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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7.3.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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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사회운동포럼 제안서

사회진보연대 |
민주주의의 절망을 딛고 더 많은 민주주의(deMOREcracy)를!

2007년은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로의 전환과 사회운동의 부침을 상징하는 1987년 항쟁과 1997년 IMF 위기가 각각 20년과 10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노태우가 기만적인 6·29 항복 선언으로 6월 항쟁을 무력화한 뒤 군부독재의 시효를 연장하고 1990년 민자당 합당과 공안 정국을 통해 보수대연합을 구축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반동의 역사였습니다. 사실은 군부독재 세력과 지역주의에 기생한 양김 정권이 최초의 문민정권, 최초의 정권교체라는 환호 속에서 세계화와 IMF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 역설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의 역사였습니다. 급기야 1987년 항쟁의 적자를 자처한 노무현 정권이 제국주의와 자본의 충견으로 변신하여 한미FTA 체결과 노동법 개악에 몰두하고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하여 전략적유연성에 합의한 것으로도 모자라 공안당국을 앞세워 민중운동을 탄압하고 집회·결사의 기본권마저 박탈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조롱의 역사였습니다.
신자유주의적 정책개혁과 IMF 위기 이후 만성화된 불황과 점증하는 한반도 위기, 그리고 개혁세력의 무능과 부패 속에서 역관계의 압도적 우위를 점한 보수세력의 역공은 결국 민중의 총체적 위기를 의미합니다. 반면 저 썩어빠진 노무현 정권은 이미 민중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차기 대선을 앞두고 개헌, 정계 개편,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한 판 이벤트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다는 집단 환각에 빠져 있습니다. 바야흐로 진보와 개혁으로 치장한 저 타락한 '민주화세력'이 파괴한 민중의 민주주의와 노동해방에 대한 고귀한 열망을 오늘에 되살려 20여 년간 공고화된 신자유주의 지배체제를 민중의 힘으로 단죄해야 할 역사적 기로에 서 있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전환과 사회운동의 '잃어버린 10년'

'5월 광주'의 소중한 희생을 딛고 자라난 1980년대 사회운동은 제국주의와 결탁한 남한의 군부독재 및 독점재벌의 억압과 수탈에 맞서 급진적 이념과 대중적 실천을 결합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집요한 노력의 결과로 탄생한 1987년 6월 항쟁은 기존의 자유민주주의를 훨씬 초과하는 민중민주주의를 광범위하게 보급하는 분출구이자 자주성·연대성·변혁성을 특징으로 하는 급진적 대중운동의 산실이었습니다. 곧바로 이어진 노동자 계급의 7·8·9 대투쟁은 거대한 민주노조 건설 흐름으로 나타나게 되었고 이는 농민, 빈민, 청년학생 등 제반 대중운동의 전국적 조직의 건설로 파급되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의 사회운동이 암묵적 참조점으로 삼았던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이념적 혼란과 노선적 분화가 가속화되었고, 그 균열과 공백을 틈탄 국가 권력의 광폭한 탄압과 함께 1991년 반민자당 투쟁이 패배하면서 사회운동은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위 문민정권으로의 이행은 '독재타도 민주쟁취' 라는 구호 속에 통일되어 있던 사회운동의 이념적·노선적 분화를 촉진하는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문민화를 민주주의의 제도적 완성으로 호도하며 지배정치로 대거 투항하는 세력이 등장했고 합법적·제도적·정책대안적 경향을 강조하는 시민운동이 하나의 독자적인 운동세력으로 성장했습니다. 노·농·빈·청학 등 기존의 계급대중운동은 1990년대 이후 조직적인 외형을 키워 나갔지만 전선의 해체 속에서 고립적인 양상으로 순응하며 점차 변혁성을 상실해 갔습니다.
노동자운동은 전노협과 전노대에 이어 민주노총으로 성장해 갔지만 노동운동의 중심이 대공장으로 전환되는 동시에 교섭력 확보 중심의 조직화 모델로 고착화되었습니다. 농민운동도 1990년 전농 결성과 동시에 우르과이라운드 반대투쟁 등 농민의 대중투쟁을 조직하지만 자본과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농촌 해체 정책 하에서 대중적 토대가 붕괴되는 상황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1980년대 사회운동의 주요한 축을 형성했던 학생운동 역시도 이념적 후퇴와 더불어 여타 계급대중운동의 외형적 성장 속에서 부문운동으로 전락, 고유의 정치적 선도성을 상실했습니다. 특히 IMF의 충격 속에서 노동자운동이 위축되면서 정권과 자본에 대한 타협적 경향이 일반화하는 한편 김대중 정부의 분할 통치 전략에 따라 사회운동 전반이 급격히 체제 내화되며 운동의 지역적·대중적 토대를 유실했습니다.
결국 1990년대 이후 사회운동은 변혁 이념의 소실과 전망의 부재, 노선적 혼란 속에서 고착화한 활동방식에 기대어 임기응변에 머물렀을 뿐,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사회운동의 전략을 수립하고 정치전선을 설치하고 대중적 저항 주체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던 것입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맞서 대안세계화로!

당장 전민중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한미FTA가 타결될 위기에 처해 있고 평택미군기지 확장이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우리의 역량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1998년 정리해고 반대 투쟁 이후 거듭되는 패배 속에서 열사 투쟁과 노동법개악 저지 투쟁을 무기력하게 접어야 했고 동요와 혼란 속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반대 전선의 이완 속에서 대선을 앞두고 진보-개혁세력 제휴론도 다시 한 번 고개를 쳐들고 있습니다. 이렇듯 1980년대의 신화는 소멸했으되 새로운 것이 출현하지 않은 '잃어버린 10년'을 마감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디에서 다시 출발해야 하겠습니까.
우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맞서 사회운동의 새로운 이념을 형성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 맹아를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전쟁에 맞서 사회운동의 국제적 연대를 고양시키는 세계사회운동의 성장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라는 미망이나 국수주의나 인종주의로 현상하고 있는 '반세계화' 담론의 보수적·퇴행적 요소를 거부하는 대안세계화 운동은 인간과 시민의 보편적 권리를 창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들은 선거정치에 매몰된 좌파 정당과 실리적 노동조합을 사회운동적으로 개조하는 한편 행정적 NGO와 단절하며 사회운동의 자율성을 신장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에서 대안세계화 운동은 유럽통합(EU)과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맞서 대안적 지역 통합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 구상으로 이어질 한미FTA 저지 투쟁에 임하는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국제주의·페미니즘·평화주의를 지향하는 대안세계화 운동의 전개는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오늘날 변혁의 정치가 새롭게 부활하는 토대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대안세계화 운동의 지향 속에서 사회운동의 노선을 혁신해야 합니다. 노동자운동은 기존의 성과를 방어하는데 급급하거나 업종별 산업별 이해득실에 머무르지 않고, 신자유주의에 맞선 사회운동의 주체로 서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정부의 농업 포기 정책에 의해 궤멸 상태에 처한 농민운동은 기존의 농산물 개방 반대 투쟁을 넘어, 초민족적 농기업에 지배 포섭되어 자기착취 당하는 농민의 현실을 인식하고 이에 걸맞는 투쟁을 벌여나가야 합니다. 여성운동은 '노동과 가사의 양립'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여성을 신자유주의의 보완물로 활용하는 전략에 편승하여 제도화 하려는 경향과 단절하고, 여성권을 실현하기 위한 운동을 새롭게 개시해야 합니다. 나아가 평화와 생태, 정보와 지식, 교육과 보건, 문화와 예술, 주거와 공동체 등 보편적 의제를 발굴하고 실업·반실업 노동자나 이주노동자 등 새로운 저항 주체의 형성에 주력해야 합니다.
셋째, 사회운동의 단결을 도모하고 연대를 확장하기 위한 실천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세계화 반대 투쟁과 반전 운동의 결합, 노동자운동과 페미니즘의 결합, 노동자 계급 내부의 분할을 철폐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밝혀내야 합니다. 아울러 노동자운동의 자주성·연대성·변혁성을 되살리고 진보정당의 사회운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당·노조·정치/사회단체, 지역·현장·부문을 가로지르는 운동적 기획이 필요하며 이를 토대로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의 연대를 모색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빈곤·비정규직 철폐 운동의 확장과 평화·인권·지역·생태 운동의 상호 침투는 사활적인 과제입니다. 특히 2007년 대선을 맞이하여, 민중들의 투쟁을 바탕으로 지배세력의 반동적 기도를 분쇄하고 대선이라는 지배 정치 일정이 사회운동의 분열을 야기하는 기제로 작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래로부터의 토론과 공동투쟁이 시급합니다.


또 다른 세계를 향한 사회운동의 교통과 연대의 장, 대안세계화 사회운동포럼

또 다른 세계를 향한 사회운동의 새로운 이념과 노선을 모색하고 사회운동의 장기적 전략을 탐구하고 사회운동의 단결과 연대를 강화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교통과 연대의 장으로서 <(가) 대안세계화 사회운동포럼>을 창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회운동포럼을 통해 세계자본주의의 동학과 한국사회의 변모를 분석하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맞선 민중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2007년 사회운동포럼에서는 특별히 1987년 항쟁과 1997년 IMF 위기 이후 사회운동의 이념·역사·현실에 대한 평가를 수행함으로써 향후 장기적인 사회운동의 전망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사회운동대토론회와 학술심포지엄 등을 통해 사회운동의 총적인 좌표를 그려봅시다.
우리는 사회운동포럼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도모하는 교육의 공간을 개방하고자 합니다. 대안 사회를 건설하는 해방의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는 주류 언론이나 제도가 봉쇄해버린 대중의 언어와 지식을 되찾고 세계에 대한 적합한 인식을 확보해야 합니다. 실제로도 과거 변혁운동의 장구한 역사에서 발견되듯이, 민중의 자기 교육 운동은 해방을 향한 장도에서 핵심적인 과정입니다. 대중 강좌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핵심적인 쟁점으로 부각되는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봅시다.
우리는 사회운동포럼을 통해 사회운동들 간의 소통과 연대를 확장하고자 합니다. 한미FTA 저지 투쟁,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투쟁, 노동법개악 저지 투쟁 등 지역별·사안별 연대운동의 성과를 평가, 계승하는 한편 대선과 같은 정세적 계기를 맞아 공동 투쟁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사회운동 전략회의/워크샵, 문화행사 등을 통해 다양한 운동 주체들 간의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공통의 과제를 추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사회포럼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운동포럼 역시 사회운동들 간의 민주적·수평적 토론 및 교육 공간을 마련하는 데 일차적인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방법적으로도 사회운동포럼은 연사와 청중의 괴리를 넘어 참여자 스스로 사고하고 발언하고 행동하는 열린 공간이자 문화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사회운동포럼이 한판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남길 수 있도록 포럼을 전후로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사회운동포럼 준비 기간 동안 다양한 토론과 강좌를 통해 공통의 과제를 추출합시다. 또 이상의 취지에 동의하는 모든 단체와 부문, 개인을 망라하여 조직위원회(또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개별 조직위원을 모집하여 사회운동포럼을 대중적인 공론장으로 만들어 나갑시다. 이러한 흐름을 모아 사회운동포럼의 마지막 행사로 사회운동총회를 개최하여 대안세계화를 향한 한국 사회운동의 행동강령을 선언합시다.
여러분이 가진 훌륭한 경험과 상상력을 통해 <(가) 대안세계화 사회운동포럼>의 제안이 더욱 풍부해지기를 기대합니다.


대안세계화 사회운동포럼 기획(안)

이상의 문제의식에 의거, 다음과 같이 사회운동포럼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본 프로그램은 준비위원회의 공식적 논의를 통해 기획될 것이며, 아래에 제시된 내용은 논의를 촉발하기 위한 하나의 제안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명칭: 자본의 독재,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넘어 더 많은 민주주의, 대안세계화로! 2007 사회운동포럼

△ 시기: 2007년 8월 중

△ 위상: 토론회, 강좌, 전략회의, 문화행사, 대회 등을 통해 신자유주의에 맞서 사회운동의 전망과 전략을 구축하고 집단적 토론과 상호 교육을 추구함으로써 교류와 소통, 연대를 확장하는 장

△ 취지와 목표
1)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사회운동의 이념과 전망을 모색한다
2) 1987년 항쟁과 1997년 IMF 위기 이후 사회운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함으로써 사회운동의 노선 혁신을 모색한다
3) 사회운동의 보편적 의제를 발굴하고 새로운 운동 주체를 형성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한다
4) 지역별·사안별 연대운동의 성과를 모아 공동 과제를 도출하고 다양한 사회운동들 간의 교류와 소통을 확대한다.

△ 추진 방도
1) 이상의 취지에 동의하는 모든 단체와 부문, 개인을 망라하여 3월 중 조직위원회(또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한다
2) 조직위원회 산하에 사무국과 공동 기획단을 구성하여 행사 전반을 기획하고 세부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3) 참가 단위 모두가 기획, 집행, 평가에 책임있게 결합할 수 있도록 조직위원회와 공동 기획단을 민주적으로 운영한다
4) 조직위원회 공식 참가 단위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회운동의 발언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마련한다
5) 재정은 원칙적으로 참가 단위 분담금과 조직위원 모금, 각종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 주요 프로그램
1) 사회운동 대토론회
위상과 성격: 사회운동포럼 전체 메인행사로서, 사회운동 평가와 사회운동의 중장기 전략 및 핵심쟁점을 다루는 대토론회
주제: 87년 민주항쟁 20년, IMF 신자유주의개혁 10년, 사회운동의 과제와 전망
2) 학술심포지엄
위상과 성격: 사회운동의 이념을 중심으로 하는 학술 심포지엄으로서 사회운동 대토론회의 부대 행사
주제: 대안세계화 운동과 오늘의 마르크스주의
3) 사회운동 강좌
위상과 성격: 세계자본주의의 동학과 한국사회의 변모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대중강좌
주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비판, 군사주의와 전쟁, 페미니즘, 정치철학, 노동자운동의 역사 등
4) 사회운동 전략회의/워크샵
위상과 성격: 사회운동 주요 현안이나 공통 과제를 집단적으로 토론하는 장
주제: 2007년 대선 대응, 산별노조, 비정규직운동의 전망, 반성폭력 운동 평가, 반전평화운동, 생태주의, 지적재산권, 보건의료, 문화/예술, 대안미디어 등
5) 사회운동총회
위상과 성격: 사회운동포럼의 성과를 반영하여 모든 참가자(조직위원)가 함께 하는 연합 총회
주제: 대안세계화를 향한 한국 사회운동의 선언
주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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