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안전과 철도노동자의 삶을 위협하는
일방적, 졸속적 구조조정 반대한다
철도산업의 비효율성 운운하던 철도공사가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철도공사는 1인 승무 확대와 함께 적자선을 감축하고, 올해 안에 56개 역의 무인화와 55개 열차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민의 안전과 편의는 안중에도 없다. 철도공사는 무조건적인 비용 절감만을 목표로 둔 운영으로 철도산업을 불안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지난 8월 19일에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현장 실사가 시작되었다. 철도공사는 노사 공동으로 직무를 진단해보자는 철도노동조합의 요구를 단박에 묵살하였다. 그리고 6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삼일회계법인에 직무진단 용역을 발주했다. 현장 실사는 철도 업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외부 인사가 현장 노동자들의 작업을 몇 시간 ‘지켜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제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업무 강도나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는 고려되고 있지 못하다. 누가 봐도 허술한 이번 현장 실사는 필연적으로 철도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론을 도출해 낼 것이다.
열차 승무 분야에서는 강제 순환 전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철도공사는 열차 승무원들을 역으로 발령 내고, 역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을 승무원으로 보내는 식의 순환 배치를 명령했다. ‘한 곳에서 오래 일하면 타성이 든다’는 막말까지 덧붙였다. 그리고 이러한 순환 배치를 3개월 마다 실시할 계획이라 밝혔다. 강제 순환 전보는 철도 현장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인력을 채용하지 않고 내부에서 돌려막는 식의 ‘유연한’ 운영을 위한 것이다. 또한 민영화 저지 파업 투쟁을 앞두고 노동자들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전기 직종의 장비운전 업무를 외주화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미 몇 년간 지속된 인력 감축으로 노동강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특정 업종의 외주화는 더욱 더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것이다. 또한 다른 직종의 외주화와도 연결되어 비정규직의 비중을 높일 것이다.
KTX민영화저지 범국민대책위는 각 지역에서 구조조정을 막는 투쟁에 함께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전사회적인 쟁점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지난 7월, 안전사고 우려에도 불구하고 철도공사가 중앙선 1인 승무를 강행하려 했을 때, 해당 지역 대책위의 단체들은 철도노동자들의 1인 승무 저지 투쟁에 헌신적으로 연대하여 시범운행을 중단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이번 달에는 전남 무안군 몽탄역의 폐쇄계획을 몽탄면 주민들의 항의로 백지화시킨 일도 있다.
지금 다양한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는 철도산업의 구조조정은 정부가 말하는 ‘철도 경쟁 체제’, 즉 철도 민영화의 기반을 만드는 단계이다. 철도 민영화가 우리에게 어떤 파국적 미래를 가져올지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승객 안전과 철도노동자의 삶을 위협하는 일방적, 졸속적 구조조정을 반대한다. 그리고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한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나아가 우리는 이러한 구조조정을 전면화시킬 철도 민영화를 국민과 함께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2013년 8월 30일
KTX 민영화 저지 및 철도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