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박정식 사무장이 오늘(7월15일) 오후 12시 30분경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인근 자택에서 노트에 짧은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자결했다. 우리 희망버스 기획단은 이번 자결 사건이 정몽구에 의한 명백한 ‘타살’임을 분명히 한다. 또한 박정식 동지의 한을 풀기위해 법위에 군림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에 대한 구속!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 쟁취!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적극 나설 것이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박정식. 2010년 7월 22일 대법원에서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판결이 나고 1만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에 대한 열망이 불타올랐을 때 그는 노동조합에 가입한다. 아무리 법 위의 현대차라고 하더라도 대법원 판결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해 11월 15일부터 울산1공장 25일 점거파업을 비롯해 3개 공장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파업이 진행됐지만 현대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박정식 동지는 해고를 피했지만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공장에서 104명이 해고되고 1천명이 징계를 받았다.
대법원의 판결조차 쓰레기 취급하는 현대차에 맞서 다시 노동조합을 세워야 했다. 박정식 동지는 구속을 각오해야 하는 노동조합 사무장을 맡았다. 쓰러진 조합원들을 일으켜 세우고, 현대자동차의 야만적인 탄압에 맞서 온 몸을 다해 싸워왔다. 올해 4월 14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목을 매 자결하고 4월 16일 기아차 사내하청 조직부장이 분신으로 항거하는 것을 지켜 본 그는 4월 22일부터 서울 양재동에서 정권과 자본의 야만적인 탄압을 견디며 75일간의 노숙투쟁을 벌였다.
현대차 양재동 본사 정문에서 쓰레기처럼 치워질 때에도, 기자회견조차 폭력으로 진압했던 서초경찰서의 탄압에도 그는 물러서지 않았고, 맨 앞에서 싸웠다. 그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무리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재벌이라고 하더라도 대법원의 판결을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순진했다. 노동부에서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한 지 10년째가 되어도, 대법원 판결 3년이 되어도, 철탑에 매달려 300일 가까이 싸워도 끄떡없는 정몽구 앞에서 그는 정규직 전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버리고 ‘비겁한 겁쟁이’가 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대자동차가 2004년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을 따랐다면, 정몽구 회장이 2007년 6월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현대차 아산공장 불법파견 판결을 지켰다면,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이 2010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을 따랐다면 그는 지금 살아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성의 있는 자세를 취했다면, 정몽구 회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신규채용을 강행하지 않았다면,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이 노동자들의 절규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박정식은 ‘비겁한 겁쟁이’가 되어 죽지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이 10년 동안 불법파견을 저질러온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현대차 아산공장 박정식 동지는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이 죽였다.
7월 20~21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떠나는 희망버스는 박정식 동지의 억울한 죽음을 안고 싸울 것이다.
2013년 7월 15일
현대차 희망버스 기획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