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회를 위한 진상규명이 중단되어선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조사활동 보장을 위한 세월호 특조위 단식농성에 연대하기 위해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오늘부터 단식에 동참합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5월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어간 참사에 추모의 촛불을 들며 나선 청년, 노동자, 시민들 54개 단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수역과 강남역에 이어 구의역에서 3번째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최초의 사고가 발생하거나 사고위험이 감지되었을 때 사고원인, 위험원인의 진실을 파헤치고 그에 입각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시민대책위는 반복되는 사고원인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올바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와 함께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여 진상규명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상이 규명되지 않으면 제4, 제5의 사고가 이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특조위만이 아니라 저희 시민대책위의 일이며 5천만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진실에 접근하려는 이들 앞에 장벽을 설치했습니다. 이를 걷어낼 것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곡기를 끊고 호소하는 특조위에 아무런 답변도 내어놓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구의역 참사는 이윤과 효율보다 생명과 안전이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사회에 다시금 깨우쳐주었습니다. 이 가르침을 거부하는 박근혜 정부를 향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시민대책위는 안전사회를 열망하는 마음을 담아 동조단식에 들어갈 것을 결정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안전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구의역 참사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 역시 삼성 재벌의 반발로 대책은커녕 진상규명조차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반복되는 메탄올 사용과 파견노동자 실명 사고가 이어지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진상규명은커녕 사고 빈발지역에 찾아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파견법 개악을 부르짖으며 안전의 시계를 30년 전으로 되돌리려 합니다. 불산 누출에 이어 황산 누출로 노동자들이 죽어가도,조선소와 건설 현장에서 하청노동자들이 떨어져 죽고 불에 타 죽고 질식해 죽어도, 아파트 고층에서 설치수리기사들이 매일같이 사망사고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재벌과 정부는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안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곡기를 끊는다고 저절로 진상이 규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점 만큼은 분명히 알리고자 합니다. 지금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안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정부와 재벌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가 단식에 동참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사실에 2천만 노동자와 5천만 국민의 마음을 모아내기 위함입니다. 부패한 정부의 권력으로도, 재벌이 축재한 억만금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국민의 마음이야말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정부와 재벌이 쳐놓은 장벽을 넘을 날개가 되어줄 것입니다. 시민대책위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안전사회 실현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2016년 8월 2일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