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알코올 피해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내팽개치고 있는 주류협회를 규탄한다
2010년 한국주류산업협회(이하 주류협회)는 알코올 문제 전문 공익재단인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이하 카프재단)에 대한 출연금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며 사업 축소를 강요해 왔다. 이로 인해 카프재단은 수년째 파행을 겪어 왔으며, 올해 초 알코올중독 전문치료병원인 카프병원이 휴업하여 치료중인 환자들이 쫓겨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카프재단의 직원들과 환자 가족들, 회복의 길을 걷고 있는 재활시설 입소자들까지 나서 주류협회의 사회적 책임 방기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시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주류협회 앞에서 진행 중인 천막농성은 50일을 넘어섰다. 폭우와 폭염 속에서 천막시위를 이어가는 동안에도 주류협회는 재단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거부해 왔다.
주류업계는 ‘카프재단의 운영에서 손을 뗀다’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최근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 등 주요 주류사들은 카프재단의 운영에서 손을 떼고 향후 어떠한 형태로도 관여하지 않겠으며, 재단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즉각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류사들은 8월 6일 주류협회 이사회를 통해 이같은 약속이 이행될 것이라 밝혔고, 카프재단의 직원, 환자 및 환자 보호자들은 이같은 약속을 믿고 카프재단 정상화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주류협회는 모든 약속을 파기하고 이사회에서 ‘좀 더 지켜본 후 결정한다’는 아무런 내용없는 결정만을 했다.
수년간 이어진 카프재단의 파행을 통해 이윤에만 골몰하는 주류사들의 이해관계에 공익재단인 카프재단의 운영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또한 카프재단의 운영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고 환자 및 보호자 치료를 제대로 하려면 운영자금이 시급히 지원되어야 한다. 따라서 주류협회의 약속은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주류사들의 최소한의 의무였으나 그마저도 헌식짝처럼 내던졌다.
사회진보연대는 알코올 폐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주류사들이 마지막 약속까지 파기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주류사들의 무책임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다.
주류사들의 운영 간섭 중단, 카프재단의 통합적 공공기관화가 해답이다
카프재단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알코올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하며 더욱 확산시켜야 할 사회적 재산이다. 또한 주류협회가 카프재단에 지원하기로 한 출연금은 기부가 아닌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다. 주류업계는 수많은 알코올 중독자를 양산하며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으며, 카프재단에 대한 출연금 지원은 주류업계가 보건복지부에 각서까지 제출하면서 확약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를 망각한 채 환자들을 ?아내고 병원을 폐쇄한 주류협회는 더 이상 카프재단의 운영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
알코올 폐해에 대한 국가적 정책이 전무한 현실에서 선도적으로 알코올 예방·치료·재활업무를 담당해왔던 카프재단에 대해 정부, 특히 감독관청인 보건복지부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 카프재단을 공공기관으로 전환해서 국가적 알코올 폐해 방지 사업의 첫 걸음으로 삼아야 한다. 10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구축된 통합적 알코올중독 문제에 대한 통합적 치료·재활의 노하우가 유실되어서는 안되며, 이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