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문]
 
노조하기 좋은 세상으로! 함께 우산을 펼치겠습니다.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자연스레 인사말로 쓰이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부자가 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노동자, 서민의 무권리와 가난, 절망의 현실을 허황된 말로 포장하고 현혹하는 효과는 톡톡히 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 임금을 받고 살아가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노조 하세요’라는 말로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노조하기 좋은 세상은 결코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니다.
촛불혁명 이후 우리 삶을 바꿔나갈 지금이야말로 노조하기 좋은 세상을 위해 발 벗고 나설 때다.
 
노동자를 고용해 그 노동을 통해 이윤을 가져가는 자본과 사용자라면 누군들 노조를 반기겠는가. 그럼에도 헌법이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한 것은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보장하는 것이 인권기준이고 국제적 노동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단 한 번도 힘의 균형을 가져보지 못했다.
헌법이 보장한 권리가 법률에 의해 부정당하고, 법률이 보장한 권리가 자본과 권력의 탄압에 부정당해온 철저히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노동3권의 출발이자 전제인 노조 할 권리조차 부정당하는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이게 나라냐’외치며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자고 우리는 촛불을 들었다.
태어나면 출생신고 하듯이 취업하면 노조가입 하는 사회가 지극히 정상이다.
불평등 양극화 대한민국이 일부 고임금 노동자들의 책임이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노동조합의 힘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다.
 
노조 할 권리를 가로막는 모든 법과 제도, 억압과 탄압이 평등한 대한민국을 가로막는 적폐다. 노조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 노조하면 해고를 각오해야하는 나라, 노조하면 빨갱이란 소리를 들어야 하는 나라, 노조하면 폐업하겠다고 협박하는 나라, 노조파괴를 서슴지 않게 자행해도 처벌받지 않는 나라.
이런 적폐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노동존중 나라는 없다.
 
교사,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해고자라는 이유로 노조하지 못하는 나라
특수고용이란 이름표를 붙여놓고 노조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나라
업체 폐업과 전원 정리해고로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한 방에 파괴하는 것이 가능한 나라.
최저임금 위반, 열정페이 강요, 주휴수당, 휴일수당을 주지 않아도 노조가 없어 법이 보장한 권리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나라.
무노조-무교섭-무분규, 노동3권을 무시한 기업에게 노사문화대상을 시상하는 나라.
이런 법과 제도, 관행을 바꾸지 못한다면 노동존중 사회는 모래성이고 공염불이다.
 
우리는 오늘 노동적폐를 청산하고 노조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조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활동에 돌입한다.
우리는 지난 4월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 만원행동으로 함께했다.
6.30 사회적 총파업은 물론 최저임금 1만원 요구를 내걸고 다양한 사회적 연대활동을 전개했고, 역대 최대의 최저임금 인상을 실현한 바 있다.
우리는 오늘 최저임금 1만원 실현과 함께 노조하기 좋은 세상이 모든 노동자의 사회적 요구임을 선포한다.
 
노조가입률 10%는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우리는 노동과 권리가 존중받는 세상을 열망하지만 노동존중을 청원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공약의 진정성은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노조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는 오늘부터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노동조합이라는 우산을 세상에 펼 것이다.
 
2017년 10월 18일
노조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 출범식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