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저지 투쟁의 태세를 복구하자 !
어제 10월3일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방문하는 10월13일 즈음에 미국의회가 한미FTA를 비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 의회 역시 지난달에 외통위에 FTA법안을 상정해버렸기 때문에, 상임위 표결과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 둔 상태다. 당장 한나라당 남경필 외통위 의장은 10월 17일~18일 경에 FTA법안을 외통위에서 표결 통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뜻대로 된다면, 당장 10월 28일 본회의에서 최종 비준안이 통과될 수도 있는 다급한 상황인 것이다.
최근 경제위기가 다시금 심각해지면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소소한 절차적인 이견을 접고, 빠른 합의를 이루어 미국 쪽 비준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이 “한미FTA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는 자랑스러운 세 글자가 찍힌 제품들을 만드는 (미국) 전역의 수십만 명의 근로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의회의 조속한 비준처리를 촉구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미국 측이 이런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것은, 애초에 FTA협상이 마무리되었을 때부터 예상되어왔던 기정사실에 불과하다. 사태가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은 노동자 민중진영의 FTA반대 투쟁 태세를 복구하고 다시금 발동하는 것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급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민중운동진영의 현실은 만만치 않다. 9월말부터 농민연대가 10월 국회를 앞두고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다른 노동자 민중운동단위들은 아직까지 한미FTA투쟁과 관련된 힘 있는 대응을 벌이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민중의힘과 한미FTA범국본을 중심으로 긴급한 공동 투쟁 일정이 계획되었다. 우선 내일(10월5일) 오전에 민중의힘과 한미FTA범국본이 주최하는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민중운동 대표단의 단식농성이 서울시청 대한문 앞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대한문 앞 촛불집회도 매일 개최하기로 했다. 10월9일에는 이명박 매국방미 규탄과 한미FTA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린다. 그 이후로는 이명박이 미국을 방문하는 10월13일, 17~18일 국회 외통위, 29일경 국회 본회의 통과 시도가 지금 예상되는 주요한 계기점들이다.
지금은 실제 비준안 처리가 언제 이루어질지 미국과 한국의회 일정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비준안이 언제 상정되건 상관없이 총력 투쟁 태세를 복구하는데 집중해야 할 때다. 비준안이 언제 어떻게 처리될지를 따지면서, 저들의 일정을 뒤쫓을 상황이 아니다. 더욱이 아직까지는 민주당이 그 뜻이 애매모호한 ‘전면 재협상’을 말하고 있지만, 그들은 올 봄 한EU FTA처리 때처럼, 결국에는 말로만 반대하고 어물쩡 넘어갈 수도 있다. 우리가 믿을 대안은 힘 있는 대중투쟁의 불씨를 되살리는 길 뿐이다. 국회 본회의 FTA법안이 비준된 후에 규탄할 것이 아니라, 그전에 비준안을 본회의에 감히 상정하지 못하도록 막아설 수 있는 대중투쟁을 만들어 가자!
2011년 10월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