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일간 이어져왔던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용진실업은 2012년 홍익대학교와의 경비용역 도급계약을 끝으로 용역도급과 관련한 홍익대학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입찰에 참여할 경우 2013년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가 진행하는 집단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확약하였다.
이번 투쟁은 서경지부와 용진실업간 ‘합의서’ 작성이라는 형태를 띠기는 했지만 사실상 노동조합의 힘으로 노동탄압 악질기업인 용진실업을 퇴출시킨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뜨거운 여름을 이겨내며 굳건히 투쟁을 이어온 홍익대학교 조합원들, 서경지부 조합원들과 공공운수노조, 학생 및 사회운동의 연대로 얻어낸 이번 승리는 전국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원청의 이해를 대변하여 노무관리를 하는 것을 핵심적 임무로 하는 청소용역업체가 사업장에서 철수할 것을 노동조합과 약속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청소용역업체에게 매우 중요한 사업장인 대학교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은 노동조합의 투쟁에 완벽히 굴복하였음을 뜻한다.
노동권을 쟁취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한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한국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문제를 우리 사회에 드러냈고, 청소노동자들의 최고임금으로 여겨지던 최저임금을 현장의 투쟁으로 넘어섰으며, 서울지역에서는 단위 사업장 교섭을 지역집단교섭으로 확대 발전시키며 연대의 폭을 넓혀왔다. 현재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하반기 집단교섭을 통해 시급 5600원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이는 저임금 노동자의 이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파행적으로 결정된 최저임금을 넘어서서 민주노총의 최저임금 요구를 현장에서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다.
용진실업 퇴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올 상반기 홍익대 투쟁은 승리로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문제의 근원은 진짜 사용자인 홍익대학교에 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시 노동조합의 기반을 다지고 대학 비정규직 투쟁을 확장시키면서 직접고용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만들어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모든 사태를 만들어낸 근본적 원인인 비정규직보호법과 파견법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복수노조를 악용하여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자본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금도 유성, 만도 등 수많은 사업장에서 민주노조를 깨부수기 위해 복수노조를 악용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대법원 판결까지 무시하며 불법파견을 지속하고 있다. 문제의 근본을 노동자운동의 단결된 힘으로 뿌리 뽑아야 한다. 홍익대 투쟁의 승리를 발판삼아 8월 말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의 전선을 확대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