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서울 마포지역 내 성소수자 당사자와 지지자들의 모임인 '마포 레인보우 주민연대'가 마포구가 관리하고 있는 현수막 게시대에 현수막을 게시하고자 했으나, 이를 불허하고 있는 것이다.
마포 레인보우 주민연대가 게시하고자 했던 현수막 문구는 “지금 이곳을 지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성 소수자입니다”와 “LGBT, 우리가 지금 여기 살고 있다”라는 두 가지였다. 그러나 마포구청 측은 ‘여기 살고 있다’는 문구가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수막 도안과 문구를 수정하지 않으면 현수막을 게시할 수 없다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LGBT를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경우, 심지어 정신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LGBT들은 일상의 모든 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전전긍긍해야한다. 이런 가운데 성소수자 단체 스스로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자 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마포구청은 이 지역에 성소수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이 반영된 결과다. 다양한 성적 지향과 정체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정상으로 낙인찍고 부정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고 인권침해다. 특히 헌법 상 차별 금지 의무를 이행해야 할 지방정부가 나서서 성소수자의 차별을 조장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를 계기로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을 인정하고 차별을 해소하려는 것이 시대적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청은 오히려 청소년 운운하면서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있다.
마포구청은 현수막 문구 수정 요청을 즉각 취소하고 마포 레인보우 주민연대에 즉각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마포구청은 성 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위해 진심으로 각성해야 할 것이다.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