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살인진압이 여섯 명의 국민을 죽였다”
용산참사, 국가폭력 살인진압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오는 1월 20일은 이명박 정권과 자본이 결합한 야만적인 국가폭력 살인진압으로 여섯 명의 국민이 하루아침에 사망한 용산참사 9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죽음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철거민들에게는, 2009년 1월 20일에 갇힌 멈춰진 시간이었지만 서럽게도 9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연말 철거민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이 발표되었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 2009년 이후 일그러진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사면복권으로 회복될 수는 없습니다.
살인진압의 책임을 재대로 묻지 못한 채, 가슴에 죄수의 수번을 달아야 할 경찰 진압 책임자 김석기는 금배지를 달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7년 동안 공터로 방치되었던 살인개발의 참혹한 참사현장은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라는 낯선 이름으로 '신(新) 용산시대'를 알리며 아픈 흔적을 지우려는 듯 고층의 주상복합 건물을 쌓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용산참사를 어제의 일로 끝낼 수 없습니다. 그 날의 추운 겨울을 아홉 번이나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의 가족이, 동지가, 이웃이 왜 죽어야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다섯 명의 철거민과 한 명의 경찰 특공대원이 사망했지만, 철거민들만 기소된 용산참사 재판에서는 경찰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책임만 물었지, 다섯 철거민들의 죽음의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았습니다.
 
철거민들에 대한 사법적 판결이 끝났을지 몰라도, 아직 우리는 살인개발과 살인진압을 밀어붙인 자들의 책임을 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어야 합니다. "용산참사의 진실은 무엇인가?" “왜, 그리 성급하고 무리하게 진압했는가?”, “왜, 누가, 절규하는 국민들의 외침을 단 하루로 들으려 하지 않고 죽였나?” 이 물음에서 우리는 이명박, 김석기 등 진짜 책임자들을 진실의 법정에 세워야합니다.
 
우리는 지난 사면의 의미가 용산참사 문제를 종결하는 끝이 아닌. 국가폭력의 진상규명을 시작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밝히는 첫 걸음이길 바랍니다. 정부는 '경찰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와 '검찰 과거사위원회'등을 통해, 무리한 진압과 여론조작, 불공정하고 편파·왜곡된 수사·기소·재판 등 용산참사와 쌍차, 강정, 밀양 등 국가폭력 사건들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경찰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에 요구합니다. 비록 경찰에 대한 조사로 한정된 제도적 한계가 있을지라도, 정치적 외압에 굴하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 주십시오. 조사위원회 위원들은 경찰청장이 임명한 것이 아니라, 적폐청산을 외치며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임명한 것임을 명심하십시오.
경찰 스스로의 진압 매뉴얼도 어기며 성급하고 무리한 토끼몰이 진압으로, 여섯 명의 국민이 사망한 용산참사에 대해 한 경찰 면죄부가, 또 다른 경찰폭력과 인권침해의 명분이 되어왔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용산참사와 국가폭력 사건의 재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으로, 제대로 된 공권력 행사의 통제장치를 마련할 무거운 의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오늘부터 우리는 다시 용산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추모 행사와 국가폭력의 실체와 대면하는 용산다큐 [공동정범]의 개봉을 위한 활동들을 진행하며, 용산 9주기를 맞이합니다.
우리는 '국가폭력'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여전히 2009년을 살고 있는 유가족들과 살아남은 철거민들의 몫으로만 넘길 수 없습니다. 용산참사 9주기를 함께 기억하고 추모하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국가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가겠습니다. 진실의 길에 함께 해 주십시오.
"여기, 사람이 있다"는 용산의 외침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
살인개발, 살인진압 이명박을 구속하라!
살인진압 책임자, 김석기를 구속하라!
철저한 진상규명, 국가폭력 끝장내자!
 
2018년 1월 15일
 
'용산참사 9기' ,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