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헌법재판소의 ‘전교조 탄압’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 헌법재판소는 5월 28일,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판단하면서 근거로 삼았던 교원노조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해직교사는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판결한 근거는, 교원이 아닌 사람이 교원노조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 교원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해칠 수 있고, 교원이 아닌 사람이 임용, 지위 등 법으로 정하는 사항에 관해 정부와 단체교섭할 실익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는 헌재 판결이 노동자의 단결권,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강력히 규탄한다. 논란 중이던 해직교사 가입 문제에 대해, 헌재는 해직교사는 교원노조의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산별노조와 같은 초기업별 노조의 조합원 자격이 현직 여부와 무관하다는 대법원의 판결도 오래 전부터 있었다. 국제사회에서도 수차례 정부에 권고해왔듯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여부는 온전히 노동조합이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게다가 해고 여부가 노동조합 가입 조건이 되는 것은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의 단결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마저 박탈하고, 자주적 조직으로서 노동조합의 존재의의를 부정하는 편파적 판결이다. 한편 헌재는 "이미 활동중인 교원노조의 법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항상 적법한 것은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그 판단은 행정당국과 법원에게 맡겼다. 이는 헌재의 앞선 판단근거인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무시한 것이다. 해직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해직자가 노조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는 함께 활동하는 조합원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판단의 주체는 교원노조에게 있어야지 그 외부에 주어서는 안 된다. 이를 부정한 이번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오만이자 월권행위이다. 교원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해하고 있는 것은 해직교사가 아니라, 정부다. 며칠 전 언론을 통해 밝혀진 것처럼,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까지 동원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위축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전교조 설립취소와 탄압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의 전교조 해체와 전체 노동자의 단결권을 부정하는 시도에 맞서, 사회진보연대 역시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2015년 5월 29일 사회진보연대
<성명서> 10일 오전 7시 30분경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양우권 이지테크분회장(50)이 자택 근처의 가야산 산책로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열사는 작년 5월 부당해고 3년만에 복직했으나 회사는 탄압을 멈추지 않았다. 열사는 “화장해서 제철소 1문 앞에 뿌려”주면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내가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 싶었던 곳”에 들어가보겠다는 말과 함께,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해달라는 말을 유서에 남겼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심종섭)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지회장 양동운)는 노동탄압 중단과 열사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내하청업체인 이지테크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이지(EG)그룹 계열사이다. 양우권 분회장은 `06년 지회 설립 이후 계속된 노조탄압으로 조합원이 모두 탈퇴했음에도 노동조합을 포기하지 않았다. 회사는 감봉, 무기한 대기발령(3개월 17일), 2차례 해고(`11.4.15, `11.12.28), 2차례 정직(`11.2.9, `15.5.1~현재), CCTV카메라로 감시하며 책상 앞 대기명령(`14.5.23~`15.4.30), 집단 따돌림 지시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온갖 탄압을 자행해왔다. 열사는 1998년 이지테크에 입사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산화철 폐기물 포장 업무를 해왔다. 열사는 2011년 4월 15일 부당해고(당연퇴직 처분) 당한 후 순천지법(`11.11.10), 광주고법(`12.8.17), 대법원(`12.11.30)에서 모두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지테크는 순천지법 부당해고 판결 이후 복직 대신 2차 부당해고(`11.12.28, 징계해고)를 했다. 이 또한 순천지법(`13.5.9), 광주고법(`14.2.11)에서 모두 부당해고로 판결되어, 사측은 결국 대법원 상고를 취하했다(`14.5.20). 이후 복직(`14.5.23)을 통보했지만, 현장으로 복직시키는 대신, 광양제철소 밖에 있는 사무실의 책상 앞에 대기시켜놓고 올해 5월 1일 2차 정직 처분 때까지 약 1년간 CCTV로 감시하며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다. 열사는 사측의 탄압으로 인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수면 장애와 심리적 불안을 겪으며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 이런 와중에도 열사는 포스코센터, 국회, 청와대 상경 1인 시위, 광양제철소 주변 선전, 5월 9일 이지그룹 체육대회 앞 “노조탄압 중단”, “사내하청노동자 정규직화” 선전 등을 하며 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열사는 조합원들에게 “지회장을 위시하여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멀리서 하늘에서 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화장하여 제철소 1문앞에 뿌려 주십시오.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내가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싶었던 곳 날아서 철조망을 넘어 들어가 볼렵니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또한 박지만 이지그룹 회장에게 “당신은 기업가로서의 최소한의 갖추어야 할 기본조차 없는 사람이요” “지금 당신의 회사 현장에서는 당신의 자식들과도 같은 수많은 노동자들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그 뜨거운 로스터 주위에서 위험한 유독물을 취급하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또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소” “진정 인간다운 기업가다운 경영인이 되어 주시요”라는 말을 남겼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포스코와 이지테크에 노동탄압 중단과 열사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또한 지역열사투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역 차원의 투쟁으로 확대할 것이다. 2015. 5.10.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오늘날 노동자의 현실 : May Day를 앞두고 살펴본 한국 노동자의 현실 • 일시: 2015. 4. 28 (화) • 장소: 사회진보연대 교육실 공단노동자의 현실 (박준도, 노동자의 미래 정책기획팀장) 이주노동자의 현실 (마문,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병원노동자의 현실 (최보경,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 서비스노동자의 현실 (정지현, 사회진보연대서울지부 사무처장)
환자 건강을 돈벌이로 취급하는 정부와 오병희 병원장에 맞선 서울대병원분회 파업을 지지한다!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가 오늘 총파업에 돌입했다. 2013년 비상경영 선포와 돈벌이 강요에 맞선 13일간의 총파업, 2014년 3차례에 걸친 의료민영화저지 파업에 이어 오병희 병원장 취임 이후 3년 연속으로 파업 투쟁을 벌이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정부가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정상화계획과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의 부당함에 맞서 싸워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노동3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정상화계획을 강행하고 있고, 국립대병원 상업화를 심화시킬 경영평가 역시 강행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오병희 병원장은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까지 강요하면서 서울대병원을 돈벌이 병원으로 만드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심지어 28년간 유지되던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 통고하면서까지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있다. 이미 서울대병원은 10년 전 의사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면서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수익 중심의 운영으로 지탄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병원의 의사성과급 제도는 전국의 병원들로 확산되어 우리 사회 의료체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병희 병원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공공의료기관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을 강행하려 한다. 현재 서울대병원의 상당수 의사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의 진료수익에 비례하여 의사성과급을 배당받고 있다. 환자로부터 더 많은 진료비를 받을수록 성과급이 올라가는 구조를 통해 검사·진료를 늘리고 환자에게 더 비싼 치료를 유도하고 회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상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원 성과급제가 도입된다면 의사 뿐 아니라 모든 병원노동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일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다. 더불어 성과급제 도입이 현실화된다면 실적과 승진을 위한 내부 경쟁은 가열되고, 노동시간이 늘어나고 노동강도는 더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병원 노동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서울대병원을 믿고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서울대병원은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계획을 이행한다는 핑계로 단체협약을 불법적으로 일방 해지하고 노동자 개별 동의를 통한 불법적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밀어붙이고 있다. 전국의 여타 국립대병원들은 하지 않는 악랄한 방법을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서울대병원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명백하게 노동조합 자체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병원은 기 존재하는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직원들에게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동의를 강요하고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는 등 인권침해와 부당노동행위를 광범위하게 자행했다. 정부와 서울대병원의 역할은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정당성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국가 중앙 공공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의 존재 의의는 더 많은 수익을 거두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전달체계의 최종 담당자로서 원칙적인 진료, 의학 발전을 위한 교육 및 연구, 공공의료사업 등 광범위한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다. 서울대병원을 수익 창출을 지상 목표로 하는 사기업과 같이 만들려 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것과 같다. 사회진보연대는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서울대병원의 상업화를 막아내기 위해 싸우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싸움을 지지한다. 2015. 4. 23. 사회진보연대
[%=사진1%] 오늘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경북대병원 노동조합 역시 4월 29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2월부터 진행된 2015년 임단협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 두 노동조합은 각각 91.2%, 88.9%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번 총파업으로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2013년부터 3년 연속 파업 투쟁을 벌이게 되었으며, 경북대병원 노동조합 역시 2014년 말 35일에 걸친 총파업에 이어 4달 만에 다시 파업 투쟁에 들어가게 되었다. 노동기본권 침해, 의료상업화에 저항하는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의 투쟁 이번 파업은 다양한 맥락을 띠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계획’에 반대하는 투쟁이다. 2013년 말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들의 과도한 부채 문제를 지적하면서 그 원인이 직원들의 과도한 복리후생에 있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는 58개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이에 따라 정상화계획을 이행하도록 했는데, 추진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국립대병원을 중점관리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국립대병원 노동조합들은 정상화계획이 발표된 직후부터 이에 반대해 왔다. 이들은 정상화계획이 노동권을 침해하는 기재부의 월권이며, 부채의 원인이 정부의 정책 실패와 병원 경영진의 방만 경영에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은 정상화계획 이행을 시도하면서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는 한편 직원 과반수 동의를 통해 취업규칙 변경을 시도했다. 노동조합이 정상화계획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강경책을 택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사후 승인해주었다. 2015년 1월 발표한 정상화계획 이행결과에서,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이 단체협약 해지 통고를 했다는 이유로 정상화계획 이행 시한을 2015년 7월까지 연기해준 것이다. 단체협약 해지 및 취업규칙 일방 변경이라는 폭력적인 방식을 사실상 독려한 것이다. 두 사업장의 사측은 단체협약 해지 과정에서 기 존재하는 단체협약을 위반하였고, 취업규칙 변경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회유·협박 등 불법행위를 광범위하게 저질렀다. 심지어, 사측이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공공기관 정상화계획이 노동조합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야를 좀 더 넓혀보면 이번 파업은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 및 의료기관 상업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2014년부터 박근혜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 정책에 맞서서 보건의료부문 노동자들은 가장 적극적으로 싸워왔다.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노동조합 역시 의료민영화 반대를 전면에 내걸고 3차례에 걸쳐 총파업을 벌이는 등 의료민영화 반대에 앞장섰다. 또한 이들 노동조합은 병원 상업화의 중요한 매개인 의사성과급제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고, 서울대병원이 원격의료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영리자회사인 헬스커넥트를 설립한 것에 강하게 문제제기했으며, 무분별한 시설확장을 매개로 한 병원 상업화 문제 역시 적극적으로 제기해왔다.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국립대병원의 운영을 평가하는 경영평가에 대한 반대 역시 중요한 투쟁 의제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경영진이 추진하고 있는 ‘전직원 성과급제’가 병원의 돈벌이 운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철회할 것을 핵심적인 요구로 내걸고 있기도 하다.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탄압을 둘러싼 대리전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의 투쟁을 둘러싼 정세는 녹록지 않다. 단체협약 해지와 취업규칙 일방 변경 등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개별 병원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기보다는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공공기관 정상화계획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장 내 노사 대립이라기보다는 정부 정책에 맞서서 서울대병원 노동조합과 경북대병원 노동조합이 대리전을 치르는 상황에 가깝다. 작년부터 노동조합이 문제제기해온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역시 기획재정부의 기타공공기관 경영평가 방침을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개별 노사관계가 아니라 정부 정책에 노조가 직접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사안인 것이다. 서울대병원 내부 문제인 헬스커넥트 역시 정부가 핵심적인 의료민영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리자회사 및 원격의료 사안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투쟁에 대한 지지·연대가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국립대병원 사태는 외견상 사업장 내부의 노사 대립이지만, 국립대병원 운영의 문제가 부당하게 노동자 계급의 책임으로 떠넘겨지는 것을 막아내는 투쟁이고, 노동조합으로 단결할 권리를 탄압하는 것에 저항하는 투쟁이기도 하다. 투쟁이 노동조합의 패배로 끝난다면 이는 중요한 선례가 되어 공공기관 정상화계획의 이행이 완료되지 않은 다른 국립대병원에서도 단체협약 해지, 취업규칙 일방 변경 등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확산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노동조합 활동은 상당부분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노동조합의 무력화는 결국 기업실리주의, 노사담합주의의 확대로 이어져 의료민영화 저지투쟁, 의료공공성 확대 투쟁에 전력을 다해 온 공공부문 노동운동의 후퇴로 이어질 것이다. 보건의료노동자의 투쟁을 의료공급체계 혁신을 위한 운동으로 확장해 나가자 한편, 이번 투쟁을 둘러싼 과제는 단순히 노동조합 운동과 관련한 의제로 한정되지 않는다. 의료공급체계 혁신의 주체로서 보건의료부문 노동조합이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 때문이다. 보건의료운동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한 의료접근권 확대에 있어서 의료공급체계 혁신은 놓쳐서는 안 될 과제다. 건강보험이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흑자가 13조에 이르렀으며, 올해 말 15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위기 여파로 의료이용이 감소한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의료에 대한 필요가 증가하는 것이 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으로 인해 국민들이 필요한 치료를 못 받게 되면서 건강보험 지출의 증가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흑자의 원인을 건강 행태 변화, 의료기술 발전, 환경 요인 개선, 건강한 고령화 등에서 찾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흑자 국면을 정부의 건강보험 국고보조를 축소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불황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건강보험 흑자가 발생한 역설적인 상황은 의료정책이 실패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건강보험 급여지출은 억제되는 상황에서 가계의 보건의료비 지출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건강보험의 의료비 보장 기능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보험 흑자에 대응하는 올바른 정책 방향은 명확하다. 누적 흑자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보조는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확대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가 실질적인 국민의 의료비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운영과 진료행태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필수적이다. 병원의 의료행위에 대한 통제 기전이 유명무실한 한국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 완화가 진료량 증대 및 비급여 비용 인상으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실제 경북대병원은 상급병실료 건강보험 보장 확대가 시행된 2014년 9월에 맞추어 1인실 병실료를 평균 8.8% 인상했다. 또한 서울대병원은 2014년 입원환자수가 전년 대비 1.1% 감소했는데, 입원환자 1인당 진료량이 6.4% 증가(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여 전체 입원의료수익은 5.2% 증가했다. 의료공급체계 혁신이 없이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효과가 얼마든지 무력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간 보건의료부문 노동조합들은 의료공급체계 혁신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와 쟁점들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투쟁해왔다. 선택진료제도 및 의사성과급제로 인한 병원상업화 문제, 영리자회사·부대사업 등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의료민영화의 양상, 통제되지 않는 병상확대·과잉투자로 인한 상업화 경향 등 수많은 거시적인 쟁점들을 제기했으며, 고가의 비급여 진료를 매개로 지급되는 의사 수당, 비용 절감을 위한 저질 의료재료 사용, 수익 증대를 목표로 하는 과잉검사 강요, 1분진료 문제 등 병원 현장에서 제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미시적인 쟁점들을 폭로하기도 했다. 당장 현재 서울대병원이 추진하고 있는 전직원 성과급제 문제도 의료기관의 진료행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사업장 내 투쟁만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은 한계적이지만, 동시에 이러한 역할은 의료공공성을 중심 과제로 두고 활동하는 노동조합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역할이기도 하다. 보건의료운동진영이 당면한 노동조합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문제의식을 받아 안아 의료공급체계 혁신을 위한 운동을 확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브로드밴드 노사협상 타결을 환영하며 직접고용 정규직화 쟁취 투쟁으로 나아가자 오늘(4월 17일) 노조 결성 383일, 고공농성 돌입 70일만에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가 협력사협의회(홈서비스센터)와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한국 사회 3대 재벌그룹에 맞선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일단락된 것이다. 노조 설립 후 1년 넘게 함께 투쟁해온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이번 SK브로드밴드 노사합의를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하면서 뜨겁게 환영한다. 물론 전체 교섭 대상 46개 센터 중 아직도 미합의된 4개 센터(동대문/중랑, 마포/용산중구, 강북, 서초과천 지회)가 남아있지만, 재벌 자본에 맞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쟁취해낸 표준중앙협약과 각 센터별 협약안은 소중한 투쟁의 결실이다. 이번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 노사합의안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른바 ‘근로자영자’ 형태로 일했던 개통기사 등을 임단협 체결 즉시 센터 소속 정규직 노동자로 전환하고, 2차 하도급업체들에 재위탁한 업무에 대해 2015년 이내 회수를 통해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왜곡된 고용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비록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까지 이르진 못했지만, 그간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최말단에서 고통받아온 재하도급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쟁취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다. 둘째, 건당 수수료를 받았던 개통기사들에게 업무량에 관계 없이 150만원 이상의 고정급을 보장하는 등 임금 체계를 개선하고, 장애처리(AS)기사와 내근직에 대해 고정급을 각각 25만원과 15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고용안정과 함께 일정한 임금 인상을 통한 처우 개선을 동반한 것은 이후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셋째, 과거 각종 노동법 위반 사항들과 관련하여 노동자들에게 면책 합의금을 지급하고, 이로써 노사 간의 법적 공방을 종료하고 고용․임금․퇴직금․4대보험 등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노동자의 급여에서 퇴직충당금을 공제한 경우 이를 전액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노사 공히 준법은 합리적인 노사관계의 근간이다.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관행적인 법 위반을 바로잡아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든 것은 큰 성과이다. 넷째, 격주 토요일 휴무 등 노동시간 단축, 명절연휴 등을 유급휴일로 부여하고, 연차휴가 보장 등 복리후생 확대에 대해 합의했다. 주말과 휴일이 있는 삶을 요구하며 싸워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절한 소망이 일정 정도 이뤄진 것이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은 장기간에 걸친 원하청의 노동조합 탄압과 대체인력 투입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한 단결로 이겨냈다. 그리고 마침내 5개월간의 파업과 고공농성투쟁, 그리고 만만찮았던 현장투쟁을 통해 첫 단체협약 체결을 쟁취해냈다. 다시 한번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동지애를 담아 그간 한몸으로 분투해온 희망연대노조 지도부와 SK브로드밴드 조합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직도 남아 있는 미합의 센터들이 있고, 막바지 교섭 중이지만 장담하기 쉽지 않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70일째 고공농성투쟁 중인 강세웅 동지와 장연의 동지는 아직도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씨앤앰-티브로드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나였다. LG유플러스 지부 투쟁이 승리하는 그 날, SK브로드밴드 지부도 비로소 승리하는 것이다. 하나된 양 지부의 상징으로 중앙우체국앞 전광판 위에서 펄럭이는 깃발이 되어 투쟁하는 두 동지가 무탈하게 우리 곁으로 되돌아올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이제 악질 LG그룹 구본무 회장에 대한 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다. 4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 당일 고공농성장 집중투쟁결의대회를 시발로 더욱 거센 사회적 연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재하도급 철폐를 핵심으로 하는 불법적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는 투쟁을 마무리지을 때까지 LG 자본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 SK-LG그룹 내 간접고용 비정규직 철폐와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 투쟁을 힘차게 시작할 것이다. 중간착취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두고는 인간다운 노동은 불가능하므로,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희망연대노조와 함께 4대 재벌 다단계 하도급 구조 근절을 위한 더 큰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리 시대의 희망임을 확신한다. 2015. 4. 17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2015 대구 경북 물 인권 선언 물은 생명이자 인권이다 - 우리는 만인을 위한 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우리의 결의를 선언한다! - 물과 위생 (상.하수도)이 인권임을 선언한 유엔의 64/292 결의문 채택 5주년을 기념하며 물 민영화에 맞선 볼리비아 코차밤바 투쟁 15주년을 축하하면서 그리고 2003년 일본, 2006년 멕시코, 2009년 터키, 2012년 프랑스의 상업화된 세계 물 포럼에 맞선 국제 물 정의 운동을 기리면서 우리는 2015 대구 대안 세계 물 포럼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세계 물 포럼은 정당하지 못하다. 세계 물 포럼은 상.하수도 부문의 초국적 물 기업들의 시장확대를 추구하는 목표를 가진 기업의 무역 박람회에 불과하다. 세계 물 포럼은 기업들에게 비밀리에 정책결정자들인 정부관료들과 만날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그러한 자리를 는 국제 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 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공공의 물 정책은 시민들과 특히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와의 토론속에서 민주적으로 토론되어져야만 한다. 2. 물과 위생시설 (상.하수도)은 인권이다: 탐욕과 이윤만을 추구하는 초국적 물 기업들은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물과 위생시설을 위협한다: 다양한 형태의 물 민영화는 급격한 요금인상, 수질악화, 비효율성, 부정부패 그리고 환경파괴를 통해 노골적으로 우리의 권리를 침해할 수 밖에 없다. 물 인권은 또한 대형 댐 건설 및 인프라 조성, 물의 전환, 채취산업, 유압파괴 및 그밖의 위험한 산업등의 형태로 유역의 파괴와 수자원의 상품화를 통해 파괴될 것이다. 3. 물은 공공재의 일부이다 : 상.하수도의 공급은 공공재의 필수적인 부분으로서 물은 반드시 공공이 소유하고 운영하여야만한다. 우리는 민영화를 중단시키고 민간의 손에 넘어간 상.하수도를 재공영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함께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생태학적이고 사회적인 수질과 수자원의 관리를 증진할 것을 그리고 필요할 경우 지역간의 물 분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요구한다. 정부와 지역사회를 통한 관리는 투명성과 책임성, 정보의 접근성 그리고 정책결정과에 시민의 참여를 통해서 강화되어야만 한다. 우리는 공공 상.하수도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한국정부에 요구하며 프랑스 계 초국적 물기업인 베올리아와의 모든 협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4. 우리는 유엔의 2015 이후 개발의제에서 공공재의 일부로서 그리고 인권으로서 물과 위생 (상.하수도)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한다. 2015 이후 개발 아젠다가 인권 프레임워크와 공공의 관점에 그 뿌리를 두지 않는다면, 그것은 수자원의 상품화와 상.하수도 서비스의 민영화를 촉진할 위험을 가질 수 밖에 없다. 5. 우리는 국제 물 정의 운동으로써 각국의 투쟁에 대한 지원과 연대를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민영화를 반대하고 지역에서 한 국가안에서 또 국제사회에서 양질의 상.하수도 사업 정책을 추진을 촉구하는 투쟁에서 우리의 연대의 끈을 강화할 것이다. 한국의 대구.경북에서부터 우리는 전세계의 민영화에 맞선 투쟁과 승리를 이어갈 것이다. 2015년 4월 14일 2015 대구 대안 세계 물 포럼 참가자 일동
박근혜 정권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강조하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노동시장의 시스템 조정을 통한 기업의 수익성 제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정부와 자본의 노동시장 유연화에 맞선 투쟁을 기획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노동조합의 힘은 너무도 미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선은 무엇인가? 생각보다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오늘보다 2015년 4월호 소득불평등 특집 바로가기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인상률은 0에 머물러 있다. 경제위기 이후 불황이 계속되면서 재벌을 제외한 누구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그 속에서 피케티 열풍이 지나갔고, 여야 모두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 증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런 말 잔치 속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 노동자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