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구미지부 김준일 지부장 분신 항거에 부쳐
경찰의 진압 작전이 또 한 명의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30일 밤 구미 KEC 1공장을 점거 농성 중이던 금속노조 구미지부 김준일 지부장이 경찰의 무리한 연행 작전에 맞서 분신으로 항거하다 큰 부상을 입고 말았다. 천인공노할 사태다.
우리는 이날 사태가 농성 지도부와 조합원을 검거하려는 차원에서 사전에 철저하게 기획된 작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파업 136일만에 처음 잡힌 사측과의 면담은 애초 3시로 예정되었지만 사측은 시간을 저녁으로 미뤘고 실제 면담에서도 별다른 의견접근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경찰은 사측과의 면담을 마치고 돌아오던 김 지부장을 화장실에서 급습했다. 그 시각 KEC 공장 주변에는 다수의 여경을 포함한 수천명의 경력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뒤통수를 친 것이다.
우리는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게 있음을 밝힌다. 정부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처벌하기는커녕 점거 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에 대해 신속히 공권력을 배치했다. 경찰은 농성 조합원들에게 식량과 식수를 전달하는 것을 차단하고 이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민주노총의 집회마저 불허했다. 그리고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대화에 임한 노조 지도부를 검거하려는 술수를 부렸다.
우리는 지난 2005년 APEC을 며칠 앞두고 경찰이 본보기용으로 과잉진압을 펼쳐 고 전용철·홍덕표 두 농민의 목숨을 앗아간 것을 기억하고 있다. G20을 국격 향상의 계기라며 호들갑을 떨기 바쁜 정부가 이번에도 한 노동자를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았다.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정부는 노조탄압, 공안탄압의 대가가 무엇인지 똑똑히 깨닫게 될 것이다.
2010년 10월 31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