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악(惡) 중에서 차악을 선택해야만 한다면, 나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 칼 크라우스
두 가지 악(惡) 중에서 차악을 선택해야만 한다면, 나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 칼 크라우스
<보도자료-비아 캄페시나> 국제 식량 가격 위기에 관한 입장 : 지속가능한 가족농업이 전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다. (로마, 2008.2.14) 전 세계 소비자들은 지난 몇 달동안 주요 식량 가격이 극적으로 인상되어 특히 가장 빈곤한 지역에 극도의 곤경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목도해왔다. 한 해 동안 밀 가격은 두 배로 폭등했고, 옥수수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50%나 인상되었다. 그러나 생산의 위기는 없다. 통계 수치들은 2007년 곡물생산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식량가격이 인상되는 이유는 식량 생산이 현재 식물성 연료 생산으로 전환되었고, WTO에 의한 시장의 탈규제화로 국제 식량 비축량이 지난 25년 중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극단적인 날씨가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농업 수출국의 곡물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이유는 금융 회사들이 농산물가격이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이라 내다보면서 민중의 식량을 놓고 투기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량의 생산, 가공, 유통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독점하는 초국적 기업의 손아귀로 넘어가고 있다. 산업적 식물성연료의 비극: 사람이 아닌 차를 먹여 살리다 식물성연료(식물, 농산물, 임산물로 만든 연료)가 석유 생산이 정점에 이른 상황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과 연구소들은 현재 식물성 연료의 에너지 편익은 매우 한계적이며 이 연료의 환경․사회적 영향은 극도로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 전반은 민중의 식량에 대한 수요와 직접 경쟁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1천 4백만 헥타르의 토지를 들여 자트로파(*붉은 산호꽃)를 재배할 것을 논의하고 있으며, 미주개발은행은 브라질이 식물성 연료 생산용 작물을 경작할 수 있는 농지 1억 2천만 헥타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한 식물성 연료 로비스트는 3억 7천 9백만 헥타르를 아프리카 15개 국에서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한 옥수수 수요는 이미 전 세계 소비의 10%를 기록하며 국제 곡물 가격을 올리고 있다. 산업적 식물성연료는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넌센스다. 이러한 연료의 개발은 중단되어야 하며 농업 생산은 식량 생산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가격 인상이 모든 농민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기록적인 세계 식량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입히며, 기대와는 달리 모든 생산자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축산 농가는 사료 가격의 인상으로 위기에 처하며, 곡물 생산자들은 비료 가걱 급등에 직면해 있으며, 무토지 농민 및 농업 노동자들은 식량을 구입할 수 없다. 농민들은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에 농산물을 내다 팔고 있다. 스페인 농축산업 연맹(COAG)의 추산에 따르면 스페인의 소비자들은 식량 생산자들이 받는 가격의 600%를 지불한다. 농산물 가격 인상으로 가장 먼저 이익을 보는 집단은 농기업 및 대형 소매 업자들이다. 왜냐하면 이들이 과도하게 식량 가격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다고 식품 가격이 다시 감소할 것인가? 대기업들은 식품을 다량으로 보관했다가 시장 가격이 높아지면 다시 방출할 수 있다. 소규모 농민 및 소비자들은 현재처럼 변동 폭이 높지 않은, 공정하고 안정적인 가격을 필요로 한다. 소규모 농민은 최근 수 십년간 그랬듯이 가격이 너무 낮으면 생산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들은 WTO 정책과는 정 반대로 시장에 대한 규제를 필요로 한다. 농업 무역 “자유화”가 위기의 주범이다 현재의 위기는 농업 무역 “자유화”가 기아와 빈곤의 주범임을 드러낸다. 각 나라의 세계 시장에 대한 의존도는 극도로 높아졌다. 1992년, 인도네시아 농민들은 콩을 국내시장에 공급하기에 충분할 만큼 생산했다. 콩으로 만든 두부와 ‘템페’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일상적인 식생활에 중요한 부분이다. 신자유주의적 교리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수입 식품에 국경을 개방했고, 값싼 미국산 콩이 시장에 넘쳐 들어오는 것을 허용했다. 이는 국내 생산을 파괴했다. 오늘날 인도네시아에서 소비되는 콩의 60%가 수입산이다. 지난 1월 미국산 콩의 기록적인 가격으로 ‘템페’와 두부(빈민들에게는 이것이 고기다) 가격이 몇 주 만에 두배로 폭등하자 위기가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비슷한 현상이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멕시코에서는 옥수수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세이프가드 메커니즘의 탈규제화와 민영화 또한 현재의 위기에 기여하고 있다. 국가 소유의 식량 창고는 민영화되어 현재는 초민족 기업이 경영한다. 이들은 농민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대신 투기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 정책의 일부로 가격 보장 메커니즘이 전 세계에 걸쳐 파괴면서 농민과 소비자들은 극단적인 가격 변동에 노출되어 있다. 이제는 식량 주권이다!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리고 기후 변화에 직면하여 세계는 향후 몇 년간 식량 생산을 늘려야 한다. 농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이러한 난제를 감당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 인구는 과거 50년 간 배가했지만 농민들은 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곡물 생산을 증대시켜왔다. 비아 캄페시나는 생존권과 일자리 민중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식량이 소규모의 지속가능한 농민들의 손으로 생산되어야 하며 대규모 농기업 또는 수퍼마켓 체인의 통제하에 남아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유전자조작식품과 기업농은 건강에 좋은 식량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AGRA(새로운 종자 및 비료, 대형 관개시설)에 의해 추진되는 새로운 “녹색 혁명”은 식량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이를 더욱 심화할 것이다. 반대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소규모 유기농은 최소한 집단농업 만큼 생산적이며, 몇몇 연구는 세계 식량 생산이 유기농에 의해 50%나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대적인 식량 위기를 막기 위해 각 국 정부 및 공공기관은 세계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인 식량 생산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 각 국 정부는 국제 식량 가격에 덜 의존하도록 현지 생산을 발전시키고, 촉진하고, 보호해야 한다. 이는 모든 나라가 식량 수입을 통제할 권리와 모든 형태의 식량 덤핑을 멈출 의무를 의미한다. 각 국 정부는 또한 안전 재고(buffer stocks) 및 최저 가격 보장과 같은 공급 통제 메커니즘을 두어 생산자들을 위한 안정적인 환경을 창출해야 한다. 비아 캄페시나 의장이자 인도네시아소농연합 대표인 헨리 사라기에 따르면 “농민들은 자신의 공동체를 위해 식량을 생산할 토지를 필요로 한다. 모든 가족농이 전 세계를 먹여살릴 수 있도록 진정한 토지개혁을 이행할 때가 왔다”. 말리의 전국농민단체연합 이브라힘 콜리발리는 “식량 가격 폭틍에 직면하여 우리 정부는 수입을 늘리는 대신 국내 농업 시장을 발전시키고 보호하라는 농민단체의 요구에 동의했다. 식량 수입 증가는 우리를 세계 시장의 잔인한 파동에 더욱 의존하도록 만들 뿐이다.”라고 했다. 비아 캄페시나는 현재 식량 가격 위기의 해법은 식량 주권에 있다고 생각한다. 식량 주권은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통해 생산된 건강에 좋고 문화적으로 적합한 식량을 누릴 민중의 권리다. 동시에 각 국 정부가 다른 나라의 농업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면서 자국의 식량․농업 정책을 결정할 권리다. 이는 시장과 기업의 요구가 아닌 식량을 생산․분배․소비하는 이들의 열망과 필요를 식량 체계와 정책의 중심에 놓는다. 식량주권은 각 지방, 각 나라의 경제와 시장을 우선시하고 소농과 가종농 주도의 농업․식량 생산에 힘을 불어 넣는다. Via Campesina delegation in Rome: +393487276117 e-mail : viacampesina@viacampesina.org www.viacampesina.org ====================================================================== Press Release - La Via Campesina A response to the Global Food Prices Crisis: Sustainable family farming can feed the world (Rome, 14 February 2008) Consumers around the world have seen the prices of staple food dramatically increasing over the past months, creating extreme hardship especially for the poorest communities. Over a year, wheat has doubled in price, maize is nearly 50% higher than a year ago However, there is no crisis of production. Statistics show that cereals' production has never been as high as in 2007 (1). Prices are increasing because part of production is now diverted into agrofuels, global food reserves are at their lowest in 25 years due to the de-regulation of markets by the WTO, and extreme weather has effected crops in some exporting countries such as Australia. But prices also increase because financial companies speculate over people's food as they anticipate that agriculture prices will keep rising in the near future. Food production, processing and distribution falls increasingly under the grip of transnational companies monopolising the markets. The tragedy of industrial agrofuels: they feed cars and not people Agrofuels (fuels produced from plants, agriculture and forestry)are presented as an answer to the peak in production of oil and global warming alike. However, many scientists and institutions now recognise that their energy benefits will be very limited and that their environmental and social impact will be extremely negative. However, the whole business world is rushing into that new market that is directly competing with people food's needs. The Indian government is talking of planting 14 millions hectares of land with Jatropha, the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says that Brazil has 120 million hectares that could be cultivated with agrofuel crops, and an agrofuel lobby is speaking of 379 million hectares being available in 15 African countries (2). Current demand for corn in order to produce ethanol already represents 10% of the world consumption, pushing up world prices. Industrial agrofuels are an economic, social and environmental nonsense. Their development should be halted and agricultural production should focus on food as a priority. All farmers do not benefit from higher prices Record world food prices hit consumers, and contrary to what can be expected, they do not benefit all producers. Stock breeders are in a crisis due to the rise in feed prices, cereal producers are facing sharp rises in fertiliser's prices and landless farmers and agricultural workers cannot afford to buy food. Farmers sell their produce at an extremely low price compared to what consumers pay. The Spanish coordination of farmers and stock breeders (COAG) calculated that consumers in Spain pay up to 600% more than what the food producer gets for his/her production. The first to benefit from higher agricultural prices are the agro-industry and large retailers because they increase food prices much more than they should. Will food prices decrease when agricultural prices go down again? Large companies are able to stock large quantities of food and release them when the markets prices are high. Small farmers and consumers need fair and stable prices, not the current high volatility. Small farmers cannot produce if prices are too low, as has often been the case in the last decades. They therefore need market regulations, the opposite of the WTO policies. Agriculture trade “liberalisation” leads to crisis The current crisis reveals that agricultural trade “liberalisation” leads to hunger and poverty. Countries have become extremely dependant on global markets. In 1992, Indonesian farmers produced enough soya to supply the domestic market. Soya-based tofu and 'tempeh' are an important part of the daily diet throughout the archipelago. Following the neo-liberal doctrine, the country opened its borders to food imports, allowing cheap US soya to flood the market. This destroyed national production. Today, 60% of the soya consumed in Indonesia is imported. Record prices for US soya last January led to a national crisis when the price of 'tempeh' and tofu (the « meat of the poor ») doubled in a few weeks. The same scenario applies to many countries, for example for corn production in Mexico. Deregulation and privatisationof safeguard mechanisms are also contributing to the current crisis. National food reserves have been privatised and are now run like transnational companies. They act as speculators instead of protecting farmers and consumers. Likewise, guaranteed prize mechanisms are being dismantled all over the world as part of the neo-liberal policies package, exposing farmers and consumers to extreme price volatility. Time for Food Sovereignty! Due to the expected growth ofworld population until 2050 and the need to face climate change, the world will have to produce more food in the years to come. Farmers are able to meet that challenge as they have done in the past. Indeed, the world population doubled in the past 50 years but farmers have increased cereal production even faster. Via Campesina believes that in order to protect livelihoods, jobs, people's health and the environment, food has to remain in the hands of small scale sustainable farmers and cannot be left under the control of large agribusiness companies or supermarket chains. GMOs and industrial agriculture will not provide healthy food and will further deteriorate the environment. For example, the new “Green Revolution” pushed by AGRA in Africa (new seeds, fertilizers and irrigation at large scale) will not solve the food crisis. It will deepen it. On the other hand, recent research shows that small organic farms are at least as productive as conventional farms, some estimates even suggest that global food production could even increase by as much as 50% with organic agriculture (3). To avoid a major food crisis, governments and public institutions have to adopt specific policies aimed at protecting the production of the most important energy in the world: food! Governments have to develop, promote and protect local production in order to be less dependent on world food prices. This implies the right for any country or union to control food imports and the duty to stop any form of food dumping. They also have to set up (or to maintain) supply management mechanismssuch as buffer stocks and guaranteed floor prices to create stable conditions for producers. According to Henry Saragih, general coordinator of Via Campesina and leader of the Indonesian Peasant's Union, « farmers need land to produce food for their own communityand for their country. The time has come to implement genuine agrarian reforms to allow family farmers to feed the world. ». Ibrahim Coulibaly, president of the National Coordination of Peasant's organisation in Mali said: «Facing extreme rises in food prices, our government has agreed with the farmers organisations' demand to develop and protect local food markets instead of increasing imports. Increasing food imports will only make us more dependent on the brutal fluctuations of the world market ». Via Campesina believes that the solution to the current food price crisis lies in food sovereignty. Food sovereignty is the right of peoples to healthy and culturally appropriate food produced through ecologically sound and sustainable methods, and the right of their governments to define the food and agriculture policies of their countries, without damaging agriculture of other countries. It puts the aspirations and needs of those who produce, distribute and consume food at the heart of food systems and policies rather than the demands of markets and corporations. Food sovereignty prioritises local and national economies and markets and empowers peasant and family farmer-driven agriculture and food production. For more information and to interview world farmers leaders in Rome: Via Campesina delegation in Rome: +393487276117 e-mail : viacampesina@viacampesina.org www.viacampesina.org (1) Les Chambres d'Agriculture - France: http://paris.apca.chambagri.fr/ (2) Grain: www.grain.org (3) “Shattering Myths: Can sustainable agriculture feed the world?”: www.foodfirst.org
'개혁' 정권 10년의 종말과 이명박 정권의 등장 2007년 대선과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패배 1997년 IMF 구조조정 이후, 경제위기 아래 형성된 신자유주의 재편은 올해로 10년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10년, 신자유주의의 파괴적 효과는 누적되어 대중의 삶은 끔찍한 빈곤과 궁핍 속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자유주의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력인 한나라당과, 보수적 이념을 표방하며 억압적 국가권력을 부르짖었던 이명박은 온갖 부패비리 의혹에도 불구하고 집권에 성공하였다. 대중들의 삶의 파탄과 불안감은 1987년 이후, 근 20여 년 동안 한국사회를 주도해왔던 이른바 '개혁'과 '진보'로 포장된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환멸로 표출되었다 이명박은 이 같은 대중의 정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유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을 선거의 메인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집권에 성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신자유주의 운동은 그 어떠한 대중적 지지기반을 획득하지 못한 채, 지난 10년 동안 치열하게 전개되어 온 반신자유주의 투쟁의 소중한 성과마저 유실해가면서, 대선이라는 정치적 공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고 말았다. 자유주의, 개혁이데올로기에 대한 대중의 실망은 민주노동당이라는 또 다른 '진보주의'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았다. 대선투쟁에서의 '패배'라 일컬어지는 민주노동당의 낮은 득표율은 지난 시간 경제위기의 고통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전환하는데 활용해온 '보수-개혁'의 대립구도가 시효만료 되었음을 뜻하는 객관적인 지표일 것이다. 2007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선거운동은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라는 지배계급이 설정한 제한적인 논점을 끝내 넘어서지 못하였고, 보수 세력의 비전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무기력할 뿐인 '서민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대안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법제도 골간을 유지하는 조건에서 실현 가능한 제도개혁안'만을 제시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1) 한국경제의 장기불황이라는 위기에 대하여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지속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떠한 대안도 부재한 상황에서, '위기의 원인', 즉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민중적 대안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쟁점은 철저히 가려져 있었다. 더구나 반신자유주의 운동진영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대중들의 정치적 각성을 조직하는 데 실패하였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사회 신자유주의적 재편의 과정에서, 노동자, 농민, 여성들은 생존을 건 수많은 투쟁들을 전개해왔고, 운동진영은 이를 반신자유주의 공동투쟁전선으로 형성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담론들이 주류 이데올로기로부터 쇠퇴하고, 보수·실용주의적 이데올로기가 새롭게 대중의 정치의식을 장악해가는 과정에서, 반신자유주의 운동은 분열과 고립을 거듭하며, 대중운동의 급진적 조직화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였다. 이제, 파탄이 난 민중의 삶을 또다시 거세게 옥죄어 들어갈 이명박 정권의 신자유주의적인 폭압적 공세에 맞서기 위해 사회운동은 분명히도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전열을 가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 대중들의 피폐해진 삶으로부터, 실종된 정치를 되찾아 대중 스스로 삶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행동을 기획하는 운동, 이는 바로 향후 정세에 대한 철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제위기와 한국경제의 불안정한 기반 1)금융세계화의 불안정성의 심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만들어낸 세계금융시장체계의 취약점은 전 세계적인 경제,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사태는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고 있다. 2008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금융세계화가 낳은 장기 불황, 기아와 빈곤, 전쟁 등의 체제 전반에 대한 위협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세계화를 주창하며 축배를 들었던 이들이 '탈(脫)세계화', '협력적 혁신의 힘', '창조적 자본주의' 라는 새로운 주제를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복음처럼 찬양해왔던 이들이 세계화가 인간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는 만큼 세계화의 경제학 이론은 폐기되어야 하며, 세계적인 빈곤과 경제적 불안정성에 대해 자본주의는 보호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지배계급 스스로 현재의 세계화가 금융적 취약성과 불안정성을 병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새로운 대응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실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초민족적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세계화가 더 이상 전 세계적인 차원의 경제·정치적인 통치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지배계급은 이처럼 얼마간의 시혜적·보호주의적인 이데올로기와 정치적인 수사를 동원하여 시장의 안정성을 추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 중심의 세계화와 함께 나날이 확산되고 있는 빈곤과 폭력의 악순환은 세계경제에 드리워진 암흑의 그림자와 겹쳐져 더욱 극심한 불안정성을 낳게 될 것이다. 지난 시기, 미국경제 중심의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미국 내의 막대한 소비를 통해 세계 경제를 부양하고, 그로 인한 적자를 해외소득으로 보전하며 이는 다시 미국으로 하여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불해야하는 자본 소득을 증가시키는 매우 불안정한 메커니즘으로 유지되어왔다. 미국은 이를 달러화 약세를 방치하거나, 이자율을 수시로 인상하는 것2), 그리고 해외에 대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조치를 보다 강력히 요구하는 것3) 등으로 이 불안정한 구조를 지탱해왔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미국 내의 막대한 소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는데, 현재 세계경제가 맞닥뜨린 심각한 위기감은 불과 이 하나의 문제점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걷잡을 수 없이 뒤흔들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근래에 미국경제는 급증하는 소비의 물결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해왔고, 이는 막대한 가계부채의 증가로부터 가능했었다. 가계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주택담보대출인데 주택가격 상승과 낮은 이자율은 모기지 대출을 급증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이를 통해 미국은 가계의 소득을 초과하는 소비가 가능했을 것인데, 이러한 소비의 급증은 동시에 더욱 위험성이 높은 모기지 상품을 출현시켜 대출금액을 급증시키는 과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 결과 모기지 대출업체인 채권 보유 헤지펀드나 투자은행들은 연체료 상환 불가능성에 의해 일부가 문을 닫고 부실해졌으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전 세계 증권시장을 출렁이게 만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를 낳은 것이다. 2007년 한 해 동안 미국과 유럽 각 국의 경기에 심각한 타격을 주면서 글로벌 성장 둔화의 우려를 확산시켰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향후 5년 간 금리 동결이라는 미국정부의 '진화'조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으면서 한국경제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4) 이명박 정권이 직면하게 될 경제위기의 불안정성은 비단 이것 뿐 만이 아니다. 최근 국제유가는 매우 심각할 만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CGES)는 올해 2/4 분기나 3/4 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수급이 악화될 경우, 국내에 도입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달러 선을 훨씬 넘게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이 더딘 반면, 중국 등 개도국의 원유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초고유가로 인해 원유수입량이 소폭 줄고 원화강세가 고유가의 충격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충격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5) 또한 중국의 물가가 작년 한해 6.5% 상승을 기록하면서 경기 과열을 예고하는 가운데 국내 물가가 오를 가능성도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다.6) 한편 현재 미 달러화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몇몇 나라의 화폐가치는 그 약한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원화가 그 중에 속한다. 즉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낸다. 이는 일본자금의 탈출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현재 한국경제가 초민족적 자본의 투기적 유출입에 지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원화가 고평가가 되어 있다는 데서 주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심지어 내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 한다. 이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추가적인 위험을 야기할 것이다.7) 2)'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이명박의 거짓 해법 2003년 신용카드 거품 붕괴에 따른 경기침체 이후, 한국경제는 수출의 두 자리 수 성장에 힘입어 외형적으로 경기가 회복되었다고는 한다. 그러나 노동자, 서민들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국민체감경기는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8) 이명박 역시 대선 때부터 줄곧 경제성장률 7%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으며, 당선된 지금도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을 근거로 들면서도 6%대의 성장률을 호언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의 지표가 일자리 창출의 증가나 서민경제의 향상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잉여자본은 급증하고 있으나, 기업은 수익성이 불투명한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이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깊숙이 편입되어있는 한국경제 하에서 이미 기업들이 치밀한 수익과 금융의 논리아래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지속적으로 금융세계화에 편입되면서 초민족적 자본에 의한 금융적 형태의 자본유출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금융적 팽창과 함께 상위 계층으로의 부의 집중은 더욱 가속화 되어왔다. 노무현 정권은 국내 금융시장의 거의 모든 제도적 정비를 마쳐놓았고. 국내 금융시장은 본격적으로 해외의 자본을 유치하고자 한다. 또한 재벌을 중심으로 국내의 자본을 집중시켜 한국의 금융시장과 금융업을 발전시킬 토대는 이미 완전하게 닦여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금융세계화의 능동적 행위자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고, 정부는 정책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명박 인수위원회가 가장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 완화정책,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철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기업으로 하여금 생산적 투자를 감소하게 하고 금융적 팽창과 M&A를 통한 자본의 집중을 강화하도록 한다. 대기업의 이윤은 배당의 형태로 자본 소유자들에게 이전되고 각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단기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의 유연성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이 제시하게 될 경제성장의 해법은 무엇인가? 선거 시기 이명박이 내놓은 공약에 따르면 매년 60만 개씩 임기 5년 간 30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며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7% 경제성장으로 일자리 250만 개, 규제개혁으로 20만 개, 한반도 대운하 건설로 30만 개, 조세 인하로 3만 개를 각각 창출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전봇대 뽑기' 해프닝이 보여주듯, 최근 이명박 당선자의 행보와 인수위원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책적 방향은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규제철폐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구조와 체질의 재편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곧 더 혹독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과 한국경제의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이 단행되어야 함을 뜻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국민연금 및 기업연금(퇴직연금) 등 각종 연기금을 통한 주식시장의 팽창전략과 재벌이 주도하는 금융 빅뱅 등을 통하여 금융화를 가속화하고 외자유치를 강화할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한국사회의 금융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하고 기업의 금융적 팽창과 함께 상위 계층으로의 부의 집중으로 드러날 것이며 이는 결코 노동자들의 고용 및 임금조건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각종 규제완화와 감세정책을 통해서는 결코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노동조건의 안정화를 강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의 핵심적인 문제인 '고용 없는 성장'은 해결될 수 없다. 더구나 이명박이 약속한 경제성장의 지표는 세계경제위기의 불안정성을 고려해볼 때, 그 자체로도 실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이명박 정권의 정책방향 : '재벌의 세계화를 단행하라' 1)재벌과 초민족적 자본 금융화의 일진전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권이 추구하는 경제성장의 방향은 재벌 중심 금융화로의 안정적인 편입과 세계경제에서의 재벌의 경쟁력 확보, 그리고 초민족적 해외자본의 투자유치이다. 1997-98년 위기를 계기로 김대중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정책개혁을 추진하면서 재벌 중심의 세계화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50%에 달하는 급격한 원화 평가절하로 인해 재벌의 경쟁력은 회복되었지만, 반대급부로 재벌에 대한 초민족적 자본의 금융적 지배가 심화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남한 경제가 장기침체에 진입하게 되면서 노무현 정부는 한·미 FTA를 통해 재벌의 세계화를 지역적으로 구체화하려고 시도하였다. 경제위기에 대한 남한 부르주아지의 대응으로써 원화 평가절하를 보충하려는 시도이다. 초민족적 자본의 증권투자로 인한 평가절상 압력 때문에 평가절하를 통해 재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를 이어받은 이명박 정권은 당선되자마자 한˙미 FTA 국회비준을 서두르며 '친기업', '친재벌'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성장을 위한 모든 해법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이를 위한 투자의 확대, 부동산과 주식시장 투기과열을 조장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인수위는 특히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와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순환출자 금지 반대, 지주회사 요건 완화 등 전 분야에 걸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해왔던 재벌이 참여하는 '한국판 금융 빅뱅'을 통해 대형투자은행을 육성하여 한국을 자산 운용업 중심의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한층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재벌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정책인 금산분리 완화는 단지 '은행의 재벌 사금고화'의 문제가 아니라 매우 심각한 구조조정의 문제를 양산할 것이다. 영미권의 대형투자은행과 맞설 수 있는 국내의 대형투자은행을 탄생시키기 위해 재벌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대규모 인수합병이 이어진다면 그것은 필연적이다. 특히 한국의 고용창출에 막대한 비율을 점하고 있는 재벌들이 '금융 중심 기업'이 되어 고용과 연구개발에서 멀어질 때 자본의 이익은 극대화될지 모르겠지만 국민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공공부문 민영화·사유화와 구조조정 인수위원회는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하였고,9)연이어 18부 4처의 중앙정부 조직을 13부 2처로 축소 개편하고 공무원 7천여 명 감축안을 발표하였다. 이 과정에서 제한적이나마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었던 국가인권위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모두 대통령 직속체계로 편입될 위기에 처해있다. 인수위원회 경제팀은 올해 상반기 중 공공기관 민영화 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10) 현재 국내 공기업 수는 총 102개인데, 이 중에서 시장형 공기업이 6개(가스공사 전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산 항만공사 등), (준)시장형 공기업이 18개(한국관광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준정부기관이 78개(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노동교육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이다. 새 정부에서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공기업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부동산 공기업 한국도로공사 인천국제공항 한국공항공사 인천 항만공사 등 교통 공기업 등이다. (준)시장형 공기업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정권시기 민영화를 둘러싼 갈등과 입장차로 미뤄졌던 정부 각 부처의 태도 역시 급선회하고 있다.11) 자유기업원 등 보수 싱크탱크들은 일제히 '좌파정권'인 노무현 정권 시기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중단되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명박 정권이 '작은 정부를 구현할 뿐만 아니라 경제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효과적 수단'으로써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단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때 포항제철과 한국통신 등 8개 공기업이 완전히 민영화되었고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의 정부지분을 부분적으로 매각한 이후, 노무현 정부 때 민영화가 중단되었던 이유는 해당 산업의 수익성 문제가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민영화는 기업경영에 있어 이윤동기를 도입한다는 취지인데 실질적인 경쟁과 합리적인 규제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독점이 행해지면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있었다.12) 여기에서 우리는 금융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공기업이 항상 민영화(사유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전기, 석유가스(에너지), 수도와 관련된 공기업을 사유화해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국가의 통치성을 훼손하는 아주 곤란한 사회·정치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난 정권들이 겪었던 공기업 사유화의 갈등적인 쟁점들에 대해 이명박 정권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수위 경제팀에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명박 정권에서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한층 속도를 낼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조건에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기업 수익성을 활용하여 기업의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하려는 계획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계적으로 공·사 제휴나 탈규제 정책을 통해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는 것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이명박 정권의 민영화·사유화 방침은 공기업에서 상업성을 분리해 내 이를 민간에 파는 것인데, 공적 기능과 수익사업을 쪼개서 민간이 인수욕심을 낼 수 있는 기능만을 매각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계속 담당하겠다는 공적 기능 부분은 사실, 거대한 시설투자가 요구되는 부문, 즉 투자 대비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부문과 쪼개진 자회사들의 네트워크망 자체의 관리 등 민간 기업이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정부의 역할부분을 말하는 것이다.13) 이명박 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크게 1>사유화 2>인력, 자산, 부채 구조조정 3>통폐합 및 기능조정이라는 세 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노무현 정권시기에는 공기업 내 예산편성과 경영기법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구조조정'이었다면 이명박 정권에서는 각 공기업들의 위상과 성격자체를 변화시키고 대규모 인력 감축을 동반한 소위 '하드웨어 구조조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시기적으로는 총선이 끝난 후, 하반기 정기국회부터 단계적으로 사유화/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1단계는 산업은행, 우리은행 분할매각이라는 금융구조조정으로 시작될 것이다. 인수위 경제팀이 말하는 민영화의 명분은 공기업의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경영, 철밥통, 대국민 서비스 질 저하이다. 민영화와 '시장의 힘'을 통해서만 공기업의 비효율을 치유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결국 그 '시장의 힘'이 몰고 오게 될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다. 오히려 이명박은 휴대폰과 공공요금 인하정책을 동시에 제출하면서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불만들을 미리 차단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나아가 구조조정에 의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노동권 후퇴의 문제를 시민들 일반의 편익의 문제와 부당 대립시키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집단이기주의로 몰아세우는 이데올로기적 탄압으로까지 나아갈 것이다. 3)경제성장을 통한 복지의 확대? - 의료 복지의 사각지대 확대14) 이명박의 보건·복지정책은 성장복지 정책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복지도 늘어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인수위 보고 시에는 다른 분야와 달리 이명박 정부의 보건 복지정책은 참여정부와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재정고갈이 예상되는 국민연금과 특수지역연금을 개혁하고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국민연금 및 공적연금 개혁방안'을 내놓았을 뿐이다. 게다가 복지정책에 들어갈 재원마련 대책도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 상대적 빈곤선을 도입하여 최저생계비 수준을 올리겠다고 하고 있으나, 재정이 증가하지 않으면 보다 엄격한 수급기준을 적용해 급여 대상을 축소시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면 개별 급여화 역시 차상위층에 대한 기초보장 확대가 아니라 기존 기초보장 수급자의 급여혜택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는 기초보장, 복지확대를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초보장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민간보험의 활성화는 필연적으로 건강보험의 급여확대를 가로막는 장애가 될 것이며, 이는 의료에 대한 공적보장의 후퇴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영리법인의 병원설립 허용은 이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4)교육 자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 교육체계에 시장의 논리 전면화 인수위는 1월 22일,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핵심취지는 '대학입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선진화된 전형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대입제도 자율화 조치로 학교교육이 살아나고 사교육이 줄어들게 될 것이며, 대학은 입시에 관한 교육부의 통제로부터 벗어나 대학의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여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명박의 교육 정책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 '자율'과 '경쟁'으로 요약된다. 교육시장에서 뒤쳐지는 대학은 과감히 퇴출시키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학교에 과감히 투자를 늘린다는 구상, 국립대학도 법인화해 사립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쟁시킨다는 구상 등이 선택과 집중을 구체화한 교육정책 내용이다. 이처럼 이명박 정권은 소수의 엘리트 육성을 중심에 두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교육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본과 기업의 입맛에 맞지 않은 교육기관 및 교육내용은 완전히 배제하고 가겠다는 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곧 교육체계 자체에 본격적인 시장의 논리를 도입하겠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자립형사립고의 설립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서의 학교설립을 추동하겠다는 뜻이다. 국립대 법인화와 관련해서도 사립대가 80% 가까운 나라에서 국립대도 민영화하는 쪽으로 추진된다면 고등교육은 최소한의 공공성도 확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5)미국의 대북정책의 불확실성과 한·미동맹 우위 하의 남한주도 경제통합 2007년 한반도 문제는 6자회담의 2.13 합의와 10.4 남북정상선언, 6자회담 10.3 합의 등으로 '북 핵불능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테러지원국 해제 동시행동조치 추진'이라는 조정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지금도 미국 일각에서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AE) 존재와 시리아에 대한 핵시설 이전을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여전히 6자회담 합의가 지닌 본질적 불투명성은 제거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통해서 자국의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획득한다는 전략은 미국의 '선의'가 무엇으로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질적 난점이 있다. 즉 북한이 이러한 전략이 없다 해도 미국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불신과 의혹을 제기할 것이며, 이를 인정한다면 오히려 이를 빌미로 6자회담을 파탄 낼 가능성이 있다. 또 역으로 이렇기 때문에 북한이 정권안보 차원의 군사적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남·북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는데, 근본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의 기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미국 내부의 역관계와 정치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다만 이제까지 부시정권의 노골적인 대북적대정책 하에서 노무현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이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자임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부시정권이 대북압박을 강화한다면 '철저한 상호주의'를 강조하며 미국과의 공조 하에 남·북간 긴장국면을 형성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의 지속은 남한 지배세력으로서도 점점 견디기 어려운 것이 되고 있다는 점(금융시장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에서 이는 전적으로 부시정권의 태도에 달린 문제이며, 이명박 정부가 독자적으로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6)민주적 권리가 삭제된 법과 기초질서의 확립 : 경찰통제의 강화와 사회운동의 무력화 인수위는 불법시위로 인한 사회비용이 12조 3,190억 원(GDP 대비 1.53%)으로 계산하며, 이를 근절하여 1%의 성장을 이루겠다고 한다. 국회 등 시위가 빈번한 지역에 상설시위지구를 설치하여 그 곳에서 한정적인 집회만을 허가하며 가두투쟁 등을 엄단하고, 불법파업은 공권력의 개입을 통해 엄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폭력시위를 막기 위해 일렬로 병력을 세운 뒤 방패를 앞세워 육박전을 벌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이를 넘어서는 시위대를 전원 연행하는 방식으로 시위 진압 방법을 변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시위전담 검거조(일명 '백골단') 부활계획과 전자충격총(테이저 건)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낳은 경제적 불평등이 민중 대다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이명박 정권은 민중들이 불만과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정치의 공간마저도 박탈하고 있다. 민중들로부터 민주적 권리를 빼앗아 법과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정권은 민중의 더욱 거센 저항과 투쟁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8년 사회운동의 과제 1)반신자유주의 사회운동의 독자적인 자율성 확보 오늘날, 한국사회의 장기화된 경제위기에 대한 지배계급의 해법은 '재벌중심의 세계화'라는 반동적 대응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화합적 자유주의', '창조적 실용주의' 등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들을 동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집권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기간 동안 지난 자유주의 정권시기에 형성되어 온 주요한 국가기구들과 이데올로기를 공격하며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인수위의 각종 국가기구 재편과 축소, 구조조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국가인권위의 대통력 직속기구화, 통일부 폐지 방안에 대한 통합신당의 격렬한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시민사회운동은 '개혁'을 거스르는 이명박의 보수주의적 공세에 대한 반대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反이명박전선'을 형성하며 또 다시 '개혁'이데올로기를 동원하고 있는 자유주의 세력이나 그런 자유주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하려는 이명박 정권은 모두 허구적인 정치적 갈등구도를 활용하여 또 다시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봉합하려 한다. 이러한 정치지형 속에서 사회운동은 경제위기의 근본적 원인과 이에 대한 지배계급의 거짓해법에 대해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주의 세력이 여전히 부여잡고 있는 상대적 '진보'와 '개혁'이데올로기로부터 단절하여 사회운동의 독자적인 자율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2)대중운동의 파괴적 분열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사회운동을 혁신하자 사회운동은 민주노총의 우경화15)와 민주노동당의 의회주의로의 경도라는 결과를 낳으면서 전국민중연대를 통해 반신자유주의 공동투쟁전선을 구축하는 노력에 실패하였고, 그 결과 대중운동들의 파괴적 분열을 목도하고 있는 상태이다. 민주노동당의 대선 패배 이후, '종북주의, 패권주의 청산'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은 결국 진보신당 창당이라는 결과로 나타났고, 4월 총선을 경과하면서 정당운동의 분열과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민주노총-민주노동당은 1987년 이후 남한 사회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상징적으로 대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적인 대중운동들의 우경화와 분열의 위기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외부자적 비판이 될 수 없다.16) 반신자유주의 공동투쟁전선의 구축과 새로운 대중운동의 형성이 어디에서 가로막혀 있었고, 무엇이 운동의 진전을 가로막았었는지 뼈아프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이제 남한 사회운동의 총체적 위기와 새로운 운동질서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대중운동의 급진적 재편과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입장마련과 개입계획이 필요하다. 3)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을 새롭게 형성하자 2008년 사회운동은 지배계급의 허구적 갈등을 중심으로 한 정치지형과 현재 사회운동이 처한 열악한 조건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의 의제를 명확히 밝혀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대중운동의 기틀을 마련해가야 할 것이다. 재벌과 초민족적 자본의 금융화가 낳을 파괴적인 효과와 경제위기가 낳은 대중의 빈곤과 궁핍화를 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을 형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계기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 제시하는 '경제성장'의 해법이 기업의 투자확대와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투기거품을 조장하는 것에 불과함을 폭로하고, 민중 대다수의 생존권, 주거권, 노동권, 여성권 등 삶의 기본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반전·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을 형성해나가야 한다. 4)지역으로부터 빈곤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조직하자 올해 7월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 100인 이상 중소사업장에서 비정규직보호법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작년부터 누적되어온 비정규직 확산의 효과는 더욱 파괴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민주노총과 핵심 투쟁대오인 금속노조는 현재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을 절박한 자기과제로 인식하여 집중적인 투쟁을 조직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 시간에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가야한다. 또한 우리는 노동조합 내의 조직화를 넘어 다양한 사회운동의 힘들을 모아 지역으로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운동을 조직화해나가야 한다.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 민주노총 지역본부, 사회단체 간의 연대를 통해 불안정 노동과 빈곤에 맞서는 지역의 노동자 대중운동을 만들어 나가자.17) 1)류미경,「득표율의 덫을 넘어 사회운동의 재건으로 」,『사회운동』,2007년 11·12월호(통권79호) 참조.본문으로 2)실제로 미국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 이후 18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였다. 그러나 금리인상은 해외 자본을 유인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이것은 미국에 투자한 해외 자본에게 지불해야 할 자본소득이 커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본문으로 3)WTO 도하개발의제(DDA)나 FTA와 같은 무역협정을 통해 무역 및 투자의 자유화를 세계적으로 확산함으로써 미국을 중심으로 한 초민족자본의 금융적 지배와 이윤을 보장하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 서비스 개방, 금융의 자유 확대,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초민족자본의 권리 확대를 추구한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확산을 정책적으로 보조해 온 싱크탱크들이나 경제학자들은 줄곧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창설이 APEC의 미래 비전일 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 체계에서도 사활적인 중요성을 갖는 과제라고 역설해 왔다 본문으로 4)LG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저물가. 저금리. 고성장. 자산 가격 급등의 시기를 끝내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기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주택시장과 국제금융시장이 추가부실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국 중앙은행의 발빠른 조치와 미 FRB의 금리인하 등으로 인해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지만 신용경색 현상이 확산될 경우 이미 자금경색이 나타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악영항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문으로 5)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 물가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8%나 폭등하며 9년 1개월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고 전월 대비로도 5.1%나 급등하며 7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원자재, 그 가운데서도 원유(12.3%)와 나프타(11.7%) 등 석유관련 원자재가의 폭등이 주원인으로 이미 수입물가 상승률의 절반 이상이 유가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아울러 이미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상(5%내외)보다 낮은 4.7%로 하향 전망하면서 그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고유가 문제를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두바이유 가격이 연평균 10% 오를 경우 경제성장률은 0.35% 하락하고 민간소비와 투자는 각각 0.67%, 0.26% 감소하는 반면, 소비자 물가는 0.23% 상승하고 2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본문으로 6)주요 국제기구와 투자은행들은 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는 고성장에 따른 과잉 투자와 인플레, 과잉 유동성 등의 거품이 커지면서 세계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발 위기가 터질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2%대로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본문으로 7)박하순,「대선, 그러나 저들이 한국경제를 구원할 수 있는가」,『사회운동』,2007년 11·12월호(통권79호) 참조.본문으로 8)공성식,「2007년 대선의 정치지형과 우리의 태세」,『사회운동』,2007년 11·12월호 (통권79호) 참조.본문으로 9)올해 안에 산업은행의 투자은행(IB) 업무를 떼내 대우증권에 묶은 뒤 금융지주회사(가칭 산은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 지주회사 지분을 경영권 매각 방식으로 민간에 팔 계획이다. 산업은행이 민영화되면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들도 최소한의 공적 기능만 제외하고 민영화될 가능성이 크다. 본문으로 10)인수위 경제팀의 민영화 구상은 그간 전경련이 끊임없이 요구해온 민영화 방안과 거의 흡사하다. 정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정책 과제집 '차기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방향' 잘사는 나라, 행복한 국민' '규제개혁 종합연구'참고본문으로 11)기획예산처는 1월 8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분할 민영화 검토를 보고했다. 건설교통부도 인수위 보고에서 철도사업의 경우 여객과 화물사업을 분할하고, 시설과 운영을 완전 분리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보고했다.본문으로 12)노무현 정부는 한전의 경우 발전, 송전, 배전 부문을 수직 분리, 발전과 배전부문을 각각 6개의 회사로 분할해 강제입찰시장에서 전력을 거래하는 방안 제시했었다. 2003년 남동발전 매각이 실제로 진행되었으나 인수희망기업들이 정부가 상정한 가격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입찰했기 때문에 매각이 무산되었다. 또한 가스공사의 경우, 도입부문 3개로 수평 분할하여 기존 장기계약을 분할 승계하는 방안을 상정하였으나 20년 이상 장기계약을 분할승계 한다고 해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거래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어 무산된 바 있다. 임원혁, 「공기업 민영화의 전제조건」, 한국개발연구위원.본문으로 13)2001년 미국 전력산업 사유화 이후 발생한 캘리포니아 대규모 정전사태나 영국 철도 민영화 이후 철도 사고 빈발 사례 등은 현재의 민영화 추진과정에서도 여전히 우려점이 되고 있는 듯하다. 이는 민영화의 대표적 폐해사례들로 노무현 정부 시기부터 민영화의 폐해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바 있다.본문으로 14)이현대, 「대선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운동의 진로」,『소통/연대/변혁/ 노동운동포럼 여는 토론회 자료집』본문으로 15)「2008년 노동자운동의 과제」,『사회화와 노동』378호 참고. 본문으로 16)이현대, 「민주노동당의 혁신/분당 논의를 바라보는 시각」,『사회운동』2008년 1·2월호(통권 80호) 참조.본문으로 17)한지원,「2008년 노동자운동의 전망과 과제」,『사회운동』2008년 1·2월호 (통권 80호) 참조.본문으로
'개혁' 정권 10년의 종말과 이명박 정권의 등장 2007년 대선과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패배 1997년 IMF 구조조정 이후, 경제위기 아래 형성된 신자유주의 재편은 올해로 10년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10년, 신자유주의의 파괴적 효과는 누적되어 대중의 삶은 끔찍한 빈곤과 궁핍 속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자유주의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력인 한나라당과, 보수적 이념을 표방하며 억압적 국가권력을 부르짖었던 이명박은 온갖 부패비리 의혹에도 불구하고 집권에 성공하였다. 대중들의 삶의 파탄과 불안감은 1987년 이후, 근 20여 년 동안 한국사회를 주도해왔던 이른바 '개혁'과 '진보'로 포장된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환멸로 표출되었다 이명박은 이 같은 대중의 정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유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을 선거의 메인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집권에 성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신자유주의 운동은 그 어떠한 대중적 지지기반을 획득하지 못한 채, 지난 10년 동안 치열하게 전개되어 온 반신자유주의 투쟁의 소중한 성과마저 유실해가면서, 대선이라는 정치적 공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고 말았다. 자유주의, 개혁이데올로기에 대한 대중의 실망은 민주노동당이라는 또 다른 '진보주의'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았다. 대선투쟁에서의 '패배'라 일컬어지는 민주노동당의 낮은 득표율은 지난 시간 경제위기의 고통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전환하는데 활용해온 '보수-개혁'의 대립구도가 시효만료 되었음을 뜻하는 객관적인 지표일 것이다. 2007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선거운동은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라는 지배계급이 설정한 제한적인 논점을 끝내 넘어서지 못하였고, 보수 세력의 비전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무기력할 뿐인 '서민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대안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법제도 골간을 유지하는 조건에서 실현 가능한 제도개혁안'만을 제시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1) 한국경제의 장기불황이라는 위기에 대하여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지속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떠한 대안도 부재한 상황에서, '위기의 원인', 즉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민중적 대안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쟁점은 철저히 가려져 있었다. 더구나 반신자유주의 운동진영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대중들의 정치적 각성을 조직하는 데 실패하였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사회 신자유주의적 재편의 과정에서, 노동자, 농민, 여성들은 생존을 건 수많은 투쟁들을 전개해왔고, 운동진영은 이를 반신자유주의 공동투쟁전선으로 형성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자유주의적 담론들이 주류 이데올로기로부터 쇠퇴하고, 보수·실용주의적 이데올로기가 새롭게 대중의 정치의식을 장악해가는 과정에서, 반신자유주의 운동은 분열과 고립을 거듭하며, 대중운동의 급진적 조직화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였다. 이제, 파탄이 난 민중의 삶을 또다시 거세게 옥죄어 들어갈 이명박 정권의 신자유주의적인 폭압적 공세에 맞서기 위해 사회운동은 분명히도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전열을 가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 대중들의 피폐해진 삶으로부터, 실종된 정치를 되찾아 대중 스스로 삶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행동을 기획하는 운동, 이는 바로 향후 정세에 대한 철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제위기와 한국경제의 불안정한 기반 1)금융세계화의 불안정성의 심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만들어낸 세계금융시장체계의 취약점은 전 세계적인 경제,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사태는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고 있다. 2008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금융세계화가 낳은 장기 불황, 기아와 빈곤, 전쟁 등의 체제 전반에 대한 위협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세계화를 주창하며 축배를 들었던 이들이 '탈(脫)세계화', '협력적 혁신의 힘', '창조적 자본주의' 라는 새로운 주제를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복음처럼 찬양해왔던 이들이 세계화가 인간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는 만큼 세계화의 경제학 이론은 폐기되어야 하며, 세계적인 빈곤과 경제적 불안정성에 대해 자본주의는 보호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지배계급 스스로 현재의 세계화가 금융적 취약성과 불안정성을 병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새로운 대응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실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초민족적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세계화가 더 이상 전 세계적인 차원의 경제·정치적인 통치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지배계급은 이처럼 얼마간의 시혜적·보호주의적인 이데올로기와 정치적인 수사를 동원하여 시장의 안정성을 추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 중심의 세계화와 함께 나날이 확산되고 있는 빈곤과 폭력의 악순환은 세계경제에 드리워진 암흑의 그림자와 겹쳐져 더욱 극심한 불안정성을 낳게 될 것이다. 지난 시기, 미국경제 중심의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미국 내의 막대한 소비를 통해 세계 경제를 부양하고, 그로 인한 적자를 해외소득으로 보전하며 이는 다시 미국으로 하여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불해야하는 자본 소득을 증가시키는 매우 불안정한 메커니즘으로 유지되어왔다. 미국은 이를 달러화 약세를 방치하거나, 이자율을 수시로 인상하는 것2), 그리고 해외에 대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조치를 보다 강력히 요구하는 것3) 등으로 이 불안정한 구조를 지탱해왔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미국 내의 막대한 소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는데, 현재 세계경제가 맞닥뜨린 심각한 위기감은 불과 이 하나의 문제점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걷잡을 수 없이 뒤흔들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근래에 미국경제는 급증하는 소비의 물결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해왔고, 이는 막대한 가계부채의 증가로부터 가능했었다. 가계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주택담보대출인데 주택가격 상승과 낮은 이자율은 모기지 대출을 급증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이를 통해 미국은 가계의 소득을 초과하는 소비가 가능했을 것인데, 이러한 소비의 급증은 동시에 더욱 위험성이 높은 모기지 상품을 출현시켜 대출금액을 급증시키는 과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 결과 모기지 대출업체인 채권 보유 헤지펀드나 투자은행들은 연체료 상환 불가능성에 의해 일부가 문을 닫고 부실해졌으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전 세계 증권시장을 출렁이게 만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를 낳은 것이다. 2007년 한 해 동안 미국과 유럽 각 국의 경기에 심각한 타격을 주면서 글로벌 성장 둔화의 우려를 확산시켰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향후 5년 간 금리 동결이라는 미국정부의 '진화'조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으면서 한국경제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4) 이명박 정권이 직면하게 될 경제위기의 불안정성은 비단 이것 뿐 만이 아니다. 최근 국제유가는 매우 심각할 만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CGES)는 올해 2/4 분기나 3/4 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수급이 악화될 경우, 국내에 도입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달러 선을 훨씬 넘게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이 더딘 반면, 중국 등 개도국의 원유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초고유가로 인해 원유수입량이 소폭 줄고 원화강세가 고유가의 충격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충격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5) 또한 중국의 물가가 작년 한해 6.5% 상승을 기록하면서 경기 과열을 예고하는 가운데 국내 물가가 오를 가능성도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다.6) 한편 현재 미 달러화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몇몇 나라의 화폐가치는 그 약한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원화가 그 중에 속한다. 즉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낸다. 이는 일본자금의 탈출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현재 한국경제가 초민족적 자본의 투기적 유출입에 지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원화가 고평가가 되어 있다는 데서 주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심지어 내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 한다. 이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추가적인 위험을 야기할 것이다.7) 2)'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이명박의 거짓 해법 2003년 신용카드 거품 붕괴에 따른 경기침체 이후, 한국경제는 수출의 두 자리 수 성장에 힘입어 외형적으로 경기가 회복되었다고는 한다. 그러나 노동자, 서민들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국민체감경기는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8) 이명박 역시 대선 때부터 줄곧 경제성장률 7%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으며, 당선된 지금도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을 근거로 들면서도 6%대의 성장률을 호언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의 지표가 일자리 창출의 증가나 서민경제의 향상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잉여자본은 급증하고 있으나, 기업은 수익성이 불투명한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이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깊숙이 편입되어있는 한국경제 하에서 이미 기업들이 치밀한 수익과 금융의 논리아래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지속적으로 금융세계화에 편입되면서 초민족적 자본에 의한 금융적 형태의 자본유출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금융적 팽창과 함께 상위 계층으로의 부의 집중은 더욱 가속화 되어왔다. 노무현 정권은 국내 금융시장의 거의 모든 제도적 정비를 마쳐놓았고. 국내 금융시장은 본격적으로 해외의 자본을 유치하고자 한다. 또한 재벌을 중심으로 국내의 자본을 집중시켜 한국의 금융시장과 금융업을 발전시킬 토대는 이미 완전하게 닦여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금융세계화의 능동적 행위자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고, 정부는 정책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명박 인수위원회가 가장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 완화정책,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철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기업으로 하여금 생산적 투자를 감소하게 하고 금융적 팽창과 M&A를 통한 자본의 집중을 강화하도록 한다. 대기업의 이윤은 배당의 형태로 자본 소유자들에게 이전되고 각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단기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의 유연성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이 제시하게 될 경제성장의 해법은 무엇인가? 선거 시기 이명박이 내놓은 공약에 따르면 매년 60만 개씩 임기 5년 간 30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며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7% 경제성장으로 일자리 250만 개, 규제개혁으로 20만 개, 한반도 대운하 건설로 30만 개, 조세 인하로 3만 개를 각각 창출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전봇대 뽑기' 해프닝이 보여주듯, 최근 이명박 당선자의 행보와 인수위원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책적 방향은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규제철폐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구조와 체질의 재편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곧 더 혹독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과 한국경제의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이 단행되어야 함을 뜻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국민연금 및 기업연금(퇴직연금) 등 각종 연기금을 통한 주식시장의 팽창전략과 재벌이 주도하는 금융 빅뱅 등을 통하여 금융화를 가속화하고 외자유치를 강화할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한국사회의 금융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하고 기업의 금융적 팽창과 함께 상위 계층으로의 부의 집중으로 드러날 것이며 이는 결코 노동자들의 고용 및 임금조건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각종 규제완화와 감세정책을 통해서는 결코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노동조건의 안정화를 강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의 핵심적인 문제인 '고용 없는 성장'은 해결될 수 없다. 더구나 이명박이 약속한 경제성장의 지표는 세계경제위기의 불안정성을 고려해볼 때, 그 자체로도 실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이명박 정권의 정책방향 : '재벌의 세계화를 단행하라' 1)재벌과 초민족적 자본 금융화의 일진전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권이 추구하는 경제성장의 방향은 재벌 중심 금융화로의 안정적인 편입과 세계경제에서의 재벌의 경쟁력 확보, 그리고 초민족적 해외자본의 투자유치이다. 1997-98년 위기를 계기로 김대중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정책개혁을 추진하면서 재벌 중심의 세계화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50%에 달하는 급격한 원화 평가절하로 인해 재벌의 경쟁력은 회복되었지만, 반대급부로 재벌에 대한 초민족적 자본의 금융적 지배가 심화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남한 경제가 장기침체에 진입하게 되면서 노무현 정부는 한·미 FTA를 통해 재벌의 세계화를 지역적으로 구체화하려고 시도하였다. 경제위기에 대한 남한 부르주아지의 대응으로써 원화 평가절하를 보충하려는 시도이다. 초민족적 자본의 증권투자로 인한 평가절상 압력 때문에 평가절하를 통해 재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를 이어받은 이명박 정권은 당선되자마자 한˙미 FTA 국회비준을 서두르며 '친기업', '친재벌'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성장을 위한 모든 해법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이를 위한 투자의 확대, 부동산과 주식시장 투기과열을 조장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인수위는 특히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와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순환출자 금지 반대, 지주회사 요건 완화 등 전 분야에 걸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해왔던 재벌이 참여하는 '한국판 금융 빅뱅'을 통해 대형투자은행을 육성하여 한국을 자산 운용업 중심의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한층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재벌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정책인 금산분리 완화는 단지 '은행의 재벌 사금고화'의 문제가 아니라 매우 심각한 구조조정의 문제를 양산할 것이다. 영미권의 대형투자은행과 맞설 수 있는 국내의 대형투자은행을 탄생시키기 위해 재벌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대규모 인수합병이 이어진다면 그것은 필연적이다. 특히 한국의 고용창출에 막대한 비율을 점하고 있는 재벌들이 '금융 중심 기업'이 되어 고용과 연구개발에서 멀어질 때 자본의 이익은 극대화될지 모르겠지만 국민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공공부문 민영화·사유화와 구조조정 인수위원회는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하였고,9)연이어 18부 4처의 중앙정부 조직을 13부 2처로 축소 개편하고 공무원 7천여 명 감축안을 발표하였다. 이 과정에서 제한적이나마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었던 국가인권위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모두 대통령 직속체계로 편입될 위기에 처해있다. 인수위원회 경제팀은 올해 상반기 중 공공기관 민영화 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10) 현재 국내 공기업 수는 총 102개인데, 이 중에서 시장형 공기업이 6개(가스공사 전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산 항만공사 등), (준)시장형 공기업이 18개(한국관광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준정부기관이 78개(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노동교육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이다. 새 정부에서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공기업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부동산 공기업 한국도로공사 인천국제공항 한국공항공사 인천 항만공사 등 교통 공기업 등이다. (준)시장형 공기업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정권시기 민영화를 둘러싼 갈등과 입장차로 미뤄졌던 정부 각 부처의 태도 역시 급선회하고 있다.11) 자유기업원 등 보수 싱크탱크들은 일제히 '좌파정권'인 노무현 정권 시기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중단되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명박 정권이 '작은 정부를 구현할 뿐만 아니라 경제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효과적 수단'으로써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단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때 포항제철과 한국통신 등 8개 공기업이 완전히 민영화되었고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의 정부지분을 부분적으로 매각한 이후, 노무현 정부 때 민영화가 중단되었던 이유는 해당 산업의 수익성 문제가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민영화는 기업경영에 있어 이윤동기를 도입한다는 취지인데 실질적인 경쟁과 합리적인 규제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독점이 행해지면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있었다.12) 여기에서 우리는 금융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공기업이 항상 민영화(사유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전기, 석유가스(에너지), 수도와 관련된 공기업을 사유화해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국가의 통치성을 훼손하는 아주 곤란한 사회·정치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난 정권들이 겪었던 공기업 사유화의 갈등적인 쟁점들에 대해 이명박 정권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수위 경제팀에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명박 정권에서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한층 속도를 낼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조건에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기업 수익성을 활용하여 기업의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하려는 계획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계적으로 공·사 제휴나 탈규제 정책을 통해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는 것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이명박 정권의 민영화·사유화 방침은 공기업에서 상업성을 분리해 내 이를 민간에 파는 것인데, 공적 기능과 수익사업을 쪼개서 민간이 인수욕심을 낼 수 있는 기능만을 매각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계속 담당하겠다는 공적 기능 부분은 사실, 거대한 시설투자가 요구되는 부문, 즉 투자 대비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부문과 쪼개진 자회사들의 네트워크망 자체의 관리 등 민간 기업이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정부의 역할부분을 말하는 것이다.13) 이명박 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크게 1>사유화 2>인력, 자산, 부채 구조조정 3>통폐합 및 기능조정이라는 세 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노무현 정권시기에는 공기업 내 예산편성과 경영기법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구조조정'이었다면 이명박 정권에서는 각 공기업들의 위상과 성격자체를 변화시키고 대규모 인력 감축을 동반한 소위 '하드웨어 구조조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시기적으로는 총선이 끝난 후, 하반기 정기국회부터 단계적으로 사유화/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1단계는 산업은행, 우리은행 분할매각이라는 금융구조조정으로 시작될 것이다. 인수위 경제팀이 말하는 민영화의 명분은 공기업의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경영, 철밥통, 대국민 서비스 질 저하이다. 민영화와 '시장의 힘'을 통해서만 공기업의 비효율을 치유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결국 그 '시장의 힘'이 몰고 오게 될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다. 오히려 이명박은 휴대폰과 공공요금 인하정책을 동시에 제출하면서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불만들을 미리 차단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나아가 구조조정에 의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노동권 후퇴의 문제를 시민들 일반의 편익의 문제와 부당 대립시키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집단이기주의로 몰아세우는 이데올로기적 탄압으로까지 나아갈 것이다. 3)경제성장을 통한 복지의 확대? - 의료 복지의 사각지대 확대14) 이명박의 보건·복지정책은 성장복지 정책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복지도 늘어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인수위 보고 시에는 다른 분야와 달리 이명박 정부의 보건 복지정책은 참여정부와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재정고갈이 예상되는 국민연금과 특수지역연금을 개혁하고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국민연금 및 공적연금 개혁방안'을 내놓았을 뿐이다. 게다가 복지정책에 들어갈 재원마련 대책도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 상대적 빈곤선을 도입하여 최저생계비 수준을 올리겠다고 하고 있으나, 재정이 증가하지 않으면 보다 엄격한 수급기준을 적용해 급여 대상을 축소시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면 개별 급여화 역시 차상위층에 대한 기초보장 확대가 아니라 기존 기초보장 수급자의 급여혜택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는 기초보장, 복지확대를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초보장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민간보험의 활성화는 필연적으로 건강보험의 급여확대를 가로막는 장애가 될 것이며, 이는 의료에 대한 공적보장의 후퇴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영리법인의 병원설립 허용은 이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4)교육 자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 교육체계에 시장의 논리 전면화 인수위는 1월 22일,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핵심취지는 '대학입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선진화된 전형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대입제도 자율화 조치로 학교교육이 살아나고 사교육이 줄어들게 될 것이며, 대학은 입시에 관한 교육부의 통제로부터 벗어나 대학의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여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명박의 교육 정책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 '자율'과 '경쟁'으로 요약된다. 교육시장에서 뒤쳐지는 대학은 과감히 퇴출시키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학교에 과감히 투자를 늘린다는 구상, 국립대학도 법인화해 사립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쟁시킨다는 구상 등이 선택과 집중을 구체화한 교육정책 내용이다. 이처럼 이명박 정권은 소수의 엘리트 육성을 중심에 두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교육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본과 기업의 입맛에 맞지 않은 교육기관 및 교육내용은 완전히 배제하고 가겠다는 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곧 교육체계 자체에 본격적인 시장의 논리를 도입하겠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자립형사립고의 설립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서의 학교설립을 추동하겠다는 뜻이다. 국립대 법인화와 관련해서도 사립대가 80% 가까운 나라에서 국립대도 민영화하는 쪽으로 추진된다면 고등교육은 최소한의 공공성도 확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5)미국의 대북정책의 불확실성과 한·미동맹 우위 하의 남한주도 경제통합 2007년 한반도 문제는 6자회담의 2.13 합의와 10.4 남북정상선언, 6자회담 10.3 합의 등으로 '북 핵불능화 조치와 미국의 대북테러지원국 해제 동시행동조치 추진'이라는 조정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지금도 미국 일각에서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AE) 존재와 시리아에 대한 핵시설 이전을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여전히 6자회담 합의가 지닌 본질적 불투명성은 제거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통해서 자국의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획득한다는 전략은 미국의 '선의'가 무엇으로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질적 난점이 있다. 즉 북한이 이러한 전략이 없다 해도 미국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불신과 의혹을 제기할 것이며, 이를 인정한다면 오히려 이를 빌미로 6자회담을 파탄 낼 가능성이 있다. 또 역으로 이렇기 때문에 북한이 정권안보 차원의 군사적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남·북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는데, 근본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의 기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미국 내부의 역관계와 정치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다만 이제까지 부시정권의 노골적인 대북적대정책 하에서 노무현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이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자임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부시정권이 대북압박을 강화한다면 '철저한 상호주의'를 강조하며 미국과의 공조 하에 남·북간 긴장국면을 형성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의 지속은 남한 지배세력으로서도 점점 견디기 어려운 것이 되고 있다는 점(금융시장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에서 이는 전적으로 부시정권의 태도에 달린 문제이며, 이명박 정부가 독자적으로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6)민주적 권리가 삭제된 법과 기초질서의 확립 : 경찰통제의 강화와 사회운동의 무력화 인수위는 불법시위로 인한 사회비용이 12조 3,190억 원(GDP 대비 1.53%)으로 계산하며, 이를 근절하여 1%의 성장을 이루겠다고 한다. 국회 등 시위가 빈번한 지역에 상설시위지구를 설치하여 그 곳에서 한정적인 집회만을 허가하며 가두투쟁 등을 엄단하고, 불법파업은 공권력의 개입을 통해 엄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폭력시위를 막기 위해 일렬로 병력을 세운 뒤 방패를 앞세워 육박전을 벌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이를 넘어서는 시위대를 전원 연행하는 방식으로 시위 진압 방법을 변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시위전담 검거조(일명 '백골단') 부활계획과 전자충격총(테이저 건)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낳은 경제적 불평등이 민중 대다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이명박 정권은 민중들이 불만과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정치의 공간마저도 박탈하고 있다. 민중들로부터 민주적 권리를 빼앗아 법과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정권은 민중의 더욱 거센 저항과 투쟁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8년 사회운동의 과제 1)반신자유주의 사회운동의 독자적인 자율성 확보 오늘날, 한국사회의 장기화된 경제위기에 대한 지배계급의 해법은 '재벌중심의 세계화'라는 반동적 대응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화합적 자유주의', '창조적 실용주의' 등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들을 동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집권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기간 동안 지난 자유주의 정권시기에 형성되어 온 주요한 국가기구들과 이데올로기를 공격하며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인수위의 각종 국가기구 재편과 축소, 구조조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국가인권위의 대통력 직속기구화, 통일부 폐지 방안에 대한 통합신당의 격렬한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시민사회운동은 '개혁'을 거스르는 이명박의 보수주의적 공세에 대한 반대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反이명박전선'을 형성하며 또 다시 '개혁'이데올로기를 동원하고 있는 자유주의 세력이나 그런 자유주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하려는 이명박 정권은 모두 허구적인 정치적 갈등구도를 활용하여 또 다시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봉합하려 한다. 이러한 정치지형 속에서 사회운동은 경제위기의 근본적 원인과 이에 대한 지배계급의 거짓해법에 대해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주의 세력이 여전히 부여잡고 있는 상대적 '진보'와 '개혁'이데올로기로부터 단절하여 사회운동의 독자적인 자율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2)대중운동의 파괴적 분열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사회운동을 혁신하자 사회운동은 민주노총의 우경화15)와 민주노동당의 의회주의로의 경도라는 결과를 낳으면서 전국민중연대를 통해 반신자유주의 공동투쟁전선을 구축하는 노력에 실패하였고, 그 결과 대중운동들의 파괴적 분열을 목도하고 있는 상태이다. 민주노동당의 대선 패배 이후, '종북주의, 패권주의 청산'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은 결국 진보신당 창당이라는 결과로 나타났고, 4월 총선을 경과하면서 정당운동의 분열과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민주노총-민주노동당은 1987년 이후 남한 사회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상징적으로 대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적인 대중운동들의 우경화와 분열의 위기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외부자적 비판이 될 수 없다.16) 반신자유주의 공동투쟁전선의 구축과 새로운 대중운동의 형성이 어디에서 가로막혀 있었고, 무엇이 운동의 진전을 가로막았었는지 뼈아프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이제 남한 사회운동의 총체적 위기와 새로운 운동질서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대중운동의 급진적 재편과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입장마련과 개입계획이 필요하다. 3)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을 새롭게 형성하자 2008년 사회운동은 지배계급의 허구적 갈등을 중심으로 한 정치지형과 현재 사회운동이 처한 열악한 조건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의 의제를 명확히 밝혀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대중운동의 기틀을 마련해가야 할 것이다. 재벌과 초민족적 자본의 금융화가 낳을 파괴적인 효과와 경제위기가 낳은 대중의 빈곤과 궁핍화를 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을 형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계기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 제시하는 '경제성장'의 해법이 기업의 투자확대와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투기거품을 조장하는 것에 불과함을 폭로하고, 민중 대다수의 생존권, 주거권, 노동권, 여성권 등 삶의 기본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반전·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을 형성해나가야 한다. 4)지역으로부터 빈곤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조직하자 올해 7월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 100인 이상 중소사업장에서 비정규직보호법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작년부터 누적되어온 비정규직 확산의 효과는 더욱 파괴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민주노총과 핵심 투쟁대오인 금속노조는 현재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을 절박한 자기과제로 인식하여 집중적인 투쟁을 조직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 시간에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가야한다. 또한 우리는 노동조합 내의 조직화를 넘어 다양한 사회운동의 힘들을 모아 지역으로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운동을 조직화해나가야 한다.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 민주노총 지역본부, 사회단체 간의 연대를 통해 불안정 노동과 빈곤에 맞서는 지역의 노동자 대중운동을 만들어 나가자.17) 1)류미경,「득표율의 덫을 넘어 사회운동의 재건으로 」,『사회운동』,2007년 11·12월호(통권79호) 참조.본문으로 2)실제로 미국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 이후 18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였다. 그러나 금리인상은 해외 자본을 유인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이것은 미국에 투자한 해외 자본에게 지불해야 할 자본소득이 커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본문으로 3)WTO 도하개발의제(DDA)나 FTA와 같은 무역협정을 통해 무역 및 투자의 자유화를 세계적으로 확산함으로써 미국을 중심으로 한 초민족자본의 금융적 지배와 이윤을 보장하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 서비스 개방, 금융의 자유 확대,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초민족자본의 권리 확대를 추구한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확산을 정책적으로 보조해 온 싱크탱크들이나 경제학자들은 줄곧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창설이 APEC의 미래 비전일 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 체계에서도 사활적인 중요성을 갖는 과제라고 역설해 왔다 본문으로 4)LG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저물가. 저금리. 고성장. 자산 가격 급등의 시기를 끝내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기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주택시장과 국제금융시장이 추가부실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국 중앙은행의 발빠른 조치와 미 FRB의 금리인하 등으로 인해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지만 신용경색 현상이 확산될 경우 이미 자금경색이 나타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악영항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문으로 5)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 물가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8%나 폭등하며 9년 1개월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고 전월 대비로도 5.1%나 급등하며 7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원자재, 그 가운데서도 원유(12.3%)와 나프타(11.7%) 등 석유관련 원자재가의 폭등이 주원인으로 이미 수입물가 상승률의 절반 이상이 유가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아울러 이미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상(5%내외)보다 낮은 4.7%로 하향 전망하면서 그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고유가 문제를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두바이유 가격이 연평균 10% 오를 경우 경제성장률은 0.35% 하락하고 민간소비와 투자는 각각 0.67%, 0.26% 감소하는 반면, 소비자 물가는 0.23% 상승하고 2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본문으로 6)주요 국제기구와 투자은행들은 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는 고성장에 따른 과잉 투자와 인플레, 과잉 유동성 등의 거품이 커지면서 세계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발 위기가 터질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2%대로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본문으로 7)박하순,「대선, 그러나 저들이 한국경제를 구원할 수 있는가」,『사회운동』,2007년 11·12월호(통권79호) 참조.본문으로 8)공성식,「2007년 대선의 정치지형과 우리의 태세」,『사회운동』,2007년 11·12월호 (통권79호) 참조.본문으로 9)올해 안에 산업은행의 투자은행(IB) 업무를 떼내 대우증권에 묶은 뒤 금융지주회사(가칭 산은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 지주회사 지분을 경영권 매각 방식으로 민간에 팔 계획이다. 산업은행이 민영화되면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들도 최소한의 공적 기능만 제외하고 민영화될 가능성이 크다. 본문으로 10)인수위 경제팀의 민영화 구상은 그간 전경련이 끊임없이 요구해온 민영화 방안과 거의 흡사하다. 정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정책 과제집 '차기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방향' 잘사는 나라, 행복한 국민' '규제개혁 종합연구'참고본문으로 11)기획예산처는 1월 8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분할 민영화 검토를 보고했다. 건설교통부도 인수위 보고에서 철도사업의 경우 여객과 화물사업을 분할하고, 시설과 운영을 완전 분리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보고했다.본문으로 12)노무현 정부는 한전의 경우 발전, 송전, 배전 부문을 수직 분리, 발전과 배전부문을 각각 6개의 회사로 분할해 강제입찰시장에서 전력을 거래하는 방안 제시했었다. 2003년 남동발전 매각이 실제로 진행되었으나 인수희망기업들이 정부가 상정한 가격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입찰했기 때문에 매각이 무산되었다. 또한 가스공사의 경우, 도입부문 3개로 수평 분할하여 기존 장기계약을 분할 승계하는 방안을 상정하였으나 20년 이상 장기계약을 분할승계 한다고 해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거래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어 무산된 바 있다. 임원혁, 「공기업 민영화의 전제조건」, 한국개발연구위원.본문으로 13)2001년 미국 전력산업 사유화 이후 발생한 캘리포니아 대규모 정전사태나 영국 철도 민영화 이후 철도 사고 빈발 사례 등은 현재의 민영화 추진과정에서도 여전히 우려점이 되고 있는 듯하다. 이는 민영화의 대표적 폐해사례들로 노무현 정부 시기부터 민영화의 폐해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바 있다.본문으로 14)이현대, 「대선이후 정세전망과 노동운동의 진로」,『소통/연대/변혁/ 노동운동포럼 여는 토론회 자료집』본문으로 15)「2008년 노동자운동의 과제」,『사회화와 노동』378호 참고. 본문으로 16)이현대, 「민주노동당의 혁신/분당 논의를 바라보는 시각」,『사회운동』2008년 1·2월호(통권 80호) 참조.본문으로 17)한지원,「2008년 노동자운동의 전망과 과제」,『사회운동』2008년 1·2월호 (통권 80호) 참조.본문으로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1년 전 오늘은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가 발생한 날이다. 그 때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완전한 쾌유를 비는 바이다. ,
1년 전 오늘 여수외국인보호소 내 보호실 한 켠에서 시작된 조그만 화재는 결국 10명의 소중한 생명을 집어삼킨 거대한 화마가 되어 한국사회를 충격에 빠지게 만든 대형 화재참사를 낳았다. 참사 직후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대책마련을 요구하였었다. 당시 여수공대위를 중심으로 모였던 많은 이들은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 같은 비극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 위해 한국의 이주노동자 현실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오늘, 우리의 바램은 부질없는 기대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참사 이후 그동안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던 미등록이주노동자들과 외국인보호소에 대해 한국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자성과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당시 법무부 역시 보호소 내 시설개선과 더불어 미등록이주노동자합법화를 포함한 대책마련을 약속한 바 있으나 보호소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것 등을 제외하고는 미등록이주노동자합법화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호소 내의 현실도 거의 개선된 것이 없고 최근에는 치료가 필요한 당뇨환자를 강제로 추방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최근 보도된 바에 따르면, 정부가 부상자들에 대한 치료를 약속하였음에도 ‘치료비 사후지급’방침 때문에 많은 부상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렇듯 ‘당장 급한 불만 끄면 된다’는 식의 무성의한 정부의 태도는 여수화재참사 1년이 지난 오늘에도 우리의 분노를 삭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더욱 우려하는 것은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처지를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강제단속이 지난해 8월부터 계속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교회 안에까지 단속반이 난입하는가 하면 단속추방정책에 맞서 비판해 온 이주노조 지도부들을 표적 단속하여 비밀리에 기습적으로 추방하였으며, 최근에는 두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단속을 피하려다 추락사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법무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마저 무시한 채 출입국관리법을 개악하여 그동안 법적근거도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기본적 절차마저 무시해 온 불법적인 강제단속 관행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어 전체 시민사회와 국제사회로 하여금 경악을 금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지난 1월 발생한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에서 보여주듯이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한국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어려운 일을 하며 가장 밑바닥에서 한국경제를 지탱해 온 사람들이다. 강제단속과 추방위주의 정부정책은 제2, 제3의 여수화재참사 같은 비극을 계속 낳을 수 밖에 없는 정책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미등록전면합법화를 포함하는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하여 발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수외국인보호소가 리모델링을 통해 다시 열릴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말이다. 무고한 사람을 10명이나 죽인 장소를 조금 뜯어고쳐 다시 열어 그 안에 사람을 수용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여수외국인보호소는 더 이상 외국인을 수용하는 공간이 아닌 여수외국인화재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메김 되어야 한다. 아울러 전국의 다른 외국인 보호소 역시 인권침해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모두 폐쇄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시 한 번 1년 전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의 교훈을 한국사회가 잊지 말 것을, 그리고 이와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을 수 있는 정부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바이다.
1.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추방 즉각 중단하라!
1.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하라!
1. 반인권적 외국인보호소 폐쇄하라!
1. 여수외국인보호소 재수용 방침 철회하라!
1. 출입국관리법 개악 시도 중단하라!
1. 이주노조, 이주운동 탄압 중단하라!
2008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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