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6.75호
6월, 정치적 갈등의 주체가 될 것인가, 이전투구의 관객이 될 것인가
6월 2일, 故 허세욱 열사의 49재 집회가 열렸다. 연단에 오른 많은 이들이 죄스럽다는 얘기를 했고 나 역시 그랬다. 메이데이나 5·18 집회 등이 있긴 했지만, 허세욱 열사의 장례식을 치르고 난 후 한미 FTA 반대를 내걸고 개최한 사실상 최초의 대중 집회였기 때문이다.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타결되고 나면, 이미 지난 일인데 시비를 가려봐야 뭐하느냐 하는 분위기 때문에 투쟁의 파고가 일시적으로 잦아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정부가 협상문 공개를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에서, 협상문이 공개될 때까지 본격적인 논쟁이 벌어지지 못한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객관적 이유를 헤아린 다음에도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일이었으니 우리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식의 논리로 빠져나갈 수 있는 죄책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건, ‘한미 FTA 폐기, 노무현 정권 퇴진’이라는 열사의 유지를 실현하지 못하는 우리 운동의 가난함, 그 무력함에 대한 서러움이 이 죄책감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한미 FTA를 둘러싼 갈등과 민중의 몫소리가 정치적 논쟁의 장에서 밀려난 다음, 청와대와 보수언론이, 노무현과 한나라당이, <참평포럼>과 ‘중도통합세력’이 권력을 둘러싸고 벌이는 이전투구만이 연일 언론을 뒤덮으면서, 발본적이고 정치적인 갈등에 대한 동참과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대중들에게도 우리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회운동』 75호에서는 74호에 이어 FTA와 신자유주의의 경제학에 대한 비판을 실었다. 이번 호에서는 특히 사례를 중심으로 한 비판을 담았다. 특집에서는 5월말 6월초에 산별 출범 이후 최초의 임단투를 앞두고 있는 산별 노조의 현실과 쟁점을 다뤘다.
이번 호부터 몇몇 꼭지가 신설되었다. 다른 사회운동들과의 대화와 토론을 적극적으로 벌이는 공간으로 <기획>을 신설했고, 그 첫 번째 순서로 농민운동의 전망과 식량 주권 문제를 다뤘다. 또 독자들이 『사회운동』의 글에 관해 발언할 수 있는 공간의 하나로 <독자평>을 신설했으며, 지금까지 주로 집행위원들 중심으로 작성되었던 <갈월동 기행>도 회원들이 『사회운동』과 <사회진보연대>, 그리고 민중운동 전반에 대한 의견을 담는 꼭지로 성격을 변경하였다. <책과 나> 역시 회원들이 기획하는 꼭지로 재출발하고, <사회진보연대>의 일상적 활동을 보고하는 <갈월동 통신>을 신설하였다. 이와 함께 조만간 그동안 요구가 많았던 교육 관련한 꼭지를 신설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협상문은 공개되었고, 6월 말 부시와 노무현의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으며, 한미 FTA 반대를 핵심 기치로 하는 금속노조 파업과 한미 FTA 전면 무효화 총궐기 등 대중투쟁 계획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논쟁과 투쟁을 일으킬 때다. “민주주의의 정통은 노사모에 있었다.”는 오만방자한 노무현과 지배계급에게서 민주주의를 되찾아 오자.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운동들, 그리고 시민들 간의 너른 대화와 토론 공간을 만들어 내자. 그 길에서 『사회운동』이 자그마한 몫이라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장 진 범 | 편집부장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타결되고 나면, 이미 지난 일인데 시비를 가려봐야 뭐하느냐 하는 분위기 때문에 투쟁의 파고가 일시적으로 잦아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정부가 협상문 공개를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에서, 협상문이 공개될 때까지 본격적인 논쟁이 벌어지지 못한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객관적 이유를 헤아린 다음에도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일이었으니 우리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식의 논리로 빠져나갈 수 있는 죄책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건, ‘한미 FTA 폐기, 노무현 정권 퇴진’이라는 열사의 유지를 실현하지 못하는 우리 운동의 가난함, 그 무력함에 대한 서러움이 이 죄책감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한미 FTA를 둘러싼 갈등과 민중의 몫소리가 정치적 논쟁의 장에서 밀려난 다음, 청와대와 보수언론이, 노무현과 한나라당이, <참평포럼>과 ‘중도통합세력’이 권력을 둘러싸고 벌이는 이전투구만이 연일 언론을 뒤덮으면서, 발본적이고 정치적인 갈등에 대한 동참과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대중들에게도 우리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회운동』 75호에서는 74호에 이어 FTA와 신자유주의의 경제학에 대한 비판을 실었다. 이번 호에서는 특히 사례를 중심으로 한 비판을 담았다. 특집에서는 5월말 6월초에 산별 출범 이후 최초의 임단투를 앞두고 있는 산별 노조의 현실과 쟁점을 다뤘다.
이번 호부터 몇몇 꼭지가 신설되었다. 다른 사회운동들과의 대화와 토론을 적극적으로 벌이는 공간으로 <기획>을 신설했고, 그 첫 번째 순서로 농민운동의 전망과 식량 주권 문제를 다뤘다. 또 독자들이 『사회운동』의 글에 관해 발언할 수 있는 공간의 하나로 <독자평>을 신설했으며, 지금까지 주로 집행위원들 중심으로 작성되었던 <갈월동 기행>도 회원들이 『사회운동』과 <사회진보연대>, 그리고 민중운동 전반에 대한 의견을 담는 꼭지로 성격을 변경하였다. <책과 나> 역시 회원들이 기획하는 꼭지로 재출발하고, <사회진보연대>의 일상적 활동을 보고하는 <갈월동 통신>을 신설하였다. 이와 함께 조만간 그동안 요구가 많았던 교육 관련한 꼭지를 신설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협상문은 공개되었고, 6월 말 부시와 노무현의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으며, 한미 FTA 반대를 핵심 기치로 하는 금속노조 파업과 한미 FTA 전면 무효화 총궐기 등 대중투쟁 계획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논쟁과 투쟁을 일으킬 때다. “민주주의의 정통은 노사모에 있었다.”는 오만방자한 노무현과 지배계급에게서 민주주의를 되찾아 오자.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운동들, 그리고 시민들 간의 너른 대화와 토론 공간을 만들어 내자. 그 길에서 『사회운동』이 자그마한 몫이라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장 진 범 |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