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5.74호
장 뒤뷔페, 레스토랑 루조Ⅰ
캔버스에 유채, 89×116cm, 1961(파리 장뒤뷔페 재단 소장)
정신병자의 그림에 예술작품의 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잘 알려진 장 뒤뷔페. 올초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린 그의 전시회에 소개된 이 작품은 그의 도시연작(파리)중 하나로, 언뜻 보기에 레스토랑을 채운 사람의 열기로 인해 젊고 발랄한 도시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그러나 서로를 원하는 듯하면서도 서로에게 무심해 보이는 그림 속 사람들의 관계망은, 타인과 소통하고 싶지만 닫힌 구조 안에서 절망하는 현대인의 자폐적 증상을 닮아있다.
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인해 떠들썩했던 4월.
총기 문화 때문이 아니라, 사회부적응자, 혹은 정신분열자에 의한 참사로 기억되길 바라는 지배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에게 총이 아닌 붓이 들려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소용없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