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가 방어용 무기인가? 동아시아 핵무기 경쟁 부추기는 사드 도입 반대한다!
지난 1월 2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지역방어체계)배치가 협상 중임을 다음 주께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사드가 대구 또는 경북 칠곡에 배치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까지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언론사는 관련 언급을 삭제하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어떠한 협의 요청도 없었다며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1월 13일 신년 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안보와 국익에 따라” 사드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사드가 배치된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군사동맹 체제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미국의 MD 구상은 한미일 3개국이 정보 수집에서부터 지휘, 요격까지 MD시스템을 통합 운영시키는 것이다. 미·일의 MD는 이미 사실 상 통합 운영되고 있으며, 남한의 MD도 올해 안에 미군의 데이터 교환 네트워크인 ‘링크-16’을 통해 연결·연동시키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여기서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는 중국에 대한 전방 센서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끊임없이 사드는 ‘방어용 무기’라고 강조한다. 설사 그들의 주장이 맞다고 치더라도, 방어용 무기로서 사드의 신뢰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 미사일방위청은 90년대 10차례에 걸쳐 사드 요격 실험을 했는데, 4~9차 실험이 모두 실패했다. 그 이후 양산 단계에서 꾸준한 실험을 통해 성공률을 높였다고 하지만 대부분 매우 단순한 시나리오와 조건에 입각한 것이었다. 요컨대, 사드는 한 대당 가격이 2조 원에 육박하는 값비싼 무기이지만, 방어용 무기로서 그다지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첨단 신무기로 핵전쟁을 막는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환상에 불과하다.
나아가 미국이 구상하는 MD시스템은 공격적 핵무기 정책과 함께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선제 핵공격 수단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 2013년 미국의 <핵무기 사용 정책에 관한 새로운 지침>은 미국은 잠재적 적국에 대항하는 선제응징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의 핵실험 직후 미국은 지하 벙커를 타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 B61-12의 실험 영상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한미일 군사동맹과 사드 배치가 방어용이라는 이들의 주장은 근본부터 잘못된 것이다.
한미일 동맹의 전력 강화는 북한이나 중국을 자극하여 군비경쟁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남한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요격만이 아닌 미국의 동아시아 미사일방어(MD) 구상의 일환으로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무기 체계임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중국 역시 장기적으로 한미일의 군사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을 키우고 있다. 작년 10월 전승절 열병식에서 중국은 미국의 항공모함이나 군사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다.
핵무기를 없애고 동아시아 평화를 구축하는 길과 사드 도입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완벽한 방어무기를 만들고 군사동맹을 다지는 것은 전쟁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군비경쟁과 주변국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켜 전쟁 가능성을 높인다. 이에 반전과 평화를 외치는 남한의 사회운동은 2월부터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선전전, 1인 시위, 집회 등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