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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폭격장 직도이전,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악착같이 투쟁하겠다

전희남 |
군산시는 직도사격장에 자동채점장비(WISS)를 설치하기 위한 국방부의 산지전용허가 신청 을 허가한다고 지난 9월 25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매향리미군국제폭격장 직도이전 반대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매향리미군국제폭격장 직도이전 저지 군산대책위원회>(이하 군산대책위)는 군산시청에서 군산시의 일방적인 결정에 항의하는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 10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회의에 원정시위를 갈 예정이라고 한다. 한미 간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국제폭격장 직도이전은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이다. 관련하여 자세한 이야기를 군산대책위 전희남 상임대표를 만나 들어보았다.

일시: 2006년 9월 12일
장소: 국방부 앞

<매향리미군국제폭격장 직도이전 저지 군산대책위원회>의 구성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전희남
직도는 군산시내와 50여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신시도라고 새만금을 간척해서 공단으로 만들려고 하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서 직도가 30여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서해안의 작은 섬이다. 그래서 지난 35년 동안 한국 및 주한미공군의 불법적인 폭격훈련이 실시되어왔고 이로 인한 해당 어민들의 피해가 막심했음에도 시민들의 주요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이 사격장과 관련해서 주민들의 인명피해도 있었다. 1997년, 1999년에 직도 서쪽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저인망어선 선원이 폭발물이 터져 크게 다쳤다. 2000년에는 직도 인근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형정호' 선원이 어망에 불발탄이 걸렸는데 이것이 터져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직도 주변 어장이 있는데 어종이 풍부하다. 그런데 직도 주변 18키로까지는 일체 조업행위를 하지 못하게 해 이로 인해 어민들의 피해가 크다. 어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직도 주변에서 조업행위를 하려고 하면 훈련을 나온 전투기들이 위협비행을 하고, 해경과 공군에서 순시선이나 헬기를 띄워 위협을 한다. 주민들은 상시적으로 이런 제재에 대한 공포를 가져왔고 조업 도중에 겁에 질려 그물을 잘라내 버리고 도망가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뿐만 아니라 소음피해도 크다. 특히 실폭탄 훈련을 투하할 경우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고 야간에 진행되는 훈련에 의한 소음도 상당하다. 또 훈련기들에 의한 소음도 상당했는데 얼마 전 항의를 해 항로와 고도를 조절하게 해서 비행기에 의한 소음은 상대적으로 적어졌다.
과거 박정희나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감히 이런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최근에도 주민들이 이런 불만과 피해가 있었지만 이를 받아줄 만한 단체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2005년 경 매향리국제폭격장 대체지로 군산 직도를 제공할 것은 미군과 한국 정부가 합의했다는 보고서를 입수하게 되었다. 2004년 한미간의 '군사임무전환에 관한 합의'를 통해 이런 내용을 합의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직도 문제가 주민들 사이에서 공론화 됐고 2005년에 <매향리미군국제폭격장 직도이전 저지 전북대책위원회>(이하 전북대책위)를 구성하였다.
얼마 전 국방부에서 직도에 자동채점장비 설치를 하기 위해 군산시에 '산지전용허가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자동채점장비는 폭격훈련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자동채점용 카메라이다. 이것은 국방부가 국제폭격장 직도이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상황이 긴급하게 돌아가게 되어서 군산대책위를 발족하게 되었다.

핵심적인 요구사항이 무엇인가요?

첫째, 매향리 국제 폭격장의 직도 이전을 저지 함과 아울러 기존의 직도 폭격장 역시 폐쇄하라는 것이다.
둘째, 35년 간 국방부가 불법적으로 직도에서 폭격연습을 해왔다. 이는 국가적인 범죄행위다. 이로 인해 주변 어민들은 정신적, 경제적으로 피해가 막심했다. 이에 대해 적절한 배상을 하라는 것이다.
셋째, 군산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고 기존 기지를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군산기지는 아파치 헬기 이착륙장을 확대하기 위해 기지를 확장 할 계획이고 스텔스기, F-16 등 고성능 대량살상무기들의 훈련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매향리국제폭격장의 직도이전과 동시에 군산미군기지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위한 주요 거점이 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국제폭격장 직도이전과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세요.

노회찬 의원이 발표한 한미 간 전략적 유연성 합의 내용을 보면 ▲ 한반도에서 주한미군 미사일방어체제 구축 ▲ 핵무기배치 가능성 ▲ 주한미군 감축 ▲ 군산 미군 대 중국 초계활동 ▲중국-대만을 포함한 제3지역 분쟁 시 주한미군 투입으로서 '신속기동군화 전략'에 따른 대 중국 및 동북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패권을 위한 전투기지로 주한미군의 성격과 내용이 변화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군산기지가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직도에 미군 전용국제폭격장이 허용된다면 군산은 말 그대로 미군의 첨병기지로 위치 지워지며 당연 가상의 적인 중국의 미사일과 각종의 전투기 등도 군산을 조준하여 배치 될 것이란 것은 불을 보듯 훤한 것 아닌가?

관련해서 현재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폭격장을 환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다수 군산시민들이 국제폭격장 직도이전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전북도민들도 마찬가지다.
군산에는 발전전망과 관련하여 두 가지 계획이 있다.
하나는 고군산 열도를 엮는 해양관광개발이고 다른 하나는 대 중국과의 교류에 있어서 군산을 물류중심지로 만들려고 하는 계획이 있다. 그런데 폭격장이 들어오면 이 둘 모두 힘들어 지는 거 아니냐라는 인식이 있다. 전투기가 날라 다니고 폭격연습을 하는데 관광사업이 잘 되겠는가? 대 중국경계를 위한 거점인데 이곳이 물류중심지가 될 수 있겠는가? 라는 인식이 있다.
한편으로 국제폭격장 직도이전 반대운동이 하나로 뭉쳐지지 못하는 군산의 역사성이 존재한다. 전라북도 특히 군산을 중심으로, 새만금 간척사업과 핵폐기장 유치와 관련하여 주민간의 갈등이 있었다. 특히 첨예하게 부딪힌 것은 핵폐기장 문제였다. 이런 과거가 있기에 직도와 관련해서 반대운동이 하나로 뭉쳐지는 것이 어려움이 있다.
국제폭격장 직도이전에 반대하는 쪽은 예전의 기억들 때문에 힘들어한다. 과거 반대운동을 펼쳤을 때 자신들의 사생활이 다 공개되고 악무한적인 비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폭격장 직도이전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공익을 위해 찬성을 한다기 보다는 사익을 위해 관과 결탁하여 콩고물을 얻어먹고 여론을 이끄는 토호세력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에게는 진정성이 없다. 다만 적당히 무엇을 얻어낼 것 인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시민들이 자율적인 역량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고 이로 인해 공동체가 아름답게 발전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영향력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립 속에서 절충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을 것인데요?

그렇다. 조건부 수용으로 가는 기조가 그런 것이다.
사람들이 살기 어려워지니까 우선 나라도 배고픔을 면하고자하는 생각들을 많이 한다. 때문에 경제논리에 약하다. 이미 새만금 간척사업을 통해 보상금을 일정 받은 사람들이 있고 정부가 미끼를 던지면 많은 사람들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군산 내에서 건강한 시민사회운동, 주민운동이 발전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이런 조건 속에서 조건부 수용이 전면적으로 받아드려질 수도 있다. 지금은 국제폭격장 직도이전 여론이 84%이지만 이후 조건부 수용이 84%가 될 수도 있다.

언제나 이런 문제가 나오면 '그래서 대안이 뭐냐?'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요?

남북관계가 변화되었고 시대의 흐름이 변화되었다. 이에 따라 안보의 성격과 내용도 변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맞춰 정부가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된다.
이미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어서 남한은 북한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의 적을 설정한다고 했을 때 이미 북한은 가상의 적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본다.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보수 집단들도 북한과의 관계를 단순히 적대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를 기조로 삼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군비강화는 안보 논리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북한과 균형이 깨지고 북한이 위협의 대상이 되지 못할 때 미국이 필요한 존재인가?
미국은 동북아 내에서 자신의 패권을 강화하고자하는 욕심이 있다. 한·미 FTA도 그런 맥락이다. 신 나토와 같이 동북아에서 한국군, 일본 자위대를 미국의 동북아 연맹사령부의 하위부대로 둔다는 것이 노무현이 이야기하는 자주 국방의 내용이다. 요즘 전시작전권환수와 관련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찌됐든 한국 정부의 기본적인 방향은 군사적으로 미국에 더 강하게 종속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현재 우리가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렇게 희생할 필요가 없다. 안보는 민중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내용이 변해야한다. 양극화 시대, 군사비를 줄이고 이를 복지비용으로 이전시켜야 한다.
더불어 한반도의 근본적인 안보를 유지하는 방안은 남과 북이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내고 상호간의 평화군축을 합의하는 것이다. 더불어 한국뿐 아니라 주변국들과도 이러한 고민을 함께 진행해야한다. 얼마 전 신문에서 중국이 한반도 지도를 펼치고 군사훈련을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미국이 한반도를 이용하여 대 중국 경계를 강화하는 데 중국이 가만히 있겠나? 이에 대한 방어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고조된다. 이는 평화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이고 한반도 민중들의 삶이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 미군기지를 축소하고 군사훈련을 줄이고 군사 시설물을 줄이는 방향으로 남과 북뿐 아니라 주변국들과 다각적인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를 고착화하는 안보가 필요하다. 계속 군비를 강화하는 안보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잔과 같다.


현재 남북관계 속에서 이런 주장은 '너무 이상적인 거 아니냐?'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향리 주민들이 투쟁해서 매향리에서 국제폭격장을 떠나게 했다. 원칙이 있으면 이를 국민적 힘으로 실현하기 위한 가능한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현실에서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 권력을 잡고 있어 쉽지는 않지만 매향리 투쟁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흐름들이 모이면 강고 한 힘이 형성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폭격장 직도이전 반대 투쟁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현재 군산시가 국방부의 자동채점 장치 설치를 위한 산지 전용허가 및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받아들였다. 힘든 싸움이 시작되고 있고 당연 군산시민들의 강고한 투쟁만이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해당지역에서만 끝까지 싸워서 이긴다는 것이 어렵다. 전국적인 연대의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중근 열사의 투쟁에서 포항건설노동자들이 강고하게 싸웠지만 이것으로만 승리하기엔 힘들다. 평택미군확장 저지 투쟁도 그러하다. FTA투쟁도 각 현안별만 싸워서는 힘들 것이다.
이것들이 하나의 전선으로 묶여 져야 한다. 개별적인 싸움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 하나의 전선이 현재로서 한·미FTA반대투쟁이라고 본다.
관련해서 국제폭격장 직도이전 저지 대책위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후 대책위의 발전전화를 고민하고 있다. 한·미FTA 등의 사안과 통합적으로 가려고 한다.
국제폭격장 직도이전 저지투쟁이 본격적인 쟁점으로 부각되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악착같이 물고늘어지겠다.

주제어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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