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사망사고 진상조사단 구성과 근본 대책 수립을 요구한다
 
5월1일 전 세계 노동자들의 명절인 노동절에 발생한 삼성중공업 참사는 산재사망 1위인 한국. 그리고 반복적으로 죽어 나가는 하청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참사였다. 27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청년을 비롯하여 6명의 사망 노동자를 포함한 31명전원이 하청 노동자였기에 그 참혹함은 더욱 우리 모두의 가슴을 후벼 팠다.
 
거제 현장으로 문제인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대선 후보들이 대거 내려갔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더 민주 을지로 위원회등 국회의원들이 현장을 방문하였기에, 우리 모두는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고 근본적 해결 대책에 대한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참사 이후 20여일이 지난 지금 우리의 가슴은 참담하기만 하다.
 
5월1일 전면 작업중지권이 발동 된 후 일주일도 안 된 6일부터 부분적으로 작업재개가 허용되더니, 참사 발생 2주 만인 5월15일에는 전면적으로 작업이 재개되었다. 5월15일은 조사와 대책 수립은 커녕 노동부 특별점검이 막 시작된 날이었다. 결국 전면 작업개개 이후 이틀 만인 17일에는 화재사고가 그 다음날에는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노동부의 사고조사는 크레인 기사의 과실로만 몰고 가고 있고, 안전진단은 기술점검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으며, 하청업체들 중 일부는 노동자들에게 공상처리 등 산재은폐에 대한 회유와 강요를 계속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외부 안전진단기관을 통한 자체 진단을 통해 서둘러 이번 참사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고 빠져 나가려고만 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역에서 구성된 대책위의 진상조사 참여를 거부하고 있고, 거제현장에서 발표된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단은 그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매년 2,4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어나가고 있다. 특히 원청 재벌 대기업의 무분별한 위험의 외주화로 하청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죽음을 끝장내기 위해 <위험의 외주화 금지>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외쳐왔다.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일궈낸 조기 대선에서 각 정당과 대선 후보들은 이를 공약으로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5월1일 노동절에 참혹한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던 삼성중공업 하청 노동자 참사에 대한 조사와 대책 수립은 정부와 국회의 진정성에 대한 또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다. 이에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 시민단체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 노동부와 국회는 삼성중공업 사망사고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지역 대책위를 비롯한 노동계 참여를 보장하라
 
- 삼성중공업은 무분별한 외주화와 다단계 하청을 즉각 중단하고, 안전보건관리를 위한 예산. 인력, 조직체계에 대한 근본 대책을 제시하고, 하청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
 
- 삼성중공업은 참사를 당한 노동자에 대한 보상 및 심리치유와 작업중지기간에 대한 휴업수당 전면 지급에 직접 나서라.
 
- 정부와 국회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입법 및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과 조선하청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안의 국회 통과에 즉각 나서라.
 
 
2017년 5월22일
 
삼성중공업 참사 진상조사단 구성과 근본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선하청노동자대량해고저지시민사회대책위원회, 지하철비정규직사망재해해결과안전사회를위한시민대책위원회, 노동건강연대, 노동자 연대, 노동당, 반올림, 사회진보연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준), 안전사회시민연대, 일과건강, 전국학생행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연대, 청년전태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