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국정조사 실시 촉구를 외치며 15만 4천볼트가 흐르는 송전탑에 오른 쌍용차 노동자 3인의 농성이 오늘로 17일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고 있지 않다.
41일간의 쌍용차지부장의 단식과 종교인 그리고 일반시민들의 10만 배의 간절함에도 또한 한파에도 아랑곳없이 이어지는 미사에도 여전히 쌍용차 문제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나온 새누리당의 대선 후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 발표가 고착된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발표 내용은 실망을 넘어 분노할 수준이었다. 23명이 죽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맨바닥에서 싸우고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여전히 유령 취급하는 기대 이하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와 해고자 복직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쌍용차 사태 해결을 바라는 수많은 시민들의 열망을 봤다. 또한 그들은 지난 4월부터 대한문 천막농성장을 수시로 찾아 격려하며 함께 했다.
이는 더 이상 쌍용차 문제를 미룰 수 없다는 국민들의 공감대가 이미 확보되었음을 반증한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쌍용차 청문회를 통해 여야를 불문하고 국회까지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새누리당의 입장이 모호할뿐 아니라 박근혜후 보의 입장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도 들을 수 없다. 이처럼 국민과 국회가 한 목소리로 부당함을 지적하고 그 해결을 요구하는데 박 후보는 어떻게 이토록 쌍용차 문제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박근혜 후보는 쌍용차 국정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을 내 놔야 한다. 다가오는 12월 10일은 노동 의제가 포함되는 두 번째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잡혀있는 날이다. 박근혜후보와 새누리당이 대선용으로 쌍용차 문제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국정조사 일정을 즉각 만들고 해고자 원직복직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한 23명의 원혼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 입장이 전제되지 않는 가운데 쌍용차 관련 행보가 시도된다면, 우리는 이를 새누리당과 박 후보의 일방적 대선용 정치행위로 간주할 것이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쌍용차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결단만 남아 있다. 모호한 입장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계획과 입장을 밝혀라. 고공철탑 농성장엔 여전히 15만 4천볼트의 전류 바로 아래 촌각을 다투며 투쟁하는 3인의 노동자들이 있다.
박 후보는 결자해지의 당사자 입장에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즉시 응답해야한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는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전향적이고 구체적인 입장을 내 놓지 않을 경우 더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 23명 죽음에 대한 조의를 즉각 표명하라!
- 쌍용차 국정조사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 해고자 원직복직 없인 어떤 말도 믿을 수 없다. 해고자 복직계획 수립하라!
12월 6일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