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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8.11-12.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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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와 한국경제

박하순 | 공동운영위원장
경제위기 향방

10월 말 미국과의 통화스왑(원화와 달러의 맞교환) 계약 체결로 크게 하락한 환율은 다시 오르기 시작하여 11월 말 현재 통화스왑 계약 체결 이전 위기적인 고환율 수준인 1400원대 후반을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초민족적 자본의 탈출러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민족적 자본의 탈출 러시는 비단 주식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10월에 금융기관의 차입금 순상환액이 204억 달러에 달했다. 새로운 상황이다. 신규차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롤오버(만기연장)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월에 발생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도 초민족적 자본의 탈출 러시를 막지는 못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외환보유고는 약 200억 달러가 줄어들어 10월 말 현재 2,123억 달러가 되었다. 2007년 말에 비해 약 500억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환율동향으로 보건대 11월에도 외국인의 탈출 러시는 지속되었고, 외환보유고는 2,0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외화 유동성 부족에 직면하여 정부는 결국 미국과 체결한 통화스왑 계약 자금 40억 달러를 12월 2일에 들여와 입찰 형식으로 시중에 풀기로 하였다. 통화스왑 계약 체결 그 자체로서 외환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결국 자금을 실제로 들여와야 하는 사정에까지 몰린 것이다. 이런 외화유동성 부족과 병행하여 국내 시장 고금리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0월 들어 생산 출하 재고 지수들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 광공업생산지수는 9월에 비해 2.3% 감소하였고 전년 동월대비 2.4% 감소하였다. 7월 이래로 계속해서 전월 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 상태였으나 10월에 들어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출하 또한 전년 동월 대비 -2.4%를 나타냈다. 대신 재고지수는 7월 131.4, 8월 132.7, 9월 136.8, 10월 138.1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당연히 제조업 가동률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2007년 10월 가동률이 81.6%였는데 올해 10월 가동률은 77%까지 낮아졌다. 이렇게 재고가 증가하고 있고, 11월 들어 자동차 공장 등에서 특근 연장이 없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11월의 광공업생산지수는 더욱 악화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4/4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현저히 낮아지거나 마이너스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 보인다.
이렇듯 1930년대 대불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라 일컬어지는 세계적 위기는 한국경제에 금융위기와 실물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현재의 세계적인 위기로 한국경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이는 미국경제를 비롯한 세계경제의 위기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와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한국경제의 상황 또는 조건이 어떤가가 결정적일 것이다. 한국경제의 상황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한국경제 상황

한국경제는 1997-98년 경제위기 이후 장기불황상태라 할 만한데, 1999-2000년 거품으로 판명된 정보통신기술(IT) 호황, 신용카드 남발로 인한 2002년의 호황 이후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줄곧 3-5%대를 기록하고 있다. 위기 이전 7% 내외의 성장률에 비하면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또한 민족경제 구성원의 소득상황을 보다 잘 보여주는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언제나 0-3%대를 기록하여 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2%포인트 정도 낮았다. 즉 한국경제는 1997-98년의 과잉축적과 이윤율 저하에서 비롯한 경제위기를 계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 극복하고자 하였으나 이를 확실히 극복하지 못한 채 이전의 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기불황 속에서도 작은 경기순환은 있는데 2년 정도를 주기로 짧은 경기회복과 경기후퇴가 반복되고 있다. 현재는 2007년 4/4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작은 경기순환이 후퇴기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영업이익률에 유형자산회전률을 곱해 계산한 제조업 유형자산영업이익률(=매출액/유형자산)을 이윤율 대용으로 사용하여 최근의 이윤율 추세와 경기순환을 살펴보자. 1979-80년 경제위기로 낮아졌을 이익률은 3저호황이 시작된 해인 1986년까지 일정하게 회복한다. 그 이후 1989년, 1992-93년, 1996년, 1998-99년, 2001년 이익률은 저점을 형성한다. 2002년 이후 이윤율은 약간 회복하였는데 2004년 이익률이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2005년 2006년 연속 하락한 뒤 2007년에 이윤율이 고개를 약간 쳐든 상태다. 2004년의 높은 이익률과 1996년과 2006년의 낮은 이익률은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하락으로 경기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지고 낮아진 것으로 추측이 된다.
한편 2007년의 이익률 회복은 유형자산회전율이 상승한데서 기인하였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아이엠에프 위기 이후 한국경제를 장기불황이라 할 수 있지만 2002년 이후 이익률은 어느 정도 개선이 된다. 이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속에서 고정자본의 절약과 노동자에 대한 공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윤율 궤적 속에서 한국경제는 1997-98년에는 구조적 경제위기와 1989-90년, 1992년, 2001년의 경기후퇴(순환적 위기)를 경험하고 2002년 이후에는 짧은 경기순환을 반복한다. 이윤율 추세선(들쭉날쭉한 실제 이윤율궤도를 평활하게 만든 가상의 선)이 하락하면서 이윤율이 급격히 하락할 때 구조적 위기가 발생한다. 그래프에 나타나지 않은 1979-80년과 1997-98년이 구조적 위기였다. 이때는 외환위기까지 겹쳤다.
한편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도 현재 부도기업이 급증하지 않은 이유는 2003년 이후 확보한 상당한 규모의 이윤량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2008년 이익률은 2007년에 비해 약간 낮아졌을 것이고, 1997-98년처럼 외환위기와 같은 사태가 초래된다면 2009년 이후엔 이윤율이 급락하고 구조적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한국경제는 1997-98년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무역의존도(=(수출+수입)/국내총생산)가 매우 높아졌다. 내수가 축소되고 수출증대를 통해 외환도 확보하고 경제위기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및 아세안으로의 수출 규모나 비중은 매우 높아졌고 미국으로의 수출비중은 줄어들었다. 그런데 중국으로의 수출이 중국의 대미수출과 관련이 높아서 실질적으로 미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줄었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미국경제와 세계경제 위기가 한국의 대미 대중 수출을 줄여 한국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또한 아이엠에프 위기 극복과정은 한국경제의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을 심화시키는 과정이었다. 그 결과 초민족적 자본의 지분성 주식투자와 직접투자가 급증하였다. 그리고 주식시장 상승으로 인해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기도 하였다. 1998년부터 2007년 사이 초민족적 (금융)자본이 증권선물거래소 상장 주식에서 얻는 자본이득 액수가 약 265조원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대외채무에 외국인의 지분성 직접투자와 주식투자를 합한 외국인투자는 2001년 2,488억 달러에서 2007년 말에는 무려 8,201억 달러에 달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를 비교한 순대외채권은 1997년 4/4분기에 -681억 달러였다가 그 동안의 엄청난 경상수지 흑자에 기반하여 2007년 말 현재 약 348억 달러로 개선되었지만(사실 순대외채권은 2005년 말에는 1,292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는데, 2008년 9월 현재는 -251억 달러로 돌아서 한국은 다시 순채무국이 되었다), 지분성 직접투자와 주식투자까지 포함한 순국제투자잔액은 1997-98년 위기 때에 비해 그 마이너스 정도가 매우 커져 2007년 말 약 -2,325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아이엠에프 위기 이후 거의 모든 지배세력과 주류언론이 소리 높여 주장했던 외자유치는 이렇게 한국경제를 초민조적 (금융)자본의 지배 아래 놓이게 하였다. 2008년 들어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 초민족적 자본의 이탈로 환율이 폭등하여 세계에서 화폐가치 하락률이 가장 커진 데는 이런 조건이 작용했다.

미국경제와 세계경제 위기 전망

미국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 위기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현재로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의 금융위기라는 이야기가 매우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지속된 금융세계화, 미국의 지속적인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적자, 유럽자본 및 동아시아 자본 그리고 중동 석유달러 등의 지속적인 유입, 빚에 기초한 미국 국민의 소비, IT 거품 형성과 붕괴에 이은 거대한 주택시장 거품 형성과 붕괴, 주택가격 하락과 모기지에 미달하는 주택가격, 대규모 연체와 차압, 주택담보부증권(MBS)이나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을 통한 대부의 증권화, 예금보험제도에서 벗어난 투자은행의 팽창, 대규모로 발행된 신용파산스왑(CDS), 채권보증기관들의 부실 등을 요소로 하는 현재의 금융위기는 그 해결의 가닥이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 이자율 인하와 엄청난 자금의 공급, 개별 금융기관들의 인수합병과 파산, 그리고 몇몇 금융기관의 국유화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공적자금을 조성하여 주요 금융기관들의 (부분)국유화를 단행하였다.
그러나 이자율인하, 유동성의 공급 등의 전통적인 통화정책은 전혀 먹혀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 국유화와 기업어음 매입 이후 미국과 유럽 내에서 신용경색이 약간 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국제적인 달러가뭄은 지속되고 있고, 금융기관들의 대출 기능도 살아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현재의 문제는 유동성 부족의 문제라기보다는 지급불능 위기이기 때문이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MBS나 CDO 가격이 폭락하여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졌고, 경상수지 악화 등으로 인하여 외채위기에 몰린 개도국이 많아진 상황이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디레버리징(자금환수나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 축소)이 국제적으로 국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주택과 금융부문의 위기가 여타 실물부문의 위기로 옮아간 상태이고 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많은 나라가 3/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고 4/4분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라 한다. 미국만 해도 3/4분기 성장률이 -0.5%였는데 4/4분기 성장률은 -4~5%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개도국 몇 개 나라는 국제적인 신용경색 속에서 아이엠에프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상태이다. 그리고 유가인하와 경제위기에서 비롯되는 디플레이션 조짐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위기가 충분히 전개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번 위기의 진원지가 된 미국 주택시장은 20% 정도 하락한 상태인데 앞으로도 10-20% 추가하락이 있을 것이라 하고, 여타 실물부문 위기도 이제 막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개도국도 현재 4-6개국에서 10-20개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위기가 현재화한다면 금융위기 2라운드가 전개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세계적 국내적 신용경색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기업의 파산과 대량해고가 잇따를 것이다. 개도국을 중심으로 국가파산도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위기 지속기간도 최소한 2009년까지 이어질 것이며, 1990년대 이후 패턴화한 ‘고용 없는 성장’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고용위기는 그 이후로도 더 지속될 것이다. 이런 사태에 직면하여 각국에서는 이자율 인하, 정부지출 증대가 추진되고 있지만 이런 정책을 취할 수 있는 국가가 제한되어 있고 그 규모도 제한되어 있다. 위기의 진원지이자 경제위기가 가장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새 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대대적인 정부지출 증대가 추진되고 있다. 그 규모가 무려 6,000-7,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런 경기부양 조치마저도 자산가격 하락, 소득 감소와 고용불안, 저축증대에서 기인하는 수요둔화를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이며, 이런 대규모 정부지출 증대가 초래할 재정적자 및 정부부채 급증과 경상수지 적자 확대 역시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는 향후 미국경제 활력을 대폭 떨어뜨릴 것이 분명하며 중국 및 일본의 수출달러 환류의 중단 또는 역전으로 달러화가치의 폭락을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 결정적인 문제는 196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이윤율은 장기 하락 추세에 놓여 있으며, 1980년대 중반 이후 금융세계화를 통해 잠시 반등했던 이윤율이 다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인 고통 끝에 자본주의를 다시 활성화시키는 1929년의 대공황과는 달리 더 큰 위기로 나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경제 전망

한국경제는 1997-98년 위기를 극복하였다고 하나 그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지부진하였으며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았다. 그리고 심각한 대외불안 요소를 안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여 주택투기 붐이 일었고 투기 붐 이후 건설부문의 침체는 심각한 상태였다. 결국 금융위기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는 환율인상, 물가인상, 신용경색, 주식시장 하락, 금리인상 등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예금대비 과다한 대출과 외화부채로 인해 은행들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고 있으며, 금리인상으로 인한 한국판 서브프라임사태(아파트 구매자들의 대출 원리금상환 부담 증가, 아파트가격 하락, 건설사 부도 및 금융기관 부실)도 예견되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체율이 2006년 6월말 5.7%, 2006년 12월말 9.6%, 2007년 6월말 11.4%, 2007년 12월말 11.6%, 2008년 6월말 14.3%에 이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환율인상의 위험에 노출된 기업들이 도산의 위험을 안고 있다. 결국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수출입도 축소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의 환율위기가 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순대외채권과 순국제투자의 상황을 보면 한국경제는 사실상 외화 유동성의 위기라기보다는 외화 지급불능의 위기에 처해 있다. 통상적인 시기이거나, 위기상황이라 할지라도 경상수지의 대규모 흑자가 예정되어 있다면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국제적인 디레버리징이 진행되고 있는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큰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한편 최근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와 300억 달러 규모의 달러-원화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한 것은 환율불안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다. 통화스왑 계약 체결을 통해 확보한 달러를 실제로 들여와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면 내년 4월까지 이를 다시 되돌려주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한국이 1997년 위기에서와 달리 외환핍박에서 쉽게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인데, 왜냐하면 아이엠에프 위기 이후에는 원화의 평가절하와 미국 등 비아시아 지역 경제의 상대적인 안정 속에서 당시 막 붐이 일던 정보기술 제품의 대대적인 수출이 가능하였다. 그래서 무역수지 흑자가 대규모로 발생하여 외환위기를 빨리 벗어날 수 있었던 데에 반해 현재는 다른 나라나 지역의 경제도 부진하여 수출과 수입 규모가 줄어들 것이어서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인한 흑자 규모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국가의 화폐가치도 경쟁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서 원화가치 하락의 효과를 상쇄할 것이어서 흑자 규모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본다면 아이슬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등의 와환위기에 이어, 발트 3국, 터키, 남아공, 인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러시아 등도 환율위기나 금융위기를 겪는다면, 그래서 국제적인 신용경색이 심각해진다면 금융세계화의 역전, 즉 금융적 아우타르키(블록경제)가 진척되고, 이로 인한 국제교역의 대폭적인 축소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경제는 지속적인 초민족적 자본의 이탈, 거대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의 파산에 직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결국 아이엠에프 위기를 계기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을 심화해 온 한국경제는 경제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는커녕 또 다시 심각하고 장기적인 구조적 경제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당연히 부실해진 금융기관과, 제조업 서비스업 가릴 것 없이 실물 경제 전 부분에 걸쳐 고용불안과 임금삭감 공세가 이어질 것이다. 장기불황 속에서의 구조적 위기로 인해 노동자 민중들은 아이엠에프 때보다 더욱 커다란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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