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씨엔씨병원은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노동자들이 17일째 파업 중이다. 노동조합은 병원의 불법·편법 운영과 노동자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이 제자리를 찾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은 청주시민의 혈세로 세운 공공병원이다. 지자체 병원의 성격에 맞게 공공성을 중심에 두고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간병원에 위탁을 주는 운영방식으로 인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먹구구식 의료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병원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씨엔씨병원은 지난 2년 동안 사익만을 추구하고 노동자들을 탄압하며,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의료의 질’은 외면한 채 ‘비용절감’만을 쫓아왔다.

병원은 환자의 안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간병사 1인이 1병실(5명~8명)을 담당하던 것을 2병실(10명~16명)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간병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간병사 한명이 2병실을 담당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절반의 환자는 간병을 받지 못하게 된다. 노동조합의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병원측은 병실에 CCTV를 설치해서 보면 된다는 비상식적인 ‘모니터간병’을 주장한다. 이는 ‘간병’이 아니라 ‘감시’에 불과하다.

병원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이 아닌 노예계약을 맺고 일을 해야 했다.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준법상의 법정수당을 청구하거나 민,형사상 어떠한 진정, 고소, 고발, 소송 등도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합니다”, “타인의 연봉금액을 알려고 하지 않고 본인의 연봉금액을 절대 공개하지 않으며, 이를 위반할 시 회사에서 정한 불이익을 감수할 것임을 확약합니다”는 등 비상식적인 조항들이 버젓이 들어 있다. 게다가 간병노동자들의 경우에는 24시간을 꼬박 일하면서도 15.5시간 분의 임금만 지급되었다.

작년 10월 설립된 노동조합은 6개월에 걸쳐 교섭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병원장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대화를 거부하는 것도 모자라 노조 게시판 무단 철거, 조합원 해고, 용역 깡패 고용, 불법 CCTV 설치, 부당징계 남발 등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짓밟고 노동조합을 탄압해왔다. 마지막 수단으로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하자 병원은 파업 첫날부터 불법적으로 용역깡패와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조합원을 폭행하는 등 오로지 노동조합 깨부수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노동부는 ‘기존 격일제 근무형태의 임금체불소지를 먼저 해소하고, 전문기관 의뢰를 통해 충분한 검토이후 노사합의하에 근무형태를 전환한다’는 중재안을 내놓았고, 노동조합은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판단아래 중재안을 수용하고 한시적 업무복귀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측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병원장은 정부가 내놓은 중재안을 수용하고 하루빨리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 또한 청주시는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이 시민을 위한 공공병원이 되도록 책임지고 직접 나서야 한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사태는 단순한 노사 문제가 아니라 지자체가 의료기관을 민간자본에 위탁하면서 발생한 문제이다. 4년만 있다가 나가면 되는 민간병원의 무원칙 경영과 체계 없는 행정의 문제가 누적되어 폭발한 것이다. 청주시는 시민의 노후를 책임지기 위해 노인전문병원을 건립했지만, 운영을 민간병원에 맡기고 감사 및 관리감독에 소홀했다. 청주시는 지금이라도 노인병원의 불법행위를 바로잡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무책임한 민간자본에게 위탁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노인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게 직접 운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