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의 자유와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차 차별철폐, 숙식비 강제징수 지침 폐기를 위한 이주노동자 투쟁투어버스 “투투버스” 투쟁선포문
오늘은 128주년 노동절입니다. 128년전 미국의 노동자들이 8시간노동을 부르짖으면서 투쟁을 시작했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28주년 노동절을 맞이해서 고용노동부 앞에서 이주노동자 투쟁을 새롭게 선포하고자 합니다. 고용허가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이제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정식으로 일할 수 있으니 괜찮은 거 아니냐고. 아직도 이주노동자의 단속추방 반대를 가지고 싸우고 있느냐고 합니다. 여러분! 이주노동자의 삶의 질, 정말 나아졌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현장에서 만나는 이주노동자의 삶은 단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사장님이랑 결혼하자, 사장님이랑 결혼하면 갈비 먹을 수 있다. 피자도 먹을 수 있다. 나랑 같이 호텔 가자.”
농장으로 작업을 나가는 중에 여성노동자가 사업주에게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파? 아프면 너희 나라로 가라! 일하러 왔는데 일 못하면 필요 없다! 나가고 싶거든 내가 너 데려 온다고 들인 돈 내놓고 나가라” 허리가 아파 잠도 못 이루는 노동자가 휴가를 신청하면서 사업주에게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싸인? 절대 못해줘! 너 출입국에 잡아가라고 전화할거야!”
고된 노동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이직을 할 수 있게 동의서를 요구한 노동자가 사업주에게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예 여성이주노동자의 방에 수시로 밀고 들어와 방 한가운데서 담배를 피우고 옆으로 오라고 하는 사장. 이 농장, 저 농장 뺑뺑이 돌리면서 종 부리듯 노동자 돌려써먹는 사장. 술 먹고 이주노동자 숙소에 들어와 행패부리고 살림 부수는 사장. 매일 2시간씩 강제로 서비스 노동 시켜 먹어놓고 월급은 계약서에 적힌 만큼만 줘서 한 달이면 5~60만원씩이나 되는 돈은 빼먹는 사장. 이밖에도 지금 이 자리에서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없는 피해사례가 수두룩합니다.
이 모든 고통을 어디다 말해야 할지 몰라 물어물어 찾아간 고용센터 담당 직원은 사장님 말 잘~듣고 다시 일하라고 합니다. 성희롱하고 때리고 협박하고, 임금 떼먹는 사업장에서 이주노동자가 어떻게 참고 일하라는 말을 할 수 있습니까? 가난한 나라에서 왔으니까 일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라는 격입니다.
우리는 이주노동자가 손수 적은 근로시간표, 녹취록을 들고 고용센터에 근로 감독 요청하고 노동자 권리 보호하라고 항의하지만 아무리 공문 보내고, 항의 방문해도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없다고 말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면 그 자리에 왜 앉아 있습니까?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이 스스로 무능력함을 증명하는 것 아니고 뭐겠습니까?
노동청의 직무유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 못하는 고용센터를 관리 감독하고 잘못된 지침 수용해서 개선하는 책임이 있는 자들이 이주노동자 문제는 무조건 회피하고 봅니다.
우리는 이 같은 행태를 더 이상 참고 있을 수가 없어 이주노동자가 고통 받는 현장 곳곳을 찾아가 이주노동자 손을 잡으러 가기로 결의했습니다.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 권리 쟁취, 숙식비 강제징수 지침 폐기를 내걸고 갑질하는 사장, 무능한 고용센터, 뭐하는지 알수 없는 노동청 코앞에 찾아가 투쟁할 것입니다. 지난 일요일 보신각에서 대학로까지 각국의 이주노동자들이 모여서 함께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행진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순간도 이곳에 오지 못하고 작업장에서 피땀 흘려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손을 맞잡으러 갈 것입니다. 우리의 이번 만남이 이주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응원하는 운동이 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이주노동자도 노동자다.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
하나.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의 차별을 중단하라. 근로기준법 63조를 폐지하라!
하나. 이주노동자 임금 털어 사업주 주머니 채워주는 숙식비 강제 징수 지침 폐지하라!
2018년 5월 1일 이주노동자 투쟁투어버스 투쟁선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