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전국집배노동조합 설립총회가 개최되었다. 전국집배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동조합의 산하조직으로 결성되었으며, “현장중심의 민주노조로서 책임을 다하며 민주노조 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갈 것”을 결의했다. 사회진보연대는 우정사업본부 산하 집배원노동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 결성이 우정사업본부 산하 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와 우편사업의 공공성 강화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우정사업본부 산하 4만여 노동자들은 한국노총 산하 전국우정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다. 그러나 우정노조는 그간 간선제를 기반으로 하는 비민주적인 운영, 조합원들의 권리보다는 사측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하는 사업 방향, 조합원들의 단결 강화 및 투쟁 회피 등 민주노조로서 자격이 없는 모습을 보여 왔다. 매년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재해에 노출되고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문제제기와 투쟁을 하지 못한 것, 스스로 약속하고 합의한 토요배달제 폐지를 1년도 채 되지 않아 무효화한 것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일하는 현장의 노동자들은 장시간노동, 과중한 노동강도, 비정규직·외주 확대, 구조조정 압박 등 여러 문제들을 제기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격히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고, 경영실적만을 좇는 운영방식에서 탈피해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우정사업본부가 근본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함을 지적해왔으며, 노동자들의 단결된 조직으로서 우정노조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정노조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모아내고 투쟁을 만들어나가는데 진정성이 없었으며, 우정노조 민주화/위원장 직선제추진 운동본부,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전국집배원 투쟁본부 등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요구와 투쟁에 대해서도 무시로 일관했다. 전국집배노동조합의 설립은 꾸준히 이어져온 현장 노동자들의 자발적 투쟁이 만들어낸 성과이며, 조합원의 뜻을 무시해온 우정노조의 무책임이 빚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우정사업본부 산하 노동자들의 복수노조가 연속적으로 출범하고 있는 것은 노동조건 악화 및 노동권 박탈, 그리고 우정노조의 무책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우정사업본부 산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공운수노조 산하 우편지부를 결성하고, 집배원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공공운수노조 산하에 전국집배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은 현장 노동자들이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내고 투쟁을 만들어나갈 민주적인 노동조합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국집배노동조합이 더욱 발전하여 우정사업본부 산하 모든 직종에 걸쳐, 정규직·비정규직을 포괄하는 연대를 확장해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