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반무슬림, 인종주의 테러공격 규탄한다!
- 뉴질랜드 총격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며

지난 3월 15일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두 모스크사원에서 발생한 끔찍한 인종주의 백색테러 총격사건은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우리는 무차별 총격테러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50명의 희생자들과 가족,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지금도 고통에 처해 있는 50여명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간절히 빕니다. 또한 무엇보다 평화와 평등을 염원하는 전 세계 시민들과 굳게 연대의 손을 잡고자 합니다.
이 총격테러 사건으로 무고한 무슬림들이 2살배기 아이부터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끔찍하게 희생되었습니다. 범인들은 스스로를 인종주의와 반이민, 반무슬림 신념을 가진 백인남성으로 칭하며 비유럽인과 무슬림들을 몰아내고 죽여야 한다고까지 선언문에 담았고 테러를 생중계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반이민, 반무슬림 공격은 비단 이번 사건만이 아닙니다. 2011년에 노르웨이에서 77명을 무차별 살상한 브레이빅 역시 무슬림과 이민자들을 혐오해서 총격테러를 벌였습니다.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 선전활동이 182% 늘어났고, 혐오 단체 수가 1천 20개로 사상 최대에 이르렀으며 2017년에 증오범죄가 17%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총격테러범은 ‘백인 민족주의 영웅들’에 영감을 받았고, 트럼프가 ‘백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는 상징’이라고 했습니다. 유럽 각국에서는 극우정당, 세력이 경제위기와 복지축소의 원인을 이민자와 난민들에게 돌리며 인종주의를 부추겨 세력을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세계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 속에서 불평등과 빈부격차의 심화, 실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극우세력 선동의 토양이 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에서 극우세력은 체제의 실패를 이주민과 난민을 공격하는 것으로 증오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비단 해외의 상황만이 아닙니다. 한국 내에서도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인종주의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들에 대해 각종 혐오 발언이 쏟아졌고 가짜뉴스, 인종차별 행태가 온오프라인에서 횡행했으며 일부 정치인들은 반난민 법안을 내놓기도 했는데 정부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사회가 인종주의적 차별과 혐오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그러한 세력이 발붙일 수 없도록 제반의 법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현실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사업장 이동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 이주노동자를 체계적으로 차별하고 가장 밑바닥으로 몰아넣는 고용허가제, 난민들의 생존을 보장하지 못하는 난민 관련 법, 이주여성을 불안정한 지위로 만드는 제도, 미등록 체류자에 대한 폭력적인 강제 단속추방 등 정책과 제도가 차별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혐오와 차별세력들을 생겨나게 합니다.
난민, 무슬림은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고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며 함께 공존하고 손을 잡고 연대해야 하는 이들입니다. 이주노동자, 이주민들은 한국사회가 필요해서 들어왔고 사회와 경제에 기여하며 살아가는 같은 인간이자 노동자이며 시민들입니다. 극우주의, 인종주의는 증오만 부추기고 공존을 파괴할 뿐, 아무런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이들이 발호할 수 있는 조건을 없애고 차별적 법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대안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시금 연대의식을 굳게 다지며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싸워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뉴질랜드 총격테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2019. 3. 19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