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 연행, 43명 부상, 40명 출석요구서
1. “컨베이어벨트라는 자동흐름방식의 자동차 생산조립 공정에는 합법적인 도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에 해당되기 때문에 정규직”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2010년 7월 22일, 2012년 2월 23일, 2013년 2월 28일 세 차례나 나왔다. 여기에 3월 20일 중앙노동위원회는 법원의 판결을 자의적으로 축소했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현대차 울산공장의 조립(의장), 차체, 도장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기 때문에 정규직이라고 판정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대법원과 중노위의 판결에 코웃음을 치며, 불법파견을 은폐하는 신규채용을 강행하고 있다.
2. 4월 14일 사내하청과 촉탁계약직으로 떠돌다 공장에서 쫓겨난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살했고, 4월 26일 기아차를 위해 10년 동안 청춘을 던져 일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강행된 신규채용에 항거해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가 분신했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20여명은 4월 22일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더 이상 죽이지 말라”며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천막도, 비닐도 없이 맨 바닥에 종이박스를 깔고 누워 쏟아지는 소나기와 비바람을 온 몸으로 견디며 정몽구 회장 구속과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3.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제 몸에 불을 지르며 절규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로는 못할망정 현대자동차 용역들과 한 몸이 되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무자비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 노숙농성 25일 동안 27명을 연행하고 50여명에게 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경찰이 휘두른 방패로 5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5월 15일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이승각 조합원은 경찰차량에 발목을 치어 병원에 입원해 깁스를 했고, 김문환 조합원은 손가락이 찢어졌고, 조중혁 조합원은 머리가 찢어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이날 하루에만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4. 5월 16일 서울경찰청은 경찰 간부 150명을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건너편 소비자보호원 대회의실에 모아놓고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방어 전략을 수립하고 치안을 담당해야 할 경찰 수천명을 동원해 양재동 일대 교통을 마비시키고, 보호해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야만적인 폭력을 가해 17명을 연행했고 3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경찰은 독재정권 시대에 최루탄을 난사했던 것처럼 100여개가 넘는 최루액 살포기를 동원해 발암물질인 최루액을 남녀를 가리지 않고 노동자들의 얼굴과 입에 쏟아부었다.
5. 대한민국 경찰이 연행해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현대자동차 전 조직과 간부와 인력을 동원해 불법파견을 저질러왔으며,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았다. 정몽구는 근로자파견법 제 5조, 6조, 43조 위반으로 지금 당장 수갑을 채워 연행해 징역 3년 형에 처해야 한다. 게다가 최근 현대제철에서 공기 단축을 지시해 사내하청 노동자 다섯 명의 목숨을 앗아간 장본이이다. 정몽구는 노동법, 근로자파견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른 현행범이다. 제발 법을 지키라고 요구했던, 아무런 죄가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한 것은 경찰이 범법자이자 현행범인 정몽구 회장의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6.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과 대선 기간 내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했고, 취임 첫날 “임기 내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회 청문회에서 “불법파견이 있는 곳이면 장소를 막론하고 어디든지 법에 있는 대로 직접고용을 명령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최루액 발사와 폭력연행을 명령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정부는 슈퍼 울트라 갑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을 보호하고 있다.
7.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 비정규직 지회와 ‘사내하청 대책위’는 현대차와 정몽구의 사병으로 전락한 경찰의 폭력만행에도 굴하지 않고 대법원 판결 이행과 정몽구 구속,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투쟁을 더욱 가열차게 벌여나갈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찾아가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할 것이다. 오는 5월 22일에는 전국 100개 현대차 영업점 앞에서 정몽구 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며, 매일 밤 양재동 본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이어갈 것이다.
2013년 5월 16일
불법파견 정규직화, 사내하청제도 폐지, 사내하도급법 폐기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