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가고 평화 오라!” 故 조영삼 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틀 전, 9월 19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사드 가고 평화 오라!”를 외치며 분신한 조영삼 씨가 어제 오전 끝내 세상을 떠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성주, 김천, 원불교와 한반도 평화를 걱정하는 모든 시민들을 분노와 공포에 빠뜨려온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가 이제 한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간 것이다. 사드를 배치해 자신들의 미사일 방어망(MD) 체계에 한반도를 편입시키려는 미국의 야욕이, 한미일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지지율 방어를 위해 안보포퓰리즘을 이용하고자 한 문재인 정부의 판단이 조영삼 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사드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진실을 가릴 수 없음은 더욱 분명해졌다.
故 조영삼 씨는 유서의 제목마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고 적고,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인 순간에도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를 외쳤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많은 기대를 했던 그가 지난 9월 7일 새벽 ‘촛불대통령’에 의해 자행된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보고 어떤 심정이었을 것인가. 그날이 박근혜 정부와 그 부역자들과 다를 게 없는 모습이 아니었더라면,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이 미국의 비위를 맞추는 것 이상의 것이었더라면, 자신의 몸을 불살라 “사드 철회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 방울이나마 좋은 결과의 마중물”이 될 결심을 했을 것인가. 참담하기 그지없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책임을 다하라.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 가동과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죽는 순간까지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염원한다면서도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 사드를 막고자 한 그 뜻을 무겁게 느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드는 안 됩니다”라는 고인의 마지막 말처럼, 사드 배치를 철회시키고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사드 가동 중단하라! 사드 배치 철회하라! 사드 가고 평화 오라!
2017년 9월 21일
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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