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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6.6.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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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_노동자운동_안성민.hwp

최저임금투쟁,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 저임금/불안정노동 철폐투쟁으로

안성민 | 노동부장
신자유주의 시대 최저임금투쟁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최저임금이 사회적 의제로 대두되고, 운동주체들이 최저임금투쟁의 필요성에 대해 각인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최저임금투쟁은 최저임금을 사실상 자신의 최고임금으로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투쟁으로부터 시작됐다. 외환위기 이후 저임금이 일반화되고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후퇴를 거듭하는 가운데 광범위한 저임금 노동자층이 형성되었고, 이들의 소득수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한 것이 최저임금투쟁 촉발의 배경이 되었다. 또한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운동이 저임금 노동자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조직화 노력을 기울인 것도 최저임금투쟁의 주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최저임금투쟁은 시작단계에서부터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투쟁이라는 의미가 강조되었다. 물론 여기에서 임금인상 투쟁은 경우에 따라 전통적 의미의 임금인상 투쟁이 가지는 의미를 훨씬 초과한다. 최저임금 인상 투쟁은 노동유연화 속에서 이중 삼중으로 착취당할 수밖에 없는 저임금 노동자 일반의 생존권 보장투쟁이라는 의미가 있다. 나아가 ‘최저임금 현실화’라는 절박한 요구가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가 노동자의 삶에 미친 파괴적 효과들을 적극적으로 폭로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투쟁이다. 신자유주의가 횡행하는 이 시대에 최저임금투쟁이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정리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최저임금투쟁의 소극적 의미로서 노동자들의 생존에 대한 사회적․국가적 책임을 제기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공동 임금인상 투쟁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최저임금투쟁의 적극적 의미로서 노동의 불안정화를 촉진하고 빈곤을 구조화하는 신자유주의 정책 중단을 요구하는 저임금․불안정노동 철폐투쟁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현실화라는 당면 목표는 불안정 노동과 빈곤을 확대재생산하는 구조를 철폐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목표이기에 우리에게 최저임금투쟁을 점차 저임금․불안정노동 철폐투쟁이라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과제가 지속적으로 부여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먼저 노동유연화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가 노동자에게 갖는 파괴적 효과, 특히 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여성노동의 불안정화 경향을 중심으로 노동자가 빈곤에 처하게 되는 구조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으로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 문제 해결의 유의미한 경로로 기능할 수 없는 한계적 측면에 대해 검토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2006년 최저임금투쟁의 실천적 과제들에 대해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가난한 노동자’의 일반화 어떻게 진행되었나

(1) ‘가난한 노동자’의 일반화
외환위기 이후 급속도로 진척된 노동유연화는 노동자 일반에게 항상적 고용불안과 저임금으로 인한 빈곤의 심화라는 파괴적 효과를 가져왔다. 노동유연화의 증대는 이른바 경쟁적 노동시장을 유지한 상태에서 임금 억제, 노동강도의 강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의 이윤율 제고에 기여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소득의 절대적 감소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 자체만으로도 빈곤이 심화된다. 외환위기 이후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실질임금 하락이 발생했고, 지금까지도 실질임금 하락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매년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률은 실질임금 인상률 비교지표인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에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자들의 빈곤화는 노동소득분배의 악화로도 표현된다. 전체 취업자 대비 임금노동자의 비중은 2000년 들어 63.1%에서 2004년 66.0%로 꾸준히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요소국민소득 대비 노동소득 비중인 노동소득분배율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4년 58.8%에 머물렀다. 노동자 일반의 임금이 감소하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생계비용은 꾸준히 증가했다. 사교육비의 증가와 의료비용의 개인 전가, 주택과 식용품 등 필수재에 들어가는 비용의 증대 등은 노동자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했고, 노동자는 생계유지를 위해 소비지출을 극단적으로 억제하는 내핍생활에 들어가거나 가족이나 공동체로부터의 사적이전을 통해 소득을 보충했다. 이 같은 생계유지 방식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어 불안정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가계 빚을 지는 경우가 보편화되었다. 은행의 가계에 대한 일반대출,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주택자금 대출을 의미하는 가계대출 규모는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GNP의 75%에 육박하고 가계당 3천만 원을 넘어서는 현재의 가계 빚 규모는 정부조차도 우려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신자유주의는 외환위기 이후 노동자들의 소득과 소비, 금융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착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고, 다중착취가 장기화됨에 따라 ‘가난한 노동자’는 빠른 속도로 일반화되었다.

(2) 노동자의 비정규직화
노동의 불안정화는 일반적으로 비정규직의 확산 뿐 아니라 정규직의 불안정화를 함께 설명하지만, 노동자 내부가 분절화․양극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노동의 불안정화의 효과가 집중되고 있는 노동자층은 비정규직이다. 그러므로 노동자의 비정규직화는 저임금과 빈곤을 차별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국에서 비정규직화 경향은 1980년 말 이래 꾸준히 진행되어오다가, 외환위기를 분수령으로 질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이른바 골간노동력의 비정규직화가 급속하게 진척되는데, 이미 고용에 대한 집단적 방어에 실패하고 정리해고를 통한 극단적 고용불안을 경험하고 있었던 노동자들에게 이 같은 경향은 적응의 대상이었을 뿐 저항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정부는 98년 정리해고 및 파견제 법제화를 시작으로 주5일제 근로기준법 개악, 경제자유구역법 제정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노동법 개악을 통해 노동유연화를 비약적으로 증대시켰다. 이는 비정규직의 무차별적 확대를 법․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었다. 자본은 실업률이 급증하는 조건에서 자유롭게 고용형태를 결정할 수 있었고, 소위 오피니언리더들(공공부문과 100대 기업)이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자연스럽게 발명한 다양한 비정규직 고용양식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소규모사업장의 점주들에게도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계약직, 파견직, 용역노동자 등을 비롯해서 임시직, 사용직, 파트타이머, 전문계약직, 프리랜서, 사내하청, 외주하청, 소사장제, 버츄얼컴퍼니 등 실로 헤아릴 수도 없는 다양한 고용형태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비정규직 고용형태는 기본적으로 자본의 전략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되는데, 핵심 업무의 비정규직 고용을 합리화하는 기간제 고용, 여성․청소년 노동에 대한 저임금을 정당화하는 기제로 활용되는 시간제 고용, 사용자 책임 회피와 노동조합 무력화의 수단이 되고 있는 간접 고용, 노동자에 대한 비노동자화 전략의 일환인 특수 고용 등이 자본의 입맛에 맞게 자유롭게 선택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비정규직 고용형태에서 저임금과 극심한 고용불안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각 고용형태별로 저임금을 구조화하는 고유한 메카니즘이 존재한다.
노동자의 비정규직화가 노동자의 임금에 미치는 파괴적 효과에 대해서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를 예로 살펴보자. 고용형태를 놓고 볼 때 가장 열악한 조건에 있는 노동자는 파견․용역노동자로 불리우는 간접고용 노동자이다. 간접고용 노동자는 임금에 있어서도 고용형태의 불안정성과 착취의 중층화로 인해 가장 낮은 임금군을 점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5%가 간접고용 노동자를 선호하는 이유로 비용절감(인건비 포함)을 꼽았다. 즉 기업이 일정업무를 외주․용역화하는 경우 일단 임금 삭감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간접고용에 있어 임금 삭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데, 파견․용역업체를 거치는 과정에서 임금의 중간착취가 존재한다. 이들 파견․용역업체들의 임금에 대한 중간착취율은 적게는 20% 많게는 5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용업체가 최저가 낙찰방식으로 파견․용역업체를 선정하는데, 이러한 방식이 파견․용역업체들로 하여금 중간착취는 그대로 유지한 채 노동자들의 임금부분을 경쟁적으로 줄이도록 부추기고 있어, 사실상 법정 최저임금이 간접고용 노동자 임금의 상한선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다중착취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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