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장관의 MD 체제 참여 검토 발언 규탄 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한반도ㆍ동북아 핵전쟁 위험 높이는 MD 참여 검토 중단하라!




1. 한국의 MD가 미국 MD의 하위체계로 편입되는 것은 필연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이 22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한국의 미국 미사일방어(MD) 참여 검토를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밝혔다. 부시 정부 이래 집요한 강요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미국 MD 참여는 동북아 안보지형을 뒤흔드는 중대하고 민감한 문제라서 김대중ㆍ노무현 정부는 물론 이명박 정부도 ‘미국의 MD 체제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 열린 4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계기로 MD 참여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장관 발언이 미국 MD 참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변했지만 한미당국의 행적을 볼 때 이는 한국의 미국 MD 참여의 파장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임이 명백하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패트리어트 2(PAC-2) 지상 하층체계와 SM-2 이지스 해상 하층체계를 기본으로 하는 이른바 한국형 MD를 구축해 왔다. 나아가 PAC-2를 PAC-3로, SM-2를 SM-6로 업그레이드하고, ‘철매 Ⅱ’를 개량해 한국-전구 고고도 지역방어(K-THAAD)를 구축하며, 이스라엘 엘타사의 조기경보레이더(탐지거리 500Km)를 도입하여 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함께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고, 탄도미사일 작전통제소(AMD Cell)를 구축하여 2012년까지 소위 한국형 MD 체계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한미 양국은 작전통제권 환수에 따라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를 통하여 양국군 C4I를 연동하고 양국군 작전통제소(AMD Cell)를 통합 운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미 양국이 작전통제소를 통합 운용한다는 것은 한국 MD가 미국 전략사령부를 대신해 미국 공군의 대우주작전을 기획, 집행하는 미국 14 공군의 합동우주작전사령부(JSpOC)와 연동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한국 MD가 미국 MD 체계에 전면 종속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올 해 2월에 발표한 ‘탄도미사일방어 검토보고서(BMDR)'에서 이란과 함께 북한을 “특별한 우려대상”으로 지목하고 “미사일 방어계획의 주된 목적이 북한과 이란과 같은 나라의 소규모 장거리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 본토와 우방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남한을 일본과 더불어 “미국 MD체제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호칭하면서 “한미 간에 한국의 미사일 방어 소요를 협의 중”이며 “협의 소요가 결정되는 대로 미국은 한국의 대북 미사일 방어능력 강화에 협력할 용의가 있으며, 한미 간에 작전 협력과 미사일방어 협력의 진전된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의 연장선에서 김태영 장관의 발언은 42차 SCM에서 서명된 ‘42차 SCM 공동성명’과 ‘한미 국방협력지침’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미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강화"한다는 합의를 MD 분야에서 구체화하는 것이다. 또, '한미 국방협력지침'에서 한미당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기로 한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다. 김 장관이 "(42차 SCM에서 설치가 합의된) 확장억제정책위원회에서 다룰 의제 중 하나로 북한의 핵ㆍ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서 한반도를 방위하기 위해 미국 측의 '지역 MD'에 관한 정보공유와 수단운용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은 확장억제정책위원회가 미국의 MD를 한국에 관철하는 통로가 될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한미양국이 확장억제정책위원회 제1차 실무회의를 12월에 열어 미측이 지역별로 추진하게 될 '지역 MD'에 관한 정보공유와 수단 운용 등을 논의하기로 한 것은 이 문제가 신속히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양국이 지역MD에 관한 정보공유와 수단운용에 대해 논의할 경우,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보와 MD수단을 한국에 제공하는 대가로 미국은 미 해군이 개발 중인 SM-6에 대한 한국의 참여, X-밴드 레이더의 구매 또는 한반도 배치 허용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미국의 동북아 지역MD체제에 한국이 하위체계로 편입된다는 것을 뜻한다.

2. 한국의 MD 참여는 핵전쟁 위험을 높이고 대미 군사적 종속과 막대한 비용 부담을 초래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0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소극적 안전보장(NSA) 대상에서 북한과 이란을 제외하고 이들 나라에 대한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확장억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미국의 MD는 선제 핵 공격을 위한 수단이다. 한국의 MD 참여는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을 높이는 위험천만한 일이자 북한과 중국의 핵무장 강화를 초래하여 동북아에서 핵 군비경쟁을 촉발하는 문제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이와 연동되어 있는 평화협정을 요원하게 만들고 동북아의 신냉전을 불러오는 시대역행적인 일이다.
한국의 미국 MD 참여는 대미 군사적 종속 심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초래하게 된다. ‘탄도미사일방어 검토보고서(BMDR)'와 관련하여 미셀 플러노이 미 국방정책 담당차관이 “동맹 국가들과 ‘적절한 고통 분담’을 통해 역내 억지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미국이 MD 구축 비용을 한국 등에 전가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3. 백해무익한 MD 참여 검토 즉각 중단하라!

이처럼 한국의 미국 MD 참여는 핵전쟁과 핵 군비경쟁을 불러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대미 군사적 종속을 심화하며 막대한 재정 부담을 국민에게 안기는 백해무익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을 전진기지로 삼아 동북아에서 자신의 군사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한미동맹에 매달려 불리해지는 한반도 안팎의 정세 속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고 나아가서는 북에 대한 무력흡수통일을 추구하기 위해 이런 일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위험천만하고 불필요한 한국의 미국 MD 참여를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미국 MD 참여 검토를 즉각 중단하고, 이에 앞장서는 김태영 국방장관은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온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실현, 온갖 예속과 평화위협의 근원인 한미동맹 해소를 바라는 국민과 함께 MD 참여 저지를 위해 힘차게 투쟁해 나아갈 것이다.

2010.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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