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70일, 대한민국은 다시 4월 16일로 돌아왔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가족과 국민의 의지는 국회에 의해 거부되었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가족들이 국회 농성을 시작한 지도 83일째다. 국회는 가족들을 세 번 울렸고 530만 명의 국민 서명을 종잇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다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 국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 7월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을 청원하며 가족들은 3자 협의를 요구했다. 입법은 국회 고유의 권한이라며 새누리당은 줄곧 가족과의 협의를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조사위원회가 어떤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가족들이 제안한 수사권과 기소권 보장 방안에 대한 반대만 일삼았을 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가족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된 특별법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언했으나 세 차례의 합의에 이르는 동안 번번이 행동으로 가족들을 배반했다. 희생자들이 편안히 눈 감을 수 있도록 진실을 밝히자고 그 가족들이 거리에서 자야 하는 참혹한 시간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같은 가족들을 분열시켜 단원고 유가족, 일반인 유가족들이 서로 손 잡기가 어색해진 안타까운 현실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요구는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였다. 그래서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의 총체적인 재난관리 체계와 각종 정책의 수립 및 실행 과정을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수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가족들이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으로 특별법 논의의 폭을 넓힌 것은 위와 같이 중대한 진상규명의 기회를 시간이 흐를수록 놓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9월 30일 여야 합의사항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내용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확보할 아무런 방안을 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특별법 제정 요구에 담겼던 가족과 국민의 바람에 역행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특별법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 독립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지 않는 특별법으로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힐 수 없다.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가지는 특검 후보군 제안에 여당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으로부터 여당이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정치적 중립’이 아니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확보되는 진상 규명을 원한다. 지난 8월 방한한 교황의 말처럼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의 절규와 외침을 ‘정치적’이라며 훈계했던 자들이 말하는 정치적 중립은 가족의 고통을 외면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추후 논의 사항으로 남겨둔 유족 참여 여부는 선택지가 아니라 진실의 출발선이다. 현재까지 마련된 청문회, 동행명령, 자료제출 요구 등의 권한을 포함해 유족 참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가 10월 말까지 처리하겠다고 명시한 정부조직법, 유병언법 역시 문제적이다. 해경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은 국민들 앞에 검증된 적이 없다. 국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해경 등 각급 기관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철저히 진상 규명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핑계를 만들려는 시도는 아닌가. 유병언법이라 불리는 ‘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역시 우려스럽다. 유병언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추진하는 법이라고 하나, 유병언법은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죄를 묻는 법이 아니다.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한 법이 아닌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을 종결하려는 법일 뿐이다.
누가 서둘러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가두려 하는가. 누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축소하려 하는가. 이번 합의 과정에서도 청와대의 개입은 분명히 드러났다. 지난 9월 16일 세월호 특별법 2차 합의안을 “여당의 마지막 결단”이라며 사실상 마지노선을 제시한 데 이어, 30일에는 특별법 논의를 겨냥한 듯 “모든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국회를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세월호 특별법을 정략적으로, 아니 이기적으로 접근하고 있지 않은가. 5월에는 눈물을 흘리며 최종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하더니, 9월에는 스스로 ‘삼권분립’에 위배하는 특별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조사위원회의 권한을 깎아내리는 동시에 특검 선정에 주도권을 가지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거부하는 청와대의 태도는 역사적 범죄에 다름 아니다. 참사 없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길목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거수기일 뿐 국회 내 다수 정당으로서 가족과 국민의 요구를 수렴하기는커녕 거부해온 새누리당 역시 마찬가지다. 가족의 요구를 끝내 외면한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 진실을 두려워하는 자, 안전을 두려워하는 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져야 할 한국사회에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진실을 약속하지 못하는 대통령도, 국회도 필요 없다.
우리는 가족의 마음으로, 국민의 힘으로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의 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상 규명 안전사회를 위한 국민추진단은 진실을 밝히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그날까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법도, 국회도, 정부도 국민으로부터만 나올 수 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말의 의미가 그것이다. 참사 200일이 되는 11월 1일 진상 규명과 안전사회를 바라는 국민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진상 조사 거부하는 대통령을 규탄한다 !
진상 규명 외면하는 새누리당 규탄한다 !
가족 요구 외면하는 새민련을 규탄한다 !
성역 없는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 !
2014년 10월 2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10월 이후 사업 계획
1. 향후 국민대책회의 사업 흐름
< 10월 >
-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국민추진단 조직화 본격화
- 10월 3일 무박 2일 대규모 진도 기다림 버스
- 10월 국민간담회 진행 ( 20일 전까지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 진행 / 20일 이후 그 외 지역 권역별 간담회 진행 )
< 11월 >
- 11월 1일 참사 200일을 기점으로 전국 집중 11월 범국민대회
- 11월 초순 이후 가수들이 참여하는 지역순회문화제 개최
2. 주요 사업 계획
1) ‘국민간담회’
① 국민간담회 추진 상황과 주요 방식
- 상황 : 현재까지 수도권 지역의 30여개 대학 간담회 진행함.
- 의의 : 유가족과 국민대책위 + 국민들의 만나면서 소통과 향후 사업 방향 등을 공유하는 충분한 소통의 자리 이후 국민 추진단 구성을 통한 동력 확대의 자리
- 기간 : 10월 부터 국민 간담회 진행
- 방식 : 10월 중순까지는 수도권 / 충청권 / 강원권 , 10월 중순 이후 그 외 지방 집중 국민 간담회
② 국민간담회 구체적 상
- 영상 상영 / 질문지 배포
- 가족 인사 및 발언 ( 416 이전과 이후 변화 / 팽목과 진도에서 있었던 일/ 특별법 제정 투쟁 과정과 일상생활 / 호소의 말씀 )
- 대책위 설명 ( 특별법 설명 / 참사의 원인과 밝혀야 할 의혹 / 안전사회 의제로 확대 / 사업 방향과 계획 )
- 질의 응답
- 구체적 사업 제안 ( 추진단 구성 등 )
③ 찾아가는 국민간담회 ( 전국행진을 대신하여 ) 관련하여
- 지난 대표자회의 때 제출된 전국행진을 가족과의 협의를 통해 광역별 국민간담회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함.
- 방식 : 권역별 국민간담회를 진행하는 방식임. 예를 들어 가족은 새벽에 버스를 타고 울산권역으로 가면, 인근 울산 / 부산 / 경남 등지에 국민간담회를 동시다발로 진행하는 방식
2) ‘진상규명 국민추진단’ 구성
- 진상규명 안전사회 국민추진단 추진
○ 목표 :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범국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
○ 의의 : 세월호 참사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시민 조직 사업
○ 주요 조직 네트워크 : 지역대책위 부문대책위 등, 풀뿌리 커뮤니티와 단체 모임, 다양한 자율적 세월호 모임, 청원단과 동조단식단 참가 5만여명의 시민 등.
○ 추진 방안 : 9월 27일 범국민대회에서 대국민 제안, 10월 중 광범위한 국민간담회 등을 통해 추진.
○ 가입 방식 : 리플렛과 온라인 통한 가입
○ 진상규명 활동기금 : 3천원/5천원/1만원으로 가입을 통한 활동기금 모금과 추진위원들에게 상징물과 핸드북 등 증정. 여러 소식과 정보 전달.
○ 흐름 : 1차 리플렛 10월 3일 팽목항에서 배포. 2차 리플렛 추후 제작.
3) 안전사회를 위한 국제심포지엄 개최 (안)
- 10월 말경, 해외 사례 조사 리서치 팀을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 논의하기로 함.
- 11월 중 국제심포지엄 개최 예정
4) 11월 1일 참사 200일.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회 개최
- 일시, 장소 : 11월 1일 오후 4시경, 서울
- 방식 : 전국 집중 방식
5) 국민행동 제안
< 현수막 걸기 사업 >
- 현재 광범위하게 노란 현수막 거리가 자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음.
- 자연스럽게 노란 현수막 거리를 확대시켜 나감. 전국 200곳, 500장 현수막 걸기 등으로 10만 현수막 달기 목표
- 현수막과 함께 문패 달기
< 노란 리본, 뺏지 달기 >
- 노란 리본 / 뺏지 / 손목밴드 / 1회용 타투 / 목걸이 / 반지 끼고 (하고) 다니기 캠페인 진행
- 대대적으로 진행
<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가족 편기 보내기 릴레이 사업 >
- 가족이 직접 편지 작성해서 보내고 이를 아이스 버킷 방식으로 지정하고 확산하는 방식
- 가족의 편지를 오마이뉴스에 기고함.
6) 10/3 <팽목항, 그 간절한 기다림에 함께하는 문화제>
- 전국 규모로 1천 여명 이상 참여 예상
<주요 일정과 프로그램>
10월 3일 (무박)
▷ 19시, 진도 팽목항 도착 (진도 식당 이용하여 저녁 식사)
▷ 19시30분, 기다림과 진실의 행진
팽목항에서 진도 VTS 관제센터까지 왕복행진(왕복 3km)
▷ 21시~ 0시 : 기다림의 문화제 “어서 돌아오세요” 팽목항에서 부르는 이름
<기다림 외치다 >
■ 실종자 가족 발언 : 실종자가족 1
■ 퍼포먼스 : 풍등날리기
■ 작가회의 시낭송 2편
■ 연극인 육성낭독
■ 기다림을 달다 기다림 등 사전설치
<기다림 부르다>
■ 공연
- 초대가수1 강허달림
- 초대가수2 이지상
- 초대가수3 정민아(가야금)
- 초대가수4 평화의 나무 합창단
- 초대가수5 태히언
<기다림 말하다>
- 김제동이 말하는 기다림을 말하다(실종자 가족을 위한 위로의 말)
▷ 자정에 실종자들의 이름을 함께 부르며 마친 후 지역별로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