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민대회 결의문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스물두 명의 죽음을 초래했다. 쌍용차 77파업에 대한 살인진압이 스물두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22번째 ‘사회적 살인’이 발생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추모의 발걸음을 이었다. ‘더 이상의 죽음은 안된다! 쌍용차 문제는 해결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사회 각계각층의 염원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과 쌍용차 자본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아니, 이들은 노동자들을 더욱 더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는 77파업 폭력진압을 잘한 일로 자랑하고 있지 않은가? 쌍용차자본은 12만대 생산돌파, 80억 흑자를 자랑하고 경력직 신규채용을 하면서도 해고노동자 복직을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22번째 희생자의 49재를 맞이하여 위령제를 치루었다. 그러나 쌍용차 정리해고 희생자 22명의 넋을 위로하고, 더 이상의 죽음을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에 오늘부터 쌍용차 범추위를 쌍용차 범대위로 개편하여,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범국민적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
5월 17일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후 종단별 시국기도회, 범종교계 100일 순례, 종교계 및 사회원로 원탁회의 등을 추진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종교계가 나설 것이다.
문화예술인들은 자본의 탐욕과 경쟁 앞에서 노동자의 생존과 사람의 목숨이 희생되는 현실에 눈감을 수 없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문화예술계 대책회의를 구성하고 희망지킴이 활동에 나섰다. 6월 16일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철폐를 위한 1만 시민걷기대회에 문화예술인들이 나설 것이다. 시, 소설, 영화, 음악, 미술, 방송연예 등 모든 문화예술적 감성을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실천으로 발현할 것이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희생자에 대한 사회적 살인의 한 축에 법과 권력이 도사리고 있다. 정리해고법, 비정규악법, 집회시위법 등 온갖 악법과 공안권력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이에 우리 양심적인 법조계가 더 이상 자괴감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다. 악법과 권력에 맞서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연대에 적극 나설 것을 천명한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희생자에 대한 사회적 살인의 또 한 축에 자본의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 이윤을 위한 경쟁에서 도태된 노동자는 한낱 일회용에 불과하다는 자본의 비인간적인 이데올로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이데올로기는 급기야 쌍용자동차 기술유출, 회계조작, 폭력진압을 사회적으로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 학계는 이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 법조계, 인권운동, 언론계와 연대하여 쌍용자동차 사회적 살인의 진상과 그 주범들을 밝혀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오늘 범국민대회를 시작으로 쌍용자동차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물결은 문제해결을 위한 투쟁의 불길로 바뀔 것이다. 학술, 법조인권, 문화예술, 종교, 여성, 청년학생, 노농빈 등 각계가 연대한 범국민적 투쟁을 천명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5월 10일 각계각층 대표와 사회원로들의 면담요구에 묵묵부답이다. 정리해고에 반대한 77파업을 돌입 3주년인 5월 22일, 살인진압의 책임자가 있는 청와대로 갈 것이다. 그리고 쌍용자동차 문제해결을 위한 100만 서명운동을 시작할 것이다.
6월 16일을 ‘쌍용자동차 해고자복직을 위한 범국민행동의날’로 선포한다. 7월초중순 전국 각 지역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이런 힘을 모아 7월 범국민대회와 8월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오늘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각계각층 모든 사람들의 염원과 투쟁결의를 모아 이명박정부와 쌍용차 자본에게 요구한다. ‘쌍용자동차 문제해결을 위한 5대 사회적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하나. 쌍용차 해고자복직 즉각 실시하라!
하나. 살인진압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
하나. 회계조작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하나. 희생자 명예회복과 배상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문제의 근본원인인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철폐하라!
2012년 5월 19일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