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대해 중국동포 이주노동자에 대한 근거없는 혐오 발언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 난무하고 있어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의 피의자가 중국동포 이주노동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노골적인 적대적 정서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모든 조선족을 한국땅에서 추방해야 한다”거나 “조선족들은 다 미쳤다”, “싸우면 살인으로 이어진다” 등의 근거없는 반감과 일방적 주장을 하면서 이주민 전체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는 이번과 같은 중범죄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이주민 집단 전체를 범죄자처럼 몰고 가거나 혐오와 공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인종차별일 뿐이라는 것을 또한 강력히 주장하고자 한다.
첫째, 이주민들의 범죄율은 내국인보다 낮다. 2009년 10월 19일 대검찰청의 국정감사자료에 의하면 2008년 한국인 범죄 건수는 2,733,285건으로서 인구대비 5.62%이고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외국인범죄 건수는 20,623명으로 외국인숫자 대비 1.78%에 불과했다. 그마저 경범죄가 많다. 자기 나라도 아닌 낯선 남의 나라에 가서 일하면서 돈 버는게 바쁜 이주민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둘째, 특정 이주민 집단을 범죄성이 강하다고 매도하는 것 역시 일반화의 오류거나 근거없는 비방일 뿐이다. 한국사람 중에 예컨대 경상도 사람이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경상도 사람이 문제라거나 추방하자는 주장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셋째, 이주민을 추방하자고 주장하거나 이주민 집단을 혐오하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세계화된 시대에 전혀 공존에 도움되지 않는다. 예컨대 최근에 미국에서 벌어진 한인계 이민자의 총기난사 사건이나 과거의 유사 사건에 있어서 미국인들이 한인들이 잔인하다거나 이들을 강력하게 통제하자거나 추방하자고 했으면 어땠겠는가? 전혀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고 집단 간의 갈등만 부추겼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사회 인구와 노동력 구조 상 이민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고 이를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더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찾을 문제이지 이런 식으로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된다.
특정한 사건을 놓고 집단 전체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폭력이 된다.
중국동포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하여 이주민들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는 이들이다. 인종차별과 혐오, 반감이 확산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이들의 사회적 위치가 더욱 위축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피의자와 그의 출신이 되는 집단은 당연히 구분해서 보는 것이 이성적인 접근법이다. 무책임한 말의 칼을 휘두르기 전에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자세가 요구된다.
2012. 4. 9
이주노동자의 벗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