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일자리에서 드러난 정부의 여성인력개발정책의 문제점
최근 정부는 「다이나믹 위민 코리아 2010」, 「비전 2020」1), 「비전 2030-함께가는 희망한국」2) 등 정부 정책을 브랜드화한 각종 장기발전전략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전략들은 모두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위기'로 규정하고, 생산인구감소에 대응하여 존재하는 잠재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인적자원의 효율적 개발과 활용'에서 여성인력활용이 핵심이며, 여기에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들(가사와 양육부담)을 저임금, 불안정한 여성노동력을 활용한 사회서비스 확충을 통해 개선하겠다는 것이 '일과 직장의 양립 지원 정책'의 핵심이다. 정부가 9월 20일 발표한 '사회서비스 확충전략' 역시 여성인력활용을 '사회서비스 제공',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포장한 것일 뿐이다. 이 글은 「여성인력개발종합계획-다이나믹 위민 코리아 2010(Dynamic Women Korea 2010)」(이하 <종합계획>)을 중심으로 이러한 정부의 여성인력개발정책의 문제점을 살펴보려 한다. 특히 여성일자리 창출 정책의 핵심을 이루는 사회적 일자리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다.
경제성장에 종속된 여성인력개발정책
<종합계획>은 '여성인력 활용을 통한 선진경제로의 도약'을 비전으로 2010년까지 여성경제활동참가율 55% 달성, 여성일자리 60만개 확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5대 부문, 15대 중점과제, 총 140개 사업과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중 5대 부문은 직접적인 여성인력 개발·활용을 위한 '일자리 확대'와 '여성 능력개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여성인적자원 인프라 구축', '직장과 가정 양립기반 조성', 그리고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가칭)여성경제활동촉진법' 제정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종합계획>은 새로운 정책 추진과제라기 보다는 이미 각 정부 부처가 추진 중이거나, 추진예정인 사업들을 여성인력개발정책이란 이름으로 묶어 포장한 것이다. 더욱이 여성인력활용은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계획의 핵심으로 반복, 강조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여성인력개발의 근거가 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위기' 담론과 그 대응책의 성격이다. '저출산·고령화 위기' 담론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 생산인구 감소하고, 이에 따라 노인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늘려 경제성장의 장애와 위험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현재 민중의 삶의 위기를 초래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의 반민중적 성격을 은폐하려는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한 대응책을 여성을 '위한' 지원정책, 사회서비스 확충, 복지정책 등으로 포장하여, 이런 정책 수행에 국민 특히 여성들을 동원하거나 여성에게 위기의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관리하려는 것이다.
특히 <종합계획>은 그 추진배경에서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20년 동안 50%를 밑돌며 소폭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현재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05년 현재 50.1%)을 주요선진국들과 같이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며, 이것이 결국 출산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종합계획>은 비교대상이 되고 있는 OECD국가들과의 사회·경제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경제성장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상관관계를 수량적으로 목표화하여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을 위해 여성유휴노동력을 최대한 활용(착취)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뿐, 여성의 권리 향상과 무관하다.
저임금 불안정 노동을 확산, 고착화하는 여성일자리 창출 정책
<종합계획>은 저임금과 불안정한 여성고용 조건이 여성빈곤을 심화시키는 원인임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60만개 일자리 창출계획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들어있지 않다. 아래 표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여성일자리 창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44만 1천개)는 '사회적 일자리'란 이름으로 그 노동을 수행하는 여성노동자에게 저임금을 감내하며 주부나 여성노인들이 일을 할 것과 봉사, 희생정신을 강요하고 있다. 예를 들어, 2만 3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보육·양육지원서비스 제공은 자녀양육 경험이 있는 전업주부나 중고령 여성을 아이돌보미, 보육도우미로 양성하여 지역사회나 유치원에 '유급자원봉사인력'으로 배치하겠다는 것인데, 간병, 보육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를 '자원봉사' 정신으로 합리화하는 것이다.
또한 범정부 사회적 일자리(29만 7천개)가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 그런데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사회서비스 확충전략」3)에 따르면, 시장에서 형성될 일자리를 제외하고 정부 재정지출을 통해 창출한다는 40만개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기간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대부분 여성들이 참여(70%)해왔던 것에 근거한 기대치에 불과해 일자리의 질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실효성 있는 여성일자리창출 정책인지 의심스럽다. 더구나 기간 정부에서 추진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은 직접고용의 비율(05년 33.8%)이 낮고, 직접고용이라 할지라도 1년 미만의 단기적 일자리(44.4%)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고용불안정이 심할 뿐 아니라, 최고 80만원에서 최하 20만원으로 겨우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그 이하인 저임금 일자리로 일을 해도 가난한 근로빈곤층을 양산하는 사업이었다. 즉 여성일자리 창출은 여성비정규직 확대 정책이다.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한 부문별 주요 정책목표>
성별분업에 기초한 여성의 이중부담 증대
이번 <종합계획>에서는 '여성의 능력개발'을 특히 강조하면서 여성의 가사, 양육 부담으로 인한 노동시장 진입의 장애나 불안정한 고용조건과 구조, 간병, 양육 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보다는 개인의 능력개발 부족을 문제삼고 있다. 간병, 양육을 포함한 사회서비스 제공을 확대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여전히 '여성의 일'이나 '여성만의 문제'에 그 초점을 두고 있어, 경제성장을 위해 여성은 반드시 출산하고, 반드시 일해야 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여 여성의 이중부담을 강화하고 있다. '여성의 일'로 여성들이 전담해왔던, 보육, 노인부양 노동에 대한 저평가를 기반으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이 기본적으로 가족 내 양육, 노인부양의 책임이 있다는 전제하에,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시차출퇴근제 등 탄력근무제 확대, 단기간 근로형태, 직무/성과 중심의 탄력적 임금제도 등의 도입을 추진하는 등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여성이 양육, 노인부양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제도로 합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돌봄의 상품화와 돌봄노동자의 노동권 박탈
대체로 여성인 간병인, 보육교사, 가사도우미 등에 대한 정책은 평가제도를 통한 자격화 계획만 있을 뿐,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보장은 빠져있다. 현재 간병노동자의 고용형태는 노동자성 조차 인정받지 못한 채, 직업소개소를 통해 병원이나 가정에 파견되어 병원이나 소개소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으나, 임금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받는 등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특수고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시행 예정인 노인수발보험법은 이런 간병노동자의 불안정한 지위를 개선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민간파견업체를 양성하여 저임금, 불안정한 간병노동자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사회서비스를 공적체계로 흡수하기보다는 사회적기업지원법 제정을 통해 민간에게 맡기거나 시장화하는 방안으로, 기존 가족부양부담으로는 한계에 다다른 증가하는 사회서비스 욕구를 정부가 제도개선이나 재정지원을 통해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비전2030'에서 밝히고 있는 FTA 체결확대를 통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사회서비스 시장의 '경쟁력'을 위해 이러한 저임금, 불안정한 노동력 활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봄서비스의 상품화는 계층간의 구매능력의 차이가 다시 저소득층 여성의 가족 내 부담을 늘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여성노동자 내부의 위계화도 심화시킬 것이다.
여성권·노동권 쟁취를 위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과 노동자/사회운동의 연대가 절실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여성인력개발정책은 이렇듯 저임금 불안정 노동을 확산하고, 여성의 이중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임에도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계나 여성운동은 이에 적극 환영하거나 지지를 보내고 있는 실정4)이다. 따라서 여성, 더 나아가 노동자 민중에게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위기론'의 문제점에 대해 운동사회가 인식하고, 여성권·노동권을 중심으로 위기론에 대한 정치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야기한 불안정한 노동은 몇 개의 일자리 창출로 극복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노동을 수행하는 간병, 보육, 불안정 여성노동자들 스스로 발언하고 조직할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노동자성 인정,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을 중심으로, 노동자/사회운동이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적서비스의 질은 그 노동을 수행하는 노동자의 권리 보장 없이 담보될 수 없음을 사회적으로 알려내고, 여성의 권리와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위한 노동권 쟁취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사회운동의 핵심적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1) 2020년까지 저출산 · 고령사회에 대응한 사회 · 경제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으로, 5년마다 단계적·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올해 6월 정부는 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을 발표한 바 있다. 본문으로
2) 정부는 지난 8월 30일, 고작 1년 간의 작업을 통해서 2030년까지의 국가 장기종합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정부주도의 성장전략에서 시장주도의 성정전략으로, 가족·공동체에 의존, 구조적 복지 중심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로, 정부의 역할을 제고하는 복지전략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신자유주의적 정책과제들을 장기발전전략이라며 합리화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비전2030 실현전략 - 주요 제도혁신 및 선제적 투자 과제>
본문으로
3) 정부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제도개선 및 재정지출을 통해 매년 20만 명씩 사회서비스 인력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는 재정에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10만명의 인력을 공급하고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공급될 10만명(제도개선 효과 포함)과 함께 약 20만명의 사회서비스 인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본문으로
4)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위기 담론에 대한 사회운동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20일 정부와 재계·노동계·시민사회단체·종교계·여성계 등이 참여하여 [저출산 고령화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이는 노동현안을 논의하는 노사정위원회와 다른 사회복지정책 수립을 위한 범국민대책을 논의하는 장이라며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등, 민중생존의 위기를 관리하는 신자유주의와 저출산·고령화 위기론을 분리 사고하면서 오히려 신자유주의 위기 관리전략에 순응하고 있다, 여성운동의 대응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데, 신자유주의에 대한 근본적 비판 없이 남녀임금격차, 남녀빈곤율 격차 해소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불안정노동 확산에 동원되거나 활용될 위험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여성정책이나 빈곤대책이 한계적이긴 하지만 필요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여성을 공적부조가 확대적용된 수급자로서 위치지어 여성의 자율성을 고양시키기 보다는 국가정책이나 제도, 기존 성별분업 이데올로기에 기대는 여성운동의 양태를 확대재생산하게 될 것이다. 본문으로
경제성장에 종속된 여성인력개발정책
<종합계획>은 '여성인력 활용을 통한 선진경제로의 도약'을 비전으로 2010년까지 여성경제활동참가율 55% 달성, 여성일자리 60만개 확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5대 부문, 15대 중점과제, 총 140개 사업과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중 5대 부문은 직접적인 여성인력 개발·활용을 위한 '일자리 확대'와 '여성 능력개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여성인적자원 인프라 구축', '직장과 가정 양립기반 조성', 그리고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가칭)여성경제활동촉진법' 제정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종합계획>은 새로운 정책 추진과제라기 보다는 이미 각 정부 부처가 추진 중이거나, 추진예정인 사업들을 여성인력개발정책이란 이름으로 묶어 포장한 것이다. 더욱이 여성인력활용은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계획의 핵심으로 반복, 강조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여성인력개발의 근거가 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위기' 담론과 그 대응책의 성격이다. '저출산·고령화 위기' 담론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 생산인구 감소하고, 이에 따라 노인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늘려 경제성장의 장애와 위험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현재 민중의 삶의 위기를 초래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의 반민중적 성격을 은폐하려는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한 대응책을 여성을 '위한' 지원정책, 사회서비스 확충, 복지정책 등으로 포장하여, 이런 정책 수행에 국민 특히 여성들을 동원하거나 여성에게 위기의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관리하려는 것이다.
특히 <종합계획>은 그 추진배경에서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20년 동안 50%를 밑돌며 소폭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현재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05년 현재 50.1%)을 주요선진국들과 같이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며, 이것이 결국 출산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종합계획>은 비교대상이 되고 있는 OECD국가들과의 사회·경제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경제성장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상관관계를 수량적으로 목표화하여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을 위해 여성유휴노동력을 최대한 활용(착취)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뿐, 여성의 권리 향상과 무관하다.
저임금 불안정 노동을 확산, 고착화하는 여성일자리 창출 정책
<종합계획>은 저임금과 불안정한 여성고용 조건이 여성빈곤을 심화시키는 원인임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60만개 일자리 창출계획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들어있지 않다. 아래 표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여성일자리 창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44만 1천개)는 '사회적 일자리'란 이름으로 그 노동을 수행하는 여성노동자에게 저임금을 감내하며 주부나 여성노인들이 일을 할 것과 봉사, 희생정신을 강요하고 있다. 예를 들어, 2만 3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보육·양육지원서비스 제공은 자녀양육 경험이 있는 전업주부나 중고령 여성을 아이돌보미, 보육도우미로 양성하여 지역사회나 유치원에 '유급자원봉사인력'으로 배치하겠다는 것인데, 간병, 보육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를 '자원봉사' 정신으로 합리화하는 것이다.
또한 범정부 사회적 일자리(29만 7천개)가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 그런데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사회서비스 확충전략」3)에 따르면, 시장에서 형성될 일자리를 제외하고 정부 재정지출을 통해 창출한다는 40만개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기간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대부분 여성들이 참여(70%)해왔던 것에 근거한 기대치에 불과해 일자리의 질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실효성 있는 여성일자리창출 정책인지 의심스럽다. 더구나 기간 정부에서 추진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은 직접고용의 비율(05년 33.8%)이 낮고, 직접고용이라 할지라도 1년 미만의 단기적 일자리(44.4%)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고용불안정이 심할 뿐 아니라, 최고 80만원에서 최하 20만원으로 겨우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그 이하인 저임금 일자리로 일을 해도 가난한 근로빈곤층을 양산하는 사업이었다. 즉 여성일자리 창출은 여성비정규직 확대 정책이다.
여성 일자리의 전략적 확대 | 여성인력개발 인프라 확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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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서비스 분야 : 44만1천개 - 간병서비스 : 5만개 - 노인수발보험제도 : 5만1천개 - 보육·양육지원서비스 : 2만3천개 - 여성사회적일자리 : 2만개 - 범정부 사회적 일자리 : 29만7천개 ◇국가전략/지역특성화 분야 : 1만4천개 - 지식기반서비스 : 2천개 - 과학기술 : 7천개 - 지역특성화 : 5천개 - 공공 분야 : 4만3천개 - 여성공무원: 3만5천개 - 공기업 취업: 8천개 ◇중소기업 분야 : 8만9천개 - 중소기업 취업 : 6만7천개 - 창업 및 중소기업취업 지원 : 2만2천개 | ◇고급 여성인력개발 인프라 -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5개소 30개소 - WISE센터: 10개소 16개소 - WIST센터: 1개소 9개소 ◇여성잠재인력 능력개발 인프라 - 여성회관 직업훈련 비중: 28.3% 50% - 여성인력개발센터 기능강화 - 여성농업인센터 : 34개소 163개소 ◇취업연계 시스템 - 훈련과정별 여성취업지원협력기구 : 112개 210개 - 광역단위 여성취업지원협력기구 : 10개소 - 공단지역 여성취업지원센터 : 5개소 |
성별분업에 기초한 여성의 이중부담 증대
이번 <종합계획>에서는 '여성의 능력개발'을 특히 강조하면서 여성의 가사, 양육 부담으로 인한 노동시장 진입의 장애나 불안정한 고용조건과 구조, 간병, 양육 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보다는 개인의 능력개발 부족을 문제삼고 있다. 간병, 양육을 포함한 사회서비스 제공을 확대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여전히 '여성의 일'이나 '여성만의 문제'에 그 초점을 두고 있어, 경제성장을 위해 여성은 반드시 출산하고, 반드시 일해야 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여 여성의 이중부담을 강화하고 있다. '여성의 일'로 여성들이 전담해왔던, 보육, 노인부양 노동에 대한 저평가를 기반으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이 기본적으로 가족 내 양육, 노인부양의 책임이 있다는 전제하에,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시차출퇴근제 등 탄력근무제 확대, 단기간 근로형태, 직무/성과 중심의 탄력적 임금제도 등의 도입을 추진하는 등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여성이 양육, 노인부양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제도로 합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돌봄의 상품화와 돌봄노동자의 노동권 박탈
대체로 여성인 간병인, 보육교사, 가사도우미 등에 대한 정책은 평가제도를 통한 자격화 계획만 있을 뿐,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보장은 빠져있다. 현재 간병노동자의 고용형태는 노동자성 조차 인정받지 못한 채, 직업소개소를 통해 병원이나 가정에 파견되어 병원이나 소개소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으나, 임금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받는 등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특수고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시행 예정인 노인수발보험법은 이런 간병노동자의 불안정한 지위를 개선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민간파견업체를 양성하여 저임금, 불안정한 간병노동자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사회서비스를 공적체계로 흡수하기보다는 사회적기업지원법 제정을 통해 민간에게 맡기거나 시장화하는 방안으로, 기존 가족부양부담으로는 한계에 다다른 증가하는 사회서비스 욕구를 정부가 제도개선이나 재정지원을 통해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비전2030'에서 밝히고 있는 FTA 체결확대를 통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사회서비스 시장의 '경쟁력'을 위해 이러한 저임금, 불안정한 노동력 활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봄서비스의 상품화는 계층간의 구매능력의 차이가 다시 저소득층 여성의 가족 내 부담을 늘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여성노동자 내부의 위계화도 심화시킬 것이다.
여성권·노동권 쟁취를 위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과 노동자/사회운동의 연대가 절실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여성인력개발정책은 이렇듯 저임금 불안정 노동을 확산하고, 여성의 이중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임에도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계나 여성운동은 이에 적극 환영하거나 지지를 보내고 있는 실정4)이다. 따라서 여성, 더 나아가 노동자 민중에게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위기론'의 문제점에 대해 운동사회가 인식하고, 여성권·노동권을 중심으로 위기론에 대한 정치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야기한 불안정한 노동은 몇 개의 일자리 창출로 극복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노동을 수행하는 간병, 보육, 불안정 여성노동자들 스스로 발언하고 조직할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노동자성 인정,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을 중심으로, 노동자/사회운동이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적서비스의 질은 그 노동을 수행하는 노동자의 권리 보장 없이 담보될 수 없음을 사회적으로 알려내고, 여성의 권리와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위한 노동권 쟁취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사회운동의 핵심적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1) 2020년까지 저출산 · 고령사회에 대응한 사회 · 경제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으로, 5년마다 단계적·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올해 6월 정부는 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을 발표한 바 있다. 본문으로
2) 정부는 지난 8월 30일, 고작 1년 간의 작업을 통해서 2030년까지의 국가 장기종합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정부주도의 성장전략에서 시장주도의 성정전략으로, 가족·공동체에 의존, 구조적 복지 중심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로, 정부의 역할을 제고하는 복지전략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신자유주의적 정책과제들을 장기발전전략이라며 합리화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제도혁신 | 선제적 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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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ㆍ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확대 ㆍ학제 개편 ㆍ국민ㆍ직역연금 개혁 ㆍ주민생활지원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ㆍFTA 체결 확대 | ㆍ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ㆍ적극적 고용전략(Jobs Strategy) 추진 ㆍ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확대 ㆍ보육서비스ㆍ방과후 활동 확대 ㆍ근로장려세제(ETIC) 도입 ㆍ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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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부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제도개선 및 재정지출을 통해 매년 20만 명씩 사회서비스 인력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는 재정에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10만명의 인력을 공급하고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공급될 10만명(제도개선 효과 포함)과 함께 약 20만명의 사회서비스 인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본문으로
4)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위기 담론에 대한 사회운동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20일 정부와 재계·노동계·시민사회단체·종교계·여성계 등이 참여하여 [저출산 고령화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이는 노동현안을 논의하는 노사정위원회와 다른 사회복지정책 수립을 위한 범국민대책을 논의하는 장이라며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등, 민중생존의 위기를 관리하는 신자유주의와 저출산·고령화 위기론을 분리 사고하면서 오히려 신자유주의 위기 관리전략에 순응하고 있다, 여성운동의 대응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데, 신자유주의에 대한 근본적 비판 없이 남녀임금격차, 남녀빈곤율 격차 해소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불안정노동 확산에 동원되거나 활용될 위험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여성정책이나 빈곤대책이 한계적이긴 하지만 필요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여성을 공적부조가 확대적용된 수급자로서 위치지어 여성의 자율성을 고양시키기 보다는 국가정책이나 제도, 기존 성별분업 이데올로기에 기대는 여성운동의 양태를 확대재생산하게 될 것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