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현재 진행 중인 대선의 최대 쟁점을 여론조사 등을 통해 본다면, 소란스러워 보이는 이명박 후보의 비리나 BBK 문제보다는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양극화' 문제, 즉 빈곤문제와 이것의 해결책('좋은 일자리' 만들기, 비정규직 축소)이 전혀 쟁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나 '경제성장'이 더 큰 쟁점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라면 빈곤문제가 경제성장이 높아진다고 꼭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경제성장 없이는 이것의 해결이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바,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높은 경제성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옳다. 물론 '어떤 후보가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이다.'라는 국민들의 판단이 옳으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현재로서 '경제를 살릴' 것 같은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으로 여겨지고 있고, 그래서 여론조사에 따른다면 이명박 후보는 무응답이 20% 내외가 존재하는 가운데 40% 내외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경제가 죽었다.'는 것이고, 경제를 죽인 범여권 또는 소위 '좌파'를 반대하고 있고, 이는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의 낮은 지지율('정권교체')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사효과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 이회창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 지지율의 합은 65% 정도이고,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통합신당의 대안으로 읽혀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50%에 가깝다. 한편 '경제를 죽인' 범여권에 확실한 선을 긋지 않았다고 여겨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당연히 지지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런데 경제는 왜 죽었을까? 간단히 이야기해 본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자본주의에 편입되어 있는 한국자본주의는 1980년을 전후로 저성장기에 접어들었고, 1997년 과잉축적 및 이윤율 저하로 구조적 위기에 빠졌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좌파'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개혁'정책, 즉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로의 편입 정책이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저성장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익부빈익빈, 저투자, 내수부진, 국부·소득·두뇌의 해외유출 등을 초래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경제가 죽은' 이유는 지배세력이 제출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 정책으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제를 살릴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명박 후보 혹은 또 다른 대선 후보들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판단으로는 이명박 후보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후보들의 정책도 경제를 살릴 수 없고 동일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이 현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인 자본주의 체제 모순을 건드릴 것은 아니고, 이미 실패로 드러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 정책을 지속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한·EU FTA 추진, 각종 네트워크 사업(전력, 가스, 수도, 철도 등)의 민영화, 각종 연금의 개악 등이 새로운 '개혁'정책의 목록이 될 것이다. 이들 정책은 농업붕괴, 금융거품의 형성과 붕괴를 초래할 것이며, 공공부문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사회복지기능을 무화시킬 것이고 공공부문에서의 투자부족, 요금 인상, 서비스 부실, 노동권 후퇴 등의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더구나 '대외환경'이라고 이야기되는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한층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대통령이 되든 약속한 경제성장은 신통치 않을 것이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어서 집권 초반부터 대중적인 정권반대운동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한국경제가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악화될 '대외환경'은 무엇인지, '대외환경'과 새 정권에서도 지속될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정책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기로 하자. 한국경제의 현재 사실 한국경제는 IMF 외환위기 이후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근 몇 년 동안 3∼5%대에 머물렀다.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이보다 2∼3%포인트 더 낮았다. 한국경제가 만들어내 수출하는 재화(예를 들어 반도체)의 가격은 하락하고 외국에서 수입하는 재화(예를 들어 원유)의 가격은 상승해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국민총소득 성장률이 국내총생산 증가율보다 낮은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인의 대외투자로부터 얻는 소득에 비해 국내에서의 외국인투자(약 반 정도가 미국계 자본이다)가 얻는 소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경제통계에 정확히 계상이 되지 않고 있는데, 외국인투자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점점 더 커지고 있을 외국인투자의 미배당 이익이 제대로 반영이 된다면 국민총소득 증가율 통계치는 더 낮아질 것이다. 노무현정부의 자랑과는 달리 성장률로 본 한국경제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순환주기가 2년 정도로 짧아졌고 그래서 반짝 1년 정도 경기가 좋아지는가 싶으면 이내 다시 나빠지곤 한다. 마르크스 말대로 경제위기 혹은 공황의 궁극적 원인은 이윤율 저하인데, 현재의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위해서 <그림 1>의 그래프를 보면서 이야기를 해 보자. 매출액영업이익률에 유형자산회전률(=매출액/유형자산)을 곱해 계산한 제조업 유형자산영업이익률을 이윤율 대용으로 사용하자. 반도체가격변화의 영향이 커 보이지만 한국경제의 대략의 추세는 알 수 있다. [%=사진1%] 1979∼80년 경제위기로 낮아졌을 이익률은 3저 호황이 시작된 해인 1986년까지 일정하게 회복한다. 그 이후 1989년, 1992∼93년, 1996년, 1998∼99년, 2001년 저점을 형성한다. 최근 년에는 2004년 이익률이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2005년 2006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2004년의 높은 이익률과 1996년과 2006년의 낮은 이익률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하락으로 경기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지고 낮아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그 와중에 한국경제는 그래프에는 나타나지 않은 1979∼80년과 1997∼98년에 구조적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1989∼90년, 92년, 2001년에 경기후퇴(순환적 위기)를 경험한다. 2002년 이후에는 짧은 경기순환을 반복하는데, 최근 2007년 2/4, 3/4분기에는 전기대비 성장률이 약간 높아져, 2006년 말 2007년 초 약간 악화되었던 경기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7년 상반기 영업이익 상황은 2006년에 비해 그리 개선되고 있지 않다. 악화될 ‘대외환경’ 그러면 대선 이후 등장할 새 정권의 '대외환경'을 비롯한 경제상황을 살펴보기로 하자. 1980년대부터 지속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여러 문제(남미 외채위기, 아시아 금융위기, 정보기술(IT) 주식시장 거품 형성 및 붕괴 등)를 낳았는데, 현재 가장 커다란 문제는 미국에서 발생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다. 지난 8월, 미국에서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준 주택담보 대출이 부실해져서, 이와 관련하여 몇 개의 헤지펀드가 파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 세계 증권시장이 요동을 친 바 있다. 사태의 원인은 주택시장에 낀 거품이었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6년까지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였다. 주택도 많이 건설되어 너도나도 빚을 내 주택을 구입했다. 2001년 IT(정보기술) 거품형성 붕괴로 인한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이자율을 대폭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돈을 꾸는 데 부담이 없었다. 집을 빚으로 산 개인들은 집값이 오르자 이 집을 담보로 더 많은 부채를 얻어 소비를 하기도 하였다(그래서 미국은 저축률이 마이너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들은 대출자산을 근거로 채권을 발행했고, 이런 채권을 헤지펀드, 투자은행들이 샀다. 그런데 이자율은 점차 올랐고 자동차 산업 밀집지역 등에서 불황으로 소득이 줄면서 대출 이자와 할부금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설상가상으로 계속 오를 것 같던 집값이 하락하면서 상승한 주택을 담보로 한 추가대출도 어려워졌다. 금융기관의 대출들이 부실해 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들 중 일부도 문을 닫았다. 당연히 이런 부실대출을 근거로 발행된 채권가격들은 하락하였고, 이런 채권들을 보유한 헤지펀드나 투자은행들 중 일부는 문을 닫거나 부실해졌다. 집들은 금융기관으로 넘어가 싸게 팔리면서 집값을 더욱 하락시키고 있다. 이른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11월 들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전 세계 증권시장이 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홍콩, 중국, 일본 증권시장은 전 고점 기준 15% 이상 하락해 다시 증권시장 침체가 시작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물론 이번 증시하락은 홍콩, 중국 등에서 심한 것으로 보아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정부가 경기를 둔화시킬 조치를 취할 것이다)도 영향을 미쳤고, 100달러를 향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유가문제도 작용을 하였다. 그러나 시티그룹, 제이피모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이카 등 미국 거대 은행들의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인 컨츄리와이드(Countrywide)사의 부실 심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부정적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중앙은행 격) 버냉키 의장은 미국경제가 향후 성장률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를 것이라고 하였다. 자본부족으로 '배당을 줄여야 한다.', '줄일 필요가 없다.'는 논란이 일었던 세계 최대 은행 씨티그룹에 아랍에미레이트연합 아부다비투자청 석유자금이 투입이 되고, 12월에 금리가 또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11월 말 현재 세계금융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는 듯이 보이지만 실물 경제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신규주택이든 기존주택이든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집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집값하락을 '자유낙하' 양상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기존주택은 전년대비 5% 내외, 신규주택은 13% 정도 하락하였다는 보고다. 신규주택가격 하락은 1970년 이래 최악이다. 우량 금융기관들의 채권금리마저 국채금리보다 현저히 높아지는 등 혼란스럽다. 금융기관 보유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 불신이 쌓여가면서 신용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금융기관에서의 예금유출-현금고갈 사태도 예견되고 있다(영국에서는 한 건이 이미 발생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3/4분기 경제성장이 초기 발표치 3.9%보다 1%나 높은 4.9%로 조정된 통계치가 나와도 별 반응이 없다. 오히려 재고증대가 이런 성장률 상향조정의 한 원인이었다면서 4/4분기 성장률과 2008년도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질 것인가가 관심사항이다(일부에서는 4/4분기 성장률이 0%에 근접할 것이라 한다). 8월 이후 상황을 보면 미 연방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의 계속적인 금리인하가 시장을 잠깐 동안 안정시키는 듯하다가('버냉키 효과') 이내 다시 불안이 엄습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버냉키 효과'가 현재의 위기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2%]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는 주택시장의 거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주택시장은 <그림 2>에서 보다시피 1990년대 중반 이후 폭등을 하였다. 미 경제정책연구센타(CEPR)의 딘 베이커에 의하면 미국 주택시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는 대체로 일반 물가상승률정도로 올랐는데 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 누적상승률이 약 70%나 되고 액수로 치면 8조 달러(참고로 미국 국내총생산은 약 13조 달러다)에 달한다고 한다.2)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언제까지 지속되고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 것인가? 이는 물론 주택가격 하락 정도와 기간에 달린 문제다. 단순 산술을 하면 향후 3-4년 동안(매년 인플레이션률이 2-3%라 가정하자) 이제껏 상승했던 70%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70 170) 100 - 10(3-4년 동안 진행될 물가상승률)= 31%, 즉 최고가격 대비 30% 내외는 하락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보다 덜 하락할 수도 있고, 더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주택건설부문 부진으로 인한 성장 감소, 자산 가격 하락에서 오는 소비감소로 인한 성장 감소, 금융기관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 일부 개도국들의 환율 및 금융 위기 등을 야기할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등 미국을 대체하는 성장지역을 들면서 세계경제가 미국경제와의 동조현상에서 많이 벗어나('디커플링') 있어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중국 성장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역내 교역 증대도 중국을 경유한 대미 수출이 주요인이어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대미 의존도 결코 이전보다 적지 않다. 결정적으로는 세계 증권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증권시장을 보면 세계경제의 미국경제로부터의 탈동조화가 얼마나 허망한 이야기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미국시장이 쉬는 날의 다른 나라 증권시장의 모습은 영락없이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모습이다. 새 정권이 직면할 '대외여건'은 이것만은 아니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고유가행진, 과열상태를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 등 하나같이 부정적인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경제 과열은 특히 심각한데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전후로 하여 중국경제가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진단은 무수하다. 환율위기 가능성 한편 현재 미 달러화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몇몇 나라의 화폐가치는 그 약한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원화가 그 중에 속한다. 즉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낸다. 이는 일본자금의 탈출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현재 한국경제가 초민족적 자본의 투기적 유출입에 지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원화가 고평가가 되어 있다는 데서 주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심지어 내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 한다. 이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추가적인 위험을 야기할 것이다. [%=사진3%] 투기자본의 유출입으로 인한 환율변동성을 가늠해 보기 위해 외채통계와 순국제투자잔액통계를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표 1> 참조). 2007년 2/4분기 대외채무, 즉 외채는 약 3,111억(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3/4분기에 1,774억 달러였다), 대외채권은 약 3,921억 달러였고 이 둘의 차이인 순채권은 약 810억 달러이다. 순채권 규모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4/4분기에 -681억 달러였다가 2006년 1/4분기에 약 1,211억 달러로 최고규모를 나타냈는데 그 이후에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투자 중에서 주식투자 비중이 줄어들고 채권투자나 기타투자가 늘고 있어 대외채무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외채무에서는 단기외채 비중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정도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2008년이나 2009년에는 대외채무 위기가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채무과 대외채권에다 지분성 직접투자와 주식투자를 포함한 더 포괄적인 범주인 대외투자잔액과 외국인투자잔액과 그 차이를 나타내는 순국제투자잔액(2001년부터 통계가 작성되고 있는데, 이 액수가 마이너스인 미국에서는 이것을 외채라고 하기도 한다)은 2001년 4/4분기에 약 -638억이었다가 2007년 2/4분기에는 -2,402억 불에 이르렀다. 이 순국제투자잔액의 마이너스 규모도 계속 급증하고 있다. 순국제투자 마이너스 규모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원화가치의 상승과 외국인투자에서의 엄청난 이윤 및 국내 주식시장의 급등 등에 그 원인이 있다. 지난 8월과 11월 주식시장 폭락 와중에서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철수로 인해 엔화와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한 바 있는데, 보다 급격한 하락은 미국 달러가치가 어느 정도 하락한 이후 미국 달러가치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의 급격한 하락은 물가상승, 금리상승을 동반할 것이어서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3) 장기불황 속의 또 다른 위기 결국 새 정권 집권 시기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시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런 위기의 서막일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불황기로의 진입이 겹친다면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한국경제 또한 구조적 위기에 처할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 성장률로 보면 IMF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보다는 양호하겠지만 장기 불황 속의 또 다른 위기가 될 것이며, 민중들에겐 훨씬 더 고통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환율위기나 금융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권이 펼칠 정책이라야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더 혹독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과 금융세계화로의 한층 심화된 편입 일 텐데 이것은 '대외환경' 악화로 인해 한국경제를 더욱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짧아진 경기순환주기를 생각한다면 외부여건의 변화에 따라서는 한국경제는 언제든지 경기후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하겠다. 따라서 최근의 세계금융시장의 동요에 따라서는 2/4분기, 3/4분기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윤율의 급격한 저하나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겠는데 이 경우 1998년에 버금가는 구조적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업붕괴, 금융거품의 형성과 붕괴로 인한 금융위기,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공공부문의 황폐화(투자부족, 요금인상, 서비스 부실, 노동권 후퇴) 등의 사태가 초래될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체제 내 '좌파'와 '우파'가 신자유주의로 수렴되고 있고, 그것이 좌파든 우파든 집권하자마자 대체로 위기에 빠진다('현직의 위기'). 우파에서 좌파로, 좌파에서 우파로의 정권교체와 그들이 시행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기엔 경제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해 민중들의 생활상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국적·지역적 생산관계의 재편을 내포하는 대안세계화 운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회운동은 불모의 체제 내 정권교체 시도로 자신의 역량을 갉아먹을 것이 아니라 대안세계화를 목표로 해야 하고, 이것을 목표로 해야 사회운동의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다. 1)이윤율 추세선(들쭉날쭉한 실제 이윤율궤도를 평활하게 만든 가상의 선)이 하락하면서 이윤율이 급격히 하락할 때 구조적 위기가 발생한다.본문으로 2)Dean Baker, "Midsummer Meltdown - Prospects for the Stock and Housing Markets", 2007년 8월(http://www.cepr.net/documents/publications/meltdown_2007_08.pdf) 참조본문으로 3)최근 몇 년간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많은 개도국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누리고 외채도 축소되는 등 환율위기의 가능성을 현저히 줄였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달러 가치는 현재 어느 정도 하락하였고 이는 경상수지 적자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정 기간 이후 달러가치는 다시 상승 할 텐데 이때가 되면 개도국의 환율위기는 다시 빈발할 것이다. 현재 미국주도 세계경제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그것의 파괴적 효과는 주변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본문으로
서 현재 진행 중인 대선의 최대 쟁점을 여론조사 등을 통해 본다면, 소란스러워 보이는 이명박 후보의 비리나 BBK 문제보다는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양극화' 문제, 즉 빈곤문제와 이것의 해결책('좋은 일자리' 만들기, 비정규직 축소)이 전혀 쟁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나 '경제성장'이 더 큰 쟁점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라면 빈곤문제가 경제성장이 높아진다고 꼭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경제성장 없이는 이것의 해결이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바,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높은 경제성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옳다. 물론 '어떤 후보가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이다.'라는 국민들의 판단이 옳으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현재로서 '경제를 살릴' 것 같은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으로 여겨지고 있고, 그래서 여론조사에 따른다면 이명박 후보는 무응답이 20% 내외가 존재하는 가운데 40% 내외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경제가 죽었다.'는 것이고, 경제를 죽인 범여권 또는 소위 '좌파'를 반대하고 있고, 이는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의 낮은 지지율('정권교체')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사효과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 이회창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 지지율의 합은 65% 정도이고,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통합신당의 대안으로 읽혀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50%에 가깝다. 한편 '경제를 죽인' 범여권에 확실한 선을 긋지 않았다고 여겨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당연히 지지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런데 경제는 왜 죽었을까? 간단히 이야기해 본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자본주의에 편입되어 있는 한국자본주의는 1980년을 전후로 저성장기에 접어들었고, 1997년 과잉축적 및 이윤율 저하로 구조적 위기에 빠졌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좌파'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개혁'정책, 즉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로의 편입 정책이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저성장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익부빈익빈, 저투자, 내수부진, 국부·소득·두뇌의 해외유출 등을 초래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경제가 죽은' 이유는 지배세력이 제출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 정책으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제를 살릴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명박 후보 혹은 또 다른 대선 후보들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판단으로는 이명박 후보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후보들의 정책도 경제를 살릴 수 없고 동일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이 현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인 자본주의 체제 모순을 건드릴 것은 아니고, 이미 실패로 드러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 정책을 지속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한·EU FTA 추진, 각종 네트워크 사업(전력, 가스, 수도, 철도 등)의 민영화, 각종 연금의 개악 등이 새로운 '개혁'정책의 목록이 될 것이다. 이들 정책은 농업붕괴, 금융거품의 형성과 붕괴를 초래할 것이며, 공공부문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사회복지기능을 무화시킬 것이고 공공부문에서의 투자부족, 요금 인상, 서비스 부실, 노동권 후퇴 등의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더구나 '대외환경'이라고 이야기되는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한층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대통령이 되든 약속한 경제성장은 신통치 않을 것이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어서 집권 초반부터 대중적인 정권반대운동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한국경제가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악화될 '대외환경'은 무엇인지, '대외환경'과 새 정권에서도 지속될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정책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기로 하자. 한국경제의 현재 사실 한국경제는 IMF 외환위기 이후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최근 몇 년 동안 3∼5%대에 머물렀다.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이보다 2∼3%포인트 더 낮았다. 한국경제가 만들어내 수출하는 재화(예를 들어 반도체)의 가격은 하락하고 외국에서 수입하는 재화(예를 들어 원유)의 가격은 상승해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국민총소득 성장률이 국내총생산 증가율보다 낮은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인의 대외투자로부터 얻는 소득에 비해 국내에서의 외국인투자(약 반 정도가 미국계 자본이다)가 얻는 소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경제통계에 정확히 계상이 되지 않고 있는데, 외국인투자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점점 더 커지고 있을 외국인투자의 미배당 이익이 제대로 반영이 된다면 국민총소득 증가율 통계치는 더 낮아질 것이다. 노무현정부의 자랑과는 달리 성장률로 본 한국경제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순환주기가 2년 정도로 짧아졌고 그래서 반짝 1년 정도 경기가 좋아지는가 싶으면 이내 다시 나빠지곤 한다. 마르크스 말대로 경제위기 혹은 공황의 궁극적 원인은 이윤율 저하인데, 현재의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위해서 <그림 1>의 그래프를 보면서 이야기를 해 보자. 매출액영업이익률에 유형자산회전률(=매출액/유형자산)을 곱해 계산한 제조업 유형자산영업이익률을 이윤율 대용으로 사용하자. 반도체가격변화의 영향이 커 보이지만 한국경제의 대략의 추세는 알 수 있다. [%=사진1%] 1979∼80년 경제위기로 낮아졌을 이익률은 3저 호황이 시작된 해인 1986년까지 일정하게 회복한다. 그 이후 1989년, 1992∼93년, 1996년, 1998∼99년, 2001년 저점을 형성한다. 최근 년에는 2004년 이익률이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2005년 2006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2004년의 높은 이익률과 1996년과 2006년의 낮은 이익률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하락으로 경기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지고 낮아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그 와중에 한국경제는 그래프에는 나타나지 않은 1979∼80년과 1997∼98년에 구조적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1989∼90년, 92년, 2001년에 경기후퇴(순환적 위기)를 경험한다. 2002년 이후에는 짧은 경기순환을 반복하는데, 최근 2007년 2/4, 3/4분기에는 전기대비 성장률이 약간 높아져, 2006년 말 2007년 초 약간 악화되었던 경기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7년 상반기 영업이익 상황은 2006년에 비해 그리 개선되고 있지 않다. 악화될 ‘대외환경’ 그러면 대선 이후 등장할 새 정권의 '대외환경'을 비롯한 경제상황을 살펴보기로 하자. 1980년대부터 지속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여러 문제(남미 외채위기, 아시아 금융위기, 정보기술(IT) 주식시장 거품 형성 및 붕괴 등)를 낳았는데, 현재 가장 커다란 문제는 미국에서 발생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다. 지난 8월, 미국에서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준 주택담보 대출이 부실해져서, 이와 관련하여 몇 개의 헤지펀드가 파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 세계 증권시장이 요동을 친 바 있다. 사태의 원인은 주택시장에 낀 거품이었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6년까지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였다. 주택도 많이 건설되어 너도나도 빚을 내 주택을 구입했다. 2001년 IT(정보기술) 거품형성 붕괴로 인한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이자율을 대폭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돈을 꾸는 데 부담이 없었다. 집을 빚으로 산 개인들은 집값이 오르자 이 집을 담보로 더 많은 부채를 얻어 소비를 하기도 하였다(그래서 미국은 저축률이 마이너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들은 대출자산을 근거로 채권을 발행했고, 이런 채권을 헤지펀드, 투자은행들이 샀다. 그런데 이자율은 점차 올랐고 자동차 산업 밀집지역 등에서 불황으로 소득이 줄면서 대출 이자와 할부금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설상가상으로 계속 오를 것 같던 집값이 하락하면서 상승한 주택을 담보로 한 추가대출도 어려워졌다. 금융기관의 대출들이 부실해 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들 중 일부도 문을 닫았다. 당연히 이런 부실대출을 근거로 발행된 채권가격들은 하락하였고, 이런 채권들을 보유한 헤지펀드나 투자은행들 중 일부는 문을 닫거나 부실해졌다. 집들은 금융기관으로 넘어가 싸게 팔리면서 집값을 더욱 하락시키고 있다. 이른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11월 들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전 세계 증권시장이 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홍콩, 중국, 일본 증권시장은 전 고점 기준 15% 이상 하락해 다시 증권시장 침체가 시작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물론 이번 증시하락은 홍콩, 중국 등에서 심한 것으로 보아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정부가 경기를 둔화시킬 조치를 취할 것이다)도 영향을 미쳤고, 100달러를 향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유가문제도 작용을 하였다. 그러나 시티그룹, 제이피모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이카 등 미국 거대 은행들의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인 컨츄리와이드(Countrywide)사의 부실 심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부정적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중앙은행 격) 버냉키 의장은 미국경제가 향후 성장률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를 것이라고 하였다. 자본부족으로 '배당을 줄여야 한다.', '줄일 필요가 없다.'는 논란이 일었던 세계 최대 은행 씨티그룹에 아랍에미레이트연합 아부다비투자청 석유자금이 투입이 되고, 12월에 금리가 또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11월 말 현재 세계금융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는 듯이 보이지만 실물 경제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신규주택이든 기존주택이든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집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집값하락을 '자유낙하' 양상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기존주택은 전년대비 5% 내외, 신규주택은 13% 정도 하락하였다는 보고다. 신규주택가격 하락은 1970년 이래 최악이다. 우량 금융기관들의 채권금리마저 국채금리보다 현저히 높아지는 등 혼란스럽다. 금융기관 보유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 불신이 쌓여가면서 신용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금융기관에서의 예금유출-현금고갈 사태도 예견되고 있다(영국에서는 한 건이 이미 발생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3/4분기 경제성장이 초기 발표치 3.9%보다 1%나 높은 4.9%로 조정된 통계치가 나와도 별 반응이 없다. 오히려 재고증대가 이런 성장률 상향조정의 한 원인이었다면서 4/4분기 성장률과 2008년도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질 것인가가 관심사항이다(일부에서는 4/4분기 성장률이 0%에 근접할 것이라 한다). 8월 이후 상황을 보면 미 연방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의 계속적인 금리인하가 시장을 잠깐 동안 안정시키는 듯하다가('버냉키 효과') 이내 다시 불안이 엄습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버냉키 효과'가 현재의 위기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2%]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는 주택시장의 거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주택시장은 <그림 2>에서 보다시피 1990년대 중반 이후 폭등을 하였다. 미 경제정책연구센타(CEPR)의 딘 베이커에 의하면 미국 주택시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는 대체로 일반 물가상승률정도로 올랐는데 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 누적상승률이 약 70%나 되고 액수로 치면 8조 달러(참고로 미국 국내총생산은 약 13조 달러다)에 달한다고 한다.2)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언제까지 지속되고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 것인가? 이는 물론 주택가격 하락 정도와 기간에 달린 문제다. 단순 산술을 하면 향후 3-4년 동안(매년 인플레이션률이 2-3%라 가정하자) 이제껏 상승했던 70%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70 170) 100 - 10(3-4년 동안 진행될 물가상승률)= 31%, 즉 최고가격 대비 30% 내외는 하락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보다 덜 하락할 수도 있고, 더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주택건설부문 부진으로 인한 성장 감소, 자산 가격 하락에서 오는 소비감소로 인한 성장 감소, 금융기관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 일부 개도국들의 환율 및 금융 위기 등을 야기할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등 미국을 대체하는 성장지역을 들면서 세계경제가 미국경제와의 동조현상에서 많이 벗어나('디커플링') 있어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중국 성장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역내 교역 증대도 중국을 경유한 대미 수출이 주요인이어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대미 의존도 결코 이전보다 적지 않다. 결정적으로는 세계 증권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증권시장을 보면 세계경제의 미국경제로부터의 탈동조화가 얼마나 허망한 이야기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미국시장이 쉬는 날의 다른 나라 증권시장의 모습은 영락없이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모습이다. 새 정권이 직면할 '대외여건'은 이것만은 아니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고유가행진, 과열상태를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 등 하나같이 부정적인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경제 과열은 특히 심각한데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전후로 하여 중국경제가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진단은 무수하다. 환율위기 가능성 한편 현재 미 달러화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몇몇 나라의 화폐가치는 그 약한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원화가 그 중에 속한다. 즉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낸다. 이는 일본자금의 탈출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현재 한국경제가 초민족적 자본의 투기적 유출입에 지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원화가 고평가가 되어 있다는 데서 주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심지어 내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 한다. 이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추가적인 위험을 야기할 것이다. [%=사진3%] 투기자본의 유출입으로 인한 환율변동성을 가늠해 보기 위해 외채통계와 순국제투자잔액통계를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표 1> 참조). 2007년 2/4분기 대외채무, 즉 외채는 약 3,111억(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3/4분기에 1,774억 달러였다), 대외채권은 약 3,921억 달러였고 이 둘의 차이인 순채권은 약 810억 달러이다. 순채권 규모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4/4분기에 -681억 달러였다가 2006년 1/4분기에 약 1,211억 달러로 최고규모를 나타냈는데 그 이후에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투자 중에서 주식투자 비중이 줄어들고 채권투자나 기타투자가 늘고 있어 대외채무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외채무에서는 단기외채 비중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정도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2008년이나 2009년에는 대외채무 위기가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채무과 대외채권에다 지분성 직접투자와 주식투자를 포함한 더 포괄적인 범주인 대외투자잔액과 외국인투자잔액과 그 차이를 나타내는 순국제투자잔액(2001년부터 통계가 작성되고 있는데, 이 액수가 마이너스인 미국에서는 이것을 외채라고 하기도 한다)은 2001년 4/4분기에 약 -638억이었다가 2007년 2/4분기에는 -2,402억 불에 이르렀다. 이 순국제투자잔액의 마이너스 규모도 계속 급증하고 있다. 순국제투자 마이너스 규모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원화가치의 상승과 외국인투자에서의 엄청난 이윤 및 국내 주식시장의 급등 등에 그 원인이 있다. 지난 8월과 11월 주식시장 폭락 와중에서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철수로 인해 엔화와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한 바 있는데, 보다 급격한 하락은 미국 달러가치가 어느 정도 하락한 이후 미국 달러가치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의 급격한 하락은 물가상승, 금리상승을 동반할 것이어서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3) 장기불황 속의 또 다른 위기 결국 새 정권 집권 시기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시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런 위기의 서막일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불황기로의 진입이 겹친다면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한국경제 또한 구조적 위기에 처할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 성장률로 보면 IMF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보다는 양호하겠지만 장기 불황 속의 또 다른 위기가 될 것이며, 민중들에겐 훨씬 더 고통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환율위기나 금융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권이 펼칠 정책이라야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더 혹독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과 금융세계화로의 한층 심화된 편입 일 텐데 이것은 '대외환경' 악화로 인해 한국경제를 더욱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짧아진 경기순환주기를 생각한다면 외부여건의 변화에 따라서는 한국경제는 언제든지 경기후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하겠다. 따라서 최근의 세계금융시장의 동요에 따라서는 2/4분기, 3/4분기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윤율의 급격한 저하나 초민족적 금융자본의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겠는데 이 경우 1998년에 버금가는 구조적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업붕괴, 금융거품의 형성과 붕괴로 인한 금융위기,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공공부문의 황폐화(투자부족, 요금인상, 서비스 부실, 노동권 후퇴) 등의 사태가 초래될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체제 내 '좌파'와 '우파'가 신자유주의로 수렴되고 있고, 그것이 좌파든 우파든 집권하자마자 대체로 위기에 빠진다('현직의 위기'). 우파에서 좌파로, 좌파에서 우파로의 정권교체와 그들이 시행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기엔 경제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해 민중들의 생활상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국적·지역적 생산관계의 재편을 내포하는 대안세계화 운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회운동은 불모의 체제 내 정권교체 시도로 자신의 역량을 갉아먹을 것이 아니라 대안세계화를 목표로 해야 하고, 이것을 목표로 해야 사회운동의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다. 1)이윤율 추세선(들쭉날쭉한 실제 이윤율궤도를 평활하게 만든 가상의 선)이 하락하면서 이윤율이 급격히 하락할 때 구조적 위기가 발생한다.본문으로 2)Dean Baker, "Midsummer Meltdown - Prospects for the Stock and Housing Markets", 2007년 8월(http://www.cepr.net/documents/publications/meltdown_2007_08.pdf) 참조본문으로 3)최근 몇 년간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많은 개도국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누리고 외채도 축소되는 등 환율위기의 가능성을 현저히 줄였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달러 가치는 현재 어느 정도 하락하였고 이는 경상수지 적자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정 기간 이후 달러가치는 다시 상승 할 텐데 이때가 되면 개도국의 환율위기는 다시 빈발할 것이다. 현재 미국주도 세계경제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그것의 파괴적 효과는 주변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본문으로
세계사회포럼의 출발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야기하는 폭력과 착취는 다양한 사회운동의 출현과 투쟁을 촉발했다. 세계 곳곳을 강타한 경제위기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은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실업노동자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 신자유주의 정책개혁 프로그램이 강제한 시민권의 제한, 노동권의 축소, (교육과 의료 같은) 공공서비스의 사유화는 중심부와 주변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이러한 현실은 중심부와 주변부의 사회운동이 각자의 위치에서 세계화에 대해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1999년 WTO 3차 각료회의를 무산시킨 시애틀 투쟁의 밑거름이 되었다. 시애틀 투쟁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추동하는 국제금융기관의 회의나 선진국 정상회의, 국제기구들의 회합을 겨냥한 대규모 국제 시위는 점차 확산되었다. 하지만 WTO에 반대하는 이유는 각각의 운동이 처한 조건만큼 다양했다. 일례로 주변부 국가에서는 '미국화'로부터 자기 민족의 고유한 무언가를 지키려는 입장도 있었고, 미국(특히 노동운동)에서는 '보호주의'의 목소리가 매우 크게 형성되기도 했다1). 각각의 사회운동은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저지하는 운동이 성장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사회포럼은, 시애틀 투쟁 이후 확산된 반세계화 투쟁에서 제기된 이슈와 대안들을 토론하기 위한 공간으로 출발하게 된다. 세계사회포럼의 성장 2001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대한 대항포럼으로서 세계사회포럼이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시작되었다. 세계사회포럼은 신자유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전 세계의 다양한 운동들이 결집하여 서로의 경험을 교류하고 토론하면서, 현실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형성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공간이기를 자처하고 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세계사회포럼은 전 세계 민중이 처한 삶의 위기의 원인을 함께 진단하고 이에 맞서는 전략 토론을 촉발시키는 한편, 2003년 '2·15 국제반전공동행동'과 칸쿤 WTO 5차 각료회의 반대투쟁을 비롯한 대규모 국제 시위의 효과적 조직화에 기여했다.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해 온 여러 사회운동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롯, 각 지역에서의 군사적 개입으로 인한 폭력의 확산, WTO 혹은 지역/양국 간 자유무역협정 체결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민의 권리 축소, 남반구의 외채-경제위기를 매개로 한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약탈체계의 강화, 의료 교육 등 기초서비스, 에너지 물과 같은 공유물의 상품화, 이주의 상업화와 불법화로 인한 이주자의 권리 박탈 등 '금융·군사세계화'에 따른 빈곤과 폭력의 현실을 분석하고, 이를 사회운동의 의제로 제기했다. 이들은 세계사회포럼을 통해 성별, 인종, 직업, 지역, 성적 지향, 장애 유무 등 여러 차이에 기초한 운동들이 요구하는 권리가 상호 모순되거나 배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전쟁 반대라는 공통의 지반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선거정치에 매몰된 기존 좌파 정당과 타협을 통한 기득권 방어로 일관하고 있는 노동조합, 신자유주의를 뒷받침하는 행정적 NGO로 포섭된 시민운동을 비판하면서 기존의 운동이 혁신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아울러 연례행사를 치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구체적인 행동을 추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이루어내고자 했다. 세계사회포럼의 문제의식은 유럽·미주·아시아·아프리카 각지에서 개최된 지역사회포럼, 그리고 일국적·지방적 차원의 사회포럼, 주제별 사회포럼 등의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다른 세상을 향한 성장통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많은 운동들이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했고, 세계적인 주목도 커졌다. 이는 단지 외적인 성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세계사회포럼 프로세스의 세계적 확대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야기하는 모순과 폭력, 배제와 착취가 매우 다면적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 운동들이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7회 째에 접어든 세계사회포럼에는 많은 질문이 따르고 있다. 세계사회포럼 스스로 표방했던 위계적이거나 중앙집권적이지 않은 새로운 조직 형태와 원리가 실현되고 있는지, 매년 같은 토론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층의 운동을 강화하고 대안을 형성하는 데 진전을 이루고 있는지, 더욱 많은 사회운동들의 참여를 아래로부터 넓히고 있는지 등, 세계사회포럼의 출발부터 함께해 온 문제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쟁점을 받아 안아, 많은 운동들이 세계사회포럼의 미래에 관해 논쟁해 왔다. 특히, 세계사회포럼이 애초의 취지대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과 이에 맞서는 투쟁의 경험을 교류하는 공간으로 그 성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더욱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제출하고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 "세계사회포럼의 가시성을 유지하고 정치적 효과가 소실되지 않도록 현재의 규모와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지역, 지방 차원의 운동을 활성화하고 세계사회포럼 프로세스를 기층으로 확대하기 위해 개최 주기를 늘이고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되었다. 세계사회포럼 프로세스의 확장 : 다중심 포럼과 국제공동행동 이에 '세계사회포럼 국제위원회'는 2006년 세계사회포럼을 베네수엘라, 파키스탄, 말리 세 곳에서 '다중심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2008년에는 '세계 행동의 날'을 지정해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신자유주의, 인종주의와 가부장제에 맞서는 다양한 행동을 조직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1) 다중심 포럼 세계사회포럼의 성과를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더 많은 이들의 참여로 그 토대를 굳건히 다진다는 취지에서 2006년 세계사회포럼은 개최지를 분산하여 진행하는 '다중심 포럼'의 형식을 채택했다. 2006년 1월 19일부터 서아프리카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다중심 포럼의 첫 번째 행사가 진행되었고, 1월 24일부터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두 번째 행사가 열렸다. 이는 3월 파키스탄의 카라치, 그리고 5월 그리스 아테네로 이어졌다. 이러한 다중심 포럼은 해당 지역 사회운동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에 규모와 내용 등 여러 면에서 불균등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각 지역/대륙의 사회운동이 안고 있는 고유한 의제와 해당 지역 민중들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예를 들어 바마코 사회포럼에서는 내전과 지역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활동을 아프리카 사회운동의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는 동시에 여성의 성기절단과 조혼문제가 강조되었다. 신자유주의 금융·군사세계화에 반대해 대륙 차원의 연대를 꾸준히 강화해 온 남미의 사회운동들은 카라카스 사회포럼에서 남미지역에 잇따라 등장한 좌파정권과 사회운동의 관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개최지가 분산되면서 그동안 참가하기 힘들었던 여러 지역의 민중들이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이전에는 활발하게 제기되지 못했던 각 지역과 대륙의 고유한 의제들을 다룰 수 있었다2). 2) 국제공동행동 또한 세계사회포럼은 전 세계적인 차원의 공동행동을 제안하고 이를 추동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2003년 세계사회포럼은 이라크 전쟁 발발을 저지하기 위한 '2·15 국제공동행동'을 조직했고, 2004년에는 전 세계 사회운동의 '3·20 국제반전공동행동'을 이끌어냈다. 이는 세계사회포럼을 통해 토론된 다양한 쟁점을 '전쟁 반대'라는 단일 이슈로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세계화의 폐해를 극적으로 드러내는 이라크 전쟁과의 연계 속에서 각 지역/부문의 문제를 공동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함께 <비아캄페시나>, <세계여성행진> 등과 같은 대중조직은 <세계사회운동총회>를 개최하고, 1년 간 세계 사회운동이 집중해야 할 운동의 의제와 행동의 계기를 제시해 왔다1). 2006년 카라카스 사회포럼에서도 <세계사회운동총회>가 진행되었고, 3월의 '국제반전공동행동', 5월 WTO 일반이사회 대응 행동, 6월 G-8 정상회담 반대투쟁, 9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반대행동이 제안되었다. <세계사회운동총회>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분출한 다양한 사회운동들이 어떻게 공동의 인식을 확보하고 연대를 실현하는지 그 방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계사회포럼은 다양한 운동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자, 공동의 인식과 실천을 조직하는 운동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1·26 세계 행동의 날 지난 7년 동안 세계사회포럼에 결합한 사회운동들은 '다른 세상'에 대한 전망을 꾸준히 제출했으며, 이를 통해 스스로를 '신자유주의 금융·군사 세계화'를 넘어설 대안으로 제시했다. 여러 사회운동들은 경험과 의견을 교류하는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제출하고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전 세계적인 직접 행동이 꾸준히 조직되었고, 이는 다시 신자유주의 금융·군사 세계화에 맞선 민중들의 투쟁과 사회운동의 성장을 북돋고 있다. <세계사회포럼 조직위원회>는 2008년 다보스포럼 기간에 맞춘 1월 26일을 '세계 행동의 날'로 정하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신자유주의, 인종주의와 가부장제에 맞서는 다양한 행동을 조직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월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 국제위원회>에서 채택된 호소문에 수천의 조직과 개인이 연명했으며, <비아캄페시나>, <세계여성행진>, <미주사회동맹>, <유럽사회포럼> 등 다양한 네트워크들 또한 1월 26일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지역별 준비 상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유럽 지난 9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사회포럼 준비 회의>는 '1·26 세계 행동의 날'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기 위해 별도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벨기에 사회포럼 조직위원회>는 '인권'을 의제로 브뤼셀에서 '1·26 세계 행동의 날'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2008년 1월 21일부터 25일까지 토론회와 워크샵, 대중 집회 등을 지역 차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스페인에서는 카탈로니아 내 다양한 부문의 100여개 조직들이 1월 26, 27일 <카탈루니아 사회포럼>을 조직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10월 4일 <사회포럼 전국 총회>가 개최되었고, '1·26 세계 행동의 날 호소문'이 발표되었다. 파리에서의 대규모 집회와 동시에 지역 단위의 행동도 함께 준비되고 있다. 2) 아메리카 <미주사회포럼 준비회의>가 지난 9월 11, 12일 과테말라에서 열렸고, <미주사회동맹>, <비아캄페시나> 등이 대륙 차원의 행동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1·26 세계 행동의 날'의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칠레, 에콰도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브라질의 사회운동들은 지난 8월 살바도르에서 열린 <브라질 북동부 사회포럼>에서 '1·26 세계 행동의 날'을 호소했으며, 벨렝에서 열린 <2009년 아마존 세계사회포럼 준비회의>에서는 '1·26 세계 행동의 날'이 주요 안건으로 다루어졌다. 아마존 지역 내 여러 조직들은 워킹그룹을 구성해 '1·26 세계 행동의 날'과 2009년 세계사회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3) 아프리카 아프리카에서는 최근 콩고를 중심으로 '1·26 세계 행동의 날'에 관한 토론을 시작했다. 킨샤사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사회포럼을 진행할 계획이며, 1월 26일 행동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4) 아시아 지난 8월 <세계사회포럼 인도 조직위원회>는 '1·26 세계 행동의 날' 계획을 논의했다. 이들은 전쟁반대, 신자유주의 세계화/사유화 반대를 주요 슬로건으로 제시하면서,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했던 인도 내 조직들이 다시 한 번 결집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별 준비 외에 민중의 주거권과 토지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세계적인 공동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 2007년 세계사회포럼에서 <국제주거연맹>과 <국제주민연맹> 등이 공동 발의하고 전 세계 여러 조직들이 지지하면서 준비된 '모두에게 주택을!' 캠페인은, 2007년 10월 1일을 시작으로 2008년 1월 26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국제주민연맹>은 이 기간을 '강제퇴거 없는 기간'으로 선포하는 등, 각각의 사회운동들이 다양한 행동을 펼치고 있다. 대안세계화 운동의 실천과 연대의 강화, '1·26 세계 행동의 날'에 주목하자! 신자유주의의 광풍은 남한 사회에도 어김없이 몰아 쳤다. IMF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은, 비정규직의 확대와 노동권의 축소, 빈곤의 확산, 여성에 대한 착취의 강화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는 또한 여성, 비정규직, 도시빈민들과 같은 새로운 주체들이 이에 맞서 힘찬 투쟁을 만들어 온 시간이었다. 지난 몇 년간 남한의 사회운동들은 세계사회포럼을 비롯한 국제적인 대안세계화운동과 만나 소통하고 토론하면서 지역과 국경, 인종, 성별의 분할을 뛰어 넘는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농민들은 자유무역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정부를 압박하는 것을 넘어, 초국적 곡물기업의 이윤을 보장하는 데 혈안이 된 WTO에 맞서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민중들과 연대해 멕시코 칸쿤에서, 그리고 홍콩에서 농민의 생존권과 민중의 식량주권을 쟁취하는 투쟁을 만들어 왔다. 여성들은 불안정한 일자리와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면서도 출산과 육아, 가족을 보살피는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노동자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빈곤의 여성화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국제적인 연대 행동으로 이어졌다. 국경을 초월해 이윤을 확대하려는 초국적 자본이 전 세계 노동자들을 '밑바닥을 향한 경쟁'으로 내모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고용형태와 임금조건, 성별, 국경과 인종의 분할을 뛰어넘는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경험을 아래로부터의 행동으로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1월 26일,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다른 세상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함께 모이는 장을 만들자. '1·26 세계 행동의 날'을 통한 전 세계의 직접 행동은 지역/지방 차원의 운동을 활성화하는 한편, 신자유주의 금융·군사세계화가 야기한 폭력에 맞선 전 세계 민중들의 분노와 실천을 보여줄 수 있다. 기층으로부터 조직되는 공동의 실천을 통해 전 세계적 연대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자본의 무한착취에 맞서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대안을 세계화하는 힘찬 전진을 일구어 가자. 1)단적으로 '멕시코나 중국이 일자리를 훔쳐가고, 환경기준을 하락시킨다'는 인식이 있었다. 또한 시애틀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미국노총(AFL-CIO)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게 되면 "열악한 노동조건과 낮은 임금제공을 통해 중국의 엘리트들이 대중을 억압하게 된다"고 했지만, 사실상 국수주의-보호무역주의(그리고 인종주의) 이데올로기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본문으로 2)다중심 포럼이 결정되기 전에도 이러한 흐름은 존재했다. 대안세계화운동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대륙, 지역, 소지역, 일국 범위에서 다양한 규모의 지역 사회포럼이 결성되어 세계적, 지역적 범위에서 사회운동을 발전시키기 위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러한 지역 사회포럼에서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이며 동시에 지역적으로 고유한 쟁점과 운동 전략이 토론되었다. 아프리카 지역의 사회포럼에 대해서는 아만다 알렉산더, 만디사 음발리.「아프리카 사회포럼」,『사회운동』,2005년 9월,(통권57호)를 참조, 남미 지역의 사회포럼에 대해서는 류미경.「2004년 키토 아메리카 사회포럼과 라틴 아메리카 사회운동」,『사회운동』,2005년 10월,(통권58호)을 참조하시오.본문으로 3)'세계사회운동총회'는 세계사회포럼의 공식기구와는 관련이 없지만, 전 세계적인 공동행동을 조직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