좁히면서, 2020년대의 세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하나의 ‘초거대 위협’이 되고 있다.
바그너 그룹의 반란과 그 결과에 관한 러시아 좌파매체의 성명
균형외교는 가능한가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한미정상회담은 한·미·일 간의 안보와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려는 구상 아래서 추진되었다.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가 미국과 대립하는 구도가 체제유지에 유리하다고 여기는 북한이 중·러와 밀착하는 것을 위협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고도화되면서 한국 내 불안이 커지자, 핵무장 여론이 부상하는 것에 대응이 필요했다. 그래서 국내 반발을 무릅쓰고 일본과의 관계복원 의지를 밝히고, 북·중·러의 항의를 감수하며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노선과 확실한 선을 그은 것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노선을 계승한 민주당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표방하며, 윤석열 정부가 미·일에 치우쳐 북·중·러와의 관계가 나빠졌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도 실패했고, 균형외교라는 명분 아래 중국과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행보를 묵인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패한 정책을 어떻게 다시 적용할 수 있는지 답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상당수 사회운동은 민주당의 외교노선을 지지하면서 정상회담을 비판했다. 이런 비판은 반미진영론을 근거로 하며, 북·중·러가 국제질서를 흔들고 전쟁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상당수 사회운동의 이와 같은 국제정세 인식은 국제연대를 통한 반핵평화운동의 건설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문제다. 적극적인 토론으로 사회운동의 국제정세 인식을 쇄신하는 것이 시급한 이유다. (이 글은 《사회운동포커스》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은 타당한가?」와 「시대착오적 민주당의 한미정상회담 평가 비판」을 합쳐서 보강했다.)1. 민주당의 한일정상회담 비판의 문제점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은 한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해제했고, 이에 상응하여 한국 정부도 일본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했다. 중단되었던 셔틀외교도 재개하기로 했으며,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정상화와 경제안보 협의체를 출범하고,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5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를 복원했으며,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 또한, 기시다 총리는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과거사 문제에 대한 개인적 애도를 표명했다. 그리고 G7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히로시마 원자폭탄 한국인 피해자 위령비를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일정상회담에 비판적인데, 정작 문재인 정부 시기는 한일관계가 악화했으므로 비판의 정당성이 상당히 약하다. 그나마 그들의 비판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한일관계 개선의 방법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거친 말만 난무할 뿐 책임 있는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재명 대표는 일본과의 셔틀외교 재개를 “빵셔틀”이라 깎아내리고, 장경태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방일을 “나라 팔아먹으러 간다”고 격하했으며, 고민정 최고위원도 “친일대통령”이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2019년 조국 민정수석의 ‘죽창가’선동에 이어 반일선동을 반복했다.민주당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 비판은 타당한가?
제3자 변제안에 반대하며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반역사적 강제동원 해법 철회 및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죄와 배상 촉구 결의안’(3/10)을 발의했다. 반대 근거로 첫째, 제3자 변제안이 2018년 대법원판결에 배치되며, 삼권분립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사법부의 판결을 행정부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주장인데 사실에 부합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공익과 관련된 재판인 경우,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고, 대법원도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미국도 외교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연방대법원이 국무부의 의견을 듣는 ‘법정 조언자’ 제도가 존재한다. 영국도 외교 문제나 국제법과 관련된 재판을 맡는 경우 외교부에 확인서를 보내 입장을 요청하는 것이 관행이다. 그리고 고도로 정치적인 사안일수록 국민의 정치적 대표자가 판단을 내리는 것이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칙에 부합한다. 외교적 사안마저 사법부의 판단에 의존한다는 것은, ‘정치의 사법화’의 극단적 형태이며 실제로는 정치의 소멸이다.
둘째로 윤 정부의 해법이 일본의 ‘합법적 식민지배’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2018년 대법원판결은 청구권협정으로 불법적 식민지배 피해가 보상된 것이 아니므로 피해구제가 가능하다는 취지인데, 이러한 법원 판결을 수용하지 않아서라는 이유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대법원판결대로 일본 피고 기업의 압류 자산을 현금화하는 것 이외의 모든 외교적 해법은 ‘합법적 식민지배’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압류 자산 현금화로 일본과의 단교를 불사하는 것을 강제동원의 해법이라고 여기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도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이 공동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소위 ‘1+1안’을 제안했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합법적 식민지배’를 인정했다는 것인지도 답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아서 문제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승소를 확정한 피해자 15명(생존자 3명 포함) 중 10명은 일본의 피고 기업 대신 재단으로부터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받는 방안을 수용했고, 최근에는 생존자 한 명도 기존 생각을 바꿔 판결금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해법을 수용한 피해자의 뜻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해법제시 없이 반일 여론몰이에 몰두하는 민주당
민주당은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반일 정서에 의존하여 정략적 이해를 추구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특히 민주당이 일본 언론 보도로 촉발된 독도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쟁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모습은 문재인 정부 시기 반일선동과 흡사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대법원판결 이후 일본기업의 자산 현물화 시기가 도래하여 일본이 수출제한 조치를 결정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외교적으로 무능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강제동원 배상판결에 외교적으로 개입하면 지지율이 하락할까 우려해서 외면하다가 파국을 초래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일본과의 관계악화를 ‘정치적 호기’로 간주한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점이다. 2019년 한일 갈등이 고조되던 시점에 “일본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 내년 총선에 유리할 것”이라는 민주연구원 보고서를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배포했는데, 강력한 반일 메시지를 토해내라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조국 민정수석의 ‘죽창가’선동을 필두로 민주당 의원과 지지자들은 반일선동에 앞장섰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외교적 무능으로 일본과의 관계악화를 초래했으나, 수습보다는 정치적 이해를 좇아 반일민족주의를 선동했다. 오늘날에도 민주당에서 반성과 책임감 있는 대응을 찾아보기 어렵다. 윤 정부가 제시한 해법이 문제라고 여긴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진지한 논의에 임해야 하지만, 한층 과격해진 반일민족주의 선동만 난무했다.2. 민주당의 한미정상회담 비판의 문제점
워싱턴선언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한 것으로 최근 국제정세의 변화, 특히 북핵 위협의 새로운 단계에 대한 반응적 조치라는 측면을 외면한 채로 평가할 수 없다.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자, 미국이 북한의 핵공격 위험을 무릅쓰고 핵우산을 발동할지 불확실해지면서 한국의 자체핵무장 여론이 확산했다. 이처럼 북핵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자 워싱턴선언에서 미국의 핵보복을 명문화하여 핵무장 및 전술핵 배치 여론을 진정시키고, 한국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준수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제정세 변화의 맥락을 무시한 채 한미정상회담을 혹평했다. 이재명 대표는 “아낌없이 퍼주는 글로벌 호갱 외교”라고 깎아내렸다. 또한 무력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무임에도,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러시아 침공과 대만문제를 언급해 중국·러시아와의 관계가 얼어붙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워싱턴선언이 나토식 핵공유에 미치지 못해 성과가 없고, 자체핵무장의 길을 닫아서 문제라고 비판하면서 동시에 확장억제 강화가 한반도 핵전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모순적인 주장을 했다.우크라이나와 대만 침공 반대가 국익 포기란 말인가?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우크라이나, 대만 문제에도 매우 큰 불신을 남겼다”며 “감당하지 못할 청구서만 잔뜩 끌어안은 채 많은 부분에서 국가가 감당하지 못할 양보를 했다”고 비판했다. 27일 민주당 대변인 논평도 동일한 맥락에서 “중국과 러시아 관계 포기가 국익입니까”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인 태도다.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우크라이나와 대만 침공을 반대하면 국익을 포기하게 된다. 즉,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무력에 의한 영토와 주권침해를 반대하는 책무가 국익에 반한다는 의미다. 제1 야당이라는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또한, 지금은 근시안적으로 주변국인 중·러와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만 염려할 때가 아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이어 중국까지 대만을 침공한다면,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가 확산되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립된 국제질서가 붕괴할 수 있다. 따라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앞으로 국제질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서도 전쟁반대가 중요하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경우, 중국과 북한이 미국의 대응을 분산시키기 위해 남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취할 위험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만을 향한 중국의 무력행동을 저지하는 것이 오히려 민주당이 강조하는 국익, 즉 평화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워싱턴선언에 관한 모순된 평가
대통령실은 워싱턴선언이 “특정한 하나의 동맹국에 핵억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플랜을 담아서 선언하고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최초의 사례”라며 방미의 최대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핵협의그룹만으로는 자체 핵무장 여론을 불식시키긴 역부족이라며, 앞으로 핵연료 재처리 능력을 보장받거나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술핵 반입과 핵무장에 정부가 선을 그은 것은 불가피하고, 앞으로 미국과 정보공유 및 기획·실행 과정에서 핵협의그룹의 실효성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전술핵 배치가 골격인 나토식 핵공유보다, 독자 핵개발이나 한반도 내 핵무기 재배치가 불발된 워싱턴선언이 어떻게 북핵 대응에 더 효과적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나토처럼 전술핵을 배치하지 못해서 성과가 없다는 평가로 보인다. 연장선상에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워싱턴선언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며,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서 (자체핵무장 카드를) 계속 쥐고 있으면서 협상용으로 써야 했는데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이 카드를 포기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선언 수준을 넘어 자체 핵무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동시에 상반된 주장도 한다. 안민석 의원은 같은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을 공격하면 핵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것인데 한반도는 핵 전쟁터가 되고 우리 민족은 말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선언이 자체 핵무장의 길을 닫아 문제라면서, 미국의 확장억제력으로 북핵에 대응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은 모순적이다. 민주당에 일관된 입장이 있다기보다 정략적 비판만 내세우다 보니 앞뒤가 맞지 않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3. 민주당식 균형외교, 실체가 있나
‘가치외교’행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여 미국과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확인하고,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한국 정상으로서는 처음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올해 3월에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을 제시하면서 한일관계 정상화의 길을 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토대로 한·미·일 동맹을 일정한 궤도에 올리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로 보인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기조와 확실한 선을 그은 윤석열 정부의 가치외교에 비판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한미동맹 의존도 줄어들고 미국과 중국과의 균형외교를 전개할 공간이 확대되면서, 한국이 역량을 발휘해 미·중 협력관계의 선순환구도를 조성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이러한 노선을 계승하며 균형외교를 주장하고 있다.
한미정상 공동선언이 발표된 4월 2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5주년 기념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러와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28일 대변인 논평에서 “자유의 나침반을 자처하며 미국의 대외 전략에 무조건적 동참 의지를 표명한 것은 균형외교에 파산선고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균형외교를 통해 실리를 추구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가 미국 편향적 외교노선을 취해서 문제라는 취지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균형외교로 추구할 수 있는 실리란, 안보 측면에서는 북한과 관계개선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중재를 서는 것이고, 경제 측면에서는 중국 수출을 확대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균형외교의 실체가 있는지 의문이다. 우선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 비핵화에 관한 의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단적으로 2022년 3월 북한이 ICBM을 발사하여 2018년 선언한 모라토리엄을 파기했음에도 UN안보리는 대북 경제제재를 부결했고 규탄성명도 채택하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서다. 이들은 북한에 동조적인데,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했으며, 북한이 러시아로 무기를 판매하고 러시아는 군사기술을 제공하는 등 군사적 측면에서도 밀착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북한은 미국에 대항하는 북·중·러 진영이 구축된다면 UN 경제제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여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구도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기대가 최근 좌절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동안 중국에 북한과의 중재를 바라며 그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을 삼갔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는 홍콩민주화 시위에 대한 중국의 폭력적 탄압,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문제, 대만 무력침공 위협에 침묵하거나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나서지 않았다.
경제적 측면에서 실리추구라는 주장도 실체가 불분명하다. 중국과 관계가 경색되면 수출에 타격이 발생한다는 주장은 대만의 사례만 보더라도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대만에 무력통일도 불사하겠다고 중국이 엄포를 놓고 있고, 작년에는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중국이 공격적 군사훈련을 감행했음에도, 대만은 막대한 대중 무역흑자를 보았다. 특히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20.9% 증가했다. 중국은 경제적 필요가 있다면, 정치적 관계만 따져 손해 보는 선택을 하진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다.
따라서 작년 한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윤 대통령이 균형외교를 저버린 결과라는 비판은 문제가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분석(2022.11)에 따르면 무역적자는 중국의 실물경기 회복 부진과 국제경제 환경 불안정에서 기인한 일시적 성격이 크다고 진단한다. 경기적 요인이 달라진다면 수출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다. 그런데 동시에 한국무역협회는 대중국 수출이 점차 고기술 중간재로 변하고 있어 수출을 확대하려면 고기술 품목에 주력해야 한다며 기술혁신을 강조했다. 즉 대중국 수출확대는 궁극적으로 기술혁신에 달려있다는 의미다.북핵 대응을 위해 ‘판문점선언’으로 돌아가야 하나?
그러나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가 남한에 전술핵을 배치하거나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식의 급격한 현상변경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의 핵무장 여론을 진정시키고 NPT체제를 준수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핵전쟁을 우려한다면, 그 일차적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자면, ‘워싱턴선언’은 북한의 핵무장 고도화에 대한 반응적 결과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 북한이 핵무력을 고도화하면서,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추고 남한을 향해 사용할 수 있다고 협박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핵우산을 강화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한미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과의 외교협상을 부정하지 않았다. “한반도에서의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서 북한과의 외교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며,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북한과의 관계를 외교로 풀어가야지 강 대 강을 고수하다가는 전쟁위기가 높아진다는 우려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확장억제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핵전쟁을 원하지 않는 민중에게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북한과의 협상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대화의 물꼬를 트려면 북한의 핵보유를 현실로 인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 북한 비핵화가 필수라는 원칙을 무시하고 북한의 요구인 ‘조선반도 비핵화’(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핵동결·핵감축 협상을 하자는 북한의 접근법)를 두둔하는 방식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핵보유가 NPT체제를 위협한다고 국제사회가 판단하면서 좌초했다. 핵전쟁을 피하고자 핵으로 무장한 상대에게 투항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핵을 막기 위해서 핵을 가져야 한다는 교리에 따라 연쇄적인 핵무장 흐름으로 이어진다. 가령 러시아의 핵위협이 성과를 거두면, 비핵보유국은 우크라이나의 비핵화를 ‘역사적 실수’로 인식하게 되고, 북한을 비롯하여 비공식 핵무장을 했거나 시도하는 국가에겐 ‘핵이 만능’이라는 신호를 주게 된다. 즉, 핵무장 국가에 투항하는 것은 오히려 모두가 핵을 더욱 절박하게 보유하려고 하는 상황을 낳는 역설을 불러온다. 마찬가지로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포기하면 남한도 핵무장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곧바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리하면, 민주당의 주장대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협상을 하더라도 확장억제는 강고해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한반도 핵전쟁의 위험은 영구화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북한이 핵전력을 고도화하는 한, 어떤 식으로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그에 비례하여 동북아의 핵태세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판문점선언’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바람직하지도, 실현할 수 있지도 않다. 판문점선언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미화하면서 과거와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자는 주장일 뿐이다.
민주당의 균형외교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계승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운전자론은 출발점인 북한과의 관계개선부터 좌초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에게 북한과의 중재를 기대했으나 실현되지 않았고, 팽창주의적 행태를 묵인하는 결과만 초래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외교노선은 실패했으며, 북·중·러의 공조가 한층 강화된 현재 국면에서 적용은 더욱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지난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보다 정상회담을 비난하기 바쁘다. 민주당이 책임감 있고 진지하게 대응한다기보다 정략적 이해만 좇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다. 4. 사회운동 대응 평가
그러나 사회운동이 민주당식 외교노선을 추종한다면 평화를 위한 대안적 길을 만들 수 없다. 균형외교라는 핑계로 사회운동이 중국과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행보를 묵인한다면, 우크라이나와 대만 민중과의 연대가 불가능해진다. 또한,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고 핵동결 협상으로 전환하자고 한다면, 한국의 반핵평화운동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핵무장 담론이 거세질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사회운동은 민주당의 외교노선을 지지하면서 한일, 한미정상회담을 비판했다. 시민단체와 민주당은 3월 7일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성토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시작으로, 3월 11일, 18일, 25일, 세 차례에 걸쳐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기시다 총리 방한을 앞둔 5월 4일에도 정의당, 진보당, 시민단체가 민주당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의 굴욕외교 중단을 촉구했다. 동참한 진보정당과 시민단체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이 사법주권을 부정하고,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며, 피해자의 요구를 외면했다고 민주당과 한목소리를 냈다. 강제동원 해법을 토대로 성사된 한일정상회담 또한 굴욕적인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균형외교에서 벗어난 미국 편향적 외교노선으로 국익을 상실했다는 민주당의 평가에 상당수 사회운동이 동조했다. 한미정상이 공동선언문에서 중국의 대만침공 위협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전국민중행동은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대만 문제는 국제문제,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 등의 발언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적국으로 돌렸고”다고 지적했고(4.27), 진보당도 공동선언문에서 대만과 우크라이나 언급은 반중 반러 태도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보복으로 한국은 경제와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도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4.27).
대북정책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판문점선언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한미정상회담을 비판하면서 판문점 선언 5주기를 “동맹의 핵무기가 없이도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웠던 시기였음을 상기”(4.27)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이 민주당의 균형외교를 지지하는 것은 국제정세를 반미 진영론에 근거하여 분석하기 때문이다. 쇠락하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유도했고, 대만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쟁에서 선전하면서 미국의 패권이 약화하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 중심의 세계가 중러가 주도하는 다극화로 이동한다고 진단한다. 러시아의 침공을 미국 패권에 대항하는 정당한 행동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반미 진영론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균형외교라는 명분으로 묵인하는 외교노선에 친화성을 보인다.
반미진영론자들은 한·미·일의 군사협력 강화가 전쟁을 유발한다고 비판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그러한 것처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는 대만에서 미국이 유사한 행태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다. 동아시아 지역의 군사대응 수준 강화를 우려하는 것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무력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침범한 것은 러시아이며, 대만침공을 위협하는 것 역시 중국이라는 사실이 명백하다.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이 대러시아 애국주의를 통해 장기집권의 명분을 마련하고, 러시아 시민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변국의 탈권위주의 흐름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의 대만침공 위협도 시진핑의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사회운동이 사태를 거꾸로 보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전쟁 위험을 고조시킨다는 사실을 부정한다면, 팽창주의를 저지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세계 각지의 팽창주의 세력은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시도하면서 지속해서 국제질서를 허물 것이고, 팽창주의에 대항하는 군사적 동맹은 더욱더 강화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운동의 대안적 길은 요원해질 것이다.
북한에 대한 상황인식도 거꾸로 서 있다. 반미진영론자들은 워싱턴선언을 동아시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의 진영대결 구도를 형성하려는 미국의 패권전략으로 해석하면서 전쟁위기가 극대화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북중러 진영구축이 핵보유와 체제수호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군사행동의 수위를 높인 것은 북한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북한은 국제질서의 판도가 바뀐다고 봤다. 북중러 진영이 구축된다면 UN 경제제재를 피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2022년 3월 ICBM을 발사하여 2018년 선언한 모라토리엄을 파기했다. 이후에도 북한은 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극초음속미사일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갔고,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했으며, 한국을 겨냥해 전술핵 공격위협을 가했다. 이로 인해 남한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조차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자체 핵무장을 바라는 여론이 치솟았다. 그 결과 워싱턴선언이 채택되었다. 즉, 북한의 핵위협이 가증되지 않았다면 워싱턴선언도 없었다는 의미다.
북한의 핵위협이 전쟁 위험을 고조시킨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북한의 요구대로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면, 한반도 평화가 아니라 핵전쟁 위험이 영구화된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일 수는 있다더라도 한국의 핵무장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곧바로 제기될 것이며 이는 NPT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북한과 대화를 위해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하자는 의미로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사회운동이 반미진영론에 근거해 민주당의 외교노선을 지지한다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물리치고, 중국의 대만침공 야욕을 저지하며,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평화운동을 건설하기 어려워진다. 사회운동은 적극적인 토론을 통해 국제정세 인식을 전면쇄신하고 국제연대를 모색해야 한다. ●
대만연대전선노총 건설준비회에는 어떤 노조들이 참여하고 있습니까? 참여하는 노조들의 최근 대표적인 투쟁이나 활동은 무엇입니까?
“작은 회사의 파업이었지만, 전체 노동운동의 티핑 포인트”
“‘파업’에 관한 대만 대중의 인식을 바꾼 소방관들의 투쟁”
“모든 행정구역의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이 목표”
대만연대전선노총 건설준비회에 참여하는 노조들은 그동안 어떤 공동의 활동을 했습니까?
[%=사진6%]새로운 전국적 노총을 설립하는 데 있어서 난점과 과제는 무엇입니까?
대만연대전선노총의 내부 구조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요? 여러분이 말했듯 다양한 종류의 노조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모습이 될지가 궁금합니다.
대만연대전선노총은 대만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자 합니까? 어떤 목표와 과제에 집중할 계획입니까?
마지막으로, 대만-중국 관계, 대만-미국 관계와 같은 사안은 대만 노동운동 안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있습니까? 국제정치 속 대만의 행보에 대해 노조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먼저, 대만연대전선노총 건설준비회를 결성한 배경을 듣고 싶습니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대만에 자주적인 전국적 노동조합총연맹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평가 자체가 생소할 수 있습니다.
“자주적이고 전투적인 전국 노총을 새롭게 건설할 것”
새로운 전국적 노총을 건설하려는 시도를 구체화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기존 노조가 아닌 독립노동자들과 사회운동의 투쟁”
“새롭게 노동자를 규합하려는 시도는 대만 사회운동의 희망”
대만연대전선노총 건설준비회는 현재 차이잉원 민진당 정권의 노동정책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 ‘대만 사회운동의 새로운 희망, 대만연대전선노총(臺灣工人鬥陣總工會) 건설준비회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