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해요”
동산병원 환자식당 외주철회, 직고용 쟁취 투쟁 진행 중
지난 7월 2일, 민주노총 대구본부에서 동산병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의 투쟁 계획 수립을 위한 지역 활동가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어떤 참석자가 조합원들이 하루빨리 어떻게라도 복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자, 뒤이어 동산병원 영양실 분회 조합원이 말했다. 환자들하고 약속을 했단다. 꼭 투쟁에서 이겨서 병원이 환자식당을 직접 운영하고, 동산병원에 고용되어서 복직되겠다고, 그럼 훨씬 더 나은 환자 밥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임금 삭감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바뀐 외주업체와 계약을 하지 않았고, 해고된 이후에 일주일만 싸우면 현장에 복귀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예상했던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유인물을 들고 환자와 보호자를 만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환자식당 외주로 인해 환자 밥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당연한 사실에 호응해주는 사람들 속에서 그녀들의 투쟁 목표는 조금씩 커져갔다. 현재 90일째 투쟁을 이어가는 그녀들은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과 의료 공공성을 확보하는 싸움을 하고 있다. 수많은 환자들과 시민들과 했던 약속이 그녀들을 결의시키고, 힘을 북돋고 있다.
50명 전원 해고통보와 선별계약, 이미 예견된 사실
2010년 5월 31일, 20여명의 동산병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이 당일까지 자신들이 일했던 조리실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무섭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날이면 자신들은 해고자의 신분이 되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2007년 동산병원 직원에서 (주)한화 직원으로
2007년이 되기 전에는 동산병원이 환자식당을 직접 운영했고, 노동자들도 직접 고용했다. 비록 비정규직이긴 했지만 그녀들은 동산병원 직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자, 병원은 즉시 식당을 (주)한화로 넘겼다. 외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고용이 불안해지자 그녀들은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렸고, 공공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 동산병원 영양실분회 조합원이 되었다. 조합 가입 이후 투쟁을 진행했지만 외주화를 막지는 못했고, 결국 (주)한화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임금은 기본급 107만 원으로 수당을 포함시켜도 기본급과 별반 차이 없는 금액이었다.
“동산병원의 한 식구라고 생각해요. 걱정마십시오”
(주)한화로 외주를 결정한 동산병원 원장이 조합원들에게 한 말이다. 원장은 고용을 책임지겠다고, 걱정 말라고 했고, 속는 셈치고 믿었던 그 말에 결국 배신당한 것이다. ‘최저임금 못 받겠으면 식당에서 나가라.’ 쥐꼬리만한 임금에서 더 깎으려 드는 그놈들은 50명을 전원해고한 후 선별고용했다. 2007년도에 이미 예견된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억울하고 분하기 짝이 없다.
(원청)동산병원 -> (하청)풀무원 ECMD -> (재하청)유니토스
동산병원의 환자식당 외주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1차 하청을 주다 못해 2차 하청까지 받아들이고 나니 노동자들의 임금은 당연히 예전보다 적어질 수밖에 없었고, 환자 밥의 질 역시 낮아지게 됐다.
노동자들에게는 겨우 107만 원의 임금에서 10~20만 원 삭감을 요구했다. 환자 밥은 개판이었다. 젓가락이 나가면 안 되는 정신병동에 젓가락이 나가고, 단무지가 반찬으로 올라가고, 쉰내가 나는 나물이 올라가는 등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환자 밥은 단순히 한 끼 때우는 밥이 아니라 치료식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는 급식업체 풀무원 ECMD 때문이고, 현저히 낮아진 단가로 밥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구지역의 경북대학교 병원, 영남대학교 병원 등 큰 대학병원들은 환자식당을 직접운영한다. 투쟁이 시작되고, 지역 언론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시시때때로 제기하고 있지만 꿈쩍도 안하고 있는 배짱 좋은 동산병원이다.
벌써 3개월째, 가을을 준비한다
푹푹 찌는 답 안나오는 대구날씨에
커다란 환풍기가 더운 열기와 소음을 뿜어내고
세탁실에서는 빨래 삶는 냄새
환자식당에서 나오는 짬밥(음식물 쓰레기) 냄새...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골재원 노동조합 동지들이 동산병원 농성장에 와보고는
본인들의 대구 시내 천막농성장은 호텔 같다고 한다.
“일주일만 버티면 해결될 줄 알았어요.”
조합원들은 환자식당을 점거하고 며칠만 지나면 최소한 복직 정도는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벌써 3개월째다. 6월 1일, 해고에 저항하고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당일 새벽에 구사대와 경비업체 직원들이 식당 밖에 있는 대오를 둘러싸고 폭력을 휘둘러 쫓아냈다. 그 과정에서 동산병원 직원이 투쟁에 결합한 경북대학교 병원 간부를 밀쳤고, 그대로 넘어지면서 벽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뇌출혈을 입었다. 현재 몇 개월이 지났지만 그 간부는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있다.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 여성노동자들이다보니 점거 농성은 힘겨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 보다도 식당 밖으로 나가서 환자들을 만나고 시민들을 직접 만나서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싶었다. 6월 16일 식당 입구에 거점 농성장을 꾸리고, 24시간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매일 저녁 6시 집회, 주 1회 지역집중집회, 풀무원 본사 항의 상경투쟁 등 농성장의 하루는 바쁘게 흘러간다.
50여개의 지역시민사회대책위 구성으로 더 큰 힘을 받다
투쟁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시민사회단체 대책위가 구성되었다. 노동조합을 탄압한 역사가 있고, 환자 밥을 가지고 돈벌이를 하는 동산병원을 규탄ㆍ압박하기 위해 50여개의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였다. 각종 기자회견, 언론홍보, 대구시내 곳곳에 현수막이 걸렸고, 관련 영상이 대구 MBC에 방영되어 동산병원을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현재는 30여 일째 릴레이 농성을 동산병원 정문에서 진행하며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긴 싸움을 준비한다
그녀들은 달라졌다
처음에는 임금 삭감 없는 복직이 중요했고,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 불안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 물론 환자 밥이 외주업체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많다는 사실도 알고는 있었다. 투쟁을 하면서 점점 병원이 환자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한다는 사실이 분노스러웠다. 또한 투쟁을 하면서 만났던 환자, 보호자와 서문시장의 시민들에게 했던 말이 책임감으로 다가오면서 반드시 이 싸움을 이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반드시 이겨서 병원이 환자식당을 직접 운영하고, 조합원들도 병원 직원으로 일해야 한다고 결의를 다진다.
조합원들은 3개월간 지역의 많은 투쟁사업장과 연대하면서 주변에 이렇게 투쟁하는 동지들이 많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집회 때 마다 참석해주는 지역 동지들과 철야농성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동지들을 보면서 연대라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느낀다. 농성장 프로그램으로 조합원 교육을 시작하니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감탄한다.
쉽지 않은 투쟁, 그러나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그나마 도움이 되었던 실업급여도 끝나간다. 어차피 실업급여로 생계가 유지되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끊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진다. 남편과 아이들도 조금씩 채근한다. 악랄한 동산병원에 대한 분노와 동지들에 대한 책임감과 의리로 악착같이 투쟁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동산병원 정규직 분회 동지들이 영양실 분회 싸움에 함께 한다면 훨씬 더 큰 힘이 될 수 있으련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쉽지 않은, 아니 어려운 투쟁이다. 그렇지만 조합원들과 많은 동지들은 이번 투쟁에서 밀리면 앞으로 지역투쟁이 어려워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
고생하고 있는 많은 동지들이 있다
술 한잔 걸치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조합원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이화자 분회장님과 간부들이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가야 한다고 등 두드려 주는 조합원들이 있다. 명절과 휴가를 반납하고 매일같이 각종 회의와 투쟁계획을 논의하는 투쟁 상황실(민주노총 대구본부, 공공노조 대경본부, 공공노조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동지들이 있다. 그리고 지역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는 동지들이 있다. 나는? 우리 지부의 활동도 있기에 조야한 편집 솜씨로 종종 선전물 만들고, 철야농성 당번밖에 못하지만 그렇게라도 보탬이 되려고 한다. 이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과 투쟁의 의지로 끈질지게 싸워서, 조합원들이 늘 얘기하는 아줌마의 파워를 보여줬으면 한다. 싸우자! 이기자! ^^
처음에는 임금 삭감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바뀐 외주업체와 계약을 하지 않았고, 해고된 이후에 일주일만 싸우면 현장에 복귀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예상했던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유인물을 들고 환자와 보호자를 만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환자식당 외주로 인해 환자 밥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당연한 사실에 호응해주는 사람들 속에서 그녀들의 투쟁 목표는 조금씩 커져갔다. 현재 90일째 투쟁을 이어가는 그녀들은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과 의료 공공성을 확보하는 싸움을 하고 있다. 수많은 환자들과 시민들과 했던 약속이 그녀들을 결의시키고, 힘을 북돋고 있다.
50명 전원 해고통보와 선별계약, 이미 예견된 사실
2010년 5월 31일, 20여명의 동산병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이 당일까지 자신들이 일했던 조리실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무섭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날이면 자신들은 해고자의 신분이 되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2007년 동산병원 직원에서 (주)한화 직원으로
2007년이 되기 전에는 동산병원이 환자식당을 직접 운영했고, 노동자들도 직접 고용했다. 비록 비정규직이긴 했지만 그녀들은 동산병원 직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자, 병원은 즉시 식당을 (주)한화로 넘겼다. 외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고용이 불안해지자 그녀들은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렸고, 공공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 동산병원 영양실분회 조합원이 되었다. 조합 가입 이후 투쟁을 진행했지만 외주화를 막지는 못했고, 결국 (주)한화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임금은 기본급 107만 원으로 수당을 포함시켜도 기본급과 별반 차이 없는 금액이었다.
“동산병원의 한 식구라고 생각해요. 걱정마십시오”
(주)한화로 외주를 결정한 동산병원 원장이 조합원들에게 한 말이다. 원장은 고용을 책임지겠다고, 걱정 말라고 했고, 속는 셈치고 믿었던 그 말에 결국 배신당한 것이다. ‘최저임금 못 받겠으면 식당에서 나가라.’ 쥐꼬리만한 임금에서 더 깎으려 드는 그놈들은 50명을 전원해고한 후 선별고용했다. 2007년도에 이미 예견된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억울하고 분하기 짝이 없다.
(원청)동산병원 -> (하청)풀무원 ECMD -> (재하청)유니토스
동산병원의 환자식당 외주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1차 하청을 주다 못해 2차 하청까지 받아들이고 나니 노동자들의 임금은 당연히 예전보다 적어질 수밖에 없었고, 환자 밥의 질 역시 낮아지게 됐다.
노동자들에게는 겨우 107만 원의 임금에서 10~20만 원 삭감을 요구했다. 환자 밥은 개판이었다. 젓가락이 나가면 안 되는 정신병동에 젓가락이 나가고, 단무지가 반찬으로 올라가고, 쉰내가 나는 나물이 올라가는 등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환자 밥은 단순히 한 끼 때우는 밥이 아니라 치료식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는 급식업체 풀무원 ECMD 때문이고, 현저히 낮아진 단가로 밥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구지역의 경북대학교 병원, 영남대학교 병원 등 큰 대학병원들은 환자식당을 직접운영한다. 투쟁이 시작되고, 지역 언론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시시때때로 제기하고 있지만 꿈쩍도 안하고 있는 배짱 좋은 동산병원이다.
벌써 3개월째, 가을을 준비한다
푹푹 찌는 답 안나오는 대구날씨에
커다란 환풍기가 더운 열기와 소음을 뿜어내고
세탁실에서는 빨래 삶는 냄새
환자식당에서 나오는 짬밥(음식물 쓰레기) 냄새...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골재원 노동조합 동지들이 동산병원 농성장에 와보고는
본인들의 대구 시내 천막농성장은 호텔 같다고 한다.
“일주일만 버티면 해결될 줄 알았어요.”
조합원들은 환자식당을 점거하고 며칠만 지나면 최소한 복직 정도는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벌써 3개월째다. 6월 1일, 해고에 저항하고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당일 새벽에 구사대와 경비업체 직원들이 식당 밖에 있는 대오를 둘러싸고 폭력을 휘둘러 쫓아냈다. 그 과정에서 동산병원 직원이 투쟁에 결합한 경북대학교 병원 간부를 밀쳤고, 그대로 넘어지면서 벽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뇌출혈을 입었다. 현재 몇 개월이 지났지만 그 간부는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있다.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 여성노동자들이다보니 점거 농성은 힘겨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 보다도 식당 밖으로 나가서 환자들을 만나고 시민들을 직접 만나서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싶었다. 6월 16일 식당 입구에 거점 농성장을 꾸리고, 24시간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매일 저녁 6시 집회, 주 1회 지역집중집회, 풀무원 본사 항의 상경투쟁 등 농성장의 하루는 바쁘게 흘러간다.
50여개의 지역시민사회대책위 구성으로 더 큰 힘을 받다
투쟁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시민사회단체 대책위가 구성되었다. 노동조합을 탄압한 역사가 있고, 환자 밥을 가지고 돈벌이를 하는 동산병원을 규탄ㆍ압박하기 위해 50여개의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였다. 각종 기자회견, 언론홍보, 대구시내 곳곳에 현수막이 걸렸고, 관련 영상이 대구 MBC에 방영되어 동산병원을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현재는 30여 일째 릴레이 농성을 동산병원 정문에서 진행하며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긴 싸움을 준비한다
그녀들은 달라졌다
처음에는 임금 삭감 없는 복직이 중요했고,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 불안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 물론 환자 밥이 외주업체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많다는 사실도 알고는 있었다. 투쟁을 하면서 점점 병원이 환자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한다는 사실이 분노스러웠다. 또한 투쟁을 하면서 만났던 환자, 보호자와 서문시장의 시민들에게 했던 말이 책임감으로 다가오면서 반드시 이 싸움을 이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반드시 이겨서 병원이 환자식당을 직접 운영하고, 조합원들도 병원 직원으로 일해야 한다고 결의를 다진다.
조합원들은 3개월간 지역의 많은 투쟁사업장과 연대하면서 주변에 이렇게 투쟁하는 동지들이 많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집회 때 마다 참석해주는 지역 동지들과 철야농성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동지들을 보면서 연대라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느낀다. 농성장 프로그램으로 조합원 교육을 시작하니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감탄한다.
쉽지 않은 투쟁, 그러나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그나마 도움이 되었던 실업급여도 끝나간다. 어차피 실업급여로 생계가 유지되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끊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진다. 남편과 아이들도 조금씩 채근한다. 악랄한 동산병원에 대한 분노와 동지들에 대한 책임감과 의리로 악착같이 투쟁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동산병원 정규직 분회 동지들이 영양실 분회 싸움에 함께 한다면 훨씬 더 큰 힘이 될 수 있으련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쉽지 않은, 아니 어려운 투쟁이다. 그렇지만 조합원들과 많은 동지들은 이번 투쟁에서 밀리면 앞으로 지역투쟁이 어려워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
고생하고 있는 많은 동지들이 있다
술 한잔 걸치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조합원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이화자 분회장님과 간부들이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가야 한다고 등 두드려 주는 조합원들이 있다. 명절과 휴가를 반납하고 매일같이 각종 회의와 투쟁계획을 논의하는 투쟁 상황실(민주노총 대구본부, 공공노조 대경본부, 공공노조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동지들이 있다. 그리고 지역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는 동지들이 있다. 나는? 우리 지부의 활동도 있기에 조야한 편집 솜씨로 종종 선전물 만들고, 철야농성 당번밖에 못하지만 그렇게라도 보탬이 되려고 한다. 이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과 투쟁의 의지로 끈질지게 싸워서, 조합원들이 늘 얘기하는 아줌마의 파워를 보여줬으면 한다. 싸우자! 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