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고조, PSI 훈련을 규탄한다!

어제(13일)부터 오늘까지 이틀간 처음으로 한국이 주관하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훈련이 부산과 대마도 사이 해상에서 실시됐다. 13일 오전에는 한국,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캐나다 등 14개국 대표들이 참가한 비공개 세미나를 통해 국가별 PSI 정책과 해상차단 절차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늘은 한국 해군 구축함 2척과 지원함 2척, 해경 경비정 3척을 비롯해 미 해군 이지스함과 일본 자위대 구축함 2척 등이 참가하는 해상차단 훈련이 실시된다.

PSI는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의 흐름을 중간에서 차단하는 것으로, 2003년 5월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구상으로 시작되었다. PSI를 통해 밝히고 있는 ‘차단원칙’은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배나 비행기가 이동하는 것을 PSI 참여국들이 공동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참여국간에 정보 공유, △관련 훈련이나 실제 작전이 벌어질 때 물자나 군대지원 같은 협조, △PSI 체제와 일관되게 자국의 법 개정, △PSI와 관련된 국제법이 논의될 때 PSI가 강화되는 쪽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

의혹만으로 해당국의 승인 없이 제3국이 공해상의 선박을 차단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 유엔해양법 협약 87조는 공해상에서는 해적행위와 같은 범죄행위를 하지 않는 선박을 멈추거나 검색할 수 없는 자유항행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며, 동 협약 17, 19, 23조는 공해는 물론 어떤 나라의 영해라 하더라도 그 나라에 피해(조업, 오염, 정보수집, 군사훈련 등)를 주지 않는 한 방해를 받지 않고 배가 지나갈 수 있는 권리(무해통항권)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PSI 참가국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가로막는 PSI는 명백한 유엔해양법 협약 위반이다. 또한 군사인원과 무기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 정전협정 2조 13항과 적대행위와 봉쇄를 금지하고 있는 동 협정 2조 14-16항에도 위배된다. 아울러 자위권 행사와 유엔의 승인 하에서만 군사력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엔 헌장에도 위배된다.

이번 훈련은 G20을 앞두고 중국과 북한의 반발을 예상하여 훈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PSI 훈련이 역내 긴장감을 높일 수 있음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2006년 10월 국회에 출석한 유명환 당시 외교부 1차관은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 PSI를 이행한다면 군사적 대치 상황에 있어서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방지한다는 미명 아래 진행되는 PSI 차단 훈련은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여타의 공격적인 군사훈련과 다르지 않다. 동아시아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자위대까지 참여하는 이번 PSI 훈련은 그 자체로 침략적인 군사 행위다.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민중들은 위협적인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또한 한국 정부는 불법적인 봉쇄 정책인 PSI 참가를 철회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단호하게 반대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해 갈 것이다.

2010년 10월 14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