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조 없이는 노동권도 없다
르노-닛산, 마힌드라 등 어느 자본이 쌍용차를 인수하든 쌍용차 노동자들 앞에 놓인 미래는 순탄할 수 없다. 중국을 위한 하청기지와 기술 빼가기 먹튀는 모두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2009년과 같은 큰 고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어떤 자본이든 쌍용차를 수탈하기 위해 한국에 오는 것이다. 방식과 약간의 정도 차이만이 존재한다.
친기업을 자랑처럼 떠들어대는 현 정부 하에서 매각 절차는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쌍용차 노동자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하나 밖에 없어 보인다. 바로 다시 노동자들의 노동권 방어를 위해 끈질기게 싸워나갈 민주노조를 세워내는 것이다. 현재 노사 협조라는 이름으로 법정관리인과 채권자, 그리고 더 나아가 미래 인수자에게 쌍용차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내어주는 것은 위에서 이야기한 로버 자동차 노조가 갔던 길을 그대로 밟는 것이다.
쌍용차를 이용하다 버릴 것이 분명한 초국적 기업들에게 고분고분한 노동조합만큼 반가운 일은 없을 것이다. 가장 유력한 인수자인 닛산은 세계적으로 반노조 운동을 이끌었던 일본 자동차 기업 중 하나다. 유럽 금속노동자들에 대한 수많은 현장통제와 단협개악안은 80년대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에 전파한 것들이 대다수다. 닛산의 파트너인 르노 역시 마찬가지다. 르노는 1997년 유럽에서 무차별적인 구조조정을 자행해 벨기에에서는 르노법이라 불리는 구조조정을 제약하기 위한 특별법까지 만들어졌다.
공장 밖에서 외로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다시 공장 안에 세워내기 위해 해고자 비해고자의 단결을 복원해야 한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해고자 원직 복직과 고용보장에 대한 단체협약을 쌍용차 인수 자본과 맺지 않으면 쌍용차를 그냥 내어주지 않겠다는 자세로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반복되는 매각과 구조조정의 굴레 속에서 가장 현명한 답은 결국 ‘민주’노조의 투쟁 밖에 없다.