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9.67호
대추리 부녀회장님
대추리에서 작업하던 이윤엽은 5월 4일 아침 저 멀리서 날아오던 군용헬기를 보았다.
가슴을 철렁 내려앉을 새도 없이 새까만 군용헬기가 하늘을 뒤덮었고
그날 이후 대추리에서 군용헬기는 일상이 되었다.
그 일상 위로 머리에 밥솥을 인 부녀회장님이 서 계신다.
몇 년 동안 외지사람들 밥을 해 먹인 대추리 부녀회의 회장님이시다.
번쩍 치켜든 어머님의 팔뚝 위로 고슬고슬 갓 지어낸 밥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듯 하다.
날선 군용헬기도 부녀회장님 앞에선 어린애 장난감처럼 천연덕스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