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 금속노조 KEC 지회 조합원 200여명은 회사의 노조파괴 공작에 맞서 공장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6월 30일 느닷없이 자행된 회사의 직장폐쇄 조치로 공장 밖으로 내몰린 지 100일여 만이다. 작년 단협을 맺을 당시 “노조전임자 처우와 관련해 관련법이 바뀔 경우 즉시 교섭을 한다”고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회사는 전임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대화도 없다며, 교섭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이는 핑계였다. 회사는 전임자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그 어떤 교섭에도 응하지 않았다. 노조의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회사는 준비했다는 듯이 곧바로 직장폐쇄를 단행하였고, 직장폐쇄 이후 생산 차질을 줄이려고 신규채용과 대체인력투입을 감행하였다. 애시당초 노조파괴가 목적이었던 것이다.
‘타임오프 실시’를 명분삼아 자행하고 있는 KEC 사측의 노조 말살 책동은 타임오프 실시의 구체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전임자 문제를 구실로 삼아 노조를 무력화하고, 기회를 틈타 노조를 완전히 말살하려는 책동 말이다. 이들이 자행하고 있는 파업(집단행동)과 동시에 직장폐쇄 및 그에 연이은 노조탈퇴 종용, 노조 파괴 시나리오는 이제 하나의 매뉴얼이 되었을 정도다. 최근 흘러나오고 있는 KEC의 외주화 ― 구조조정 계획은 노조탄압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지시해준다. 고용을 불안하게 하는 일방적인 구조조정, 임금하락와 노동강도 강화 등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노조탄압의 목표다.
KEC 지회의 투쟁은 노동조합 없이는 노동조건 하락을 막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KEC 지회의 공장점거농성은 노동기본권을 통째로 부정하려는 사측의 책동에 맞서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행동이다. KEC 지회의 투쟁은 민중운동 모두의 공동투쟁이어야 한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단결로 KEC의 공장점거농성투쟁을 엄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