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유명한 이솝우화에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쥐들이 자신들을 괴롭히는 고양이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던 중이었다. 그때 한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 고양이의 움직임을 미리 알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제안을 내놓자 다들 좋은 제안이라며 이를 채택했다. 그러나 막상 어떤 늙은 쥐가 어떤 방법으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를 묻자, 아무도 답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 우화는 탁상공론의 부질없음, 즉 말은 쉽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모양새가 마치 이 우화에 나오는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 애시 당초 예상했던 일이지만 근심위 논의가 노동계의 입장을 전혀 대변하지 않고 파행으로 치닫는 가운데,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4월 파업투쟁을 목전에 두고 있는 현실이 우화의 장면 장면들과 어찌도 이리 닳았을까?
금속노조 인천지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부 집단교섭의 진행과정을 들여다보자. 우선 우리에게는 고양이 격이지만, 전임자 문제와 관련해서 교섭이 진행되어 가면서, 개별 사업장 사업장별의 처지에서만 보면 스스로가 정부와 노조의 틈바구니에 끼였다고 여기고 있는 사측의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업장마다 임단협과 전임자 처우에 대한 경총과 노동부의 협박성 지침이 하달되었고, 노무 담당자들은 수시로 교육에 불려 다녀야 했다. 그 와중에 몇몇 사측 관리자들은 사견임을 전제로 전임자 문제는 노사자율의 사안이고 정부가 개입하면 노사관계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설령 법이 시행되더라도 타사업장에 비해서 제일 먼저 합의 하지 않는다면 전임자 처우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노동조합의 곤란은 고양이가 늘어놓는 푸념과는 달리, 그저 그런 푸념으로 들어 넘기기 어려운 보다 심각하고 복잡한 양상들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이, 지역에서 4월 28일 총파업 조직을 위한 확대간부 간담회 자리에서는 일선 간부들의 노조와 기업지부들에 대한 의심과 불만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번 파업도 소위 ‘뻥파업’은 아닌지, 기업지부들은 참여 하는지에(경험상 참여하더라도 제대로 파업 조직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이런 비판을 하는 동지들은 노조의 결정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편이다.) 인천에서 GM대우가 파업에 불참하는데 자품사들(자동차 부품협력사)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가는 당장 물량과 단가로 보복을 당하는 현실에서 다분히 설득력 있고 타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기업지부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4월 말 총력투쟁을 성사시켜야 하는 우리의 처지와 정세를 설명하기에는 대단히 역부족이다.
다시 우화로 돌아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쥐들의 내부적 갈등은 이렇지 않았을까? 몇몇 큰 쥐는 고양이의 위협에서 그나마 안전하다며 한발 물러서고, 자그마한 쥐들은 맨 날 자기들만 당할 수 없다면서 큰 쥐들이 나서서 방울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장격인 쥐는 누가 방울을 달지 질문만 던져 놓고 가만히 있는 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우화의 결론은 어떻게 끝날까?
그럼 반대편에 서있는 고양이는 어떨까? 큰 쥐들을 잡아먹기에 아직까지 부담스럽고, 작은 쥐들은 잡아먹기는 쉽지만 이래저래 번잡스럽고, 혹여나 속으로는 몹쓸 쥐들이 떼거리로 덤벼서 체면 구기는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고 쫄아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만 해도 우습다.
4월 말 총파업을 일주일 남짓 앞둔 시점이다. MBC의 파업투쟁이 다시금 시민들의 촛불과 함께 힘차게 진행 중이고, 뒤이어 건설과 보건이 그리고 철도와 금속이 파업투쟁을 앞두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이겠는가? 총파업 성사여부를 두고 서로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거나,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망설임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서야 한다.
우화가 사물이나 동물에 빗대어 인간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때, 글 속에서나마 우화의 결말을 통쾌하게 비틀어 끝맺어보자. 대책회의를 마친 쥐들은 작은 쥐, 큰 쥐, 대장 쥐 할 것 없이 손마다 방울을 움켜지고 서서히 고양이에게 향해 나갔다. 고양이는 서슬 퍼런 쥐들의 위세에 밀려 자꾸만 한쪽 구석으로 몰렸다. 결국 방울을 걸기도 전에 겁에 질린 고양이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고 말았다.
그래서 후세에게 이 우화의 결론을 이렇게 바꾸어 들려주자.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모두가 합심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
금속노조 인천지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부 집단교섭의 진행과정을 들여다보자. 우선 우리에게는 고양이 격이지만, 전임자 문제와 관련해서 교섭이 진행되어 가면서, 개별 사업장 사업장별의 처지에서만 보면 스스로가 정부와 노조의 틈바구니에 끼였다고 여기고 있는 사측의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업장마다 임단협과 전임자 처우에 대한 경총과 노동부의 협박성 지침이 하달되었고, 노무 담당자들은 수시로 교육에 불려 다녀야 했다. 그 와중에 몇몇 사측 관리자들은 사견임을 전제로 전임자 문제는 노사자율의 사안이고 정부가 개입하면 노사관계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설령 법이 시행되더라도 타사업장에 비해서 제일 먼저 합의 하지 않는다면 전임자 처우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노동조합의 곤란은 고양이가 늘어놓는 푸념과는 달리, 그저 그런 푸념으로 들어 넘기기 어려운 보다 심각하고 복잡한 양상들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이, 지역에서 4월 28일 총파업 조직을 위한 확대간부 간담회 자리에서는 일선 간부들의 노조와 기업지부들에 대한 의심과 불만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번 파업도 소위 ‘뻥파업’은 아닌지, 기업지부들은 참여 하는지에(경험상 참여하더라도 제대로 파업 조직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이런 비판을 하는 동지들은 노조의 결정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편이다.) 인천에서 GM대우가 파업에 불참하는데 자품사들(자동차 부품협력사)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가는 당장 물량과 단가로 보복을 당하는 현실에서 다분히 설득력 있고 타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기업지부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4월 말 총력투쟁을 성사시켜야 하는 우리의 처지와 정세를 설명하기에는 대단히 역부족이다.
다시 우화로 돌아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쥐들의 내부적 갈등은 이렇지 않았을까? 몇몇 큰 쥐는 고양이의 위협에서 그나마 안전하다며 한발 물러서고, 자그마한 쥐들은 맨 날 자기들만 당할 수 없다면서 큰 쥐들이 나서서 방울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장격인 쥐는 누가 방울을 달지 질문만 던져 놓고 가만히 있는 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우화의 결론은 어떻게 끝날까?
그럼 반대편에 서있는 고양이는 어떨까? 큰 쥐들을 잡아먹기에 아직까지 부담스럽고, 작은 쥐들은 잡아먹기는 쉽지만 이래저래 번잡스럽고, 혹여나 속으로는 몹쓸 쥐들이 떼거리로 덤벼서 체면 구기는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고 쫄아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만 해도 우습다.
4월 말 총파업을 일주일 남짓 앞둔 시점이다. MBC의 파업투쟁이 다시금 시민들의 촛불과 함께 힘차게 진행 중이고, 뒤이어 건설과 보건이 그리고 철도와 금속이 파업투쟁을 앞두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이겠는가? 총파업 성사여부를 두고 서로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거나,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망설임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서야 한다.
우화가 사물이나 동물에 빗대어 인간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때, 글 속에서나마 우화의 결말을 통쾌하게 비틀어 끝맺어보자. 대책회의를 마친 쥐들은 작은 쥐, 큰 쥐, 대장 쥐 할 것 없이 손마다 방울을 움켜지고 서서히 고양이에게 향해 나갔다. 고양이는 서슬 퍼런 쥐들의 위세에 밀려 자꾸만 한쪽 구석으로 몰렸다. 결국 방울을 걸기도 전에 겁에 질린 고양이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고 말았다.
그래서 후세에게 이 우화의 결론을 이렇게 바꾸어 들려주자.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모두가 합심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