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7.3.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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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민주주의와 또 다른 세계를 향한 대안세계화 사회운동포럼

정지영 | 정책편집부장
지난 2월 11일 발생한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기만성과 한국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의 반(反)인권성을 똑똑히 보여주는 비극이었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자본의 무한한 이윤 추구를 위해 노동자민중의 삶과 권리를 희생시키고 전 세계 인민을 빈곤과 궁핍, 무(無)권리 상태로 내몬다. 자본은 이윤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무한 자유를 획득했지만, 노동자민중은 자신의 공동체와 동료를 등지고 더 많은 착취를 위해 떠날 것인지 남아서 궁핍을 감내할 것인지를 선택할 자유(!)를 얻었다. 한국 정부는 이렇게 유입된 이주노동자들을 한편으로는 광범위한 불안정 노동층으로 활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불법 체류자라는 딱지를 붙여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연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금융세계화가 양산한 빈곤과 궁핍에서 비롯된 갈등을 인종적, 성적, 지적 차이와 같은 분할을 따라 인민 내부의 적대와 경쟁으로 되돌려주는 신자유주의를 중단시켜야 한다. 이를 활용하여 민족형태와 소속을 강화하려는 일체의 인종주의적 시도에 반대해야 한다. 더불어 자본처럼 노동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하자는 요구가 아니라, 인민들의 차이가 소통될 수 있는 새로운 윤리와 공동체를 모색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중단시키고 대안을 세계화해야 할 필요성이 날로 절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특집>은 대안세계화 운동의 형성을 사회운동의 주요한 이념으로 제기하고자 한다. 류주형은 노무현 정권 몰락의 의미를 신자유주의 정책 개혁의 필연적 결과라는 관점에서 분석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정개개편 구상의 반동성을 비판한다. 이는 대안세계화를 향한 사회운동이 딛고 선 정세적 조건에 대한 분석으로서, 이후 사회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장진범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민주주의의 위기 및 신자유주의 금융·군사세계화에 맞서기 위한 사회운동 프로세스로서 '시민교육'을 제기한다. 한국 사회에는 고유하게, '시민'이라는 개념에 반(反)민중성을 내포하고 있는 문제가 있지만, 시민교육은 오히려 이런 반민중성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대안적인 정치 및 주체에 적합하게 기존의 지식과 교육 과정을 변혁함으로써 사회운동의 지적(知的) 수단을 새롭게 구성하는 장기적인 운동 과정이라는 문제의식을 밝히고 있다. 이번 <특집>이 가진 문제의식을 대안 세계를 향한 사회운동의 새로운 이념과 노선을 모색하고, 사회운동의 장기 전략을 탐구하고, 사회운동의 연대와 단결을 강화하려는 모든 이들의 교통과 연대의 장으로서 <(가)대안세계화 사회운동포럼> 창설을 제안하는 것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해방을 향한 여성행동>에는 한국여성운동사 기획 두 번째 글이 실렸다. 이 글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여성운동의 독자화, 대중화를 기치로 분리주의를 강화했던 여연이 성주류화 전략을 수용하고 현재 신자유주의 여성인력활용정책의 적극적인 하위파트너 역할을 하면서 대다수 여성이 처한 위기를 오히려 관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새로운 여성운동을 형성하자고 제안한다. <노동자운동으로 세계를 변혁하자>에서는 금속산별노조가 노동자 운동의 혁신을 위해, 노동조합이 공동체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명심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다. <전쟁을 멈춰라>에서 이소형은 6자회담 타결을 두고 북미 관계의 호전이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가능성을 점치는 입장을 비판하면서, 6자회담은 일시적인 미봉책이고, 미국의 모순적, 돌발적 행동으로 합의가 파기될 경우, 한반도의 위기는 6자회담을 통한 "갈등의 봉합과 관리"조차 불가능한 극단적 상황으로 진입하게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조르주 옵트의 『사회주의와 세계 대전』 두 번째가 담겨있다. 이번 글은 제2인터네셔널의 대응에 있어서 중요한 쟁점이었던 제국주의 전쟁의 성격과 전쟁 가능성에 관한 논란, 전쟁 예방 또는 분쟁 종식을 위한 총파업을 비롯한 구체적인 수단에 관한 논란을 다루고 있다.

<옳다>에서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주목을 끌었던 의료법 개정안이 담고 있는 진정한 쟁점이 무엇인지를 다룬다. 귀중한 글을 보내주신 이진석 씨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책속의 책>에서는 네덜란드 정치학자 헤르만 판 휜스테런의 『미지의 사회에서 다원성』을 번역했다.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 부르주아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온 다원성을 자유주의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다루는 새로운 원리와 해법을 고민해보자는 제안으로 읽어주시기 바란다.

이번 호에는 회원 꼭지인 <책과 나>, <갈월동기행>이 실리지 못했다.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소홀함이 있었던 점을 진심으로 반성하면서, 다음 호부터 더욱 쇄신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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