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를 지키기 위한 서울대병원분회의 파업투쟁을 지지한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가 오늘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이라는 핑계를 대며 과잉 검사와 치료를 통해 환자 건강을 위협하고, 노동자들에게는 임금동결, 비정규직 확대를 강요하고 있다. 이에 노동조합은 1분 진료가 아닌 적정진료시간 보장, 선택진료비 폐지, 4인실 병실 보험 적용, 어린이환자 식사 직영, 비정규직 정규직화, 의료인력 확보, 임금인상 등을 걸고 파업에 나섰다.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검사 실적을 5% 더 늘리라고 지시했다. 환자가 갑자기 더 아프기라도 하는 것인가? 서울대병원의 비상경영의 본질은 돈벌이진료를 더 강화하는 것이다. 지금 서울대병원에서는 교수 1인이 3명의 환자를 동시에 수술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환자를 1분 진료하고, 15분 동안 예약환자 13명을 받기도 하며, 오전 3시간동안 15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일이 다반사다. 서울대병원은 교수들에 대한 의사성과급 제도를 국립대병원으로는 가장 먼저 도입했고, 선택진료비(교수특진비)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을 선언하면서 10% 비용절감을 요구하였고 이는 저질 의료재료의 도입으로 직결되었다. 저질 주사기, 수액도관 등으로 채혈이나 약물 주입에 문제가 생기고,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저질 카테터가 도입되고 있다. 이렇게 서울대병원은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늘리고 있고, 환자에게 위험한 저질 과잉 진료를 만들고 있다. 교수성과급을 폐지하고 1분 진료가 아닌 적정진료시간을 보장하라는 노조의 요구는 아플 때 서울대병원에 가야 하는 국민 모두의 요구이다.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을 철회하고 공공병원으로서 적정진료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국립대병원은 공공부문으로서 더 나은 일자리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공약한바 있다. 그러나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 비중은 다른 사립병원보다도 높다. 2009말부터 2012년 8월말까지 3년간 12개 국립대병원의 총 고용증가 인원 중 40%가 비정규직이었으며 2012년 8월 기준으로 전국 12개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고용인원의 1/4에 달하고 있다. 또한 인력 부족으로 환자들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병원노동자들은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린다. 서울대병원분회가 요구하는 인력충원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염원이다. 국립대병원, 그 중에서도 서울대병원이 모범이 되어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그동안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의료공공성 확보,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담아 3개월 넘게 수십 차례 교섭을 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노조에 따르면 임금 관련 안을 내기로 약속해놓고 그 약속을 기억조차 못했고 다시 약속 해놓고도 지키지 않았다. 또한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위해 변화된 안을 가지고 교섭에 임하라고 권고했는데도, 어떤 변화된 입장도 제시하지 않았고 노조가 문제제기하자 “(단체교섭에) 안 나와도 됩니까?”라며 협박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는 서울대병원의 주체로서 노동자의 권리와 요구를 무시하는 행위다.
서울대병원은 적자로 인해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인력충원도, 임금인상도 여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등을 제외하고 실제 손익을 따져보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흑자규모는 691억 원으로 작년에 발생한 적자 72억의 손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작년의 적자도 경영실적과 무관하게 퇴직급여가 일시적으로 증가해서 발생한 것으로 향후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암센터증축, 호텔매입, 첨단복합외래센터 등 수천억 원 대의 신축공사를 진행하는 중에도 적자라서 힘들다는 것은 비상식적 주장이다.
우리는 사측이 주장하는 비상경영이 근거가 없음을 밝혀내면서 제대로 된 ‘국가중앙병원’을 요구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해 함께 싸우는 것이 서울대병원이 국립대병원으로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길이다. 우리는 서울대병원 노조의 파업투쟁에 끝까지 함께 연대할 것이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의 파업 투쟁은 정당하다!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을 철회하고, 적정진료로서 공공의료 실현, 인력 문제 해결에 나서라!

2013.10.23.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