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대한민국 정부는
법원의 산재인정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그 책임을 다하라.
2011년 6월, 서울행정법원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 고 이숙영씨에 대하여 벤젠 등 유해화학물질과 전리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발생한 산업재해라고 인정했다. 2013년 10월, 서울행정법원은 또 다른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노동자인 고 김경미씨에 대하여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에 대한 연이은 산재인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정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근로복지공단은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삼성 또한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에 마저 보조참가를 하여 노동자들의 산재인정을 적극적으로 방해해왔다.
2014년 8월 21일, 마침내 서울고등법원은 3년 간의 긴 항소심 재판을 마치고 고 황유미, 고 이숙영의 백혈병 사망이 벤젠, 전리방사선 등 노출에 의한 산업재해라고 다시 한번 판결하였다.
다만, 함께 소송을 제기한 백혈병 피해자 고 황민웅, 김은경, 송창호씨에 대하여는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노출의 정도가 상당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항소를 기각하였다. 재해당사자가 산재임을 증명해야하는 부당한 법제도하에서 정부의 부실한 재해조사와 업무환경에 대한 삼성의 자료 은폐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백혈병도 마땅히 산업재해로 인정되어야 한다.
지난 7년간 삼성은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에 대해 단 한 번도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공장의 작업환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노동자들의 백혈병은 업무와 무관한 개인질병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우리는 다시금 진지하게 삼성과 정부에게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은 여전히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을 산업재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여전히 법원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 이라고 생각하는가?
근로복지공단은 또다시 상소할 것인가?
노동부는 여전히 아무런 대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할 것인가?
삼성과 정부는 반도체ㆍLCD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에 대하여 이제라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삼성은 반올림과의 교섭에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용 없는 사과, 형식적인 재발방지대책, 피해자들을 가르는 협소한 보상대책으로는 결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삼성전자 반도체ㆍLCD 공장에서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 뇌종양 등으로 사망한 노동자만 70여명이다. 드러난 발병자만 따져도 164명이다.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죽어가고 병드는 동안 삼성과 정부는 언제가지 책임 회피만 할 것인가? 삼성과 정부는 이제라도 그 책임을 다하라. 삼성은 산업재해 인정하고 사과하라.
201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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