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 여남의 다른 이야기
요즘 부쩍 “여남이 정말로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게 결혼하였기 때문에 그런 걸 느낄 계기가 많았는지는 확실치도 않으면서 무작정 제목은 "결혼 이야기-여남의 다른 이야기"로 낙찰되었다.
사실 이론적인 어떤 다른 점을 조망해보고, 또 왜 다른지 분석할 역량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제목은 그럴싸하게 썼지만, 나의 답답함을 온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나만의 방에서 혼자 술을 먹으며 끙끙거리는 걸로는 도저히 해결 안 되는 성질상.
요즘 우리 신랑과 나의 다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정확히 객관적일 수는 없으리라고 나도 생각한다. 나는 여성이고 신랑은 남성인데, 어떻게 객관적일 수 있으랴.
이를테면 이런 거다. 나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한다. 어쩔 때는 팔불출보다 더 심한 표현이 있다면 그게 나이지 싶다. 나는 우리 조합원들이 있는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과 뒹구는 게 제일 좋다. 그냥 창문에서 보기만 해도 너무 좋다. 아이들은 정말 솔직하고, 순수하다. 꾸밈이 없다. 아이들과의 소통은 어른들과의 소통과는 느낌이 너무도 다르다. 물론 우리 조합원들이 10시간씩 아이들을 돌보지만, 나는 기껏해야 1시간 남짓 아이들을 보니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시킬 수가 있는 것도 인정한다.
내가 지금까지 정말 행복했던 적을 이야기해보라면 나는 우리 애들이 나에게 '엄마'라고 불렀을 때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이다.
기어 다니지도 못하던 것들이 몸을 뒤집고, 또 기어 다니다가 걷기도 하고, 옹알이를 하다가 나에게 엄마라고 할 때 그 때의 느낌이란… 근데 주책이긴 하다. 진짜 엄마도 아니면서… 끄응…
암튼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조합원들은 '아이구, 사무장님 얼른 애기 가지세요' 그런다. 내가 요사이 운동을 안 하면서 배가 나오게 되었는데, 그걸 보고 맨날 '혹시~~~'라며 자기들이 더 좋아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를 갖는 것이 너무도 두렵다. 일단 내가 아이를 가져도 낳을 수 없기 때문에, 아니, 키울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아이를 가지게 되면 수술을 할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가지면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임신이 두렵다. 내 주변에 한번쯤 임신중절 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활동가가 많지 않고, 그녀들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고통이 얼마나 크고, 또 정확히 어떤 것인지 사실 밝혀진 것 이상으로 불명확하다. 모름지기 불명확하다는 것처럼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것도 없다.
아무튼,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내가 아이를 갖는 것을 두려워했고, 그래서 내가 임신한다는 것에 늘 민감해했다. 생리불순이 있는 나로서는 혹시 임신한 게 아닌가하여 늘 불안했다.
나는 내가 불안해하는 것도 싫었고, 부차적이지만 내가 늘 테스트 약을 사서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너무 싫었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불평에 신랑의 반응은 "너의 무의식은 아이를 정말 원하고 있어. 너는 상상임신을 할 거야"였다.
나는 정말 너무도 화가 났다. 나도 내가 아이를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아이가 생길까봐 걱정인 상태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나의 무의식을 단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상상임신이라니…
그래서 화를 냈더니, 신랑은 내가 사람들 사이의 대화의 예의를 지키지 않고 화를 내는 문제에 대하여 지적을 한다. 그것에 내가 더욱 화가 나서 지랄을 한다. 신랑은 자신의 지적에도 내가 화를 내니 화가 난다. 그리고 정상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다.
지나고 나서 내가 화를 내는 자체가 아니라 화를 내는 이유를 보라고 이야기해도, 신랑은 자기도 화가 나는 일들이 많지만 나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는 화도 못 참고 마음 내키는 대로 화를 내는 이상한 사람, 사람관계에서 예의도 없는 사람이 되어 간다.
문득 남자는 이런 상황에 처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날 일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임신의 불안감, 여성이 아니고서는 가지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불안감. 물론 신랑도 아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임신하는 것에 있어서 민감하지만, 중절수술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서 그는 잘 알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상상임신할거야'라는 말이 얼마나 상처인지도 알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이걸로 가지게 되는 '화'의 성질은 일상생활에서 가지는 남성의 '화'랑 다를 거 같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일에서 여성이 화를 내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성질이 조금 다른 것은 같다. 그리고 여성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면서 겪게 되는 구조적, 상징적 폭력 속에 가지게 되는 분노들은 분명 내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이런 계기에서 결합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게 여남의 차이점을 실생활에서 느낀 에피소드 1이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소심, 걱정, 근심 대마왕은 신랑이 이 글에 대하여 어떤 말을 할 지 너무 두려워진다. 하지만, 오늘 나는 술을 한잔 했고, 술 한 잔의 용기로 그냥 글을 올리련다. 뭐, 다른 사람의 이글에 대한 격려가 있으면 다음 에피소드도 올려보든가…
사실 이론적인 어떤 다른 점을 조망해보고, 또 왜 다른지 분석할 역량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제목은 그럴싸하게 썼지만, 나의 답답함을 온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나만의 방에서 혼자 술을 먹으며 끙끙거리는 걸로는 도저히 해결 안 되는 성질상.
요즘 우리 신랑과 나의 다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정확히 객관적일 수는 없으리라고 나도 생각한다. 나는 여성이고 신랑은 남성인데, 어떻게 객관적일 수 있으랴.
이를테면 이런 거다. 나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한다. 어쩔 때는 팔불출보다 더 심한 표현이 있다면 그게 나이지 싶다. 나는 우리 조합원들이 있는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과 뒹구는 게 제일 좋다. 그냥 창문에서 보기만 해도 너무 좋다. 아이들은 정말 솔직하고, 순수하다. 꾸밈이 없다. 아이들과의 소통은 어른들과의 소통과는 느낌이 너무도 다르다. 물론 우리 조합원들이 10시간씩 아이들을 돌보지만, 나는 기껏해야 1시간 남짓 아이들을 보니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시킬 수가 있는 것도 인정한다.
내가 지금까지 정말 행복했던 적을 이야기해보라면 나는 우리 애들이 나에게 '엄마'라고 불렀을 때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이다.
기어 다니지도 못하던 것들이 몸을 뒤집고, 또 기어 다니다가 걷기도 하고, 옹알이를 하다가 나에게 엄마라고 할 때 그 때의 느낌이란… 근데 주책이긴 하다. 진짜 엄마도 아니면서… 끄응…
암튼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조합원들은 '아이구, 사무장님 얼른 애기 가지세요' 그런다. 내가 요사이 운동을 안 하면서 배가 나오게 되었는데, 그걸 보고 맨날 '혹시~~~'라며 자기들이 더 좋아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를 갖는 것이 너무도 두렵다. 일단 내가 아이를 가져도 낳을 수 없기 때문에, 아니, 키울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아이를 가지게 되면 수술을 할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가지면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임신이 두렵다. 내 주변에 한번쯤 임신중절 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활동가가 많지 않고, 그녀들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고통이 얼마나 크고, 또 정확히 어떤 것인지 사실 밝혀진 것 이상으로 불명확하다. 모름지기 불명확하다는 것처럼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것도 없다.
아무튼,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내가 아이를 갖는 것을 두려워했고, 그래서 내가 임신한다는 것에 늘 민감해했다. 생리불순이 있는 나로서는 혹시 임신한 게 아닌가하여 늘 불안했다.
나는 내가 불안해하는 것도 싫었고, 부차적이지만 내가 늘 테스트 약을 사서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너무 싫었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불평에 신랑의 반응은 "너의 무의식은 아이를 정말 원하고 있어. 너는 상상임신을 할 거야"였다.
나는 정말 너무도 화가 났다. 나도 내가 아이를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아이가 생길까봐 걱정인 상태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나의 무의식을 단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상상임신이라니…
그래서 화를 냈더니, 신랑은 내가 사람들 사이의 대화의 예의를 지키지 않고 화를 내는 문제에 대하여 지적을 한다. 그것에 내가 더욱 화가 나서 지랄을 한다. 신랑은 자신의 지적에도 내가 화를 내니 화가 난다. 그리고 정상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다.
지나고 나서 내가 화를 내는 자체가 아니라 화를 내는 이유를 보라고 이야기해도, 신랑은 자기도 화가 나는 일들이 많지만 나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는 화도 못 참고 마음 내키는 대로 화를 내는 이상한 사람, 사람관계에서 예의도 없는 사람이 되어 간다.
문득 남자는 이런 상황에 처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날 일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임신의 불안감, 여성이 아니고서는 가지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불안감. 물론 신랑도 아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임신하는 것에 있어서 민감하지만, 중절수술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서 그는 잘 알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상상임신할거야'라는 말이 얼마나 상처인지도 알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이걸로 가지게 되는 '화'의 성질은 일상생활에서 가지는 남성의 '화'랑 다를 거 같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일에서 여성이 화를 내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성질이 조금 다른 것은 같다. 그리고 여성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면서 겪게 되는 구조적, 상징적 폭력 속에 가지게 되는 분노들은 분명 내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이런 계기에서 결합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게 여남의 차이점을 실생활에서 느낀 에피소드 1이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소심, 걱정, 근심 대마왕은 신랑이 이 글에 대하여 어떤 말을 할 지 너무 두려워진다. 하지만, 오늘 나는 술을 한잔 했고, 술 한 잔의 용기로 그냥 글을 올리련다. 뭐, 다른 사람의 이글에 대한 격려가 있으면 다음 에피소드도 올려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